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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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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최근연재일 :
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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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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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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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go] 4장 69화

DUMMY

왕도가 전장으로 변한 뒤. 세력은 세 개로 나뉘었다.

하나는 왕도를 점령하고 왕성을 넘보는 대공의 세력. 다른 하나는 대공의 세력을 무너뜨려 왕도를 탈환하려는 왕녀의 세력. 나머지 하나는.


“···저거, 괜찮으려나.”


티아라 왕녀의 안전을 우선하느라 방관을 선택한 레나드가 무심코 중얼거렸다.

레나드의 시선은 마지막 하나의 세력. 단일 개체임에도 세력으로 나뉠 정도로 강력한 존재. 거대한 키메라의 존재다.

왕도는 바이엘른 왕국에서도 가장 넓은 도시다. 그런 덕에 백성들이 지내는 구역과는 멀리 떨어져 있으나, 대공의 세력과 왕녀의 세력은 다양한 장소에 퍼져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거대한 키메라는 거대한 도로 근처에서만 날뛴다는 점이다.


- “오신다.”

“응?”


건물의 지붕에서 전장을 내려다보던 레나드는 체이스의 목소리에 고개를 기울였다. 무엇이 온다는 걸까. 그 사실을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떠올렸다.


“리온?”

- “그래. 덧붙여서, 어머님도 오신다.”

“···그래?”


체이스가 말하는 어머님이란 대체 누구인 걸까. 레나드는 어머님이란 존재에 의문을 품으면서도 리온이 어떻게 오는지 궁금했다.

체이스는 간단하게 답했다.


- “하늘.”


그와 동시에.


- 파칭.


하늘이 깨졌다.


-+-


- 파칭.


무언가 산산조각이 나는 소리가 울려 퍼진 순간. 티아라 왕녀는 시선을 하늘로 돌리려 했으나, 참았다.

지금은 전투 중이다. 그런 상황에서 작은 소음에 신경을 돌릴 여유는 없다. 아마 유리창이 깨어졌겠지. 그렇게 생각한 티아라 왕녀는 다시 전장을 확인했다.

거대한 키메라는 티아라 왕녀의 병사뿐만 아니라, 대공의 병사도 공격하고 있다. 덕분에 부대를 재편할 시간을 벌었으나, 대공과 티아라 왕녀 병사들의 공격으로도 키메라는 아무런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

부대를 운영하여, 대공의 병사를 견제하고, 키메라까지 신경 쓰는 상황.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가는 지금 상황은 절대 좋은 상황이 아니다.

작은 흔들림 하나로도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렇게 판단한 티아라 왕녀는 차분히 상황을 해결하려 했으나.


“큭···! 말과 다르지 않나! 저건 내 명령을 들어야 할터!”

“으으응? 무슨 소리일까아아? 명령을 들어어어? 그런 소리를 한 적은 없는데에에?”

“젠장!! 저게 진심으로 날뛴다면 왕도는 멸망한다! 퇴각!! 전원, 퇴각이다!!”


대공의 병사들이 점점 물러나기 시작했다.

왕도를 지키던 병사들이 물러나기 시작하자, 지금까지 유지되던 전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대공과 티아라 왕녀의 병사들로 인해 겨우 키메라의 공격을 분산하던 상황에, 대공의 병사가 사라진 상황이다.

대공의 병사가 물러나는 모습은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게다가, 수많은 병사의 움직임은 키메라의 관심을 끌기에 좋은 표적이다.


“#$%#$%---!!”


기괴한 언어를 내지른 키메라는 도망치기 시작한 대공의 병사를 끈질기게 쫓기 시작했다. 그에 겁먹은 대공의 병사들은 편대를 무너뜨리고, 아무렇게나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제는 군대라고 부를 수도 없어진 병사들은 키메라의 공격에 휩쓸려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겨우 거리 하나 차이로 엿본 티아라 왕녀와 그 병사들은 직감했다.

대공의 세력. 적이라고는 하나, 부담을 나누고 있던 세력이 사라진 후. 저 거대하고 잔인한 키메라가 다음으로 향할 곳은.

자신들이다.


“전---.”

“---저기.”


티아라 왕녀가 병사들을 불러 키메라의 공격을 대비하려 한 순간. 누군가가 티아라 왕녀를 불렀다.

생전 처음 듣는 목소리. 게다가 자신의 곁에서 들려온 목소리다. 왕녀인 자신의 신분은 좋던 나쁘던 누군가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게다가 지금은 전투 중. 더욱 자신의 경호에 집중된 상황에서, 쉽게 접근한 상대다. 티아라 왕녀는 목소리의 주인이 실력자라 확신하고, 의문과 함께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넌 누구 편이야?”


