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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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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최근연재일 :
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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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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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o] 4장 72화

DUMMY

“페르나 왕국으로 갈게.”


리온의 이야기에 티아라 왕녀는 다소 의문을 보였다.

티아라 왕녀가 생각하기에 리온이라는 인물은 외부에서 카타스트로피를 노리고 나타난 인물이다. 어떤 이유에서 조직을 쫓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리온이 조직을 쫓는다면, 최소한 왕국에 남은 조직의 정보를 찾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했다.

하지만 리온은 곧장 바이엘른 왕국을 나선다는 말을 남겼다. 게다가 목적지일 페르나 왕국이라는 이름마저 남겼다.

페르나 왕국은 바이엘른 왕국과 대륙이 다르다. 즉, 바다를 넘어야만 한다.


“페르나 왕국, 말씀이신가요?”


티아라 왕녀는 리온의 의중을 묻고자 다시 물었다.

리온의 이야기에 당황한 것은 티아라 왕녀뿐만 아니다. 레나드도 조금의 동요가 일었고, 웬디의 경우에는 곧바로 왕국을 나선다는 이야기에 놀랐다.

리온은 제 생각과 달리 바이엘른 왕국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조직을 무너뜨린 것부터 시작해, 왕도를 구한 것과 웬디 가문을 도운 것, 마지막으로는 티아라 왕녀를 지켜낸 것도 포함된다.

그러나 리온은 주변의 반응을 무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찾아볼 게 생겼어.”

“그러신, 가요.”


티아라 왕녀는 리온이 바이엘른 왕국을 나선다는 이야기에 좋아해야 하는지, 말려야 하는지 고민했다.

압도적인 무력을 지닌 리온은 언젠가 왕국에 위험으로 다가올 수 있다. 훗날 적이 될 가능성이 있는지 알아보려 해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렇기에, 티아라 왕녀는 리온을 밀어내는 것을 생각했으나. 이번에는 리온 덕분에 바이엘른 왕국을 지켜냈다는 사실이 문제다.

리온이 아니었다면 바이엘른 왕국은 대공과 카타스트로피에게 지배당할 뻔했다. 그런 상황을 리온과 그의 일행이 막아주었으니, 최소한 국가 단위로 리온 일행에게 감사를 표하는 게 옳다.

양쪽의 문제를 동시에 생각하던 티아라 왕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훈장 수여는 훗날로 미루도록 하지요.”


일을 미루기로 했다.

리온의 일행 중 일부는 바이엘른 왕국의 소속이다. 웬디와 칼리안이 바이엘른 왕국에 남으니, 리온과 일행의 정보는 두 사람에게 들어도 된다.

문제는 리온 그 자체. 지금 당장은 왕도 보수와 왕위 계승 등. 복잡하고도 다양한 문제로 리온을 제대로 보상할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외부 간신 세력이나 남은 세력에게 회유되면, 이번에야말로 바이엘른 왕국의 위기다.

그렇기에 티아라 왕녀는 리온이 바이엘른 왕국을 떠난 사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훗날 보상을 치하하기로 한 것이다.


“···훈장?”

“예. 왕도를 구해주신 분께 아무런 보상이 없으면 안 되니까요. 신상필벌은 예부터 내려온 진리 중 하나랍니다.”


티아라 왕녀는 리온이 어째서 곧바로 왕국을 나서려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지금은 내부 문제가 우선이다.

리온의 경우는 훗날로 미루고, 웬디와 칼리안. 두 사람을 통해 정보를 얻는 동시에 국내 문제를 해결한다.

그런 계획을 세운 티아라 왕녀는 나머지 일행을 둘러봤다. 리온과 바이엘른 왕국의 일행을 제외한 셋.

레나드와 체이스. 그리고 베르다.


“응? 뭔가 할 말이라도 있어?”

“리온 씨의 동행이신가요?”

“아, 응. 베르라고 해. 잘 부탁해?”

“예, 잘 부탁드립니다.”


레나드와 체이스는 특별함이 없다. 그러나 베르의 경우는 달랐다.

군중 속에서 갑작스럽게 나타난 실력. 청백의 유려한 머리카락을 지닌 신비함. 마음마저 꿰뚫는 듯한 깊은 눈동자. 묘한 매력이 베르라는 인물을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티아라 왕녀는 직감적으로 이 이상 다가가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판단과 결단은 신속히.


“리온 씨 일행의 분은 그쪽의 세 사람이 전부인가요?”

“응. 나랑 리온, 이 두 아이가 전부야.”

“그렇군요. 그럼, 위즐리 공. 리온 씨 일행에게 배를 하나 내어주세요.”

“···알겠습니다.”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들이 직접 멀어지려 한다. 그러나 그들은 엄연히 왕국을 도운 인물들이다. 지금은 시기가 좋지 않아 멀리 내어주지만, 훗날 다시 바이엘른 왕국을 찾는다면. 티아라 왕녀는 진심으로 환대할 생각이다.

