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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1새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SSS급 세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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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1새
작품등록일 :
2021.12.15 14:33
최근연재일 :
2022.01.1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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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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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1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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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0화 전혀 익숙지 않은 일상.

DUMMY

30화

전혀 익숙지 않은 일상.


‘하, 또 익숙하지 않은 천장이네.’


방이 아닌 천장은 익숙하지 않았지만, 교실의 천장도 이제는 익숙해져만 갔다.

또, 누군가 체육 시간 체력이 달려서 쓰러진 자신을 교실로 옮겨 준 것이겠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고맙다.’


교실 뒷자리에 책상 중 하나를 완전히 차지하고 있던 인영은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누군가 눈치를 줄 법도 하거만 그 누구도 인영에게 핀잔이나 눈치를 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김진의 패거리들도 마찬가지였다.


‘아, 익숙해지지 않네.’


자신의 일상은 원래 이런 게 아니었다.


아침 일찍 아카데미에 등교해서 괴롭힘을 당하거나.

매 수업 시간 누군가에게 조롱을 들어야 했고.

나가는 곳마다 자신을 꼴등이라 놀려, 되기 바빴었다.


“어후, 그것도 어느새 다 옛말이네.”


중간고사를 치르고 나서는 정말 옛일이 되어있었다.


예전에는 체력을 다해 운동장에 자빠져있었다면 조소와 침을 뱉었을 상황이.

지금은 자신을 손수 옮겨주기까지 하는 상황으로 변하지 않았던가.


이제는 누군가의 우상이 되어버린 현실이 신기하기만 할 따름이었다.


“후우, 그보다 넌 왜 여깄냐?”

“네?”


내가 누워있던 책상 의자에 앉아서 책을 탐독하던 백설향이 안경을 살짝 치켜들며 날 쳐다봤다.


“책 읽는데..요?”

“응, 그건 나도 보여, 왜 여기서 책을 읽고 계시냐고요, 모범생아.”


쓰러져서 좋은 꿈을 꿀 때도 느꼈던 지그시 바라보는 시선.

끈적하다 못해 질척했던 시선을 떠올리자 몸이 부르르 떨렸다.


‘설마.. 아니지?’


천하의 백설향이 무방비 상태로 잠에 든 남학생의 몸을 지그시 쳐다봤다거나.


“이상한 상상은 하지 마시고..요.”

“응.”


확실히 그녀 특유에 무표정을 보니. 확실히 아닌 것 같다.


“나 오늘은 뒷자리에 앉아서 쉴 건데, 넌 앞으로 돌아가지?”


백설향은 평소 수업에 집중하기 위해 앞자리를 선호했다.


내가 백설향의 옆자리에 앉은 건 교수님들이 전교 1등을 바라보는 부담스러운 시선 때문이었지, 딱히 그녀를 위해서는 아니었다.


“오늘은 그냥 뒤에 앉으려고요.”

“그래? 그럼 뭐 내가 움직이지.”


인영은 평소에도 같이 앉는데 굳이 뒷자리에 편하게 있을 기회가 왔는데 그걸 마다하면서까지 백설향과 앉을 생각이 없었다.


인영은 딱 한 칸 자리를 옮겨 앉았다.


턱을 괴자마자 그륵, 옆자리에서 의자가 빠져나왔다.

또, 뭐니.


고개를 돌리니 백설향이 무표정한 얼굴로 옆에 앉아있었다.


“그래, 이번에는 이유라도 들어보자.”

“앞에 학생이 너무 많아서, 칠판이 안 보여서..요.”

“그래?”


끄덕.


“그래, 그러면 여기 앉아있어. 여기는 칠판도 잘 보이네.”


인영은 그리 말하고 자리를 옮겼다.

백설향은 그런 인영은 순순히 놓아주지 않았다. 곧바로 따라붙은 백설향은 인영에게 무관심하다고 선전하고 싶은지.

시선도 주지 않고 책만을 하염없이 바라볼 뿐이다.


“그래, 내가 미안하다.”

