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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팩토리

차원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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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팩토리
작품등록일 :
2024.03.24 17:25
최근연재일 :
2024.04.07 07:0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802
추천수 :
28
글자수 :
84,861

작성
24.03.30 07:00
조회
49
추천
2
글자
11쪽

차원정원8

DUMMY

“아~끝났다···.”



온몸에 힘이 풀려 그냥 털썩 주저앉았다. 굳이 도와주겠다는 톨가를 너도 손님인데 이런 궂은일을 시킬수 없다며 달래고 달래서 앉히고 난 마치 각성한듯이 카페안을 날아다녔다.



사과를 믹서기에 넣고 갈리는동안 뜨거운물을 받아 캐모마일 티백을 넣으면서 커피를 내리고 다갈린 사과주스를 컵에 따랐다.



누구와 대화할 틈도없이 날아다니는 나를 톨가는 신기한듯이 바라보았다.



“커피를 때문에 민첩이 올라서 그런가···인간이 저리 빠르다니···”



카페를 마무리 할 무렵 민환은 지쳐서 할딱거리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아~이건 도저히 안돼···알바를 뽑아야 하는데 뽑으면 안되고···어찌해야 하지···”



혼잣말을 하던중에 서늘한 기분이 들어 눈을 들어보니 언데드가 어느새 카운터까지 와서 날 쳐다보고 있었다. 저 뻥뚫린눈을 보고 있으면 자꾸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어 얼른 시선을 살짝 비켜서 말했다.



“뭐···더 필요하신거 있으세요???”



“필요한건 없고···혹시 이게 필요하지 않나 싶어서 말이오. 저번에 도와준 일은 이걸로 갚겠소.”



언데드는 카운터위에 뼈다귀 한개를 놓고갔다.



“엥?”



아니 고맙다고 뼈다귀를 놓고 가다니···아 혹시 이건 내가 모르는 언데드들의 풍습같은건가? 왜 어느나라에서는 귀한 손님이 오시면 발을 씻겨주는것처럼 언데드들도 고마운 사람이 생기면 서로 뼈를 나누고.



“자 이뼈를 받게.”



“자네도 내뼈를 받게···이제 우린 형제야.”



뭐 이런···헉 그럼 내 뼈를 받으러 오는건가···



혼자 이런저런 상상속에 빠져있을때 톨가가 어느새 카운터로와서 뼈다귀를 쳐다보고 있었다.



“와 저 언데드가 너한테 정말 고마운 모양인데??”



“응? 왜??”



“이거 그 뼈잖아?”



“그뼈라니??”



“해골병사 소환하는거.”



“해골병사?”



톨가의 설명에 의하면 이 뼈다귀는 언데드 흑마술사들이 해골병을 소환할때 사용하는 뼈라고 했다. 뼈를잡고 흔들면 바닥에서 해골병사가 올라온단다.



어렸을적에 봤던 공포영화의 한장면이 생각나서 망설여졌지만 두려움보다 궁금증이 더 컸다.



'뭐 날 공격하겠어??'



마음을 먹은 민환은 뼈다귀를 손에 쥐고 공중에서 몇번 흔들었다. 그러자 갑자기 바닥에서 해골병사가 올라왔다.



-덜컥 덜컥



비실비실하게 생기긴 했지만 나름 칼과 방패까지 들고 있었다. 그런데 해골병사가 내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민환은 그런 해골병사의 모습에 놀라 소리쳤다.



"아악~저...저리가~~"



그말을 들은 해골병사는 멈칫 하더니 뒤로돌아 덜컥 대며 벽에 붙어섰다. 지켜보던 톨가가 한마디 했다.



"야~ 니말 잘 듣는데??"



"응? 내말을 들은건가??"



"다른거 시켜봐. 그럼 알겠지."



침을 꼴딱 삼키고 민환은 조심히 말했다.



"앉...앉아!!!!!"



자기가 말해놓고 자기가 어이없었다. 저게 개냐???



그런데 진짜로 해골병사는 덜컥대며 자리에 앉았다. 자신감이 붙은 민환은 한번더 말했다.



"엎드려!!!"



해골병사는 아무말 없이 또 민환의 지시대로 바닥에 엎드렸다. 민환은 너무 신기하고 재밌어서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



"손!!"



그러자 엎드려있던 해골병사가 칼을들고 민환에게 기어왔다. 왠지 기어오는 모습도 살짝 무서웠던 민환은



"윽 그건 안되겠다. 그만와. 스톱!!!"