맑고, 하얀. 신비한 머리카락의 소녀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당, 신은···.”

“누구 편이야? 빨리 말해줘. ···대충 알 것 같긴 하지만.”


티아라 왕녀는 신비로운 소녀의 모습에 잠시 말을 잃었다. 그러나 이내 소녀의 정체를 물어보려 했으나. 소녀는 같은 질문으로 돌아왔다.

소녀는 티아라 왕녀를 보고 있다. 그 시선에는 특별한 감정이 없다. 그저, 사실만을 확인하려는 질문이다.

티아라 왕녀는 소녀의 정체, 모습, 능력 등. 다양한 의문이 떠올랐으나, 소녀의 신비로운 모습에 이끌리듯 대답했다.


“백성의 편이랍니다.”

“···흐음. 그래, 뭐. 그 정도면 충분해.”


소녀는 만족한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선을 하늘로 돌렸다. 그에 티아라 왕녀는 이끌린 시선을 하늘로 향하고.


“꺄, 아아아악---!!”


하늘에서 떨어지는 세 사람을 발견했다.

티아라 왕녀가 당황하기도 잠시, 곁에 선 소녀가 손을 들어 올리자. 세 사람의 떨어지는 속도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세 사람은 줄어든 속도로 티아라 왕녀가 있는 방향으로 낙하했다. 그리고 그제야 주변에서 이상을 알아차렸다.

떨어지던 이가 소리를 내지르지 않았다면, 소녀가 티아라 왕녀에게 다가온 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

세 사람은 저마다 땅에 발을 붙였다. 그와 동시에 주변의 병사가 티아라 왕녀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세 사람. 티아라 왕녀의 곁에 있는 소녀까지 포함해 주변을 포위했다.


“···전부 전이하지.”

“아하하. 그러기에는 주변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래도 재밌었지, 리온?”

“전혀.”


리온.

그 이름을 들은 티아라 왕녀는 불현듯 레나드를 떠올렸다. 그가 말한 이름이 리온이 아니었나. 이름을 떠올린 티아라 왕녀는 소녀에게 말을 붙인 남자를 쳐다보았다.

다른 두 사람. 웬디와 칼리안은 땅에 착지한 이후로 멀미를 호소하며 숨을 고르고 있다. 반면, 리온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전장을 확인했다.

티아라 왕녀는 리온을 바라보고, 묻고 싶은 말이 많다는 것을 떠올렸다. 우선, 조직에 관해서는 어떻게 되었나. 그런 질문을 하려 했으나.

지금은 전투 중. 잡담을 시간은 없다.


“@#@#$@#$---!!”

“키, 키메라가 옵니다!!”


대공의 병사들을 완전히 무력화 시킨 키메라는 뿔뿔이 흩어진 대공의 병사 대신, 뭉쳐 있는 티아라 왕녀의 병사를 노리기 시작했다.

기묘한 팔과 촉수를 움직여 다가오기 시작한 모습에 티아라 왕녀는 물론, 병사 전원이 공포를 떠올렸다.

그러나.


“베르.”

“알고 있어. 자, 그쪽의 두 명도 정신차리고.”


이 자리에서 두 사람만큼은 멀쩡하게 행동했다. 베르와 리온은 달려오는 키메라의 모습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하게 웬디와 칼리안을 바라보더니. 리온의 경우에는 아예 방관하는 모습으로 팔짱을 꼈다.

그 모습에 티아라 왕녀가 당황하기를 잠시.


- 탕.


멀리서 울린 총성.

그 총성에 이어진 결과는 지극히 간단.


“크리리에에에엑---!”


다가오던 거대한 키메라가, 휘청거리며 쓰러졌다.

총성은 단 한 번. 한 번의 총성으로 인해 키메라가 넘어진 것이다. 아직 목숨이 붙어있다는 걸 증명하듯 키메라의 촉수는 활발히 움직였으나, 공격이 통했다는 사실에 왕녀의 병사들은 환호했다.

키메라가 쓰러진 모습을 본 티아라 왕녀는 리온과 베르에게 시선을 향했다. 두 사람은 어딘가 초연한 모습으로 키메라를 볼뿐. 특별한 감상을 품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티아라 왕녀는 직감했다. 두 사람에게 키메라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걸 증명하듯 베르가 선언했다.


“자, 두 사람! 저쪽의 두 사람이랑 함께 키메라를 쓰러뜨려!”


-+-


“···저 사람이 어머님?”

- “그래. 저분이 창조주이신 아버님과 함께 나를 만드는 데 힘써주신 분이다.”

