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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포인트로 종말을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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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EndGear
작품등록일 :
2020.05.11 22:47
최근연재일 :
2020.05.28 00:48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3,863
추천수 :
281
글자수 :
78,903

작성
20.05.19 00:15
조회
160
추천
9
글자
12쪽

< 9화. >

DUMMY

< 9화. >






“정리는 다 끝났어? 어디로 가려고?”


북련방의 무리는 황당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놈들과 직접 마주쳐서인지 몰라도, 역천마인은 분노의 광기와 살심이 용광로처럼 들끓기 시작했다.


“너희들 덕분에 이 어르신께서 편히 쉬지도 못하셨다.”


‘전생기록 역천마인’ 모드로 활성화한 태수의 모습은, 제3자가 보기에 제법 위협적일 수밖에 없었다.


칼로 벼린 듯한 살벌한 기세, 그리고 ‘블랙코어’가 보여주는 정체불명의 존재감. 그 불길함의 정체는 검은색 점액질 형태의 ‘블랙코어’가 살아있는 생명체마냥, 아지랑이처럼 일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자에게서만 우러나오는 패기와 자신감도 은연중에 표출되고 있었다.


북련방의 생존자 4인은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오늘은 길보다 흉이 더 많은 날이라고 말이다.


기계식 전갈꼬리를 달고 있는 리더가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


“죽고 싶어 환장했어? 개 대가리 새끼들 처리하니까 요상한 잡놈이 또 기어 나오네. 홍방의 떨거지인가?”


조직원들은 기세에서 지고 들어가면 안 된다. 상대방의 정체를 모르지만, 일단 쪽수가 많은 쪽이 유리하다 판단했다.


상대 질문에 대한 대답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줬다.


-형태 변환. 전갈꼬리. 확장.


‘블랙코어’가 꿈틀대며 태수의 등 뒤로 모였다. 꿈틀대던 ‘블랙코어’는 순식간에 하나의 형태를 만들어냈다. 북련방의 리더가 생체이식 받은 기계식 전갈꼬리와 같은 모습이었다.


북련방의 리더와 똑같이 복사한 모습을 확인한 놈들은 경악에 빠졌다.


“저···. 저건···. 형님과 똑같은 거 아닙니까?”

“아무리 봐도 홍방 출신이 아닌 것 같습니다. 형님!”


부하들은 깜짝 놀라 중구난방으로 떠들기 시작했다. 홍방의 무리들은 마수 계열로 변이했으면 했지, 저런 고차원적인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다.


북련방 무리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태수는 날아가듯 달려 나갔다.


변화를 마친 태수의 전갈꼬리는 리더와 행동대장을 제외한 나머지 부하 2명에게 빠른 속도로 쏘아졌다.


뱀이 사냥감을 낚아채듯, 거대한 아가리로 변한 전갈꼬리는 두 개의 머리통을 덥석 물어뜯었다. 눈 깜짝할 사이, 발생한 일이었기에 부하들은 반항할 수조차 없었다.


애꿎은 부하들은 단발마의 비명소리만 ‘컥’하고 남겼을 뿐이다. 머리를 잃은 몸통에서 빨간 핏물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두 개의 머리통이 프레스기에 압착되듯이, 씹혀진 것을 본 행동대장이 먼저 움직였다. 무릎에서 1m 길이의 칼날이 튀어나왔다. 하체 전체가 기계로 개조되었기에 가능한 기술이었다.


“대산! 피해!”


행동대장의 이름이 대산인가보다.

뭐. 그게 그렇게 중요하진 않았다. 어차피 잠시 후면 사라질 테니까.


“너는 조금만 기다려. 물어볼게 좀 있으니까.”


-포박.


‘블랙코어’의 끈적이는 검은색 점액질이 리더의 몸에 달라붙었다. 검은 점액질은 쇠사슬로 변환되어, 그물망처럼 전신을 옭아매어버렸다.


놈이 검은 사슬에 매여 버둥대는 사이, 대산의 무릎 칼날이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응. 안돼.”


어느새 태수의 등 뒤에는 2개의 전갈꼬리가 생겨나 있었다. 2개의 꼬리중 하나는 칼날을 막고, 남은 하나의 꼬리는 놈의 가슴을 꼬치 꿰듯 꿰뚫었다.


지금까지 설명은 길었지만, 10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벌어진 일이다.


“끄르륵···.”


상대의 피가래 끓는 소리와 함께 입과 가슴에서 핏물이 터져 나왔지만, 태수는 개의치 않았다. 마지막 마무리는 확실하게 해야 한다.


역천마인의 잔인성과 포악함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손을 썼으면 끝을 봐야 하는 성향이 여지없이 발휘 댔다.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사체를 먼지 털어내듯 땅에 던져버렸다. 아니. 땅에 꽂아 넣었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다.


