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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Gear 님의 서재입니다.

포인트로 종말을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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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Gear
작품등록일 :
2020.05.11 22:47
최근연재일 :
2020.05.28 00:48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4,582
추천수 :
283
글자수 :
78,460

작성
20.05.15 00:26
조회
279
추천
20
글자
10쪽

< 6화. >

DUMMY

< 6화. >






*


*


*


“크릉. 찾았다!”


마수 중 하나가 다가와, 내 머리통을 한손으로 우악스럽게 잡아 들어올렸다.


태수는 아등바등할 뿐 놈의 억센 손아귀에서 벋어날 수 없었다. 악력이 얼마나 강했는지, 머리통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으아악! 어떻게 좀 해보라고. X발!!!”


악에 바쳐 소리쳐 보았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


양쪽에 서있던 마수가 내게 다가왔다.

좌우로선 채 마수 둘이서, 양팔을 잡아 뜯기 시작했다. 마치 무 뽑듯이 말이다.


“안돼! 제발! 아아악!”


결국 양팔 모두 생살채로 뜯겨나갔다.

근육과 분리된 양팔을, 놈들이 게걸스럽게 씹어 삼키기 시작했다.


맨정신인 상태에서 무지막지한 힘에 의해, 팔이 뽑혀나갔기에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막대한 고통에 쇼크가 왔을까?

몸이 펄떡펄떡 뛰었다.


정신을 잃기 전 내 머리통이 놈의 손아귀에서 ‘눌려 터진다.’ 라는 느낌이 마지막이었다. 수박 터지듯이···.


툭.


머리를 잃은 몸뚱어리가 힘없이 쓰러졌다.


태수가 놈들에게 잡혀 산채로 찢기는 동안, 무환은 뒤편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절망, 고통, 죽음 뒤에 새로움이 있음이라. 처음부터 말했잖은가.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끌끌.]


*


*


*


‘여긴 어디지?’


머리가 으깨지는 부분까지만 기억난다.

사자머리 마수들에게 단순한 먹잇감으로 전락한건 충격이었다.

방금 전까지 느꼈던 통증과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상하다. 분명 죽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검은색으로 도배된 협소한 공간 같다.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갑자기 상황이 급변했다.

어둡고 조용하던 공간에서 영화관의 스크린처럼 화면이 떠올랐다.


‘음? 뭐지?’


스크린에서 한 남자가 보였다.

흰자 없는 검은 눈동자, 산발된 장발머리, 검정색으로 통일된 복장을 한 남자는 무표정한 상태로 있었다.


<반인반마, 어둠의 궤멸자, 역천마인 위지천. 마족을 증오하는자, 여러 가지 명칭이 있었다. 마족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 마족과 인간에게 버림받은 소년은 힘을 얻기 위해 본인의 몸과 영혼을 저당 잡힌다. 이름 모를 신은 위지천 에게 최강의 무기를 내어준다. 역천마인 위지천은 대마계의 7번째 마왕에게 죽기 전까지 분노, 증오, 광기로 마족의 학살을 멈추지 않았다. 무환의 두 번째 삶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화면에선 본인의 기술들인지, 정신없이 움직이며 사방을 휩쓸고 있었다.


특수한 장비였는지 몸 주변에는 검은색 재질의 점액질들이 살아있는 생명체 마냥 너울대고 있었다.


검은색의 점액질들이 자유롭게 형태변환을 이루는 모습들이 사뭇 화려했다.


<무환의 전생기록. No.2 두 번째 삶. 역천마인 위지천의 자아와 생체 DNA가 이용자 김태수 님께 전이됩니다.>


어느새 스크린의 장면들이 사라졌다.

화면에서 쏘아져 나온 칙칙한 검은색 아우라가 내게로 들어왔다.


검은 공간이 녹아내리듯 사라지며, 나는 현실로 돌아왔다.

새로운 것과 함께 말이다.


[스톡디멘션 H.T.S 투자 정보 시스템이 작동합니다.]

-각성 : 다중인격.(반인반마 역천마인 위지천 ON.)

-스킬 : 자아성찰.

자아를 관조 및 보호할 수 있습니다.

-능력치 : 정신력 30.

(이용자 특성상 정신력으로 통폐합 됩니다.)

-보유 포인트 : 0 포인트. (상점 전용 공용 화폐)

-보유 코인 : 0 코인. (지구 주식 거래 전용 화폐)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상태창이 확인됐다.

다차원 주식회사 스톡디멘션의 HTS 프로그램이 내 상태를 확인해줬다.


이때 무환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전생기록 발동조건이 조금 까다롭지. 특정 조건까지는 아니지만, 극한의 상황에서 발동되거든. 가령 사망한다거나, 극한의 고통을 받는다거나 등등 말이야. 힘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지.]


‘이런 X발. 사기꾼 새끼.’


왠지 사기당한 기분이다.

무환의 말대로라면···. 나는 매번 죽거나 그에 상응하는 고통을 받아야한다는 말 아닌가?


‘하아.’


내가 고민하는 것과 상관없이, 육체는 새롭게 재생하기 시작했다.


<훼손됐던 육체가 역천마인 위지천의 DNA와 함께 재생됩니다.>


아까 검은 공간에서 봤던 역천마인 위지천의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잘 익은 수박처럼 터졌던 머리와, 무 뽑히듯 뽑혔던 팔들이 재생하기 시작했다.


사자머리의 마수들은 이상현상이 생긴 후 저 멀리 밀려나있는 상황이었다. 전생기록이 발동하며 보호기제가 발동된 것 같았다.


<이용자님의 정신력 수치가 낮아, 컨트롤이 불가능합니다. 이용자님의 컨트롤과 별개로 자동 전투 모드를 이용하시겠습니까? YES or NO.>


‘뭐···? 자동전투 모드?? 내가 나를 컨트롤하지 못한다고? 일단 잘 모르겠으니 맡겨보자.'


