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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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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최근연재일 :
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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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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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o] 4장 58화

DUMMY

골렘의 안내에 따라 한참 움직인 레나드와 체이스는 한 도시에 도착했다.

도시는 왕도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장소로,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듯한 위치다. 게다가 도시의 방벽은 어지간한 요새 도시 못지않게 튼튼한 형태를 보였다.

도시를 앞두고 멈춘 레나드와 체이스는 자신들을 안내하던 골렘을 바라봤다. 골렘의 형태는 개. 그것도 어린 개체인 강아지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강아지는 레나드와 체이스를 바라보며 연신 꼬리를 흔들고 있었지만, 이내 연료가 떨어진 것처럼 강아지의 활동이 멈췄다.


“끝났나?”

“다음 녀석이 온다.”


체이스의 목소리에 시선을 돌린 레나드는 새 형태의 골렘이 다가오는 것을 확인했다. 그 사이, 강아지 골렘은 어디론가 사라진 후였다.

이는 레나드와 체이스가 도시로 향하는 동안 여러 번 반복한 작업이다. 골렘의 활동 한계와 대상인 티아라 왕녀에게 의심받지 않기 위해 다양한 골렘을 이용하는 중이다.

다음 골렘이 길 안내를 시작하는 것을 확인한 레나드와 체이스는 도시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경계가 심한데.”


두 사람은 도시의 입구는 무사히 지났다. 하지만, 도시 전체적인 분위기가 묘하게 긴장 어린 분위기로 가득했다.

일반 시민들은 평화롭게 다니는 중이지만, 병사들. 또는, 나름대로 직급이 있는 사람들의 분위기가 잔뜩 긴장하여 주변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그 모습에 레나드는 왕도의 일을 떠올렸다. 왕도로 향하는 군대와 리온이 전한 티아라 왕녀의 호위.

이 두 가지 일을 미루어 보아, 최소한 바이엘른 왕국 전체적으로 다양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저긴가.”


레나드와 체이스가 향한 도시는 왕녀의 영지. 왕녀는 계승권 싸움에서 멀어지기 위해서 다양한 권력을 포기했다. 다만, 티아라 왕녀는 계승권까지는 놓지 않았다.

그 탓에 티아라 왕녀의 힘을 견제한 왕자들에 의해 티아라 왕녀의 도시는 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상당히 큰 마을과도 같은 형태였다. 도시의 장벽이 높은 것도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는 왕자들을 경계한 까닭이다.

두 사람이 도시를 걷기를 조금, 어느새 도시에 가장 큰 저택에 도착했다.


“간다.”

“잠깐만 기다려. 어떻게 갈 건데?”


체이스는 저택 위에 앉은 새를 보고 곧장 저택으로 들어서려 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체이스와 레나드는 온전한 손님은 아니다.

레나드는 거친 옷감을 입고 있고, 체이스는 사나운 인상으로 인해 오해받기 쉽다. 게다가 레나드의 품에 숨은 에모트가 얌전히 있으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레나드는 체이스를 멈춰 세우고는 저택에 들어갈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레나드가 생각하는 것보다 먼저.


“저것들을 처리한다.”

“어?”


체이스가 가리킨 방향. 그림자의 너머에 움직이는 미묘한 기척에 레나드는 놀랐다. 체이스가 가리킨 방향에는 그림자가 전부다. 그러나 레나드는 감지할 수 있었다.

집중한 끝에 감지한 기척이지만, 명백한 살기. 이는 암살자들이 풍기는 조용한 살기다.


“···좋은데.”


체이스의 이야기를 듣고, 수긍한 레나드는 체이스의 제안을 따르기로 했다. 다만, 침입하는 시점은 더욱 늦게.

명백한 위험이 닥친 순간에 접근하기로 했다.


-+-


“위즐리 공. 상황은 어떻습니까.”


저택의 방. 상당히 차분한 집무실에서 티아라 왕녀는 내방자에게 물었다.

방음이 뛰어난 방에 있는 사람은 둘. 하나는 방의 주인인 티아라 왕녀. 다른 하나는 내방자인 위즐리다.


“왕도로 진군한 2천의 병사를 확인했습니다. 또한, 왕도 주변 도시에서 사병 1만이 사라졌다는 소문입니다.”

“···그렇습니까.”


두 사람의 안색은 그리 좋지 않았다.

티아라 왕녀가 체포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도망쳤다. 그렇게 도착한 티아라 왕녀의 영지.

왕도의 정보를 전혀 모르던 상황에서 얻은 정보가 진군 상황이다. 그러나 티아라 왕녀는 지금 상황에서 군의 움직임이 무엇인지 예상 못 할 정도로 어리숙한 왕녀가 아니었다.

오히려 적은 정보로 상황 대부분을 짐작했기에 더더욱 티아라 왕녀의 안색은 어두웠다.


