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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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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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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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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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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Ego] 5장 4화

DUMMY

베르의 웃음만이 한참 이어질 무렵. 리온과 패트릭은 서로 착각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패트릭은 리온 일행을 발하크 대사막에 있다는 보물을 노린다고 착각했고, 리온은 패트릭이 거점에 관해서 무언가 정보를 지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다르다.


“보물이 목적이 아닌가요···?”

“···보물?”


페르나 왕국에는 한 가지 소문이 흐르고 있다. 그 소문은 여느 다른 소문과 마찬가지로, 사실확인이 전혀 되지 않은, 그저 그런 이야기에 불과하다.

발하크 대사막에는 천 년 전의 유적이 묻혀있다. 그리고 그 유적에는 수많은 금화와 보물로 이루어진 산이 있다. 그런 소문이다.

일반적인 소문에 불과하지만, 발하크 대사막에 흐르는 기묘한 현상들이 그에 신빙성을 만들어준다. 그와 동시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환경이 더욱 신비성을 부여했다.

그 탓에 발하크 대사막에는 매년 보물 사냥꾼이라는 이들이 함부로 발하크 대사막으로 들어가, 목숨을 잃는 상황이다.


“그런 소문이 있나.”


패트릭으로부터 소문의 이야기를 들은 리온은 조금 놀랐다. 발하크 대사막에는 카타스트로피의 거점이 있다. 거점을 숨기기 위해서는 사소한 정보라도 없는 편이 좋다.

그러나 카타스트로피는 소문에 관해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았다.


“유적이란 거, 진짜 있는 건가?”


반면, 레나드는 유적이라는 단어에 흥미를 보였다.

유적, 오래된 건물 등. 잊힌 건물은 생각보다 많다. 마왕의 해를 거치며 사라진 건물이나 도시, 국가마저 있을 정도이니 유적이 그리 뜬구름은 아니라는 의미다.

레나드의 반응을 지켜본 리온은 뒤늦게 이해했다. 카타스트로피가 소문을 무시하는 이유.


“···소문마저 이용하고 있었던 건가.”


유적이 있다는 소문이 흐른다면, 카타스트로피의 거점을 유적으로 착각하는 이들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오히려 당연한 순서다.

그리고 그런 이들을, 카타스트로피가 조용히 처리하면 된다. 처리된 이들은 발하크 대사막 어디에선가 죽은 철없는 이들이 될 테니까.


“네? 소문을···. 이용?”

“아무래도 우리가 찾는 조직이 소문을 이용하는 모양이야.”


소문을 이용한다는 이야기에 패트릭은 고개를 기울였다. 패트릭이 파악한 정보 중에는 카타스트로피의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리오은 패트릭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한숨을 내쉬며 간략히 설명했다. 바이엘른 왕국에서 날뛴 범죄 조직. 그 거점이 발하크 대사막에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그 관련 조사를 위해 리온 일행이 왔다는 설명이다.


“예···? 저, 그 정말인가요?”

“진짜야.”

“아, 귀찮게도 진짜야. 덕분에 위험천만한 대사막에 들어갔지.”


리온의 설명을 들은 패트릭은 잠시 고개를 기울이며, 리온 일행을 살폈다. 범죄 조직을 쫓는다기에는 인원이 겨우 세 명이다. 체이스가 총 형태로 있었기에, 패트릭이 보기에는 세 명.

게다가 발하크 대사막에 관한 정보조차 없는 초보. 그러나 패트릭은 리온과 레나드의 이야기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저, 리온 일행을 바라보며 고민했다. 발하크 대사막은 실력자가 들어서더라도 위험한 곳. 그런 위험한 곳을 향한다는 건, 성품 좋은 패트릭으로서는 추천하고 싶지 않았다.


“레나드는 싫었어?”

“아···. 그, 뭐. 네 그렇네요, 베르 씨.”

“왜 베르 씨야? 편하게 불러!”


레나드와 베르의 모습을 살피고, 리온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본 패트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패트릭이 입을 열려던 순간.


“왕!”

“크르.”

“어, 어라. 얘들아?”


샐리와 윌리가 저마다 패트릭의 소매를 당겼다. 늑대와 곰이 소매를 물거나, 잡아당기자 패트릭은 버티지 못하고 뒤로 이끌렸다.

그 모습을 본 리온은 두 동물이 적의를 띄지 않았다는 점에 가만히 지켜보기로 했다. 반면, 패트릭은 샐리와 윌리가 자신을 당긴 상황에 당황하며 두 마리를 따라갔다.

두 마리는 리온 일행이 앉은 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방향까지 패트릭을 이끌더니, 무언가 호소하듯이 울었다.


“크르르. 왕!”

“그앙. 그앙!”

“음···. 둘 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패트릭이 두 마리의 호소에도 고개를 기울이며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이자, 두 마리는 서로 시선을 마주하더니.


“왕!”

“크앙!”


리온 일행을 가리켰다.

