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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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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최근연재일 :
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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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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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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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go] 4장 59화

DUMMY

저택이 보이는 건물의 옥상. 그 옥상에 두 명의 모습이 있었다.

한 사람은 안색이 그다지 좋지 않았으나, 다른 한 사람은 아무런 변화도 없이 그저 평온한 모습이었다.


“···.”

“어중이떠중이보단 강한 모양이군.”


체이스는 저택의 모습을 살피며 위즐리의 대한 감상을 남겼다. 하지만, 레나드는 예상한 상황과 달라진 전개에 한숨을 내쉬었다.

본래 레나드는 티아라 왕녀의 저택이 공격받는 순간, 위험하다고 판단된 순간에 나서기로 했다. 그렇게 자신과 체이스가 티아라 왕녀를 구한 후에 자연스러운 만남을 꿰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티아라 왕녀에게 향한 위험은 어느새 위즐리가 해결해버렸다. 게다가 위즐리는 레나드와 체이스의 위치를 파악해서 도발인지 제안인지 모를 말까지 남겼다.

지금 상황은 아무리 봐도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다.


“···하아.”


레나드는 옥상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건물의 옥상에 오른 레나드와 체이스는 주변에서 보이지 않는 위치에 있다.

바로 아래에 있는 길목으로 다니는 사람들도 레나드와 체이스를 눈치채지 못했다. 그런데도 위즐리는 멀리서, 그것도 조금의 시선을 감지하고 정확하게 위치를 알아낸 것이다.


“어떻게 하지.”


레나드는 예상한 상황과 달라지자, 복잡한 일이 남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티아라 왕녀는 바이엘른 왕국의 왕녀다. 게다가 지금은 왕도의 일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신분이 불확실한 레나드와 체이스를 상대로 왕녀가 만난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그러나 다른 방법이 없다. 레나드가 한참 고민하는 동안, 체이스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간다.”


이번에야말로 저택으로 향한다는 말을 남겼다.

체이스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의 기분을 신경 쓰지 않는다. 신경 쓰는 것은 오롯이 체이스의 창조주인 리온 뿐이다. 그렇기에 리온이 내린 명령, 티아라 왕녀를 호위하라는 말을 지키기 위해서 저택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레나드는 깊은 한숨을 내뱉고는 다시 한번 생각했다. 이미 레나드와 체이스의 모습은 들켰다.

그렇다면 차라리.


“갈까.”

“처음부터 그렇게 말했다.”

“···아니. 아, 그래 가자.”


레나드는 체이스와 함께 저택을 찾았다. 저택의 입구에는 당연하게도 병사가 입구를 지키고 있다.

병사는 처음 보는 두 사람을 바라보고, 행색이 수상하다는 판단에 길을 막았다. 레나드는 이미 결심했기에 병사의 당황하는 모습에도 신경 쓰지 않았다.


“초대받았는데. 확인하면 될걸.”


오히려 체이스의 행동을 본받아 당당하게 행동하기 시작한 레나드의 모습에 병사는 더욱 당황하며 저택 내부에 신호를 보냈다.

신호는 곧바로 연락으로 반응이 돌아왔다. 연락을 확인한 병사는 잠시 눈을 깜빡이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더니.


“···들어, 오라고 하십니다.”


한참이나 분한 모습으로 길을 비켰다.


“그래.”

“쯧. 늦다.”


레나드는 태연하게 들어가고, 체이스는 병사의 대응에 불만을 내뱉으며 저택으로 들어섰다. 그 모습에 병사는 의문과 경계를 떠올렸으나, 두 사람은 이내 저택 건물로 들어섰다.

저택의 내부에는 하인 하나 없는 모습으로, 저택의 크기를 생각하면 이상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체이스는 처음 오는 내부의 모습에도 망설임 없는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레나드는 체이스가 향하는 길에 기척을 확인하더니, 이내 조용히 체이스의 곁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집무실.


“들어오시면 됩니다.”


두 사람이 집무실의 문 앞에 도착한 순간, 내부에서 위즐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레나드와 체이스는 별다른 경계를 하지 않고 집무실의 문을 열었다.

집무실의 내부에는 조금 전 레나드와 체이스가 창문 너머로 확인했던 두 사람이 있었다. 다만, 티아라 왕녀는 자리에 앉은 체. 위즐리만 자리에서 일어나서 두 사람을 반기고 있었다.