“아버님의 용태가 좋지 않은데도···.”


지금 확인된 움직임은 왕도 주변의 사병. 왕도 주변의 귀족들은 계승권 다툼에 전면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들이다.

즉, 제1 왕자와 제2 왕자의 세력으로 가득하다.

티아라 왕녀를 누명으로 체포하려 하고, 왕도를 향해 진군한 1만의 사병. 지금 상황은 명백한 반란이라 할 수 있다.


“···숙부님이 군을 움직인 이유는 파악되었나요?”

“죄송합니다. 아직 진의를 파악 중입니다.”

“그런가요···.”


사병 1만의 진군. 그와 더불어 숙부, 대공의 영지에서 진군을 시작한 2천의 군사.

대공이 군을 움직인 이유가 단순히 반란을 제압하기 위해서라면 문제없다. 제1 왕자와 제2 왕자의 문제를 정당한 이유로 제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공 또한 왕위에 상당한 욕심을 보였다는 점에 티아라 왕녀는 불안이 사라지지 않았다.

대공은 왕위 계승권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세력을 넓혔다. 제1 왕자와 제2 왕자의 세력도 견제가 되었기에 큰 문제는 없었으나.

지금 상황에서는 대공이 왕권을 넘볼 가능성이 생긴 상황이다.


“위즐리 공. 가능한 한 서둘러서 연락망을 복구하세요. 지금은 무엇보다 왕도의 정보가 우선입니다.”

“알겠습니다. 티아라 왕녀 전하.”


바이엘른 왕국에는 5대 가문이 존재한다.

귀족 가문에서 무엇보다 힘이 강하며, 역사 깊은 가문이다.

그런 가문 중 하나인 위즐리는 특색은 없으나,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다는 점으로 유명하다.

게다가 현 위즐리 가문의 당주인 비렌디가 상당한 기인이라는 소문도 유명하다. 그 탓에 권력에 욕심이 없어 티아라 왕녀를 보좌한다는 소문이다.

실제로 위즐리 가문의 대부분은 권력에 욕심이 없다. 그저, 자기 능력을 갈고닦는 데에 흥미와 욕심이 있을 뿐이었다.

그런 의미에서도 당주인 비렌디는 상당한 괴짜였다.


“···.”


한참 이야기를 나누던 위즐리는 갑작스레 말을 멈췄다.

티아라 왕녀는 위즐리의 모습에 의문을 보였지만, 방해하지는 않았다. 위즐리는 의미 없는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위즐리가 집중하고 잠시.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 계시는군요.”

“위즐리 공. 괜찮습니까?”

“예. 저는 잠시 손님의 대접을 하고 오겠습니다.”

“네, 무운을 빕니다.”


위즐리는 살기 어린 기척을 깨닫고 집무실을 나섰다.

티아라 왕녀는 다소 걱정이 섞인 모습으로 위즐리를 마중했을 뿐. 그 이상의 반응을 하지 않았다.

이는 벌써 여러 번 겪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어디에서 온 자객일까요.”


티아라 왕녀가 영지에 도착하고 이틀.

벌써 열 번에 해당하는 자객이 티아라 왕녀를 노리고 숨어들었다. 그때마다 위즐리가 직접 격퇴했다.

그렇기에 티아라 왕녀는 경계하면서도 위즐리를 걱정하진 않았다. 그 이상의 반응도 하지 않았다.

지금은 이 이상으로 물러날 수 없을뿐더러, 앞으로는 나아가야 할 시기다. 자객 정도로 멈출 수는 없다.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권력 다툼에 가장 큰 피해를 받는 것은 백성들이다.

티아라 왕녀는 집무실의 창문을 통해 저택의 밖. 백성들이 다니는 평화로운 거리를 바라봤다.

티아라 왕녀의 영지에는 아직 반란의 정보가 퍼지지 않았다. 그 덕에 백성들은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티아라 왕녀는 그 모습을 보며, 자신이 지켜야 할 것들을 다시 한번 자각했다.


- 일렁.


그리고 티아라 왕녀가 몸을 돌리려던 순간.

집무실의 그림자가 일렁이더니, 집무실을 완전한 어둠으로 물들여버렸다.

불과 조금 전까지 집무실에 비치된 마술 도구의 빛과 창문의 빛으로 환했던 집무실은 순식간에 어둠으로 물들었다.

동시에 티아라 왕녀는 직감했다.


‘자객은 하나가 아니었네요.’


위즐리가 향한 곳은 양동이다.


‘집무실에도 상당한 양의 마법 도구가 있을 텐데···. 그 모든 보안을 손쉽게 해치고 올 정도의 실력자. ···이런 인재가 있다는 것도 놀라워요.’


