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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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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최근연재일 :
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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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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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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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go] 4장 66화

DUMMY

바람 한 점 없는 평야.

평야에 넓게 펼쳐진 대군은 저마다 무기를 든 체, 미묘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그들의 시선은 왕도. 그러나 의식만큼은 그들의 배후로 향해 있었다.

수만의 대군의 중앙. 그중에서도 높은 지대에 속하는 장소에는 한 사람이 희소한 무기를 들고 있다.


“후···.”


희소한 무기인 총. 총을 자연스럽게 다루고 있는 모습은 그가 여러번 총을 사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레나드는 체이스. 총을 다루며 조용히, 목표를 겨누었다. 총구가 향하는 방향은 왕도의 성문. 멀리서 봐도 튼튼한 왕도의 성문은 단순히 총 한자루로 무너뜨릴 수 없다.

총의 위력은 대인전 기준으로는 상당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총은 완전히 무용지물의 물건이 된다.

그러나 레나드의 총은 일반적인 물건이 아니다. 영혼이 깃들어, 형태를 변화하며, 성장마저 이루어내는 레나드의 총은 상당한 위력을 지녔다.


“준비는.”

-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나.”


간략히 체이스와 의견을 나눈 레나드는 체내 마력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레나드와 체이스는 영혼으로 이어진 관계. 레나드의 마력으로 체이스의 마법을 구축하는 게 가능하다. 이 경우, 본래 체이스가 다루는 마법보다 정밀하며 더욱 높은 위력의 마법이 구축된다.

게다가 체이스는 매번 경험과 성장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의 수를 늘리고 있다.


“···.”


체이스가 구축하는 마법은 산화. 금속인 성문을 상대로는 뛰어난 효과를 보일 마법이다.

숨을 가다듬는 순간 이미 마법은 탄환의 형태로 장전된다.

남은 것은 최적의 순간에 쏠 뿐이다.


- “지금.”


- 탕.


그 누구보다 확실한 체이스의 목소리, 목소리가 들린 순간 레나드는 총을 쏘았다.

마법이 구체화한 총알은 폭발하듯 충격을 받아 날아가, 중력에 이끌려 떨어지면서도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탄환이 날아가기를 겨우 1초.


- 카앙.


날아간 탄환은 성문에 부딪혔다.

그 모습을 본 참모와 대장은 레나드의 행동을 비웃었다. 총알이 성문에 박혔을 뿐, 성문이 날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레나드는 분명 성문을 무너뜨린다는 말을 내뱉었다. 그렇기에, 대부분은 성문을 날려버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성문이 폭발하는 광경을 상상했다.

하지만, 레나드의 총알은 성문에 작은 생채기를 냈을 뿐. 관통조차 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더더욱 우습게 받아들였지만.

그들의 비웃음은 오래 유지되지 않았다.


- 파삭.


처음 이상을 알아차린 것은 주의하여 관찰하던 위즐리.

성문. 그 일부분. 정확히는 총알이 박힌 부분부터 성문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바람에 바스러지는 낙엽처럼 무너지는 성문의 모습에 위즐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위즐리가 경악할 무렵에는 이미 다른 이들도 성문의 이상을 알아차렸다. 성문에 생긴 아주 작은 생채기. 그 흔적이 점차 전염되듯 넓어지더니, 푸른 흔적이 순식간에 성문을 덮어버렸다.

그와 동시에 성문의 곳곳이 바람에 흩어져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끝났네.”

- “흥,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건가. 무르군.”

““““·········.””””


왕도를 지탱하며 지킨 성문이 완전히 무너지기까지, 불과 3분도 체 걸리지 않았다.

그 광경을 처음부터 지켜본 부대의 면면들은 말을 잃고, 한참을 사라진 성문을 바라보았으나. 이내 자신들의 목적을 떠올렸다.

그와 동시에.


“진격!!”


티아라 왕녀의 패기 어린 목소리가 평야에 울려 퍼졌다.


“““““우아아아!!”””””


티아라 왕녀의 목소리에 폭발하듯 나아가기 시작한 병사들은 순식간에 성문을 넘었다.