“아니에요, 거기에는 공기가 조금 더러워서 옮겼는데, ‘마침’ 당신이 여기있네..요.”

“하..”


그래, 네 잘났다.


쯧, 혀를 찬 인영은 상황을 받아들였다.


포기하면 편하다는 격언대로 포기하니 편했다.


“다음 교시가 뭐였지?”

“미술..요.”

“아, 미술 싫은데.”


손재주를 발휘할 수 있는 유일한 과목임에도 불구하고 미술은 싫었다.


‘일단 교수님이 마음에 안 들어.’


분위기를 싸하게 만드는 재능을 가지신 선생님이 마음에 안 들었고, 두 번째로는 지루했다.


‘미술 시간만 되면 시간이 느리게 흐른단 말이지. 그것도 아주 느리게.’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뭘 어떻게 하든 A니.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에휴, 내가 한숨을 쉬는 동시에 앞문이 드르륵 열렸다.


“헬로 에브리원!”


손을 흔들며 앞구르기 한번을 조진 미술 선생님이 학생들을 돌아보며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약간 사악한 미소에 백설향과 학생들 등골이 오싹했다.


“오늘은 합동 수업 및 합동 수행평가를 진행하겠습니다!”


교실에 폭탄이 떨어졌다.

수행평가는 저번 주에도 보지 않았던가. 게다가 합동 수업이라니!?


“네!?”

“그게 무슨! 합동 수업에 수행평가라뇨! 그것도 갑작스레! 부당합니다!”

“옳소!”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모습에 미술 선생님이 당황했지만, 주변을 배회하던 조교 선생님들이 소리쳤다.


“조용! 조용!”

“학기 초에도 분명 수행평가를 비롯한 모든 수업에 내용은 갑작스레 정해질 수 있다고!”


조교들에 진압에 교실 안이 다시 잠잠해졌다.

미술 선생님이 다시 여유를 되찾고 말했다.


“다들 수업 시간에 열심히 했다면 어렵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여러분들은 탐험가잖아요!? 다들 검 한 번쯤은 잡아보셨을 테니 더 쉽죠!”


선생님의 말에 인영은 이번 수행평가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깨달았다.


‘조각인가.’


지금까지 배운 내용과 칼을 쓴다는 대목에서 조각이 떠올랐다.


“자자, 그럼 다를 조용히 해주시고, 여러분들은 빨리 들어와서 자리에 앉아주세요!”


옆 반 학생들이 우르르 썰물 들어오듯이 E반에 교실로 들어왔다.

그들은 각자 친한 친구들의 곁에 앉았다.

심지어 바로 옆에 앉은 백설향의 곁에도 사람이 붐볐다.


‘...’


내가 이런 수업 때문에 미술이 싫다.

백설향 곁에 모인 학생들로 옆자리로 떠밀려진 인영은 그 자리에 소심히 앉아있는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어라?”

“네?”


윤하가 고개를 갸웃거리다 살갑게 손을 흔들었다.


“응, 오랜만이야.”


오랜만에 보는 윤하는 여전히 골든 리트리버 강아지를 빼닮아 귀여웠다.

그녀에게도 꼬리가 있다면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겠지. 그런 모습을 상상하자 입꼬리가 살짝 풀렸다.


“오늘은 기분 좋아 보이네요오.”

“응? 아, 그냥저냥.”


너가 강아지 닮아서 기분 좋아졌다고는 죽어도 말하지 못한다.

그냥 어물쩍 넘긴 인영은 뭐 하고 지내는지 물었다.


“그냥 공부하고, 수련하고. 평범한 학생의 삶을 구가하고 있죠!”

“그래?”

“네! 그러는 인영은 뭐 하고 지내세요?”


인영이라고 친근하게 불리자 훔칫 놀랐으나,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나는 나는..”


중간고사 끝나고, 아무 파란만장한 삶을 보냈다.


“백설향하고 대련하다 죽을 뻔하고, 던전에 들어가서 보스 잡고, 마석도 얻었고, 갑자기 웬 이상한 애가 시비 걸어서 세공으로 승부를 하기도 하고..”


