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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1새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SSS급 세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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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1새
작품등록일 :
2021.12.1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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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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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0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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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6화 쪽팔린다고.

DUMMY

16화

쪽팔린다고.


“쯧...”


좋은 습관은 아니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기면 계속 혀를 차게 된다.


공방 중앙에 의자를 가지고 앉은 인영은 고개를 내려 모루 위에 올려진 것들을 바라봤다.


영롱한 핑크빛을 내뿜으며 존재감을 과시하는 ‘하트 목걸이’ 예쁘게 잘 만들어진 내 딸이다.

그리고 망치를 들어, 땅! 내리쳤다.


하트 목걸이의 옆에 나란히 둔 철을 두들기는 소리다.


땅땅.


“딸아, 설마 이 아빠가 너를 부수겠니...?”


그렇게 생각했다면 조금 섭섭하다.


난 적어도 내가 만든 자식을 부수거나 망치는 짓거리는 절대 하지 않는다.


그게 설사 실패작이라고 할지라도.


하지만 이번에는 눈물을 머금어야만 했다.


‘그래, 그래도.. 말이다.. 딸아..’


너를 못 쓸 때도 생기고 숨겨야 할 때도 생기는 법이란다.


하트 목걸이에 결함이 생긴 건 아니다. 아직 하트 목걸이의 ‘부분 거대화’는 자신의 필살기와 다름없다.


‘다만..감귤 이 개XX.’


영상에 잠깐 출연했던 거대화 스킬은 인터넷 밈으로 여전히 커뮤니티 내를 활보하고 있다.


쫄쫄이 검은색 슈트에 얼굴을 가리는 서커스단 광대의 마스크에 활용정점으로 오드아이를 가진 캐릭터가.


거대화를 하는 장면이!


‘하아..’


사실 거창한 이유가 존재하는 건 아니다.


그냥.. 그냥..


“존나 쪽팔리잖아..”


보통의 테란 아카데미 시험은 전부 생중계된다. 근데 생중계 중에 자신이 거대화를 사용하는 장면이 송출된다면?


세간에 자신이 중2병 코스프레를 즐기는 미친놈으로 알려진다면?


‘난.. 자신이 없다..’


끝내 나쁜 선택을 안 할 자신이 없었다.


그러니까 이번 시험에서 거대화를 사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일단 마른세수를 한 번 했다.


“하아..어째 좋은 기물이 안 보이네..”


안습하게 철을 두드리고 있는 이유였다.


땅땅.


아무리 철을 두드려봐도 영 집중이 안 된다.


“쯧.”


혀를 짧게 차곤 망치를 내려놨다.


이런 싱숭생숭한 기분으로는 뭘 하든 어중간하게밖에 안 된다.


“지금이 몇 시지?”


시간을 확인하니 오후 4시쯤.


누님과 만나기까지 2시간 조금 넘게 남았지만, 여기서 이러고 죽치고 있을 바에야, 골동품 매장에 가서 감정이나 하고 있는 게 낫다.


겉옷을 챙겨입고 공방을 나왔다.


***


-누님, 저 먼저 골동품 매장 도착했는데, 문 어떻게 열어요?

-현이 누님 : 어? 벌써 왔어?

-네, 어찌해 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현이 누님 : 응, 그럼 어쩔 수 없지. 비밀번호는 1224#. 이거 내 생일이니까 외워둬라.


끝말에 살짝 웃음이 터졌다.


-예, 물론.


골동품 매장 문에는 역시 구식으로 보이는 패스워드가 달려있었다.


“1224#.”


비밀번호를 중얼거리며 비밀번호를 눌렀다.


“그보다, 누님 생일이 크리스마스이브네.”


낭만적인 날에 태어나셨구나. 생각하며 열린 문을 옆으로 밀었다. 드르륵.


문을 열자마자 누른 기름 냄새와 곰팡이 냄새가 확 풍겨왔다.


‘역시 거북하진 않다니까.’


피식 웃으며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냄새가 진해지는 거 빼곤 거미줄도 없고 먼지도 안 날렸다, 누님이 나 없을 때도 열심히 청소했다는 것이겠지.


-누님, 저 들어왔는데, 뭐 새로 들어온 유물들 없어요? 오랜만에 왔으니까, 감정이라도 하고 있을게요.

-현이 누님 : 짜식, 기특한 소리도 할 줄 아네?

-저야 뭐 항상 기특하죠.

-현이 누님 : ㅋㅋㅋㅋㅋㅋ 그러냐? 그럼 지하 내려가면 바로 보이는 책상에 요번 주에 들어온 물건들 올려놨거든? 그거 감정해서 정리 좀 해줘!

-네.


대화를 마치고 저번에 누님이 했던 것처럼 책장에 꽂혀있는 책 중 눈에 띄게 붉은 책을 당겼다.


키리릭.


톱니바퀴 맞물리는 소리가 들리며 책장 뒤에 비밀 통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진짜 누님은 뭐 하는 사람일까?”


저번에도 물어봤었지만, 대답을 해주진 않았었다.