왕도의 입구를 넘은 그들은 부대마다 맡은 구역으로 흩어지기 시작해, 전투를 위해 확인해두었던 지역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왕도는 넓은 바이엘른 왕국 중에서 가장 큰 도시. 시가지 전투를 벌이는 것도 가능하지만, 백성을 생각하는 티아라 왕녀의 제안으로 인해 병사들의 포진은 넓은 공터와 공원에만 한정되었다.

그중에서도 두 곳은 우선하여 배치되었다.


“왕녀 전하? 우리도 갈까?”

“티아라, 면 충분합니다. 레나드 공. 성문의 건은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왕도의 진입이 수월해졌어요.”

“그건 뭐, 지루했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어디로 갈까.”

“저와 함께 향해주시면 됩니다.”

“···왕성?”


티아라 왕녀가 속한 부대는 다른 부대와 달리, 곧장 큰길을 이용해 왕성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한참. 레나드와 체이스는 길 너머에서 느껴지는 기척을 파악했다.

수는 대략 수천.


“저게 대공인가.”

“맞습니다. 이번 반란의 주모자, 라고 생각하셔도 된답니다.”


수천의 병사와 기사를 이끌고 나타난 남자를 확인한 레나드는 중얼거렸다. 그에 티아라 왕녀는 한숨이 뒤섞인 목소리로 수긍했다.

대공은 모든 병사와 기사가 내려다보이는 위치에서, 티아라 왕녀 부대의 앞길을 막아섰다.


“티아라. 얌전히 투항해라. 네 형제도 얌전히 투항했다.”


길을 막은 직후에 대공이 건넨 이야기.

그 이야기를 들은 티아라 왕녀는 미묘하게 얼굴을 찌푸렸다.


‘숙부님이 승리를 확신하고 계신다···? 게다가, 세드릭 오라버니와 길버트가 투항했다?’


숙부. 대공은 승리를 확신하지 않는다. 지나칠 정도로 조심스러운 성격이 대공의 본래 성격이며, 제1 왕자와 제2 왕자는 포기를 모르는 게 단점인 동시에 장점이다.

그러나 대공의 말대로라면 이상한 점이 많다. 하지만.


“버틀러 대공. 대공은 왕국의 정세를 어지럽힌 죄. 감히 폐하의 신하로서 폐하를 노린 죄. 결코, 간단하게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


티아라 왕녀는 단호한 태도로 대공에게 죄를 선언했다.

이는 명백한 적대의 의사. 그 사실을 이해한 대공은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티아라야. 내가 정녕 아무런 대책도 없이 이런 일을 벌였다고 생각하는 게냐?”

“버틀러 대공의 성격이라면 대책을 세우셨겠지요. 하지만, 그 어떤 대책이라도 소용없습니다. 저는 바이엘른 왕국의 제1 왕녀. 티아라 바이엘른으로서 버틀러 대공의 죄를 묻겠습니다.”

“하하. 많이 컸구나.”


대공은 당찬 모습으로 선언한 티아라 왕녀의 모습에 웃음을 지었다.

티아라 왕녀는 대공의 웃음에 내심 불안과 의문을 느꼈으나, 자신의 곁에는 위즐리와 호위인 레나드와 체이스가 있다.

그 사실에 티아라 왕녀는 마음을 다잡고 대공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아직도 미숙해.”


대공이 중얼거린 순간.


- 콰앙.

- 우르르르.

- 투쾅.


왕도의 여기저기서 의문의 폭발이 일어났다.


“이게 무슨···. 당장 주변의 상황을 보고하세요!”

“예, 예···!”


당황한 티아라 왕녀와 그 부하들은 서둘러 주변의 피해 상황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공의 진영은 태연한 모습으로 티아라 왕녀와 그들의 움직임을 바라봤다.

반면, 레나드와 체이스는 익숙한 기척에 한숨을 내쉬었다.


“키메라인가.”

- “열등한 녀석들이다. 몇이나 오든 소용없지.”

“그건 그렇지만···. 병사들에겐 피해가 나올텐데.”


레나드와 체이스가 감지한 기척.

그건, 키메라의 기척이다. 그를 증명하듯 주변 상황을 파악하려 분주한 병사들은 이내 한 가지의 정보를 받아들였다.

병사들은 다소 초조한 모습으로 티아라 왕녀에게 보고를 올렸다.


“해, 해당 폭발은 지하에서 일어난 것으로, 왕도 전역에 대량의 키메라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키메라···?!”