집무실에는 티아라 왕녀의 안전을 위해 갖은 보안 장치를 마련해뒀다. 이는 집무용 사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물건으로, 위즐리조차 애먹는 장치들이다.

그러나 지금 집무실을 침입한 자객들은 손쉽게.

그것도 소리 하나 없이 보안 장치들을 무력화 해버렸다.


“누구십니까. 모습을 드러내세요.”


하지만, 티아라 왕녀는 절대 기죽지 않는다.

바이엘른 왕국의 제1 왕녀. 그것이 티아라 왕녀다.

그렇기에 티아라 왕녀는 자신보다 뛰어난,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객을 상대로도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 스륵.


나타난 자객은 검은색 일색의 옷을 입고 있었다.

한 손에는 단검. 얼굴은 완전히 가린 상태다.

누가 보아도 자객이라 할 법한 모습의 그는 단 한 마디.


“그 목숨을 받아 가겠다.”


선언한 동시에 움직였다.

자객의 한 걸음은 신속. 순식간에 움직인 자객은 단 한걸음에 티아라 왕녀의 앞까지 도착했다.

그에 이어진 행동은 유려하게, 그보다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 슉.


마치 물이 흐르듯 이어진 동작은 단 하나와도 같이 이어졌다.

내지른 단검은 티아라 왕녀의 목을 노리고, 그저 나아갔다.

그러나.


- 후웅.


단검이 티아라 왕녀에게 닿는 일은 없었다.


- 카앙.


“이런···.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마무리는 확실하게 했겠지요?”

“네. 다소 애를 먹긴 했습니다만, 확실하게 처리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처음부터 있었다는 마냥 티아라 왕녀와 말을 나누기 시작한 위즐리는 한 손으로 단검을 막고 있었다.

위즐리의 양손은 아무런 무기도 없다. 그저, 검은 장갑을 끼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위즐리는 태연한 모습으로 자객의 단검을 막아냈다.


“···.”


- 타닷.


자객은 위즐리의 모습에 경계하며 뒤로 뛰었다.

집무실은 그리 넓지 않다.

그러나 입구에서 창문이 있는 벽까지는 상당한 거리다.


“이쪽도 처리하겠습니다.”

“부탁합니다.”

“네, 티아라 왕녀 전하의 명이니까요.”


심지어 위즐리는 입구에서도 보이지 않았으나, 자객의 검이 티아라 왕녀에게 닿기 직전에 나타났다.

그 심상치 않은 실력에 자객이 다음 공격을 조심스레 준비한 것과 달리.


- 뚜벅.


위즐리는 그저 걸었다.

그 걸음은 당당하고, 우아하며, 단정했다.

귀족의 걸음걸이. 그 자체를 표현한 듯한 위즐리의 걸음에 자객은 작은 동요를 띄웠으나, 이내 무심으로 돌아왔다.

다음 한순간.


- 슉.


자객은 조금 전과 같이 단검을 내질렀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신의 특기를 살렸다.

그림자를 타고, 그림자로 이동하는 자객의 능력. 그 능력을 충분히 발휘한 자객의 일격은 전방뿐만 아닌, 사각에서도 날아드는 일격이다.

자객의 몸이 어둠으로 녹아들고, 단검의 끝이 사라진 상황. 그런 상황에서도 위즐리는 조금의 동요도 일지 않았다.


“신기하군요.”


그저, 자객의 행동을 지켜봤다.

그리고.


“하지만, 여긴 전하의 어전입니다. 광대놀음은 다른 곳에서 하시길.”


태연하게 손을 들더니.


- 쾅.


벽면을 한 번 후려쳤다.

단순한 벽.

그러나 벽의 그림자가 요동치기 시작하더니.


“크헉···!”


어둠 속에서 조금 전 자객이 튀어나왔다.

자객은 위즐리의 공격을 정통으로 맞은 듯, 이미 의식이 끊어진 상태였다.

기절한 자객은 바닥에 늘어져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태연한 모습으로 자객을 쓰러뜨린 위즐리는 쓰러진 자객에게 시선 하나 주지 않고, 곧장 창밖으로 시선을 향했다.


“그쪽에서 보고 계신 분들도, 이쪽으로 오실지. 떠나가실지. 확실하게 정해주시길 바랍니다.”


그 목소리는 절대 크지 않다.

중얼거리는 것과도 비슷한 목소리.

하지만 위즐리는 자신의 목소리가 들릴 것이라는 확신을 한 듯했다.

위즐리의 이야기를 들은 티아라 왕녀는 잠시 고개를 기울였으나, 동시에 창밖으로 시선을 향해 자신들을 보고 있는 사람을 찾았다.


‘없는데요···.’


다만, 티아라 왕녀는 찾지 못했다.

위즐리는 티아라 왕녀의 행동을 개의치 않고, 자객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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