그렇기에 티아라 왕녀는 감사와 보답의 뜻으로 왕가의 배를 내어준다는 선택을 했다. 빌려주는 게 아니다. 완전히 리온 일행에게 주는 것이다.

그 사실을 이해한 위즐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위즐리 또한,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그렇군요. 일단, 지금으로서는 끝났습니다. 배와 관련된 내용은 위즐리 공과 상담해주세요.”

“응.”


티아라 왕녀는 리온에게 전할 내용을 전부 전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은 전투가 끝난 상황이기에 병상에 누운 왕을 대신해, 티아라 왕녀가 처리해야 할 일이 많다.

자리에서 일어난 티아라 왕녀는 조용히 자리를 벗어났다. 남은 것은 리온 일행과 위즐리. 위즐리는 잠시 리온 일행을 둘러보고, 웬디와 칼리안을 확인했다.

두 사람의 모습은 변한 게 없다. 그러나 위즐리가 판단한 두 사람은 명백히, 이전과는 달라졌다.


“필요한 게 있으시다면 불러주시길. 저는 근처에 있겠습니다.”


위즐리 또한, 가문의 당주로서 일이 많다. 그에 위즐리가 자리를 떠나자. 남은 것은 온전히 리온 일행뿐이다.


“리온.”


웬디는 주변의 눈치를 보느라 침묵을 택하고, 칼리안은 리온 일행에게 내어줄 다과를 위해 자리를 일어났다. 체이스는 베르와 리온을 앞두고 예의를 보이느라 조용하고, 베르는 리온을 보느라 조용하다.

유일하게 레나드만이 의문을 떠올린 듯. 레나드는 리온을 부르고, 자연스럽게 물었다.


“그쪽은 누구야?”


레나드가 가리킨 인물은 당연히 베르. 레나드는 베르를 모른다. 아니, 듣기는 했다. 체이스로부터 자신의 어머니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에 의문과 호기심이 일어난 레나드는 리온에게 물었다.

레나드의 질문에 리온이 대답하는 것보다 먼저.


“나? 나는 리온과 함께한 동료이자, 도와주는 조력자야!”


베르가 대답했다.

그에 한숨을 내쉬고 시선을 돌린 리온은 칼리안이 내린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반면, 레나드는 조력자라는 말에 고개를 기울였다. 리온에게 조력자가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리온과 함께 여행하기를 한참 되었으나, 레나드는 한 번도 베르를 본 적이 없다. 그렇기에 레나드는 의문을 품고, 베르의 기척을 읽기 시작했다.

한 번이라도 보았다면 레나드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베르의 기척을 읽은 레나드는 눈을 크게 뜨며 리온을 바라봤다.


“리, 리온. 혹시···.”

“하아···.”

“어라? 아, 그러고 보니 넌 기척을 읽는 게 뛰어나다고 했었지!”


베르는 레나드의 질문에 무언가 기쁜 듯 이것저것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모습에서 시선을 돌린 리온은 맞은편에 앉은 칼리안과 시선이 마주쳤다.

칼리안은 조심스레, 그러나 의문이 담긴 시선을 보냈다. 리온은 질문을 하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페르나 왕국으로 향하시는 이유를 물어도 되겠습니까?”

“페르나 왕국으로 향하는 이유.”

“예. 다소, 갑작스럽지 않나 해서 그렇습니다.”


칼리안의 질문은 티아라 왕녀가 떠올린 것과 같은 의문이다. 카타스트로피가 날뛴 게 확실한 바이엘른 왕국은 조직의 정보가 많다. 비록, 도망가면서 흔적을 지우더라도 미처 지우지 못한 흔적이 있을 게 분명하다.

그러나 리온이 페르나 왕국으로 향한다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찾기 시작해야 한다. 이는 비효율적이다. 차라리 바이엘른 왕국에서 얻는 정보를 따라가는 편이 좋다.

리온은 레나드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편지를 꺼냈다.


“이건···?”


편지의 발신인은 없다. 하지만, 편지에 내포된 마력이 수상쩍을 정도로 많다. 이는 영혼 마법으로 웬디의 마력적 소질을 얻은 칼리안조차 이상하다고 여길 정도로 많았다.

조심스레 편지를 받은 칼리안은 한참 겉을 확인했다. 편지는 이미 한 차례 리온이 개봉한 후다. 리온이 편지의 내용을 보아도 된다는 허락을 하자, 칼리안은 조심스럽게 편지 내용을 확인했다.

편지지는 넷. 세 개의 종이는 글과 간략한 그림.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명백히 지도다.


“이곳이···. 페르나 왕국입니까?”


그러나 칼리안은 편지를 읽을 수 없었다.

편지의 내용이 전부 마술과 마법의 언어로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칼리안이 알 수 있었던 것은 조금의 그림과 지도. 그림은 무언가를 가리키며, 연구소와 비슷한 무언가를 알리고 있다.