레나드는 그에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으나, 체이스는 미묘하게 얼굴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 이상의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저는 위즐리 가문의 당주입니다. 두 분의 성함은 어떻게 되나요?”


위즐리는 귀족임에도 불구하고 레나드와 체이스에게 존댓말을 유지했다.


“레나드.”

“체이스다.”


두 사람의 대답에 만족한 듯한 위즐리는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그래서, 두 분은 어떤 이유로 이곳까지 오신 겁니까?”


위즐리는 태연한 모습으로. 그러나 위압이 뒤섞인 모습으로 레나드와 체이스에게 물었다.

다만, 두 사람에겐 그리 통하지 않았다.

레나드는 대답을 고민하더니, 이내 평범하게 사실을 전하기로 했다.


“의뢰. 라고 할까···. 명령받아서 말이지.”

“명령···?”


귀족을 상대로 숨기는 일이 귀찮았을 뿐. 그저 그런 이유였으나, 위즐리는 레나드의 대답에 의문을 보였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의문을 보인 건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티아라 왕녀도 마찬가지다.

명령이라고 한다면 조금 전 자객과 비슷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살기가 전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두 사람이 자객과 아무런 연관이 없을 리 없다.

더욱 의문만 늘어난 상황에서 위즐리는 차분히 물었다.


“명령은 무엇입니까?”


위즐리의 질문에 레나드는 어깨를 으쓱이고는, 시선을 티아라 왕녀에게 향했다.

위즐리는 다소 경계했으나, 위즐리가 무언가 말을 하는 것보다 먼저.


“티아라 왕녀를 호위하라고 해서 말이지. 귀찮게도 왕도로 향하다가 이쪽으로 왔네.”

“호위···?”

“저를?”


레나드는 귀찮은 감정을 최대한 섞어 말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저마다 다른 방향에서 반응했다.

위즐리는 티아라 왕녀를 호위하라는 명령. 그 명령을 내린 인물에 관해 의문을 떠올렸다. 반면, 티아라 왕녀는 어째서 자신을 호위하라고 하는지 의문을 떠올렸다.

레나드는 두 사람의 반응을 살피며 오래 걸릴 듯한 낌새를 느꼈다. 반면, 체이스는 두 사람이 애매한 반응을 보이자 한껏 얼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아버님이 조직을 무너뜨리는 동안 네 녀석은 어떻게든 살아 있어야 한다. 그러니 네 녀석은 살아남을 생각이나 해라.”

“체이스···.”


갑작스러운 발언이지만, 딱히 틀린 이야기도 아니다. 그렇기에 레나드는 한숨을 내쉬면서 두 사람의 반응을 살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반응은 레나드의 예상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설마···.”

“···위즐리 공. 지금 당장 자료를 준비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안색이 바뀐 두 사람은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레나드는 의문을 떠올렸으나, 어쩐지 상황이 잘 풀릴법한 기분이 들었기에 얌전히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리길 잠시.


“체이스 씨. 그 이야기를 자세히 해주실 수 있나요?”

“뭐?”

“조직의 이야기입니다.”

“···쯧. 알겠다.”


체이스는 위즐리에게 간단하게 설명했다. 자신의 창조주, 리온이 바이엘른 왕국에 조직을 찾아왔다. 찾는 것은 대수. 그러나 대수를 지닌 조직이 존재한다.

그 조직이 다양한 실험을 하며 리온의 앞을 막아서고, 지금으로선 바이엘른 왕국의 귀족마저 회유하여 움직이고 있다.

그렇기에 리온은 직접 조직을 무너뜨리고, 그 사이 귀족들의 움직임으로 인한 위협을 막기 위해 레나드와 체이스가 왔다는 이야기였다.

상당히 생략하고 축약한 이야기였으나, 레나드는 굳이 말리지 않았다. 이야기를 듣는 위즐리와 티아라 왕녀의 모습이 심각해 보였기 때문이다.

체이스의 모든 이야기가 끝나자 티아라 왕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 조직이 아직도 있었단 말입니까.”

“이건 제 실책입니다. 너무 안일하게 대응했었나 보네요.”

“···.”


위즐리와 티아라 왕녀는 몇 년 전의 사건을 떠올리고 있었다. 벌써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사건. 그 사건은 한 조직이 중심으로 일어난 사건이었다.

