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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Gear 님의 서재입니다.

포인트로 종말을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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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Gear
작품등록일 :
2020.05.11 22:47
최근연재일 :
2020.05.28 00:48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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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84
추천수 :
283
글자수 :
78,460

작성
20.05.2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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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 11화. >

DUMMY

< 11화. >






- ‘멸망한 세계의 자본주의’ 패치 4일차.


4일차 아침이 밝아왔다. 태수는 전생기록 덕분에 밤새 시달렸다. 심지어 꿈속의 세상은 현실의 시간보다 더디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전생기록들의 정보들이 필터 되지 않고 여과 없이, 강제적으로 정보가 주입됐다.


잠에서 깬 태수는 육체적 피로함은 해소됐지만, 정신적으로 혹사당한 상태라 눈 밑이 퀭했다. 제대로 쉬지를 못하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무환···. 대체 이건 뭡니까! 왜 꿈속에서도 전생기록이 나오는 겁니까?’


승질난다. 짜증난다. 미치겠다. 제대로 쉬지 못한 태수의 입장에서는 복합적인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철은 두들길수록 단단해진다. 육체와 정신 모두 단단하게 하기 위해 제련을 하고 고련하여 만련에 이르는 법이지. 진정한 자격을 얻기 위한 고행이라 생각하게. 일정한 경지에 오르면 자연스럽게 풀릴 일이야. 그때 쉬어도 늦지 않다네.]


또 뜬구름 잡는 소리다. 아니. 이 양반이 말하는 일정한 경지가 대체 어디까지인 줄 알고? 이미 계약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때가 되면 이 어르신께서 친히 알려주겠도다.]


의사에게 들었던 시한부 사망선고보다 더 심한 말 같았다. 사람이 이렇게 간사하다. 시한부 인생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어 기뻐했던 것도 잠시···. 무환에게 다시 확인사살 받은 수준이었다.


‘······.’


무환이 저렇게 말한 이상 어차피 바뀔 일은 없을 것이다. 태수는 일단 배를 채우기로 했다. 정보를 알아냈던 대로 놈들의 근거지로 가야 했으니까···.


상점에서 10,000 칼로리 고열량 에너지바를 구매해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웠다. 배도 든든하게 채웠으니 이제 출발해야 할 때다.


현재 이동수단은 딱히 없고, 두 다리로 걷거나 뛰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서둘러야했다. 아주 먼 거리가 아닌 이상 포인트로 이동하기에는 아까운 거리였다.


어두워지면 전기도 정상적으로 들어오지 않아 곤란해진다. 해가 떴을 때 일을 마치는게 현명한 판단이었다.


태수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죽기 직전 북련방 마지막 생존자 길태에게 속았다는 것을···. 지금 가야하는 곳이 홍방의 본거지인지도 모르고 말이다.


*


*


*


홍방의 본거지 대형할인마트 7층.


대략 100여명 정도 인원이 둥그런 홀을 기점으로 둥글게 포진해있었다. 면면들이 정상인으로 보이지 않는 변종들로 이뤄진 인원들이었다.


보스로 보이는 자가 한가운데에서 말했다. 많은 인원 중에서 유일하게 변종답지 않게 정상인의 모습으로 보인다. 말 그대로 크지도, 작지도 않은 평범한 인상의 사내였다.


“지금 몇 명이나 모자라지?”


보스의 말에 부하들은 합죽이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 새끼들이 단체로 입에 꿀을 처발랐나? 몇 명이나 모자라느냐고 묻고 있잖아. 돌대가리 새끼들아!”


극도로 분노한 보스의 외침에 부하들은 수그릴 수밖에 없었다. 그때, 도마뱀과 흡사한 얼굴을 하고 있는 부하가 대표로 나서서 말했다.


“형님! 죄송합니다! 주위에 인간의 씨가 말랐습니다. 그래서···. 인간들 수급이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질문한건, 인간이 얼마나 모자라느냐고 묻잖아. 개 대가리 새끼야! 마수 유전자 맛 좀 보더니 대가리까지 지능이 같이 떨어졌냐? 엉?”


화가 치밀어 올라, 홍방의 보스는 들고 있던 철제물통을 보고한 부하에게 던져버렸다. 물통을 정면에서 얻어맞은 부하는 코피가 터졌다.


