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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팩토리

차원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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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3.24 17:25
최근연재일 :
2024.04.07 07:0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799
추천수 :
28
글자수 :
84,861

작성
24.03.25 07:05
조회
72
추천
2
글자
12쪽

차원정원2

DUMMY

이른 아침 후다닥 일어나서 준비를 하려던 민환은 혼자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습관이 되서 자꾸 이러네.”



아침마다 전쟁처럼 출근하던게 몸에 배어서 항상 쫓기는 꿈을 꾸다가 놀라며 일어났었다. 하지만 그럴필요가 없다는걸 알고 있었다. 카페도 아침일찍 열 생각은 없었고···



다시 누워봤지만 이미 깨버려 잠이 다시 오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창문으로 보이는 과수원과 카페가 너무 뿌듯했다. 일단 일어난 민환은 아침 산책삼아 과수원 주위를 돌았다. 주변에 띄엄띄엄있는 집들과 논밭사이로 아침부터 농사일에 한창이신 어르신들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이제 자주볼거란 생각에 그냥 인사를 건냈다.



“네~ 안녕하세요?”



“저 여기 과수원에 카페 오픈했어요. 일하시다가 덥고 하시면 한번씩 들르세요~”



“아 그 과수원집 아들내미인가?”



“어?”



그러고보니 낯이 익었다.



“아 아저씨 안녕하세요?”



“서울갔다더니 다시 돌아온거야?”



“네 그렇게 됐어요.”



“그래 그래도 고향이 최고지. 잘 왔어 뭐 카페를 차렸다고?”



“네 과수원에요.”



“그럼 사과는 안하고?”



“아뇨 같이 해보려고요.”



“카페하면서 힘들건데. 농사일도 안해봤잖아?”



“그러게요. 일단 해보다가 모르는거 있으면 좀 여쭤보고 해도 되죠?”



“그래~ 물어보고해. 근데 여기서 카페가 잘 될지 모르겠네.”



“하하하 열심히 해봐야죠~ 그럼 수고하세요~”



어렸을때 알고 지내던 아버지 친구분이었다. 우리 아버지도 살아계셨으면 비슷한 모습이셨겠구나...싶은 마음이 들어 가슴이 찡~했다.



과수원을 한바퀴 돌고 들어와서 씻고 오픈 준비를 했다



입구에 오픈 팻말을 걸고 지나가다가도 잘 보이게 입간판을 놔두고 커피 한잔을 내렸다. 커피향이 퍼질때쯤 과수원으로 내려간 민환은 사과를 하나 따서 바지에 문질렀다. 아침으로 먹을 생각이었다.



어차피 넓은 과수원에 사과는 넘쳐났다. 한입 깨물자 어제처럼 상큼하고 달콤한 과즙이 입안으로 밀려들어왔다.



"캬, 진짜 맛있네."



사과 한개만 먹었는데도 배가 차는게 왠지 기운도 나는것 같았다.



"기분탓인가. 왜 더 힘이 나는것 같지?"




하루가 지나고 저녁이 되었다. 여기는 뭔가하고 밖에서 기웃거리는 사람은 있었지만 하루종일 손님은 없었다. 하지만 예상했던 일이라 민환은 괜찮았다. 여유있게 하루종일 카운터에서 책을 보던 민환은 기지개를 펴며 말했다.



"자 그럼 첫날 영업은 이렇게 마쳐볼까??"



그렇게 일어나려는데 갑자기 출입문에 종이 울렸다.



-딸랑



문이 열리더니 왠 키가 큰 여자가 들어왔다. 문을 닫을 생각이었지만 첫손님이었기에 일단 받기로 했다. 여자는 큰키에 갑옷같은걸 입고 등에는 활을 메고있는걸 보니 헌터 같았다.



"어서오세요."



"여기...다시 연건가요??"



"네?"



내 반문에는 대답도 하지않고 그여자는 가게를 여기저기 둘러보기 시작했다. 순간 뻘쭘해져서 그냥 그 여자를 지켜만 보고 있었다.



'둘러보다가 음료를 시킬때 오겠지.'



갑자기 창가에 서서 과수원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혹...혹시 사과를 노리고 있는건가?'



민환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창밖으로 돌아서서 한참을 과수원을 보고 있었다. 뒤에서 본 그녀의 모습은 날씬한 몸매에 큰 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에 머리위로 삐쭉 솟은 귀까지 너무 아름다운....응?.....귀???