지도의 경우는 사막 일부를 떼어놓은 듯한 모습이다. 또한, 리온이 향하려는 페르나 왕국은 발하크 대사막이 이웃인 국가다.

그렇기에 칼리안도 리온이 칼리안 왕국으로 향하려는 이유를 알았다. 그러나, 정보가 무엇인지. 또한, 정보가 사실인지. 어디서 이런 편지를 얻었는지. 다양한 의문이 떠올랐다.

칼리안은 리온에게 묻고자 시선을 돌리고, 말을 되삼켰다. 칼리안이 의문을 떠올린 것보다 리온의 표정이 더욱 깊은 의문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그래. ···마술 언어와 마법 언어. 게다가 룬. 이 전부를 배우기에는 한 사람의 시간으로 턱없이 부족하지. 그렇다고 많은 사람이 쓴 것도 아니야···.”


편지를 쓴 인물. 평범해 보이는 남자. 알 수 없는 지식. 그러나, 리온은 이 모든 게 부합하는 인물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렇기에 더더욱 의문을 보였다.


“직접, 확인해야 해.”


지금으로서는 알 방법이 없지만, 그가 건네준 편지. 정보에 해당하는 위치에는 더욱 많은 정보가 있으리라 기대한 리온은 페르나 왕국으로 향하기로 정했다.


-+-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에릭 군. 아, 지금은 리온이라고 했던가요?”


그는 제 오두막에서 중얼거렸다.

오두막은 다양한 가구가 놓여 있어 생활감이 크다. 벽난로에서 피어오른 불로 인해 오두막 전체가 따스한 불빛에 휩싸여있다.

충분할 정도의 광량이 오두막 내부를 밝히는 가운데.


“너무 늦으면, 돌이킬 수 없을 거예요.”


그의 모습만이 깊은 어둠에 휩싸여있다.


-+-


리온이 페르나 왕국으로 향한다고 말하고서 이틀.

겨우 이틀 만에 리온 일행을 위한 배가 준비되었다. 배는 바이엘른 왕가의 문양이 새겨진 특수 제작된 마도선이다.

그런 특수 마도선은 바이엘른 왕국에 존재하는 항구 중 가장 큰 항구. 트레드 항구 앞 바다에 떠오른 상태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이가 백.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특수 마도선의 존재는 뱃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존재기에 지켜보는 인물도 많았다.

그리고 그런 인원의 틈바구니에 리온 일행도 섞여 있었다.


“스승님.”


하지만, 웬디와 칼리안은 바이엘른 왕국의 소속. 귀족인 웬디는 바이엘른 왕국을 위해 일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웬디와 칼리안이 트레드를 찾은 것은 온전히 리온과 그 일행을 마중하기 위해서다.


“갈게.”

“리온, 조작은 내가 할까?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데.”

“마음대로 해.”

“···괜찮은 거냐, 리온.”


리온은 웬디를 앞두고도 특별한 말 한마디 없이 마도선에 승선했다.

마도선은 마법 도구와 마술의 융합. 그에 지식과 지혜가 뛰어난 베르가 신문물에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배의 중앙으로 달려갔다.

그 모습을 보고 걱정한 레나드는 한숨과 함께 마도선에 올랐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 리온. 조금 전부터 웬디와 칼리안이 할 말이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왜.”


단적인 물음.

리온의 물음에 웬디와 칼리안은 다양한 말과 감사를 떠올렸다.

그러나, 리온의 성격을 떠올리고 말을 삼켰다.

리온은 칼리안을 구하고, 바이엘른 왕국을 도왔다. 필시 두 사람의 감사로만 해결될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은 시선을 맞추고. 같은 결론으로 대답했다.


“언젠가, 저와 웬디 아가씨가 도울 일이 생긴다면.”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스승님.”

““감사했습니다.””


도움을 주었으니, 도움으로 갚겠다.

그런 말과 함께 전한 감사 인사에 리온은.


“···그래.”


옅은 웃음과 함께 마도선에 올랐다.

리온 일행을 태운 마도선은 바이엘른 왕국을 나서, 바다를 건너, 페르나 왕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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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Ego] 4장 57화 21.09.13 25 1 12쪽
230 [Ego] 4장 56화 21.09.10 24 1 12쪽
229 [Ego] 4장 55화 21.09.09 22 1 13쪽
228 [Ego] 4장 54화 21.09.08 25 1 12쪽
227 [Ego] 4장 53화 21.09.07 24 1 15쪽
226 [Ego] 4장 52화 21.09.06 22 1 13쪽
225 [Ego] 4장 51화 21.09.03 33 1 13쪽
224 [Ego] 4장 50화 21.09.02 33 1 15쪽
223 [Ego] 4장 49화 21.09.01 30 1 14쪽
222 [Ego] 4장 48화 21.08.31 24 1 12쪽
221 [Ego] 4장 47화 21.08.30 25 1 12쪽
220 [Ego] 4장 46화 21.08.27 28 1 13쪽
219 [Ego] 4장 45화 21.08.26 25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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