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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로 종말을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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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Gear
작품등록일 :
2020.05.11 22:47
최근연재일 :
2020.05.28 00:48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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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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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
글자수 :
78,460

작성
20.05.22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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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 12화. >

DUMMY

< 12화. >






전생기록 역천마인 위지천 모드가 발동됐다. 확실히 저번과는 느낌이 달랐다. 본질적으로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역천마인의 전생기록 동기화 수치가 70%를 넘어섰습니다.>


<스킬 : 자아성찰이 발동됩니다.>


<동기화 수치가 높아짐에 따라 이용자 김태수 님의 자아를 보호합니다. 다중인격 위험 수치 구간입니다.>


이전에는 간접적으로 감정을 느꼈다면, 지금은 내가 직접 감정을 느끼는 기분이었다. 동기화 수치가 높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역천마인의 인격이 반영되고 있다는 소리였다.


무환도 내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전생기록의 본질은 다변. 버텨내어라. 그것은 곧 축복이자 저주. 너 자신을 잃지 않게 항상 경계해야 할 거다. 애초에 이 정도 전생기록에 먹힐 정도였다면, 내 선택을 받지도 못했을 거다. 내가 선택한 너 자신을 믿어라.]


무환의 조언에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렸다. 내가 느끼는 불안함과 상관없다는 듯이 난폭한 역천마인의 자아가 날뛰려했다.


태수의 시야에 홍방의 무리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무엇이 그리 바빴는지 움직임들이 다급해 보인다.


‘숫자가 좀 많은데?’


태수의 생각과는 다르게, 역천마인은 놈들이 있는 곳으로 곧장 내달렸다. 마치, 숫자는 전혀 상관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고슴도치


‘블랙코어’가 전신을 감싸 안았다. 둥근 구체 모양으로 감싼 후 대략 20cm 길이의 뾰족한 뿔들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계획이 있었구나···.’


달리는 힘 그대로 놈들이 나오고 있는 입구를 향해 돌진했다.


투콱!!


둔탁한 충돌음이 울렸다. 고슴도치화된 ‘블랙코어’는 인정사정없었다. 홍방의 조직원들이 아무리 마수 변종이라 해도 버텨낼 재간이 있을 리가 만무했다.


역천마인과 단 한 번의 충돌로 다섯이나 되는 조직원이 피떡이 되어 구석에 처박혔다. 태수와 부딪혀 날아간 적들의 모습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수십 개의 구멍이 전신에 숭숭 뚫린 채, 피와 찢긴 내장이 흘러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달려오던 힘 그대로 들이받았기 때문에 그 충격이 더 컸을 것이다. 주위에 있던 조직원들은 갑자기 튀어나와 인지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다들 놀랐는지 입만 벌리고 있었다.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린 조직원이 외쳤다.


“저 새끼 뭐야!!! 죽여!”


당황했던 홍방의 조직원들이 얼른 정신을 차리고 침입자를 공격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사람도 아니고 동물도 아닌 변종들이 험악한 표정을 한 채 태수 주위를 순식간에 둘러쌓다. 협소한 공간이 아닌, 탁 트인 공간이라 둘러싸이기 더 좋은 위치였다.


역천마인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둘러쌌지만, 홍방의 조직원들은 쉽게 다가가진 못했다. 고슴도치 외피처럼 20cm 길이의 뾰족한 뿔들이 전신을 빽빽하게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뒤에서 외쳤다.


“달려들어! 구경만 하고 있을 거야?”


행동대장이 명령해도 조직원들은 쉬이 달려들지 못했다. 고슴도치처럼 뿔들이 360도 전 방향으로 뻗쳐 있었기에 공격하기가 쉽지 않았다.


마수 변종 특성상 긴 발톱이나 육탄전을 주 무기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 희생의 시작은 부하 조직원들로부터 시작됐다.


“들어올 생각 없으면, 내가 들어간다.”


홍방의 조직원들이 주춤주춤 하는 사이, 역천마인이 역으로 달려들었다. 마치 맹수가 초식동물 사이를 헤집는 것처럼 움직임에 거침이 없었다.


홍방의 조직원들은 역천마인의 저돌적인 공세에 무방비하게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이 자식 뭐야! 잡아! 잡으라고!”

“다 같이 달려들어!”

“이 병신아! 어딜 보는 거야! 상대는 한명이야!”