마침내 장내에는 태수와 북련방의 리더. 단 둘만이 남았다.

북련방의 마지막 생존자는 허망한 눈길로, 방금 피떡이 된 시체를 보고 있었다.


“이름은?”


본인의 무력함과 두려움 때문인지 부들부들 떨고만 있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감에 사로잡힌 것 같았다.


“또 한 번 같은 질문하게 하면 쉽게 못 죽는다? 네들 때문에 시끄러워서, 내가 잠도 못자고 달밤에 체조 했잖아. 화가나? 안나?”


누군가에겐 아무것도 아닌 일이지만 누군가에겐 분노하는데 충분한 이유가 될 수도 있었다. 전생기록의 역천마인과 같은 케이스가 그런 경우였다.


“북···. 북련방 소속 길태···. 길태 입니다.”


주위에 떨어져있던 포인트와 코인을 회수한 태수가 재차 질문했다.


“내가 여기 초행길이거든. 너희 본진은 어디 있어? 서로 힘 빼지 말고 편하게 가자.”


길태는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고, 눈알을 떼굴떼굴 굴리기 시작했다.


‘대체 저놈은 뭐하는 놈이지? 대산도 그렇게 쉽게 죽을 놈이 아니었는데···.’


길태가 눈알을 굴리며 지금의 상황을 생각하는 동안 뜬금없는 질문이 돌아왔다.


“오른손? 왼손?”

“예? 무슨.”

“오른손잡이야? 왼손잡이야?”

“갑자기 그건 왜?”

“대답이 느리네? 뭐 대부분 오른손잡이겠지?”

“···”


대답을 주저하는 사이 ‘블랙코어’의 칼날이 길태의 어깨 오른팔 부분에 떨어져 내렸다.


“크아아악! X발! 대체 뭐냐고!”


순식간에 길태의 오른팔이 잘려져 나갔다. 신경이 아직 살아있었는지 잘려나간 팔뚝이 생선처럼 펄떡여댔다. 길태의 어깨를 타고 뜨거운 피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두 다리 뼈까지 부러뜨린 후, 등 뒤에 달려있던 기계식 전갈꼬리도 잘게 부숴버렸다. 뽑아버리면 척추까지 뽑힐 것 같아 부숴버리는 것으로 끝마쳤다.


질문해야할 거리가 남아있었기에, 바로 죽어버리면 난감하기 때문이었다. 이건 태수가 의도한 게 아니었다. 순전히 역천마인의 본성이 고개를 들어 올린 결과였다.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무환이 그 이유를 알려줬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신력이 모자라. 전생기록의 유지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에 저런 판단을 내린 거겠지. 상대를 완벽하게 무력화시켜야 자네가 안전하지 않겠나?]


‘아···. 그래서···.’


[전생기록의 메커니즘이 원래 그래. 각자마다 인격이 다르지만 먼저 사용자에게 해가 되는지 안 되는지부터 판단하는 거지. 내가 살아왔던 기록들이지만···. 나도 전생기록 전부를 기억 못 하는데 이 정도 구비는 해둬야지. 끌끌.]


하긴, 수천 년일지, 수만 년일지도 모르는 세월을 살아왔으니, 그 기록은 방대하다 못해 정보의 홍수로 넘쳐날 터였다.


온몸이 만신창이 되어버린 길태는 고통에 눈이 뒤집힌 상태였다. 상태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역천마인의 인격은 잔인하게도 발작하는 게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다.


“딱히 악감정은 없었어. 이쪽도 사정이 있는지라. 과하게 손을 쓴 건 사과하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오른팔과 두 다리뼈를 작살낸 사람이 할 말은 아니었다. 북련방에서 언제나 강자의 입장이었던 길태는, 본인 자신이 약자로서 비참하게 무시당할 줄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으으으···. 으어어···.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딱 한 번 더 질문할 거야. 제대로 대답해. 대답만 제대로 해준다면 고통 없이 보내주기로 약속하지.”


길태는 지금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체념한 표정으로 손짓과 함께 순순히 답했다. 남아있는 왼손으로 한 방향을 가리켰다.


해가 떨어진지 한참이나 되었는데도 윤곽으로 보일정도였다. 길태가 가리키는 방향에는 7~8층은 되어 보이는 건물이 보였다. 규모가 작지는 않아 보였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거리가 꽤나 있어 보인다. 이 거리에서도 대형 전단지가 붙어있는 게 육안으로 보이는 것을 보니, 쇼핑몰이거나 대형마트 수준은 되는 것 같았다.


미약하지만 건물 사이사이에서 은은한 불빛도 비치는 것으로 보아, 누군가 있는 게 확실한 것 같아 보였다.