두 마리가 가리킨 끝으로 시선을 향한 패트릭은 겨우 두 마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눈치챘다.

패트릭이 리온 일행을 도우려고 한 것을, 두 마리는 누구보다 먼저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두 마리는 리온 일행을 돕는 걸 반대하는 듯하다.

두 마리의 모습에 패트릭은 조금 곤란하다며 두 마리를 쓰다듬었다.


“저 사람들은 범죄 조직. 나쁜 사람들을 찾으려고 왔대.”

“와앙.”

“···그르.”

“날 걱정하는 건 알겠어. 그래도, 저 사람들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 않아?”


두 마리는 패트릭이 위험한 일을 자처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지, 패트릭에게 불만의 시선을 향했다. 그에 패트릭은 쓴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발하크 대사막에는 아직, 동물들도 많으니까.”

“···우우.”

“···그르으.”


발하크 대사막은 지나치게 많은 마력이 소용돌이치는 곳이다. 그에 발하크 대사막에서는 상당한 수의 마수가 서식하고 있다.

그런데도, 발하크 대사막에는 동물이 산다. 패트릭은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과거, 패트릭 또한 보물의 소문을 듣고 대사막을 찾았을 때. 조난 한 그가 찾은 장소가 바로, 동물이 사는 지하 낙원.

그 공간은 기묘하게도 마나 하나 없는 청정지역을 유지했고, 태양이 없는데도 환한 불을 유지했다. 그곳에서 만난 동물이 윌리와 샐리다.

두 마리의 동물도 패트릭이 하고자 하는 일을 이해한 모양인지, 불만스러워하면서도 잡아 세우지는 않았다. 대신, 애교를 부리듯 패트릭에게 머리를 들이밀었다.


“그래, 그래. 그래도 너희가 도와주면 안전해. 그렇지?”

“왕!”

“크앙!”


두 마리의 대답은 당차고도, 확신에 가득 찬 소리였다. 두 마리의 대답을 들은 패트릭은 두 마리와 마찬가지로 머리를 내려, 이마를 마주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샐리와 윌리. 두 마리와 이야기가 끝난 패트릭은 다시 식탁에 앉았다. 여전히 조용한 리온과 흥미가 없어 보이는 레나드. 어딘가 기분 좋아 보이는 베르를 둘러본 패트릭은 확실히, 선언했다.


“제가 길 안내를 할게요. 발하크 대사막은 길 안내 없이 갈 수 없는 곳이니까요.”

“···네가?”

“아이들이랑 대화가 좋게 끝났어? 다행이다!”

“아하하, 그렇네요.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샐리와 윌리는 모두 저를 생각해주는 착한 아이들이랍니다.”


패트릭의 선언에 레나드는 고개를 내저었다. 패트릭이 선한 인물이라는 건 레나드도 파악했다. 그러나 스스로 위험에 뛰어드는 행동에 황당함을 느낀 것이다.

리온은 패트릭이 길 안내를 한다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본래 리온의 몸 상태가 온전하다면, 마나 신기루는 특별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리온에게는 마나 신기루가 상당히 까다로운 문제가 된다.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걸린다는 건 사실이다.

그에 패트릭이 길 안내를 한다는 건 리온으로서도 고마운 이야기다.


“준비할 건.”

“네? 설마 바로 향한 건가요?”


리온은 길 안내 역할인 패트릭을 구했으니, 곧바로 거점으로 향하려 했다. 레나드는 리온을 따르니 문제가 될 것이 없고, 베르도 특별히 문제 삼지 않았다.

유일하게 패트릭만이 리온의 이야기에 당황했다. 발하크 대사막은 위험이 가득한 장소. 그런 장소를 아무런 준비 없이 향한다는 이야기에 당황한 것이다.

패트릭은 잠시 한숨을 내쉬고, 침착하게 필요한 물건을 이야기했다. 발하크 대사막을 안내하는 패트릭에게도 대사막은 위험한 곳이다.

그런 장소에 제대로 된 준비도 없이 향하는 건 자살 지망자나 할 짓이다. 그렇게, 패트릭은 필요한 물건들을 언급했다. 다만.


“전부 있다.”

“···예?”


리온은 평소 수납 마법에 온갖 물건들을 넣어놓는다. 이는 평범한 수납 마법과 궤를 달리한 덕분에, 리온이 마력을 소모할 필요도 없는 사양이다.

그에 패트릭이 필요로 한 물건을 차례대로 꺼내던 리온은 당황한 패트릭이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고서야 물건을 정리했다.


“갈 수 있나?”

“그···. 네.”


필요한 물건. 오히려 그 이상으로 준비된 상태에서는 준비 부족이라는 말도 할 수 없다.

리온이 패트릭에게 다가서며 묻자, 패트릭은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패트릭이 고개를 끄덕인 모습을 확인한 리온은 식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뒤늦게 정신을 차린 패트릭은 식탁 정리를 돕고, 한차례 준비를 끝마쳤다.


“자.”

“또 가는 건가···.”