“그렇구나···.”


베르가 나타난 직후. 기묘하면서도 지극히 미약한 기척에 뒤늦게 깨달은 존재. 레나드는 베르가 나타난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베르의 전이 직후, 레나드가 파악한 기척은 셋. 웬디와 칼리안, 리온이 전부다. 티아라 왕녀의 호위로 집중하고 있던 레나드조차 베르가 언제 티아라 왕녀에게 접근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렇기에, 레나드는 베르의 실력을 짐작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엄청나네.”

- “네놈의 눈도 조금은 좋아진 모양이군.”


체이스의 목소리에도 레나드는 어깨를 으쓱였다.

레나드는 조금 전 체이스의 이야기에 따라, 키메라에게 총을 쐈다. 덕분에 키메라는 쓰러지고, 티아라 왕녀 측에 자그마한 시간 여유가 생겼다.

그것도 잠시.


- “···어머님의 전언이다. 나와 네놈. 그리고 저쪽에 있는 두 녀석과 함께 쓰레기를 치우라는 군.”

“뭐? 저쪽의 두 사람이라면···.”


레나드는 시선을 돌려서 웬디와 칼리안을 바라봤다. 레나드가 보기에 두 사람은 그리 실력자가 아니다. 물론, 자신도 리온에 비하면 약하다. 그래도 레나드가 보기에 웬디와 칼리안은 완전히 일반인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 다시 본 웬디와 칼리안의 기척과 풍기는 존재감은 무언가 달랐다.


“···설마.”


게다가 두 사람 중 한 사람. 칼리안의 경우에는 지극히 익숙한 기척을 풍기고 있다. 인간의 것과 완전히 같지만, 레나드 자신이 느끼는 익숙함.

레나드가 체이스와 많은 교류를 뒀기에 느낄 수 있는 익숙함이다. 익숙함의 정체를 깨달은 레나드는 잠시 생각하려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살아있는 사람에게 영혼 마법을 사용할 리는 없다. 그러니 두 사람에게는 무언가 큰일이 있었다. 지금은 그저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두 사람이 전력으로 충분하다는 점이다.


“이쪽이 할 일은 교란인가?”

- “그렇겠지. 저것에게 느껴지는 마력은 심상치 않다.”


체이스마저 웬디의 마력에는 경계를 보였다.


“@#$@#%---!!”


키메라의 울음소리. 마력으로 가득한, 공격이 아닌 공격.

레나드는 키메라의 울음소리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체이스가 발하는 미약한 장벽 덕분이다.

키메라의 위치를 확인한 레나드는 곧장 다음 마법을 준비해, 조준했다. 마법의 종류는 이미 수천 번 이상 교류한 덕에, 순식간에 정할 수 있었다.


- 탕.


쏘는 것은 한순간.

이미 말을 나눌 시기도 아니다.

그저, 생각한 것만으로 의도가 전해지는 경지.

두 사람은 완벽한 순간에 쐈다.


- 푹.


날아간 탄환은 키메라의 피부를 뚫고, 박혔다.

체이스의 탄환은 일반적인 탄환이 아니다. 마법을 구체화하여, 탄환의 형태로 만든 것. 그렇기에 한 번 발사된 탄환은 마법으로 변한다.

이번에 사용한 마법은 교란에 알맞은 마법.


“#$%----?!”

“어두울거야.”


시야의 암전.

갑작스럽게 시야가 어두워진 키메라는 당황과 동시에 분노하며 더욱 날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확인한 레나드는 장전된 탄환을 연달아 쏘았다.

이번에 쏜 마법은 특별할 필요가 없는, 탄환의 마법.


“@#$@#--!!”


시야가 없는 상황에 고통이 따르자, 키메라는 고통이 전해진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레나드는 의도한 대로 키메라가 자신을 따라온다는 걸 확인하고, 지붕을 뛰어다니며 키메라를 유도했다.

목표는 왕도의 중앙 광장.


“벌써 가 있네.”


멀리서 느껴지는 기척에 레나드는 다소 속도를 올렸다. 동시에 쏘는 탄환의 수를 늘린다. 이번에 쏘는 탄환은 피해 증가, 마력 저하 등. 다양한 마법을 사용한다.

레나드가 키메라를 유인하는 것은 단 하나. 체이스를 통해 베르의 말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한 이야기는 간단.


[거대한 마법을 사용할 거다.]


라는 단적인 정보.

그에 레나드는 키메라를 이끌고, 중앙 광장으로 향한다.

그리고 중앙 광장에서 마주한 것은.


“사라져!!”


왕도의 하늘을 극채색으로 물들인 마법의 향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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