민환의 말을 들은 해골병사는 자리에 멈춰섰다. 그모습을 본 톨가는 자기도 해보고 싶다며 앉아!! 서!!를 반복해봤지만 해골병사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췟 니말만 듣나보네...그런데 해골병사는 왜 준거지? 널 지켜주라고 준건가..."



"날 지킬일이 뭐가있어? 여기선 나한테 해꼬지 할수 있는 손님은 없고 밖으로 나가도 여기 뭐 시골구석이라 사람도 없는데..."



이야기 하다가 민환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올랐다.



"잠..잠깐!!!"



"응?? 왜그래??"



의아한듯 톨가가 쳐다봤지만 민환은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러다가 조심스레 해골병사에게 명령했다.



"칼, 방패 내려놔."



-덜컥 덜컥



해골병사는 바닥에 병기를 내려놓았다.



"저기 쟁반잡아."



-덜컥덜컥



"저쪽 테이블에 가져다줘."



-덜컥 덜컥



해골병사는 덜컥 거리며 걸어가서 민환이 말한 테이블에 쟁반을 내려놓았다.



"오오!!!! 그럼 이번엔 ..."



조리대앞으로 부른 해골병사에게 사과를 넣고 믹서기를 돌리고 다 갈리면 컵에 따르게 했다. 그렇게 몇번 시키고 나서 부터는



"사과주스 만들어줘~"



한마디에 덜컥 덜컥 거리면서 사과주스를 만들었다.



"이..이건 완전 알바잖아!!!! 게다가 공짜로 24시간 일하는 알바!!!"



생각지도 못한 너무 큰 선물에 그 언데드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옆에서 톨가는 자기가 도와줄수 있는데 굳이 저 해골병사가 필요하냐며 툴툴댔지만 지금 민환에게는 저 해골병사가 무엇보다 필요했다.



"일단 이름을 먼저 지어줄까? 그냥 뭐 야야 이럴순 없으니."



"톨가의 심복?, 고블린을 위하여?, 고블린과 함께라면? 아...뭐가 좋을까?"



"지금 말한거 이름생각한거야??"



"응~ 뭔가 고블린적인 느낌을 주고싶어서."



톨가의 말을 듣고 민환은 다급하게 말했다.



"응~ 너무 좋은데 아무래도 내 첫알바니 이름은 내가 지어주고 싶어."



"왜~나두 고블린들 새끼가 태어나면 이름 자주 지어주고 하는데."



왠지 그 고블린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그려졌다.



"불쌍한것들....힘들내라."



"응? 누구보고 힘을 내라는거야?"



"아~아니야 갑자기 친구들 생각이나서."



"갑자기 왜 친구생각이...그나저나 정말 도와주지 않아도 괜찮아?? '고블린이라면' 이것도 괜찮은거 같은데?"



민환은 못들은척 서있는 해골병사 아니 해골알바를 쳐다보았다.



"뭔 해골병 이름을 지어준다고 그래. 허구헌날 말도 못하고 덜컥덜컥 거리는애들...."



"아!!!"



"왜그래?"



"덜컥이 어때?"



"정 그러면 '고블린과 춤을' 뭐 이런것도..."



"덜컥아 반가워. 이제 부터 네 이름은 덜컥이야~ 앞으로 잘 부탁해~"



알아들은건지 덜컥덜컥 거리며 자기자리로 돌아가는 덜컥이 뒷모습이 그리 사랑스러울수 없었다.




다음날부터 덜컥이가 알바로 일하게 되면서 밀려드는 주문을 어느정도 커버할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이런저런 실험을 거듭해본결과 언데드가 주고간 뼈다귀는 해골병사를 한명만 소환할수가 있는게 아니었다. 한번 더 흔들면 해골궁수가 바닥에서 올라왔다.



한번 더 흔들어봤지만 두명까지가 한계인것 같았다. 해골궁수에게도 활을 내려놓게 하고 사과 깍기를 가르쳤다. 그러자 해골궁수도 해골병사와 마찬가지로 활을 내려놓고 사과를 깍기 시작했다.



조금 연습을 하자 둥글게 깍기 토끼모양으로 깍기등 여러가지 기술도 할수 있게 되었다. 영업을 마칠땐 다시 뼈다귀를 흔들면 바닥으로 들어가 버려서 여간 편리한게 아니었다.



"넌 삐걱이야~ 덜컥이와 삐걱이 둘다 잘 부탁한다."



"아...아무래도 이름이 맘에 안드는데...다 좋은데 이름이 너무 아쉽네..."