철제물통을 얻어맞은 부하는 이런 일이 익숙했는지 당황하지 않고, 코피가 터진 코를 부여잡고 급하게 말했다.


“정확히 25명이 모자랍니다. 형님.”


부하의 보고에 보스는 한숨을 쉬었다.


“하아···. X발. 진짜 되는 일이 없네? 윗선에 어떻게 말할까? 어? 제물이 25명 모자라서 강제 소환이 어렵습니다. 이렇게 말할까? 아예 너희 몫으로 돌려줘? 그동안 동고동락한 의리가 있으니까···. 나니까 너희들한테 이 정도로 챙겨주는 거 아니겠냐고···. 새끼들아!”


100여명의 부하들이 보스를 향해 무릎 끓고 단체로 빌었다.


““죄송합니다! 형님!””

“너희들은 좋겠다. 그냥 죄송합니다. 한마디 하면 끝이잖아. 안 그래? 지금 이 상황이 죄송하면 모든 게 해결되는 줄 알아? 오늘까지 할당량이고 뭐고, 25명 쪽수 맞춰와. 그거 못 맞추면 너희 중에서 제물로 바친다. 오늘 못하면 우리 모두 다 죽는 거야. 알겠어?”


홍방의 보스도 급한 상황이었다. 제단에 올려야하는 인신공양 제물이 채워지지 않으면, 그때는 정말 부하들 중에서 제물을 골라야할 지경까지 온 것이다.


제일 큰 문제는 마수의 유전자로 인해 변종으로 진화한 부하들은 제물로서의 가치가 떨어졌다. 인간의 피와 마수의 피가 반반 섞여 정순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모자란 제물은 25명이었지만, 부하들을 제물로 쓰려면 50명 이상을 소모해야 할지도 몰랐다. 지금 같이 힘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부하들을 잃는다면···. 뼈아픈 손실이었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저쪽 북련당 구역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숨어있는 인간들 모두 잡아와. 이건 명령을 떠나서 무.조.건 해야 하는 거야. 알겠어?”


보스는 부하들에게 얼른 나가라고 손짓했다. 시간이 촉박했다.


““예! 형님!””


혼자 남은 보스는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고개를 연신 굽실대며 말하는 것을 보니, 아까 말한 윗선의 존재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양새였다.


의문의 존재는 홍방의 보스에게 하대를 하고 있었다.


-준비는 다 되어가고 있나?


홍방의 보스는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의문의 존재에게 답했다


‘아직···. 준비가 미흡합니다.’


-이런 멍청한! 기한을 4일이나 주었는데도 1,000명의 제물을 모으지 못했나?


‘면목 없습니다. 바라카스님.’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바라카스 남작은 대마계 그룹의 인력자원본부 대리 직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룹 본사 인원의 진입은 스톡디멘션(다차원 증권시장)의 제약이 있었다. 행성 지분 총합 30% 이상 보유해야만 진입이 가능하다. 다만, 편법으로서 중소단위 하청업체를 통해 우회 진입이 가능했다.


안 그래도, 인사고과에 찍혀 동기들에게 밀려나, 본사에서 강제로 퇴사 당한 마당이다. 그룹의 명령에 따라 인력자원 하청업체 외주사의 사장으로 배치된 것도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오늘 해가 지기 전까지 마무리하도록. 그때도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면···. 차라리 죽여 달라는 소리가 자동으로 나올 때까지, 영원의 고통을 느끼게 해주겠다.


‘명심하겠습니다!’


-싹수가 있어 보여서 마수의 축복을 내려준 거다. 그런데 일 처리를 이따위로 하면 다음을 기약할 수 있을까? 수단과 방법 모두 가리는 건가? 그렇게 무르게 안 봤었는데 말이지···.


홍방의 보스는 다짐하듯 말했다.


‘오늘 안에 기일을 무조건 맞추겠습니다. 오늘 밤이면 바라카스 남작님께서 현신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때 다시 인사 올리겠습니다.’


-믿어보지. 분명히 말하지만···. 실패했을 때는···. 아까 말 한 대로 물리적 행사를 직접 보여주지. 기한은 오늘 밤까지야.