아무것도 모를 땐 일단 해봐야 알 수 있다.

YES를 선택한 태수는 관망하기로 마음먹었다.


‘무환. 이거 너무한 거 아닙니까? 산채로 팔이 뜯기고 머리통 터지고···. 이게 말이 됩니까? 예?’


[애송아. 힘에는 대가가 따른다. 입 아프게 몇 번 말하나? 내게 기연을 얻었으면 100번 절해도 모자랄 거다. 이놈아! 지켜보기나 해!]


저번에도 느꼈지만 1인칭 시점에서 바라보는 느낌이다.

마치 게임을 할 때···. 아니. 마치 VR로 보는 시점과 흡사했다.


내가 직접 움직이지 못한다 뿐이지, 위지천의 감정은 있는 그대로 고스란히 느껴졌다.


증오, 분노, 광기, 혼돈.

내가? 아니. 위지천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몸 주위에선 검은색 점액질로 이루어진 액체들이 넘실댄다. 점액질 액체들은 손아귀에서 벗어나, 아까 내 두 팔을 뽑은 사자머리에게 들러붙었다.


사자머리 마수는 마수계열의 마족이라고 무환이 알려줬다. 피라미라서 정확한 이름도 모른다 했다.


‘나는 그런 피라미들에게 찢겨죽었고? 하.’


검은색 점액질은 두 팔을 감싸 안고 비틀리기 시작했다.


“크라하악. 죽인다. 인간! 크아악.”


나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던, 사자머리 마수들은 내게 반항조차 하지 못했다.


말 그대로 압살했다.

첫 번째 사자머리는 손아귀 형태로 변한 검은색 점액질에 의해 머리가 터져 죽었다.


남은 두 마리는 말할 것도 없이, 내가 팔이 뽑혔던 그대로 검은색 손아귀에 의해 양팔이 뜯긴 채로 죽었다.


세구의 시체에서 하얀색 구체와 검은색 구체가 떠올랐다.

손을 뻗으니 자동으로 내게 날아와 흡수됐다.


<12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20코인을 획득했습니다.>


-보유 포인트 : 12 포인트. (상점 전용 공용 화폐)

-보유 코인 : 20 코인. (지구 주식 거래 전용 화폐)


놈들이 보유했던 포인트와 코인들인가 보다.

아직 어떻게 사용해야할지 감이 안 잡힌다. 나중에 다시 확인해봐야겠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솔직히 통쾌했다.

이걸론 모자란다.


‘어?’


내가 통제하지 못했기에, 위지천의 자아가 마음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모자란다고 하는 자아는 위지천의 생각이었다.


‘무환! 이거 멈출 수 없습니까? 제 맘대로 움직이잖습니까!’


[글세···. 전생기록들의 자아는 내가 직접 겪고 경험했지만 나도 딱히 신경 쓰면서 살지 않아서 말이지. 내 전생과 환생체 들이지만, 모두 각자의 인생을 살게 내버려두어서 말이야. 흐흐.]


내가 불신하는 표정으로 지켜보니, 무환은 이어서 설명했다.


[자네의 격이 낮아 컨트롤하지 못할 뿐이야. 꼬마아이에게 천하의 보검을 맡겨둔 꼴이지. 내 전생기록에 먹히지 않으려면 죽기 살기로 최선을 다하게. 나도 목표하는 게 있는 만큼 자네가 많이 도와줘야해. 알겠나?]


이제야 이해했다.


내가 왜 무환과 궁합이 좋은지 말이다.

다중인격이면 여러 개체의 전생기록들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가 무환과 대화하는 사이 위지천의 인격은 레이더라도 달렸는지 사방팔방으로 민첩하게 움직여 적들을 찾아 잡아 족치기 바빴다.


<3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5코인을 획득했습니다.>

<2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4코인을 획득했습니다.>

.

.

.


하급 마수들이라 그런지 더 쉽게 사냥하는 것 같았다.

자동사냥이라 편하긴 한데 뭔가 개운하지가 않다.

찝찝하다. 매우 많이 찝찝하다.

마치, 화장실에서 뒤 안 닦고 나온 것처럼 말이다.


그 이유를 조금 지나서야 알게 됐다.


<다중인격. 역천마인 위지천의 인격에 영향 받습니다. 이용자 김태수 님의 자아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다중인격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전생기록을 사용할 때마다, 인격에 영향을 받는단 소리잖아?


무환의 전생기록을 통해 내 육체를 장악한 위지천의 자아는 미친 듯이 사냥에 나서고 있었다.


어디 레이더라도 달렸는지, 귀신같이 적들이 있는 곳을 찾아 죽이기 바빴다.


1인칭 시점으로 보고 있는 나는 일심동체인지, 위지천이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들을 그대로 느끼고 있었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짜릿한 기분.

분노 -> 증오 -> 광기 -> 환희를 반복했다, 미친놈도 이런 미친놈이 따로 없을 정도였다.


무엇으로 어떻게 싸우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이끄는 대로 지켜볼 수밖에.


이대로 가면 아까 무환이 말한 대로 전생기록에 먹힐지도 모르겠다. 수단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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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12화. > +10 20.05.22 153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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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10화. > +9 20.05.20 169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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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7화. > +5 20.05.16 242 18 9쪽
» < 6화. > +2 20.05.15 280 20 10쪽
6 < 5화. > 20.05.14 301 20 12쪽
5 < 4화. > +2 20.05.13 353 18 13쪽
4 < 3화. > 20.05.12 405 15 12쪽
3 < 2화. > +2 20.05.11 484 25 12쪽
2 < 1화. > +2 20.05.11 521 2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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