고블린스러운 이름을 못지은게 아쉬운지 계속 툴툴대는 톨가였다.



"왜~난 너무 맘에 드는데. 덜컥이와 삐걱이. "



우리 알바들도 자기들 이름이 맘에 드는지 덜컥이는 쟁반을 들고 덜컥거리고 삐걱이는 과도를 들고 삐걱대고 있었다.




다음날부터 덜컥이와 삐걱이덕분에 카페는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덜컥아 3번테이블에 이거 가져다줘."



"삐걱아 사과 두개만 깍아줘~"



주문을 받으면 중요한것만 민환이 하고 서빙이나 사과깍이 사과주스만들기같은 비교적 쉬운것들은 알바들에게 맡겼다. 이정도 만으로도 민환은 다시 각성할 필요가 없었다. 다시 느긋해지니 손님이 한명한명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예전과는 달리 어수선한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아 지금은 꽤 카페같은 모습이 연출되고 있었다. 저기 사과 하나 시켜놓고 몇시간째 구석자리에 앉아서 마법서적만 보고 있는 노움마법사, 상습적으로 저렇게 몇시간씩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뭐 자리가 모자른것도 아니고.. 굳이 쫓아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리고 저기 매번 받아주지도 않는데 꼭 엘프에게 가서 인사하고 말거는 드워프도 있었다. 키차이가 너무나서 둘이 커플인 모습을 상상하면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드워프의 노력이 꼭 결실을 맺었으면···.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중에 마음에 걸리는 손님도 있었는데 늘 구석자리에서 사과하나만 먹구 조용히 나가는 늑대인간, 얼마전에 포장되는지 물어보던 친구인데, 그때 이후로 이런저런 말이 없었다.




민환은 커피를 한잔 내렸다.



듣지도 않는것 같은데 카운터 앞에 앉아 덜컥이와 삐걱이한테 무슨 이야기를 하는건지 한참을 떠들고 있던 톨가가 커피를 내리는 민환을 보며



“커피말고 녹차는 없어??”



민환은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너 주려는거 아니야.”



“응? 아니 지금 내가 알바들에게 이 카페에 대해 그리고 음료의 효능에 대해 알바의 마음가짐에 대해 목이 터져라 설명해주고 있는데···”



"엥?? 걔들한테 그런거 얘기해주고 있었던거야??"



하던일을 멈추고 날 바라보는 덜컥이와 삐걱이의 눈에 눈물이 맺혀있는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다녀와서 녹차 줄테니 걔들 그만 괴롭혀. 귀에서 피가 나오겄네."



"얘들이 귀가 어딨다고...그리고 이 고블린로드 톨가의 피가되고 살이되는 교훈의 말씀을..."



"그래그래... 설명 잘해주고~"



커피잔을 쟁반에 올리고 돌아서는데 왠지 우리 알바들이 날 째려보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기분탓 이겠지.'







"커피 나왔습니다."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던 늑대인간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 저는 커피를 시키지 않았습니다."



"이전에 포장해가시려던거 다시 돌아와있던데 안된거 맞죠? "



"아...네"



"그래서 그냥 서비스 차원으로 진짜 민첩이 오르나 드셔보시라고 가져왔어요."



"아...감사합니다."



"그런데 매번 무슨 생각을 깊이 하시는것 같던데... 고민이 좀 많으신가봐요."



"아 그래보였군요."




늑대인간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커피를 홀짝 마셨다.



“읍!!!”



톨가처럼 커피의 쓴맛에 놀란듯했다.



“좀···쓰군요.”



“하하 처음엔 그런데 드시다보면 드실만 할거에요. 커피가 은근 중독성이 있거든요.”



“아 네···”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커피한잔을 다 마신 늑대인간은 다 마시고 나서는 그리 나쁘지 않았는지



"감사합니다. 아직 맛은 잘 모르겠지만 그냥 그럭저럭 마실만은 하네요."



"드시다보면 커피 계속 찾게 되실걸요~"



"응?"



늑대인간은 몸의 변화가 좀 느껴지는지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살피기 시작했다.



"느낌이 좀 오세요?"



"네 확실히 민접도가 올라간 느낌이 오네요. 이 커피란건 정말 대단하군요. 마시는것만으로도 민첩을 올려주다니..."



늑대인간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어깨가 으쓱한 민환이었다. 하지만 그 다음말을 듣고 왠지 민환은 으쓱할수만은 없었다.



"아버지가 드셨어야 했는데..."



빈 커피잔을 내려놓는 늑대인간의 눈가가 촉촉해 지는것 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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