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최근연재일 :
2021.12.24 18:00
연재수 :
306 회
조회수 :
14,819
추천수 :
345
글자수 :
1,835,784

작성
21.08.30 18:00
조회
24
추천
1
글자
12쪽

[Ego] 4장 47화

DUMMY

마법이 부서졌다.

사라진 게 아니다.

마력을 방해하며 사라진 것과 다르게, 완벽하게 산산 조각나며 부서졌다.


“허···?”


리온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당황했다. 리온의 마법은 완벽하게 구성되었다. 일반적인 마법사라면 자그마한 간섭조차 할 수 없는 게 리온의 마법이다.

그러나 조금 전, 리온의 마법은 남자에게 닿기 직전에 부서졌다.


“에모트, 여기서 기다려.”

“컁.”


리온은 분위기를 다잡으며 에모트를 대기로 바꾸었다. 리온이 있는 복도에서 마지막 방까지는 몇 걸음 체 되지 않는다. 리온은 전투를 예상하고, 더욱 나아가 전투가 치열할지도 모른다는 예상으로 에모트에게 기다리라는 말을 했다.

일반적으로 마법이 방해되는 경우는 두 가지다. 마력이 흩뜨러지거나, 마법 그 자체의 구성이 간섭으로 무너지거나.

마력을 흐트러뜨리는 방법은 많다. 마력 그 자체를 날려버려도 가능하고, 마력 요소를 흐트러뜨리는 식물이나 마수도 존재한다.

그러나 마법을 무너뜨리는 건 한정되어 있다.


“나와 비슷할 정도의 실력이거나···. 어쩌면 그 이상인가?”


마법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우선, 마법의 구성을 파악할 지식이 필요하다.

마법은 단순히 마력을 엮은 것이 아니다. 사용하면서 마력을 몸속에서 식으로 변환한다. 이때, 발사된 마법은 이미 하나의 식으로서 완벽한 구성을 갖추게 된다.

이 구성은 사람마다 다르며, 마법의 핵심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천차만별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마법사의 실력을 보는 척도로서, 마법의 통찰력을 꼽기도 한다.

리온이 사용한 마법은 3초가 되지 않은 상태로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 시간은 평범한 마법사가 술식을 파악하는데도 벅찬 시간이다.


‘하지만, 저 남자는 나의 마법을 산산조각 내어 부쉈고.’


마법을 부수는 건 핵심 구성을 무너뜨리면 된다. 그러나 산산이 부수는 작업은 완전한 별격이다. 구성이 완벽한 마법을 정반대의 모습으로 메꾸는 작업이다. 이는, 한 사람의 인생을 모방한다고도 할 수 있다.

리온조차도 애먹는 기술을 남자는 처음보는 상대, 리온을 상대로 완벽하게 이루어냈다.


‘···그런데, 어째서 다음 움직임이 없는거지?’


리온은 남자의 움직임을 경계하며 다양한 마법을 준비해두었다. 의식하기만 하면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지금 상태는 리온에게도 무리가 가는 상황이다.

수많은 마법의 대기 상태. 본래 리온의 실력으로는 간단한 일이지만, 지금은 영혼이 일그러진 탓에 긴장을 푸는 순간 마법은 무산될 정도였다.

그렇게 준비를 했으나, 남자는 어째서인지 방을 돌아보는 등. 무언가를 찾을 뿐, 리온을 대비한 마법은 무엇하나 준비하지 않았다.

리온은 그에 불만을 보이며 다시 한번 속박 마법을 날렸다.


- 파직.


“또···.”


속박 마법은 복도를 날아가, 문을 넘어,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남자의 피부에 닿는 순간 사라졌다.

마법 자체는 보이지 않는 마력의 흐름이지만, 리온은 그 마력의 흐름을 관찰하며 남자의 행동을 살폈다. 그리고, 남자가 어떤 행동을 하는 지 알게 되었다.

놀랍게도 남자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거지.”