귀족들이 아닌, 서민들을 대상으로 반란을 일으킨 사건. 조기에 진압되었기에 큰 문제는 아니었으나, 배후에 조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위즐리와 티아라 왕녀는 조직을 쫓으며 가능한 한 조직이 활동할 수 없도록 처리했다. 그러나. 지금.

체이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몇 년 전 활개 쳤던 조직과 완전히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 대상이 백성에서 귀족으로 바뀌었을 뿐.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카타스트로피···.”

“카타스트로피?”


위즐리가 중얼거린 말을 들은 레나드는 자신도 모르게 되물었다.

카타스트로피. 이는 위즐리와 티아라 왕녀가 조직을 쫓는 과정 중에서 자신들을 칭하는 말임을 이해했다.

그들은 상당히 위험한 마력을 운용하여 연구하며, 그 연구를 지닌 채 주변을 선동한다. 이번 반란도 카타스트로피라는 조직이 관련되어 있다면 다양한 점이 설명된다.

그저.


“오라버니와 길버트가 그런 조직에 속아 넘어가다니···.”


이미 한 차례 문제를 일으켰던 조직에 속아 넘어간 두 사람을 떠올렸을 뿐이다.

티아라 왕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몇 년 전 활개를 치던 조직이 다시 한번 떠올랐다. 이번에는 귀족들이 회유된 상황에, 자칫 대공마저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를 막을 힘이 티아라 왕녀에게는 없다. 귀족의 일을 해결하려 해도, 조직이 나선다. 무력으로 밀리는 상황이다. 게다가 티아라 왕녀는 계승권 다툼에서 멀어지기 위해 권력도 상당 부분 포기했다.

지금 티아라 왕녀에겐 제대로 된 힘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나마 있는 것 마저 자신의 힘이 아닌, 위즐리 가문의 힘이다.


“···.”


티아라 왕녀는 레나드와 체이스의 모습을 살폈다.

두 사람을 믿기에는 신뢰가 부족하다. 신용도 부족하다. 다만, 그 두 가지를 찾기에는 티아라 왕녀의 힘이 지나치게 약하다.

그렇기에.


“알겠습니다.”

“전하?”


티아라 왕녀는 일시적으로 두 사람을 믿어보기로 했다.

지금 현 상황에서는 조금이라도 자신의 편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 레나드와 체이스가 거짓을 말하면 그뿐. 진실이라면 이득이 될 뿐이다.

어느 쪽이더라도 문제는 없다. 그저, 티아라 왕녀는 바이엘른 왕국의 제1 공주로써 할 일을 할 뿐이다.


“두 분의 협력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제대로 된 증거 없는 두 사람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 모습에 위즐리는 다소 당황했다. 그러나 이내 티아라 왕녀와 같은 결론에 도달하고, 내심 한숨을 쉬었다.

본래라면 손해가 없더라도 신원이 불명한 두 사람을 가까이 두면 안된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두 가지.

하나는 백성을 생각하는 것. 다른 하나는 티아라 왕녀가 자신의 안전을 경시해서라도 백성을 도우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깨달은 위즐리는 티아라 왕녀를 대신해서 안전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기로 했다.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적습니다. 두 분은 어떻게 상황을 해결하실 생각인가요?”


티아라 왕녀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의문을 떠올렸다.

제대로 된 증거 하나 없이 나타난 두 사람. 지금 상황에서 두 사람은 명백히 위화감으로 가득한 인물들이다. 그런 두 사람은 과연 어떻게 지금 상황을 해결할 것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레나드도, 체이스도 아닌. 전혀 다른 존재가 대답했다.


“캬앙!”


레나드의 품속에서 뛰쳐나온 에모트가 책상에서 몸을 풀더니, 레나드와 체이스를 보고 꼬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등장에 티아라 왕녀와 위즐리는 한순간 당황하고. 에모트의 모습을 다시 확인한 그 순간. 더욱 당황하여 경계했다.

에모트의 모습은 명백히 동물이 아니다. 그렇다고 마수도 아니다. 고양이를 닮은 모습에, 뿔과 날개.

이는.


“키메라!”


몇 년 전, 카타스트로피가 한참 만들던 저주받은 생물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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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Ego] 4장 64화 21.09.22 2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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