“저···. 저기.. 저편에 보이는.. 건물이 우리가 거주하고.. 있는 본진.. 입니다.”


고통이 심했는지 말을 더듬으며 말한다. 길태는 고통에 겨워하면서도 태수를 향해 내심 이를 갈았다.


‘개같은놈! 내가 죽더라도 혼자는 안 죽지. 놈은 분명히 초행길이라 했다. 어차피 죽은 목숨. 홍방의 도살자들에게 꺼져버려라.’


길태가 알려준 건물의 위치는 북련방의 적대세력인, 홍방이 위치한 본거지를 알려준 것이었다. 고통에 떨며 짧은 시간동안 내린 판단치고는 나쁘지 않은 판단이었다.


여기서 어설프게 조롱하며 복수를 외치느니, 입 다물고 순순히 죽음을 맞이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혹시라도 놈이 눈치 채고, 홍방의 영역에 가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흐흐흐. 홍방이나 네놈이나, 둘 모두 다 엿이나 먹어라.’


마지막까지 태수에게 저주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알려준 정보가 어느 정도 합당하다 생각한 역천마인은, 약속대로 길태에게 깔끔한 죽음을 선사해줬다.


-기요틴(guillotine).


기요틴(guillotine).은 프랑스판 단두대의 명칭이다. 사형수는 고통을 느끼지 않고, 바로 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하여 무통(無痛)각의 처형대로 이름을 날렸다.


“아.. 니. 이...이건 사형..ㄷ.”


말을 끝내지도 못한 채, 썩둑. 소리만을 남기고 길태의 목이 떨어졌다. 그렇게 초라한 죽음을 맞이한 북련방의 2인자 길태의 존재가 사라졌다.


“왜 불만이야? 나는 약속대로 고통 없이 보내줬는데.”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신경 써서 고통 없이 보내줬더니만, 길태의 마지막 표정은 무척이나 억울한 표정을 한 채였다.


땅에 떨어져 있는 포인트와 코인을 회수하는 동안, 타이밍 좋게 메시지가 알려왔다.


<정신력이 모두 소모되어, 전생기록 No.2 역천마인 위지천 모드가 해제됩니다.>


‘후우. 아슬아슬했다.’


무환이 옆에서 경험은 많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익숙해져야한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들은 아무것도 아님을 알아야한다. 진짜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음이야.]


‘지금도 답 없는데, 진짜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요?’


[자네가 사는 세상에서 주식을 해본 적이 있다 했나?]


진짜는 시작도 하지 않았다면서, 갑자기 주식얘기로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한다.


‘뭐···. 어느 정도 경험을 했었죠.’


현실에선 주식으로 기뻤던 적이 없었기에 대충 둘러댔다.


[자네의 지식을 토대로 말해주지. 상장폐지 사유로 거래 정지되었던 회사가, 다시 재상장을 통해 기사회생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되나?]


‘거의 전무했죠. 물론 희박하긴 하지만 성공했던 사례도 있긴 있었습니다.’


잠깐. 아니. 설마?


‘설마. 지금 지구의 상황이 상장폐지 당한 회사가 재상장해서 기사회생할 확률이라는 소립니까?’


[잘 이해했구먼. 그래서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거지. 빨리 경험을 쌓고 성장해야만 하는 이유라네. 물론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네와 나의 계약이 우선이라는 것만 알아두게. 뭐 어차피 나중에 겸사겸사 모두 하게 될 테지만···.]


왠지 피곤함의 무게가 몇 배는 더 나가는 것 같았다.


작가의말


작중에 나오는 지구 멸망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확률은?
국내에서 상장폐지 후 재상장에 성공한 기업은 단 4개 밖에 없습니다...
... 주인공은 그만큼 어려운 싸움을 해야한다는 내용으로 예를들어 봤습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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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13화. > +5 20.05.25 98 8 10쪽
13 < 12화. > +10 20.05.22 124 8 11쪽
12 < 11화. > +12 20.05.20 132 9 11쪽
11 < 10화. > +9 20.05.20 140 10 11쪽
» < 9화. > +9 20.05.19 161 9 12쪽
9 < 8화. > +6 20.05.18 192 11 12쪽
8 < 7화. > +5 20.05.16 204 18 9쪽
7 < 6화. > +2 20.05.15 237 20 10쪽
6 < 5화. > 20.05.14 264 19 12쪽
5 < 4화. > +2 20.05.13 312 18 13쪽
4 < 3화. > 20.05.12 353 14 12쪽
3 < 2화. > +2 20.05.11 411 25 12쪽
2 < 1화. > +2 20.05.11 448 23 11쪽
1 < 프롤로그. > +5 20.05.11 592 74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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