바라카스 남작과의 숨 막혔던 통신이 드디어 끝났다. 홍방의 보스 왕류의 이마에는 극도의 긴장감 때문이었는지,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후우···. X발. 내가 그래도 한 조직의 보스인데···.’


왕류는 지금 상황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마수의 축복은 보기 좋은 떡에 불과했다고···. 처음에는 부하들과 같이 강력한 힘을 얻게 되어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다.


‘좋았던 건 그때뿐이었지···. 놈들의 달콤한 말에 속은 내가 X신이였어.’


결국은 저놈들의 하수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존재에 불과했다. 일단은 자존심을 숙이는 한이 있더라도 살아남아야 했다. 살아남아야 그 이후를 도모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나도 같이 움직여야겠다.’


홍방의 보스 왕류는 마수로 변화했다. 영장류 중 최강의 힘을 가진 고릴라의 형상이었다.


*


*


*


홍방의 본거지 대형할인마트에서 100m 이내의 근방.


아침 일찍부터 빠르게 달려온 태수였다. 어제 밤잠을 설치며 생각했다. 최대한 빠르게 성장해서 이 지옥 같은 생활을 벗어나겠다고 말이다.


다급한 마음에 눈을 뜨자마자 여기까지 달려왔다. 성장에 대한 부담감과 조급함을 동시에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 조급한 마음이 태수를 1시간 넘게 달리게 만들었다.


‘그러고 보니 1시간 넘게 달려왔는데 별로 안 힘드네? 확실히 근육이랑 체력이 늘어난 것 같다. 왜지?’


태수의 체력이 좋은 편이긴 했지만 1시간 넘게 달려 본 적은 기필코 없었다. 내가 느끼고 있는 궁금증에 대해 무환이 답해줬다.


[전생기록의 열람은 정신뿐만 아니라 육체도 단련해주지. 단순한 꿈이라 생각하면 섭섭하지. 자네를 더 높은 경지로 이끌어줄 것이 바로 전생기록이라네. 끝끌.]


‘저는 분명, 능력치가 정신력 하나로 통합됐다고 해서···. 그런 줄만 알았는데···.’


[흐흐. 그게 바로 전생기록이 가지고 있는 공능이라 할 수 있지.]


무환이나 전생기록 둘 다 알게 된 지 이제 4일 차였다.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았지만, 차차 알게 될 거라 생각했다. 좋든 싫든 죽어도 내 맘대로 죽지 못한다는 것, 그것 하나만큼은 확실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있던 태수에게 무환이 넌지시 말했다.


[이제 다 쉬었으면 일어나야지? 놈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환은 내가 ‘말장난에 놀아났다. 놀아났어.’ 라고 끌끌거리며 웃고 있었다. 또 놀리는 것 같았다. 역시나 심술이 고약하다.


무환이 왜 그런 말을 하면서 웃나 싶었는데···. 눈으로 직접 보고나서야 깨달았다.


대형할인마트에서 별별 종류의 마수 변종들이 무리를 지어 나오고 있었다. 동물의 왕국도 여기에 비하면 한 수 접어줄 정도였다.


저번에 봤던 라이칸 슬로프 한종류만 있던게 아니었다. 사자, 호랑이, 도마뱀, 늑대... 등등 종류도 다양했다.


생각해보니 처음 마주쳤던 사자대가리 무리도 홍방의 무리였던 것 같다.


‘아···. 이런···. 씨.’


<이용자님의 정신력 수치가 낮아, 컨트롤이 불가능합니다. 이용자님의 컨트롤과 별개로 자동 전투 모드를 이용하시겠습니까? YES or NO.>


-무조건 ‘YES'


<다중인격. 역천마인 위지천의 인격에 영향 받습니다. 이용자 김태수 님의 자아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응. 이미 받았어.


<무환의 전생기록. No.2 두 번째 삶. 역천마인 위지천의 자아와 생체 DNA가 이용자 김태수 님께 전이됩니다.>


나를 최초로 죽음에 몰아넣었던, 동물 농장 무리를 싹 쓸어버릴 시간이 왔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독자님들.


5월 21일(목) 업로드 내용을 1시간 당겨서 5월 20일(수) 23시에 올렸습니다.

내일도 퇴고 하는 대로 일찍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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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13화. > +5 20.05.25 132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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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10화. > +9 20.05.20 169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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