자신도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있으니까, 쌤쌤인가?


‘하아..’


그래도 이름을 거짓말로 말하는 건 좀 아니지.


현이라는 이름이 거짓말인 걸 모를 수가 없다. 나도 나름대로 그녈 배려하기에 그걸 묻지 않을 뿐이다.


띵.


내가 걸어오는 속도에 맞춰서 엘리베이터의 문이 스스로 열렸다.


‘그것보다 기대되네.’


엘리베이터에 몸을 맡기길 1분. 스르륵. 지하에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문이 열렸다.


‘오늘은 뭐가 있을라나?’


누님의 정체가 뭐든, 아티팩트를 구경시켜주고 선물해주고 감정시켜주는 누님은 무조건 착한 사람이다.


‘착한 사람이 아닐 수가 없어.’


저 봐라, 책상 위에 널브러져 있는 아름다운 유물의 자태를.


“키야! 죽이네!”


책상에 올려진 모든 유물을 한 아름 끌어안고 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오늘 유물은 종류가 가지각색이었다.


저번처럼 시계도 있지만, 반지도 있고, 목걸이도 있다.


일단 처음으로 집은 건 반지였다.


이 반지도 전에 받았던 목걸이처럼 보석이 박혀있었던 곳이 텅 비어있다.


‘감정.’


____


평범한 반지에 평범한 보석이 빠진 반지


등급 : F


반지다.


_____


육안으로 봐도 평범한 반지였기에 감정으로 나온 결과를 부정하거나 하진 않았다.


“그보다..반지의 홈을 이렇게 파는구나..”


아주 작은 보석이 들어있던 장소였다.

한 2.4mm 정도의 크기의 보석.


결혼식에 사용하는 커다란 보석이 들어있던 반지는 아니고.


‘음..그냥 포인트용?’


보석을 돋보이게 만드는 형태의 반지는 아니었으니까, 아마 내 추측이 옳을 터다.


[반지 이해도 13%]

[보석 이해도 5%]


‘내 평반지도 살짝 파면 가능하겠는데...?’


살짝 두껍게 느껴지는 반지니까.


그러다가 현실을 깨달았다.


“나 돈도 없고.. 보석도 없지..?”


하아..


“보석만 있었어도..”


아쉽게도 보석은 없다. 그냥 한숨을 푹 내쉬고 그대로 다음 유물로 넘어가 감정을 했다.


......


“이게 마지막이네.”


총 열 몇 개를 감정했다.


“그보다 지금 몇 시지?”


감정하고 감정해서 나온 것들은 대충 정리해뒀다.


“끄으..!”


뻐근한 어깨와 목을 풀어주며 커뮤니티를 열었다. 지금이...


“6시네..? 위층에 누님도 도착했으려나?”

“응, 이미 도착했을걸?”


갑작스레 뒤에서 누님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볼에 서늘한 무언가가 닿았다.


“흐갸갸!”


너무 놀라서 괴성을 지르며 뒤로 자빠졌다.


“푸하하하!”


홱, 뒤를 째려보니까. 익숙한 여성이 배를 잡고 깔깔 웃고 있었다.


“쿡쿡.. 너..너무 화내진 말고..크크..”


눈가를 훔치며 나타난 누님의 폭소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내가 입술을 삐쭉 내밀고 화났다는 표시를 명확히 하고 나서야 그녀의 폭소가 멈췄다.


“열심히 하는 널 위해서 차가운 음료수 사 왔지.”


아무래도 볼의 차가운 느낌은 저 음료수였나 보다.

나는 그녀의 손에서 흔들리는 음료수를 홱 낚아채 뚜껑을 땄다.


푸화화호홧!


“씨x..”

“아, 미안. 탄산이라고 말을 안 했었나?”

“...예.”


얼굴에서 차가운 음료수가 뚝뚝 방울 져서 떨어졌다. 떨어지는 방울을 혓바닥으로 받아 맛봤다.


“젠장..더럽게 맛있네..”


얼굴에 묻은 음료수를 손으로 흩고 바닥에 탁 털었다.


“그렇겠지. 아직 출시도 안 된 프리미엄 마나 음료수니까.”

“아, 어쩐지.”


이름에 마나가 들어가면 대부분 맛있는 음식들이다. 이건 세상에 진리라고 할 수 있다.


“에휴..열심히 일한 보상치고는 참 보잘것없네요.”

“누가, 그게 보상이라고 했니?”


그러더니 누나는 주머니에서 뭔갈 꺼내 사뿐히 던졌다. 언뜻 보였을 때 붉은색 무언가다.

난 붉은색 무언가를 탁 받았다. 딱딱하고 손을 따뜻하게 하는 감각이 기분이 좋다.


“뭐에요?”

“직접 보지 그러니?”

“먼저 기대감을 키우고 보게요.”

“실망하면 어쩌려고 그러니?”

“돈 많은 누님이 주시는 건데 설마 실망하겠어요?”


그리 말했지만 누님은 말해줄 생각이 없다는 듯 입을 꾹 다물었다.