티아라 왕녀는 보고를 듣고 대공을 살폈다. 대공은 여전히 웃음을 머금고 있을 뿐.

그에 티아라 왕녀는 이번 사태가 대공과 심히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대공이 조직과 이어졌을 가능성을 떠올렸다.


“설마···. 버틀러 대공!! 그것들과 손을 잡으신 겁니까!”

“그것들이라니. 그들이라 칭해야지, 티아라. 그들은 실로 위대한 지식을 지니고 있더구나. 나는 그들의 지식을 빌리는 대가로 어느 정도 실험에 도움을 주었다. 그저 그뿐이야.”

“그게 무슨···. 그렇다면, 최근에 일어난 실종 사건은 전부···!”

“그래. 덕분에 나는 그들과 깊은 관계를 지닐 수 있었지. 네 형제에 관해서는 고맙더구나. 그 두 사람도 관심을 가진 덕분에 그들이 왕국에 들이는 게 쉬웠어.”


승리를 확신한 탓인지, 대공은 손쉽게 가진 정보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대공의 목적은 분명 압도적인 격차를 늘어놓아 전의를 빼앗기 위한 것.

그러나 티아라 왕녀는 제1 왕자와 제2 왕자가 속아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았을 뿐이다. 게다가, 대공이 조직과 이어졌다는 확실한 증거도 들었다.

그렇다면, 티아라 왕녀가 할 수 있는 행동은 하나.


“레나드 공.”


대공이 조직. 카타스트로피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이미 티아라 왕녀가 해결할 수 있는 범주를 넘었다.

그렇기에 티아라 왕녀는 조직을 상대한다는 레나드의 도움을 요청했다. 레나드와 체이스는 티아라 왕녀의 호위. 그리고 그 호위를 명령한 리온이라는 자는 카타스트로피를 상대한다고 한다.

리온이라는 인물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 상황은 자신의 호위로 온 레나드와 체이스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레나드는 어깨를 으쓱일 뿐.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내가 움직일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레, 레나드 공? 조직을 상대하시는 게 아닌가요?”

“아···. 착각하는 모양이니 다시 말할게.”


그에 티아라 왕녀는 당황하며 초조한 모습으로 레나드를 봤으나, 레나드는 태연하게 말했다.


“움직일 ‘필요’가 없어.”

“···그게, 무슨. ···?”


레나드의 말에 티아라 왕녀는 의문을 보였으나.


- ···.

- ···.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작지만, 많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그 시선은 왕도의 큰길과 하늘. 티아라 왕녀가 나아간 거리다.

뒤를 돌아본 티아라 왕녀의 시선 끝에는.


“야아아옹.”

“멍!!”

“크르르르.”

“짹, 짹.”


수많은 동물이 행렬을 이루며 달려오고 있었다.

그 모습에는 티아라 왕녀뿐만 아니라 반대편에 있는 대공과 부하들마저 기겁했다.

동물의 모습은 단순한 초식 동물부터 육식 동물. 개중에는 파충류와 곤충마저 섞여 있다. 그러나 그런 생물들이 행렬을 이루며 일제히 달려오는 모습은 공포와 경악. 두 가지의 단어로 설명하기에 충분했다.

그것들은 하나의 명령이라도 받는 듯 질서정연한 움직임으로 달리더니, 골목마다 편대를 이루어 흩어지기 시작했다.

마치 실력 좋은 군대를 보는 듯한 모습에 티아라 왕녀는 지금의 상황마저 잊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많네.”

- “아버님이 만드신 작품이니까.”


왕도의 문을 넘은 동물은 전부 골렘. 그것도 리온이 만든 골렘들이다. 그 사실을 모르는 티아라 왕녀와 대공은 갑작스레 이상 행동을 보이는 동물들을 한참이나 바라봤다.

그러나 위즐리만큼은 레나드의 중얼거림을 듣고 짐작했다. 이는 분명, 레나드와 관련된 일이다.


“레나드 공. 저것들은···?”

“아. 저건···.”


위즐리의 물음에 레나드는 잠시 생각하고, 가장 간단한 대답을 내놓았다.


“우리 편이야.”


그 간단하고도 듣기 좋은 대답에 위즐리는 미묘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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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Ego] 4장 63화 21.09.21 2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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