시바, 생각해보니까. 내 인생은 왜 이리 스펙타클하냐고.


“후후, 재밌네요오.”


윤하가 믿지 않으니 억울할 따름이다.

쓰게 웃은 인영은 앞에서 건네온 재료를 받았다.


나무 조각과 조각도였다.


인영은 옆자리에 윤하에게 나무와 조각도를 건네고 금도를 꺼냈다.


“우와..예쁘다아..”


윤하가 눈을 반짝이며 모습을 전부 드러낸 금도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금도는 오늘도 은은하게 빛났다. 희미하게 웃으며 앞에서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오늘 수행평가는 조각입니다! 서로 짝을 구해 서로의 모습을 조각해주세요!”

“..엥?”


짝을 구하라니. 친구가 없는 사람은?


‘쯧.’


내가 이래서 미술을 더 싫어하게 되는 거다.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자신만이 아니었나 보다.


윤하와 내가 어정쩡한 얼굴로 서로를 쳐다봤다.


두 사람은 동시에 푸훗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윤하야, 나랑 하자.”

“네, 좋아요오.”


말끝을 살짝 흐린 윤하가 조각칼을 들었다. 어째 잡는 게 예사롭지가 않다, 마치 사람 한 명을 골로 보낼 잡는 법이다.


‘그렇게 날 찌르지만 마라.’


오늘도 말을 가려서 해야겠다 다짐하는 인영이었다.

금도에 마나를 불어넣어 크기를 조절했다.


‘조각도랑 비슷한 크기.’


검신의 크기가 금도의 날 크기로 줄어들었다. 가드에 엄지를 올린 인영은 옆에 앉아 조각하는 윤하를 직시했다.


윤하는 내 얼굴을 보며 고개를 갸웃갸웃하다, 혼자 티 없이 맑은 헤픈 미소를 흘렸다.


‘눈이 보석 같네.’


그녀를 보고 내린 결론이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언뜩 보면 검은색이고 또 다르게 보며 파란색이 감돌고, 다른 데서 보면 반짝이는 물색 같기도 하다.


‘아이올라이트 블루랑 비슷하네.’


사파이어를 닮았지만 이런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면에서 아이올라티를 닮았다.


‘게다가 귀에 귀걸이랑 목걸이.’


그녀는 의외로 액세서리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는 열심히 해볼까?’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펜 대신이라고 금도를 돌렸다.

각도는 정해놨다. 눈을 반짝이며 나무를 깍는 그녀의 모습을 눈에 담고,


스윽.


금도를 그었다.


나무가 두부 썰리듯이 부드럽게 잘려 나갔다. 그가 손을 몇 번 쓱싹 하면 나무의 형태는 점차 변해갔다.

시선이 쏠렸다.


‘왜 그래 강철도 자르는 칼인데.’


시선을 즐기며 금도를 휘둘렀다.


***


“채점 끝났습니다. 자기가 만든 작품은 알아서 하도록 해요! 그럼 오늘 수고 많았어요!”


미술 선생님은 딱 자기 할 일만을 마치고 돌아 나섰다.


조교님들도 교수님의 뒤를 따라 나갔고 교실에는 다른 반 학생과 E반 학생만이 덩그런 이 있었다.


인영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앉아있는 윤하에게 왜 그러고 있는지 알면서 물었다.


“뭘 풀이 죽어있냐?”

“저만 못했단 말이에요오..”


확실히, 그녀의 작품은 다른 의미에서 인상 깊은 작품이었다.

마치 외계 생물체가 씹다가 뱉은 음식물 찌꺼기라고 할까나.


‘그리고 그 끔찍한 몰골이 나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아플지도.’


그녀의 시선에는 자신이 외계인에 음식물 찌꺼기로 비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비 맞은 강아지 꼬리처럼 축 처진 그녀를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했지만.


“그보아.. 우와.. 진짜 이게 제에요?”

“어.”