정신없는 상황에서 조용히 눈치를 살피던 조직원 하나가 뒤로 은밀하게 다가왔다. 양쪽 팔이 뱀으로 이루어진 변종은 내 발목을 물었다.


발목에서 전해진 따끔한 통증에 시선을 내려 봤다. 구렁이 수준의 뱀이, 내 발목을 재빨리 물고선 뒤로 빠지고 있는 게 보였다.


발목이 저릿저릿한 게 보통이 아닌 것 같았다. 상처 문제가 아니라 마비독 계열이 있었는지, 움직임에 불편함이 생겼다. 물론, 놈은 비싼 대가를 치렀다. 도망치려던 놈의 양팔을 잡아 뜯고, 목을 날려버렸다.


‘쪽수가 많으니 상대하기 까다롭네···.’


상처를 입으니 역천마인의 분노와 광기가 더해만 갔다. 알 수 없는 독에 중독된 것 같았지만, 역천마인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눈앞에 있는 적들을 다 죽여야 했기 때문에···.


‘정신력 소모가 너무 큰데?’


‘블랙코어’가 사용되는 만큼 기회비용이 사라지는 듯 했다. 완충됐던 정신력이 어느새 절반 가까이 소모되고 있었다. 생각 같아서는 고슴도치의 모습을 계속 유지하고 싶었지만, 정신력 소모가 너무 빨라 다른 것으로 대체해야만 했다.


-핸드릴.


효율적으로 적을 주살할 수 무기로 변형했다. 양손에서 공업용 드릴 같은 모형이 빠른 속도로 회전하고 있었다.


“가시가 사라졌다!”


고슴도치 모드가 해제된 후 라이칸스로프 변종 일곱이 동시에 달려들었다. 달려오는 놈들을 뒤로 슬쩍 빠진 후, 회전하고 있는 양손의 드릴로 카운터 펀치 날리듯, 하나씩 무력화시키기 시작했다.


드릴에 꿰뚫린 변종의 머리통에서 빨간 피와 하얀 뇌수가 터져 나왔다. 틈을 노리고 있던 변종이 내 팔뚝을 물어뜯었다.


“크윽. 늑대새끼들이 미쳤나!”


‘블랙코어’를 전신에 얇은 보호막을 두르고 있었기에 살점이 뜯기진 않았지만, 뚫리는 것까진 막지 못했다. 살점 사이에서 피가 새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웃고 있어?’


역천마인의 얼굴은 분명 웃고 있었다. 표정으로 느껴진다. 피가 낭자한 전투가 즐거운 모양이다.


‘아니. 내 몸이라고···.’


자기 몸 아니라고 막 굴려대는 느낌도 없지 않아 보였다. 회전하는 드릴로 충분히 즐겼는지 다시 무기의 변화가 있었다. 사실···. 두 손으로 열손은 막기 힘들어서, 바꾼 게 더 큰 것 같다.


-철구환


사람 머리통만한 철구에 쇠사슬이 달린 무기였다. 사슬을 한손으로 휘어잡고 머리위로 빙빙 돌리기 시작했다.


부웅~. 부웅~.

부웅~. 부웅~.


역천마인의 힘과 원심력에 의해 돌아가는 속도가 빨라, 흐릿하게 검은 잔상만 보일뿐이었다. 철구환을 위협적으로 돌리며, 놈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다시 파고들었다.


‘이게 바로 손맛이구나.’


날고 기던 조직원들이 놈의 철구환에 ‘퍽퍽’ 머리통이 터져나갔다. 압도적인 피지컬로 인간보다 우위에 있다 생각했던 건 큰 오판이었다.


상대 또한 우리와 같은 괴물이었다. 그러한 모습들을 망연자실하게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부하들이 저렇게 쓸리는데, 겨우 10분 남짓도 걸리지 않았다.


“미···. 미친···. 저걸 어떻게 이겨. 큰형님 있으신 곳으로 올라가! 내가 시간을 버ㄹ···. 컥!”

“주둥아리 놀릴 시간이 있나 봐?”


남아있던 50여명의 조직원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사이, 명령을 내리고 있던 사자머리 변종에게 철구환을 투포환 하듯이 던져, 놈의 가슴에 명중 시켰다.


사자머리 변종은 가슴을 부여잡고, 입으로 연신 피를 게워내면서도, 나에게 적의를 드러내는 것을 잊지 않았다.


“크으으. 큰형님께서 나서시면 네놈 따윈 아무것도 아니다.”