남자는 그저 서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리온의 마법은 완벽하게 부서졌다. 마치, 마력 자체가 남자에게 닿는 것을 거부하는 듯한 흐름을 보였다. 그렇기에 마법은 구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산산히 조각나며 부서졌다.

리온은 한참 생각하더니, 갑작스레 안색이 바뀌었다.


“설마······!”


살의와 증오가 뒤섞인 중얼거림이다. 새어나오는 마력의 질 또한, 리온의 기분을 대변하듯 날카로운 형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리온은 의문과 당황, 그를 넘는 살의와 증오. 그런 감정을 전부 눌러담으며, 차분함을 유지했다. 아직은 예상일 뿐이다. 리온은 섣불리 감정을 흩뿌리지 않기로 했다.

대신, 방 안에 있는 남자는 어떻게 해서든 붙잡을 필요가 생겼다.


‘『근거리』, 『말살』.’


속으로 지정한 키워드를 중얼거린 리온은 수십 개의 마법을 단 한 번 만에 사용했다. 이는, 미리 준비한 단어를 기점으로 마법을 사용하는 수법이다. 보통의 마법사라면 최대 세 개를 넘기 어렵지만, 리온의 실력은 일선을 긋고 있다.

자신의 몸을 기준으로 삼는 마법. 신체 능력 강화, 반응 속도 향상, 속력 향상 등. 다양한 마법을 사용해 몸을 강화한 리온은 검을 쥐었다.

투박한 모습의 검. 청백색의 검신을 보이는 검은 『칼라드볼그』.


“···쯧.”


검의 무게를 확인한 리온은 혀를 차며 조심스레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탐지 마법으로 방의 모습을 살핀다.

방 안에 있는 남자는 여전히 반응이 없다. 리온은 의문을 느끼면서도, 함정을 경계했다.


‘후···.’


리온은 문 앞에 선 직후.


- 콰직.


문을 발로 차 부서뜨렸다.

그와 동시에.


‘저건가.’


남자를 인식하고.


“무, 뭣!?”


남자가 반응하기 전.


- 촤악.


다리를 노리고 검을 휘둘렀다.

휘두른 『칼라드볼그』는 투박한 모습과 달리, 예리한 검신을 보이며 남자의 다리를 베었다.

한순간에 두 다리를 잃은 남자는 놀라는 동시에 패닉에 빠졌다.


“끄아아악---!!”

“···응?”


반면, 남자를 제압한 리온은 연신 고개를 기울이며 의문을 보였다. 남자는 리온의 마법을 정면에서 산산히 부술 정도로 뛰어난 실력자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남자는 리온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한 모습으로 바라봤다. 게다가 지금은 목숨을 구걸하느라 연신 머리를 박고 있다.

제아무리 리온이라도 남자의 모습을 예상하지 못하고, 한참이나 당황했다.


‘실전이 부족한 실력자인가···?’


실전이 부족한 마법사라면, 지금과 같은 행동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남자는 리온이 무방비하게 있는 상황에도 마법을 준비하는 모습이 없었다. 그저, 정말로 목숨을 구걸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리온은 남자의 실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남자의 실력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이번에는 살상 마법을 선택했다.

사람을 죽이기에는 충분할 정도의 위력이 담긴 마법이다. 리온이 생각하기에, 제아무리 남자가 반응하지 않으려 해도 죽을 위기라면 움직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 쨍그랑.


“···?”


남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여전히 목숨구걸을 하며 머리를 찍고 있다.

그러나 마법은 산산히 부서졌다.


“뭐···?”


리온은 의문과 당혹에 다시 한번 목소리를 내더니.

안색이 뒤바뀌어서 남자를 쳐다보았다.


“너. 이거, 네 녀석이 한게 아니네. 그렇지?”

“네? 에? 그, 네?”