나무로는 표현의 제한이 있기 마련이나, 어쩌다 보니 아티팩트로 완성된 녀석에게 제한 따위는 없었다.


_____


꿈꾸는 마법사


등급 : C


효과


[꿈] : 좋은 꿈을 꿈.

[청정기] : 공기가 깨끗해짐.


윤하가 집중하는 모습을 바탕으로 만든 조각상.


______


윤하가 의자에 앉아, 허리를 살짝 앞으로 숙이고 눈을 반짝거리며 나무를 조물딱 거리는 모습을 조각했다.


‘아, 꼬리랑 귀도 만들 걸 그랬나.’


잘 어울렸을 텐데. 아쉬움에 입을 쩝 다신 인영은 조각을 살피다가 내 작품과 자신의 작품을 비교하고 풀이 죽은 그녀에게 넘겼다.


“으에..?”


시야 안으로 들어온 조각에 깜짝 놀랐던 윤하가 고개를 돌렸다.


“왜요오..?”

“너 줄게.”

“네에!?”


윤하가 깜짝 놀라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곧바로 입을 막았지만, 주위에 시선이 모이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이 귀한 걸 주겠다고요오?”

“어.”


인영은 심드렁하게 답해주며 턱으로 다른 학생들을 가리켰다.

그들은 서로 만들어준 조각을 교환하고 있었다.


‘요즘 악몽은 안 꾸고 청정기는 디퓨져 정도로 해결할 수 있고,’


뭐, 암튼.


“자, 선물. 이거 생일 선물이니까. 나중에 내 생일에도 생일 선물 챙겨줘.”

“응! 무조건 무조건!”


조각을 끌어안은 윤하가 볼을 붉히며 격한 긍정을 했다.


‘뿌듯하네.’


뿌듯한 동시에 싸늘했다.


‘뭐야..?’


시선이 느껴진 방향엔 마뜩잖은 얼굴로 눈썹을 잔뜩 구기고 앉은 백설향의 모습이 보였다.


뭐여.. 왜 그러시는데요..


마른침을 삼킨 인영은 여전히 이 생활이 낯설기만 했다.

특히 자신의 목숨이 경각에 달한 느낌이 들 때면 더더욱이.


***


“내일은 동아리 활동이 있으니, 아카데미로 등교하지 말고 동아리에서 내려오는 공지에 맞춰서 이동하시길 바랄게요.

그럼 종례 끝! 다들 집으로 귀가하도록!”


선생님이 종례를 마치며 소리쳤다.


“아, 인영 학생은 잠시 따라오세요! 인영 학생에게 좋은 소식과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찾아왔으니까!”

“아, 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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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화 전혀 익숙지 않은 일상. +3 22.01.18 421 21 12쪽
29 29화 승부. +2 22.01.17 462 21 11쪽
28 28화 승부. +1 22.01.15 535 26 11쪽
27 27화 던전에서 생긴 일. +1 22.01.14 606 25 12쪽
26 26화 진짜 이게 맞냐? +1 22.01.13 682 24 11쪽
25 25화 대련. +4 22.01.12 681 29 11쪽
24 24화 대련. +4 22.01.11 786 24 11쪽
23 23화 판매자와 구매자. +5 22.01.10 856 26 12쪽
22 22화 완전히 끝난 중간고사. +1 22.01.09 907 31 12쪽
21 21화 잘 벼려진. +5 22.01.08 939 2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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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잘 벼려진. +2 22.01.05 1,181 31 12쪽
17 17화 잘 벼려진. +2 22.01.04 1,236 37 10쪽
16 16화 쪽팔린다고. 22.01.03 1,316 43 12쪽
15 15화 잘 벼려진. +3 22.01.02 1,395 36 12쪽
14 14화 브론즈. +3 22.01.01 1,480 37 11쪽
13 13화 가상체험. +2 21.12.31 1,537 42 9쪽
12 12화 쉬는 시간. 21.12.30 1,623 46 11쪽
11 11화 오크. +5 21.12.29 1,694 4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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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회귀한 기억으로 무쌍? +7 21.12.22 2,260 5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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