“예. 봅니다.”


손에 쥐어진 게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손가락을 차례대로 폈다.


“허어...”


손안에 쥐어진 건 작은 보석이었다.

붉은빛을 띠고 있고, 안에는 투명한 유리처럼 티 한 점 없이 깨끗하다.


‘게다가.. 이거 뭐야..?’


보석에서 느껴지는 선명한 불꽃의 기운.


떨리는 손으로 감정을 사용했다.


____


사막 구미호의 마석


등급 : A


효과


불을 품고 있다.


던전에 존재하는 새끼 사막 구미호의 마석.


_____


설명을 보자마자 숨을 헉 들이 삼키고 누님을 쳐다봤다.


“야, 야. 울지는 말고...”

“어떻게 안 울어요..”


손에 쥐어진 이 작은 마석은 기본 가격만 1억이 넘어갈 귀품이다.

어디길 가다가 볼 수 있는 흔한 돌멩이를 던져준 게 아니라는 소리다.


“이..이걸 왜..? 저 아직 이 정도 월급 받을 정도로 우수하지 않는데..?”

“푸훗, 누가 뭐라디? 그냥 선물이야. 선물.”

“아니, 무슨 이런 선물을.. 못 받습니다. 아니 안 받아요.”


그녀의 호의는 분명 눈물이 날 정도로 기꺼운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이유 없는 호의란 존재할 수 없는 법이다.’


첫 번째 그녀의 호의는 처음 만났을 때 시작했다.

그녀는 처음 봤을 때 자신의 능력을 꿰뚫었다.


보통 사람이 골동품점에서 혼자 감탄과 환호성을 내지르면 미친 사람으로 보는 게 당연한 거다.


‘근데 끝까지 지켜봤지..?’


그래, 섬뜩할 정도로 자신의 본질을 꿰뚫었다.


그렇기에 역으로 내게 제안했다.


감정하라고, 보수를 주겠다고. 과한 보수를 받았다. 어디가 망가진 아티팩트라고 해도 그것의 등급들은 하나둘도 아니고 죄다 등급이 이상할 정도로 높았다.

그렇게 자신은 많은 것을 배웠다.


두 번째 호의는 지금 손에 쥐어있는 보석이다.


‘그러니 받을 수 없다.’


전의 것은 자신의 능력인 감정을 줄 수 있었지만.


과연 이건?


내가 무엇을 줄 수 있을까?


“그러니 받지 못하겠습니다.”

“아니..그냥 선물이라니까.. 받으면..하아..”


나의 고지식한 모습에 그녀는 결국 포기하고 한숨을 쉬었다.

그리곤 잠시 ‘꼬맹이 주제, 어른 마냥 고지식하고, 그냥 주는 대로 받을 것이지. 왜 저러는 거야?’ 중얼거렸다.


다 들리지만 안 들리는 척 그녀의 손에 보석을 돌려줬다. 그녀는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였다.


“야.”

“네?”


눈을 감은 그녀의 분위기가 일순 뒤바뀌었다.

장난기 많고,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분위기에서 신비함을 덧씌운다.


마치 자신보다 상위의 격에 존재하는 사람을 보는 느낌.


“너 내가 주겠다면 그냥 받아라. 아직도 내가 착한 누님으로 보이냐?”

“어, 네.”

“응..그렇지 그러..어? 야! 이럴 때는 그냥! 그렇게 안 보인다고 해야지! 다시 해!”


설핏 웃으며 말했다.


“뭘 다시 하긴 다시 해요.”

“다시 해야지.”


그녀가 감았던 눈을 천천히 들어 올린다.


들어 올린 눈동자는 그녀의 검은 눈동자가 아닌, 오색찬란한. 감히 헤아릴 수도 없는 수많은 색이 섞여 있었다.


눈을 마주친 순간 망부석처럼 자리에 굳었다.


‘미래시...’


[8%의 기억이 회귀합니다!]


누군가에게 흘러들었던 이야기가 존재했다.


지구에는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이 단 한 사람 존재한다고.

그 사람의 특징은 오색찬란한 눈동자라고.


“...”

“내가 선구안이 좋아. 이건 그러니까 미래를 위한 투자야. 넌 나중에 아주 많은 곳으로 가지를 뻗치는 거목이 될 것 같거든.”


자신의 눈가를 두드리는 그녀는.


기프트 ‘미래시未來示’의 소유자였다.


“한 마디로 성공하면 알지? 나한테 잘해라.”

“그것보다 실례가 안 된다면 주식 뭐 오를지 알려주실 수 있어요..?”


내 말에 누님의 표정이 썩어들어가다가 푸훗 하고 터졌다.


“넌 미친놈이 맞는 것 같아.”

“칭찬 감사하고요.”


오늘도 칭찬 스탯이 쌓였다.


작가의말

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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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화 쪽팔린다고. 22.01.03 1,321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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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브론즈. +3 22.01.01 1,485 3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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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화 쉬는 시간. 21.12.30 1,629 4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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