다시 살펴보니 그녀는 엘...프 같았다. 저 큰키며 등에 맨 활, 저 뾰족한 귀까지...던전 수거일을 하면서 수많은 이야기들을 들었다. 그들은 숲을 수호하고 숲에선 그 누구도 그들을 이길수 없다고 그 엘프가...근데 여긴 어떻게...



'던....던전 브레이크!!!!!'



순간 민환의 머릿속에 끔찍한 생각이 스쳐갔다. 지금 이 근처에서 던전브레이크가 일어나서 지금 엘프가 여기에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얼른 TV를 틀었다.



"이번주는 화창한 날씨가 지속될거로 보입니다."



"마약으로 얼룩진 연예계 어디까지 중독되어 있는가..김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던전브레이크라면 TV에 이미 수차례 속보로 방송이 됐을건데 아무리 채널을 돌려봐도 거기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그럼 아닌건가...'



그럼 내 앞에 있는 저 엘프는 어떻게 설명해야 되는 거지...한참 고민에 빠져있는데 구경이 끝났는지 엘프가 내게 다가왔다.



"그럼 밖에 저 빨간 과일은 여전히 판매하고 있나요?"



"빨간...과일이요?"



사과를 말하는듯 했다.



"아 사과 말씀하시는거군요. 네 드릴수 있습니다."



"그럼 한개 부탁드립니다."



조용히 이야기 하고는 창가 자리로 가서 앉는 엘프, 여기 온 이유가 무엇이든 참 매력적인 종족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전에 부모님때도 여기와서 사과를 사먹었나본데...마주보면 눈빛에 빠져들것 같아 질문을 하질 못하겠다.



나는 얼른 뛰어나가 맛있게 생긴 사과를 하나 따왔다. 이쁘게 깍아서 접시에 담고 커피를 내리려다가 엘프가 커피를 마실까 싶어서 캐모마일 차를 한잔 우려냈다. 향긋한 차냄새가 카페에 퍼지기 시작했다.



내가 가져다준 접시를 내려다 보던 엘프는 내게 물었다.



"이건...뭐죠??"



"아 그건 캐모마일이라는 차입니다. 드시면 숙면에도 도움이 되는거라...아 이건 서비스로..."



"친절하시군요. 이전 주인분과 많이 닮으셨네요."



"이전주인이요...?"



"네.. 여기 못온지 몇백년은 된거 같네요. 그전에 여기 계시던 주인분..."



"몇백년전이면 제 조상님 이시겠네요. 그럼 그때도 오셔서 사과를 드시고?"



엘프는 아무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땅은 대대로 우리집안이 과수원으로 운영했던 땅이었는데 엘프야 몇백년씩 산다고 하니 그럼 우리 조상님중에서도 이렇게 엘프에게 사과를 판 분이 계시다는건가...



엘프는 사과를 맛있게 먹고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카운터로 나왔다.



“빨간 과일은 여전하군요.”



“네? 아···맛있다는 말씀이시죠?”



“네 맛도 있고요.”



무언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맛도? 뭐가 또 있다는거야?’



내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잘 먹고 갑니다”



카운터에 무언갈 놓고 그렇게 엘프는 밖으로 나갔다. 희한하게 생각하며 놓고간 물건을 보았다. 빛이 나는 조그마한 보석이었다.



"마..마정석?"



던전을 공략하는 헌터들이 들고 나오는 보석인데 민환이 알기로는 던전에서 고랩의 몬스터에서만 나오는 보석이었다. 이 보석을 이용해서 방어구나 무기를 제작하거나 성능을 높이기도 하니 중요하게 취급되는 보석이었다. 물론 현금가도 비쌌다. 한개에 몇백씩 하는..



사과하나로 너무 큰걸 받았다는 생각이 들어 마정석을 들고 얼른 문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잠깐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새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았다.



"후우.. 사과 하나값으로 이런걸 받아도 되나..."



민환은 뭔가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손에든 마정석을 바라보았다.






한동안은 손님이 또 없었다. 손님은 없었지만 민환은 나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산책하고 밥먹고 카페나와서 청소하고 책보고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예전에 그 전쟁같았던 삶을 도대체 어떻게 살았을까 싶었다.



그날도 읽던 책을 마저 다 읽어서 문닫고 들어갈까···하던 찰나였다.



-꽝



부서질듯 문이 열리더니 문으로 어마어마한 덩치의 사람이 들어왔다. 가만보니 사람이 아니고 오크였다. 민환은 자지러지게 놀라서 카운터 밑으로 숨었다.



씩씩거리며 가게를 둘러보던 오크는



"왜..왜 아무도 없어!! 빨간거 줘!!!!"