남자는 반쯤 패닉에 빠져서 대답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리온은 분노와 증오. 살의마저 뒤섞인 시선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마법이 산산조각 나며 깨어지는 경우. 리온은 자신의 기억 속에서 그런 적과 만난 적이 단 한 번있다.

그 무엇보다 역겨우며, 증오스럽고, 혐오하는 존재.


“그것과 관련 있는 존재···.”


리온은 혐오감에 휩싸여 직접적인 단어를 피했다. 그것의 정체. 즉, 마왕이다.

한때 마왕이 인류에게 이를 드러내며 종 자체를 위협할 무렵. 마왕의 혈육. 말 그대로 마왕의 피와 살을 이용해 만들어진 존재들은 하나같이 공통점이 있었다.

그 공통점은 마법을 강제로 산산조각낸다는 것이다. 마왕에 이르러선 마력 그 자체를 오염시켜 자신의 힘으로 삼았다. 그런 존재의 혈육은 오염까지는 아니더라도, 마력이 부정하기에 마땅한 존재다.

리온은 눈앞의 남자를 인간으로 보지 않았다. 완전한 오물. 혹은 그 이하의 무언가로 바라보는 리온의 시선은 눈빛만으로 물리적인 중압감을 동반할 정도였다.


“케, 켁. 케헥.”


리온의 시선과 마력, 살의 등. 다양하며 막대한 양의 감정과 마주한 남자는 숨마저 자유롭게 쉴 수 없었다.

리온은 한참을 남자를 살피다가, 남자가 기절하기 직전에 시선을 거두었다. 남자가 마왕과 어떻게 관련 있는지는 모른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인간에 그치는 존재다.

그러나 마력이 무정하는 체질은 마왕의 혈육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그렇기에 리온은 남자를 생포하여 분석하기로 했다.

무감정하게 남자를 내려다 본 리온은 검을 한 번 휘둘렀다.


- 서걱.


한 번의 휘두름. 그 한 번으로 베어낸 것은 남자의 팔이다. 남자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양쪽 팔마저 베어버린 리온은 막대한 양의 피를 흘리는 남자를 들쳐멨다.

마치 짐짝을 취급하는 듯한 리온은 겉으로 보기에 아무런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리온이 감정을 억누르는데 모든 신경을 소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자를 수거한 리온은 문 밖. 복도에서 기다리는 에모트를 불렀다.


“에모트. 저것들을 수거하고 따라와.”

“캬···. 캬앙?”

“저것들.”

“컁···.”


리온의 부름에 기분 좋게 달려온 에모트는 리온이 가리킨 것들을 보고 멈췄다. 리온이 가리킨 것은 남자의 팔과 다리다. 에모트는 한순간 리온을 올려다보았으나, 리온이 긍정하자 에모트는 힘없이 대답했다.

팔과 다리에 다가간 에모트는 하품을 하더니, 등에서 촉수와 비슷한 무언가를 꺼냈다. 그 촉수마다 하나씩 팔과 다리를 든 에모트는 리온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리온은 아무런 말 없이 걸었다. 자신에게 사용한 마법은 아직도 유지되고 있어서, 피로 범벅이 된 에모트나 죽기 진전의 남자를 걸쳐맨 리온은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았다.


“···쯧.”


혀를 찬 리온은 어느샌가 한 방문앞에 도착했다. 평소라면 양손이 묶여도 마법을 사용해 문을 열겠지만, 남자를 들쳐멘 지금은 제아무리 리온이라도 마법을 사용하기 힘들었다.

리온은 어쩔 수 없이 한쪽 다리를 들더니.


- 쾅.


자신과 에모트의 모습을 숨겼던 마법을 지우는 동시에, 문을 발로 차 열었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경악한 표정을 띈 웬디와 칼리안이 서 있었다.

리온은 한순간 웬디와 칼리안을 둘러보고는 아무말 없이 방에 들어갔다. 에모트는 그런 리온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그러기를 잠시.


“스, 스승님?!”

“리온 씨!?”