“모험! 좋아, 이번 모험에는 나도 함께 할 수 있으니까!”


준비를 끝마친 후.

패트릭이 마주한 것은 차가운 리온과 조금 우울해 보이는 레나드. 그리고 상당히 신나 보이는 베르의 모습이다.

그에 패트릭은 고개를 내젓고, 샐리와 윌리를 데리고는 리온 일행의 앞으로 향했다.


“그럼, 발하크 대사막까지 안내하겠습니다! 자세한 길은 리온 씨가 알려주셔야 합니다.”

“알았어.”


샐리와 윌리. 그리고 패트릭.

한 사람과 두 마리의 길 안내를 얻은 리온 일행은 다시 한번 발하크 대사막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


사막의 어느 한 지점.

아니, 그 지점의 지하.

어둠으로 가득한 공간에 두 사람이 있다.


“이봐, 미아. 그쪽에는 뭔가 있냐?”

“···몰라.”

“에휴···. 그래, 알았다. 내가 찾아볼게.”


커다란 남자는 작은 아이에게 미아라 부르며 한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이 있는 곳은 인공적인 건물.

강철과 석재가 적절하게 뒤섞여 만들어진 인공적인 건축물은 지하에 파묻혀 있었다.

본래라면 상당한 크기와 위용을 자랑했을 건축물. 그러나 지금은 그저, 곳곳이 부서져 무너지기 직전의 모습을 보인다.

그런 건축물의 내부를 돌아다니는 커다란 남자는 남은 가구를 뒤지기 시작했다.


“아···. 진짜. 우리 부서는 이런 일을 하는 곳이 아닌데.”


커다란 남자는 계속해서 불만을 내뱉으며 무언가를 찾았다.


“미아. ···미아?”


가구를 뒤지며 멀쩡한 종이를 찾던 남자는 돌연, 미아가 사라진 것을 깨달았다.

그에 한숨을 거하게 내뱉은 커다란 남자는 자신이 있던 방에서 나와, 복도를 지나, 한 방에 도착했다.

그 방은 이전에 있던 방보다 넓은 곳으로, 광장이라 할 정도로 상당히 넓다.


“미아. 여기서 뭐 해? 이쪽 건물은 함부로 돌아다니지 마. 보안 시스템이 먹통이라 우리한테도 작동한다고.”

“···응.”


커다란 남자의 말에도 미아는 조용히, 넓은 광장의 한 곳으로 시선을 향했다.

그 모습에 커다란 남자는 고개를 내저으며, 시선을 미아가 향하는 곳으로 향했다.


“아, 그래도 미아 너를 상대하기엔 부족하겠네. ···그래서, 뭘 보는데?”


남자가 본 것은 커다란 광장과 어울리지 않는 둥근 유리.

벽 하나를 완전히 유리로 감싼 형태의 그것은 내부와 외부를 완전히 나눈 모습이다.

그러나 유리 내부는 어둠으로 가득 차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커다란 남자는 유리 내부에 무언가 있다는 걸 직감했다.


“···쯧. 실험의 폐기물인가.”

“폐기물···?”

“그래. 넌 관심이 없어서 몰랐을지도 모르겠지만, 여긴 오염된 마나를 관리하던 시설이다. 뭐, 지금은 폭주한 오염된 마나 덕분에 폐기되었지.”

“···저건?”


미아는 커다란 남자의 설명을 듣고 유리 내부를 가리켰다.

그에 커다란 남자는 품속에서 종이를 몇 개 꺼내더니.


“아, 뭐야. 폐기물이 아니라 성공작이었나? 근데 왜 폐기한 거지···?”

“···이반.”

“미안, 미안. 그래···. 여기가 오염된 마나를 연구하던 곳이라 했었지? 저건 그 실험의 일환. 인간에게 오염된 마나선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 그걸 연구하던 결과야.”

“···인간?”

“···그래. 지금은 이미 인간이라고 할 수도 없지만. ···쯧, 기분 더럽군.”


종이의 내용을 확인하고, 유리 내부를 살피던 커다란 남자. 이반은 혀를 찼다.

그에 미아는 유리 내부를 몇 번 둘러보더니.


“슬퍼하고 있어.”


그런 말을 중얼거렸다.


“그러냐. ···그래도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우린 우리 할 일이나 해야지.”

“응···.”


이반과 미아는 광장에 남은 유리 감옥을 몇 번 둘러보고는, 다시 복도로 나섰다.

광장에 남은 것은 적막과 어둠. 그리고, 유리 감옥에 갇힌 ‘무언가’다.


“#$%A#$%ㅏ#%ㅂ$^%ㅏ···.”


어둠과 적막이 가득한 공간.

단 한 번, 적막을 가르며 ‘무언가’의 소리가 들려왔으나.

이내 그 소리는 쏟아지듯 내려앉은 적막에 가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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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Ego] 4장 48화 21.08.31 24 1 12쪽
221 [Ego] 4장 47화 21.08.30 2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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