하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빨간거? 사과를 달란건가...'



하고 생각하다가 문득 자기가 오크의 말을 알아듣고 있음을 깨달았다.



'어....어떻게 된거지?'



그사이에도 오크는 씩씩 거리며 카페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민환은 일단 여기를 빠져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오크가 잠시 창밖의 사과에 정신이 팔렸을때 살금살금 기어서 출입구쪽으로 가고 있었는데



"인간!!!! 인간 있다!!!!"



하더니 민환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민환은 다리에 힘이 풀려서 도망을 갈수도 없었다. 녹색의 피부와 커다란 어금니, 등에맨 도끼, 그냥 보기에도 어마무시한데 회사에 있었을때 친했던 헌터들 얘기로는 A급 3명은 달라붙어야 겨우 제압이 가능하다고 했던말을 들었던것 같다. 왜그런지 이해가 됐다.



한편 민환쪽으로 성큼성큼 오던 오크는 갑자기 민환 바로 옆에 있는 테이블 의자에 앉았다.



"오크 기다린다. 오크 화내지 않는다. 오크 부수지 않는다. "



갑자기 자기 몸집에 맞지도 않는 의자에 불안불안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어이가 없었다. 일단은 자기를 해칠것 같다는 생각은 안들었지만 그래도 무서우니 조심조심.



"저기...뭐 필요하신...거라도..."



"오크 빨건거 필요하다."



"사...사과요??"



"오크 얌전히 기다린다."



민환은 부리나케 뛰어나가 사과 3개를 따왔다. 그리고 접시에 담아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오크에게 건내줬다. 오크는 민환이 준 접시를 보고



"크와아아아"



하고 소리를 질렀다. 민환은 바지에 지릴만큼 놀라서 그대로 풀쩍 주저앉았다. 그런데



"오크 기분좋다. 오크 신난다."



'아..좋아하는거였어?'



기분이 좋은지 갑자기 일어서서 테이블을 부수려고 양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아아악~"



갑작스런 오크의 행동에 민환은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갑자기 손을 내리고



"오크 안부순다. 오크 쫓아내면 안된다."



그러더니 갑자기 얌전히 자리에 앉아 사과를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놀람이 가시지 않은 민환은 카운터로 가서 물을 한잔 마셨다.



'아...도대체 뭐야. 그나저나 바지가 좀 축축한거 같은데....'



그래도 카페가 걱정되서 저놈만 남겨두고 비울수도 없고 여기 있자니 제명대로 못살것 같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만 하고 있을때 사과를 다 먹은 오크가 다시 카운터로 걸어왔다.



"오크 다 먹었다."



테이블위에 뭘 후두둑 쏟아놓고는 다시 문을 팍 열고 나갔다. 오크가 나간후로도 한동안 손이 떨려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잠시후 정신을 차리고 오크가 두고 간것을 보았다.



"오크 어금니??"



오크의 어금니는 그 강도가 엄청나서 여러 장식품이나 영약등의 재료로 사용이 된다. 그냥 팔아도 몇십만원은 되는 재료로 사용처가 많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구하기가 어려워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그런 어금니를 열몇개를 쏟아놓고 갔으니 민환은 이상한 생각이 들긴했지만 엘프때처럼 쫓아나가서 다시 부르고 싶진 않았다.



온몸에 힘이없어 그냥 간신히 카페 문만 닫고 집에가서 누워서 생각을 했다.



'도대체 무슨일이지? 왜 갑자기 카페에 던전 몬스터들이 오는거지? 하는거보면 이미 이전에도 사과를 사먹었던 경험들이 있는것 같긴한데...근데 사과 몇개 팔고 도대체 얼마를 번거야?'



카페를 열고 손님이라고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엘프와 오크가 다였지만 이미 생각했던 몇달치 수입을 벌어버렸다.



지금의 상황에 대해 누워서 이리저리 고민해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이걸 나쁘다고 할수도 없지만 다음엔 또 뭐가올지 몰라 불안해하며 민환은 어느새 잠에 빠져들었다.



그날밤 카페에 앉아있던 민환은 갑자기 몰려들어오는 오크를 보고 기겁을 했다. 밀려들어온 오크들은 도끼를 꺼내며 민환에게 말했다.



"빨간거 줘!!!!!"



“으아아악!!”



눈을 뜬 민환은 식은땀을 닦으며 말했다.



"꿈이네...내가 너무 오크생각을 많이 한건가?"



밤새 악몽에 시달린 민환과 상관없이 오늘도 차원정원의 아침은 밝아오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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