상당한 충격에 굳었던 웬디와 칼리안이 움직이기 시작하며 리온에게 달려들 기세로 물었다. 두 사람의 행동은 당연하다.

혼자서 행동을 하던 리온이 어디선가 반죽음 상태의 남자를 데리고 온 것이다. 웬디는 놀라며 리온에게 다가가 물으려 했고, 칼리안은 당황하면서도 서둘러 문을 닫았다. 그와 동시에 주변에 떨어진 피가 없는지 살폈다.

리온은 그런 두 사람의 태도에도 반응하지 않고, 들쳐멘 남자를 상으로 던졌다.


- 쿠당탕.


“커헉···!”


충격에 정신을 차린 남자는 주변을 살피다가, 리온을 보고 소리를 내려 했다. 그러나 남자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랐다.


“목은 부쉈어. 지금부터, 넌 묻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여서 대답해. 그러면 고통 없이 죽을 수 있어.”

“케, 헤, 헤헥···!”


남자는 공기가 빠지는 소리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웬디와 칼리안은 리온의 무자비한 모습에 당황하며,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졌다. 칼리안은 웬디에게는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웬디는 리온이 어째서 남자에게 심한 취급을 하며 죽이려는 지 물어보려 했다.

곁에서 두 사람의 반응을 엿본 리온은 짧게 한 마디로 대답했다.


“조직의 인간이야.”

“그, 그런가요.”

“그렇군요.”


웬디는 당황을 숨기지 못한 반면, 칼리안은 남자를 데려온 이유에 관해서는 수긍했다. 하지만, 남자를 무자비하게 다루는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리온은 그 이상 웬디와 칼리안에게 대답 하지 않았다. 그저, 눈앞에 있는 남자를 심문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Ego] 마지막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47 [Ego] 5장 1화 21.10.05 33 1 13쪽
246 [Ego] 4장 72화 21.10.04 30 1 13쪽
245 [Ego] 4장 71화 21.10.01 28 1 12쪽
244 [Ego] 4장 70화 21.09.30 25 1 12쪽
243 [Ego] 4장 69화 21.09.29 25 1 12쪽
242 [Ego] 4장 68화 21.09.28 30 1 13쪽
241 [Ego] 4장 67화 21.09.27 26 1 12쪽
240 [Ego] 4장 66화 21.09.24 30 1 12쪽
239 [Ego] 4장 65화 21.09.23 29 1 13쪽
238 [Ego] 4장 64화 21.09.22 28 1 13쪽
237 [Ego] 4장 63화 21.09.21 25 1 12쪽
236 [Ego] 4장 62화 21.09.20 26 1 12쪽
235 [Ego] 4장 61화 21.09.17 27 1 13쪽
234 [Ego] 4장 60화 21.09.16 25 1 12쪽
233 [Ego] 4장 59화 21.09.15 23 1 12쪽
232 [Ego] 4장 58화 21.09.14 25 1 13쪽
231 [Ego] 4장 57화 21.09.13 25 1 12쪽
230 [Ego] 4장 56화 21.09.10 24 1 12쪽
229 [Ego] 4장 55화 21.09.09 22 1 13쪽
228 [Ego] 4장 54화 21.09.08 25 1 12쪽
227 [Ego] 4장 53화 21.09.07 24 1 15쪽
226 [Ego] 4장 52화 21.09.06 22 1 13쪽
225 [Ego] 4장 51화 21.09.03 33 1 13쪽
224 [Ego] 4장 50화 21.09.02 33 1 15쪽
223 [Ego] 4장 49화 21.09.01 30 1 14쪽
222 [Ego] 4장 48화 21.08.31 24 1 12쪽
» [Ego] 4장 47화 21.08.30 25 1 12쪽
220 [Ego] 4장 46화 21.08.27 28 1 13쪽
219 [Ego] 4장 45화 21.08.26 25 1 14쪽
218 [Ego] 4장 44화 21.08.25 29 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