“말해. 어디로 가면 돼?”

“네놈 애미한테나 찾아봐라!”

“!!!!!!!”


안 그래도 놈 때문에 남은 조직원들이 도망친 상황이었다. 거기에 더해서 태수에게 금기시되는 단어까지 포함시켜 욕했다. 태수는 고아 출신이었으니 말이다.


역천마인은, 아니, 태수의 눈빛이 대번에 싸늘해졌다. 들고 있던 철구환의 형태가 변하기 시작했다.


-핸드릴.


위이이잉.


맹렬한 속도로 회전하는 드릴을, 놈의 관자머리에 천천히 가져다댔다.


“고통스럽게 죽고 싶은 놈들은 꼭···. 입을 나불대더라? 본인이 뱉은 말에 책임은 져야지. 안 그래?”


아주 천천히... 놈의 관자놀이에 핸드릴이 파고들어가기 시작했다.


“아아악! 제발! 제발! 크어억.”

“위로 올라가면 되나?”


내말이 정답이었는지 눈을 정신없이 깜빡인다.


“맞습니다. 그러니 제발···. 살려주십쇼. 제발!”

“그러니까. 처음부터 공손하게 말했어야지.”


두개골까지 파고들어간 핸드릴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힘주어 밀어 넣어버렸다.


피와 뇌수가 함께 튀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어느새 놈의 비명은 멈춘 상태였고, 핸드릴은 반대편 관자놀이까지 튀어나와있었다.


“후우···.”


태수는 어느 정도 화가 가라앉을 때까지 천천히 심호흡했다. 역천마인의 분노, 광기, 잔인함, 난폭함과 태수의 분노가 합쳐지니 제정신을 유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마터면 이성을 잃을 뻔했다.


이미, 태수의 기억을 모두 알고 있던 무환이 입을 열었다.


[들숨과 날숨을 천천히 쉬어보게. 마음의 평정이 있어야 이성을 잃지 않지.]


‘덕분에 위험한 순간은 넘겼습니다.’


태수는 입맛이 썼다. 어떻게 된 게 시간이 지날수록 적응을 너무 빨리해버린 것 같았다.


저번에 얼핏 들었지만, 흑점인지 백점인지 사람 고기를 먹고 장사하는 놈들이라 했던가? 저렇게 죽어도 마땅한 놈들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어차피 분리수거할 것 없이 청소해야 할 쓰레기들이었으니까···.


‘위로 올라가면 무슨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태수는 위로 올라가기 전 땅에 떨어져 있는 포인트와 코인들을 회수하는 걸 잊지 않았다.


거둔 포인트와 코인이 제법···. 짭짤했다.


짧은 전투를 끝내고, 드디어 놈들의 본거지로 첫발을 디뎠다. 들어서자마자 입구에서부터 정체모를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탁한 공기와 정체 모를 악취가 이 넓은 건물 안에서 진동한다 생각하니 머리털이 쭈뼛해졌다.


단순히 음식물 썩은 냄새라고 하기에는 그보다 더 심한 악취 같았다. 만약, 시체의 악취가 있다면, 이런 냄새가 아닐까 할 정도로 독한 냄새였다.


‘대체···. 이 냄새들은 뭐야?’


1층은 가전을 팔던 곳이었는지 곳곳에 가구와 전자제품들이 널려있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라 1층의 불은 모두 꺼져있어 어두웠다. 그나마 입구에서 햇빛이 들어왔기에 분간 못할 정도의 어둠은 아니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니 엘리베이터는 탈 수 없었다. 근처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면 될 것 같았다.


왼편에 에스컬레이터가 보여 그리로 움직였다. 에스컬레이터에 다다를 즈음, 태수의 어깨 위로 액체가 ‘후두둑’하고 떨어졌다. 물벼락정도는 아니었지만, 뭔가 기분이 찝찝했다.


‘음? 물이 떨어졌나?’


고개를 들어 올린 순간···.

태수는 경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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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13화. > +5 20.05.25 132 8 10쪽
» < 12화. > +10 20.05.22 153 8 11쪽
12 < 11화. > +12 20.05.20 168 9 11쪽
11 < 10화. > +9 20.05.20 170 10 11쪽
10 < 9화. > +9 20.05.19 187 9 12쪽
9 < 8화. > +6 20.05.18 223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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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6화. > +2 20.05.15 280 2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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