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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1새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SSS급 세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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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1새
작품등록일 :
2021.12.1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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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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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1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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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9화 승부.

DUMMY

29화

승부.


만들어진 난초는 옆에 시하의 장미와는 달리 화려하진 않았다.

비유하자면 책을 좋아할 듯한 수수한 문학소녀라고 비유할 수 있겠다.


이지적인 느낌을 풍기는 난초는 아티팩트가 아니었다.


‘청량한 마나가 이리 풍기는 데 아티팩트가 아니라니.’


살짝 신기했다. 허나 이해는 할 수 있었다.


‘이건 아직 완성된 게 아니야.’


금도와 하나가 되었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그럼 심사를 시작하겠다.”



시하와 내가 동시에 작품을 올렸다.


“우와..”


심사위원을 자처한 학생들 모두 인영과 시하의 작품을 보며 감탄을 토했다.

한명철 선생님 역시 두 작품을 차례대로 보며 흡족하게 웃었다.


“우선 시하의 작품의 설명을 들어보도록 할까?”

“네 선생님.”


시하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반짝이는 장미를 들어 올렸다.

장미의 꽃잎에는 작은 큐빅이 촘촘히 박혀있는 형태로 상당히 눈부시다는 느낌이 강했다.


“제 작품의 이름은 ‘화려하게 피어난 장미’입니다.”

“대박. 진짜 화려한 장미네.”

“우와 비싸 보이네.”


학생들은 눈을 반짝이며 작품을 바라봤다.

그나마 한명철 선생님이 냉정하게 물었다.


“그럼 이 작품이 만들어진 이유에 관해서 설명해주게, 또 이 작품이 어째서 금도와 어울리는 지도.”

“네.”


학생들의 반응에 회심에 미소를 지은 시하는 자신감이 엿보이는 얼굴로 작품을 설명했다.


“‘화려하게 피어난 장미’는 그 이름답게 장미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선생님의 작품인 금도를 보자마자 번뜩 떠올랐습니다.


이미 높은 자리에 올라간 선생님의 작품에 평범하고 수수한 꽃보다는 그 무엇보다 우아하고 반짝이는 장미가 어울릴 거로 생각했습니다.”


‘뭐 이리 길어.’


설명이 쓸데없이 길었다.

그래도 간략하게 정리하면 한명철 선생님이 만든 작품이니까 화려한 게 어울린다.


‘뭐 그건가?’


“그렇군.”


설명을 모두 들은 고개를 한명철 선생님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시하에게 장미를 받아, 이리저리 둘러보고 만져봤다.


흠잡을 곳이 없어 작품을 내려놨을 때 그의 얼굴에 띈 감정은 낭패감이었다.

한명철 선생님이 걱정스럽다는 눈길로 자신을 쳐다봤다.


‘뭘.’


어깨를 으쓱이며 괜찮다고 표시했다.


“그럼 금도에 한 번 대봐야겠지.”

“네!”


시하는 이미 승부의 결판은 지어졌다는 얼굴로 힘차게 답했다.


“그럼..”


한명철 선생님이 금도를 꺼내 ‘화려하게 피어난 장미’를 가져다 댔다.


마나로 붙은 장미와 금도는 또 하나의 새로운 작품을 보는 기분이었다.


한명철 선생님은 그걸 들고 대장간 학생들 모두에게 보이게 했다.


나 역시 보면서 속으로 감탄했다.


‘확실히 눈이 부시네.’


시하의 작품 ‘화려하게 피어난 장미’는 상상 이상으로 강력한 작품이었다.

마치 금도에 장미가 한 송이 피어난 느낌이다.


‘게다가 의외로 많이 튀진 않네.’


아마 금도의 수수함과 평범함을 모두 가릴 만큼 화려하기 때문이니라.


‘저런 방법도 있구나.’


음, 인영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자신은 저렇게 다른 사람의 작품의 특색을 변질시키지는 못하겠지만, 아무튼.


“나쁘지 않구나.”


한명철 선생님이 장미를 금도에서 떼어내며 주위를 한 바퀴 돌아봤다.


“다들 어떻게 봤지?”

“제가 먼저 말해도 될까요?”


한명철 선생님의 옆에 앉아있던 3학년 선배가 입을 열었다.


“그래.”

“흠흠, ‘화려하게 피어난 장미’는 금도의 허전함을 채워주는 좋은 작품입니다.

화려하기도 하고, 되레 금도의 수수한 특색을 완전히 변화시켜서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음, 그렇지.”


한명철이 긍정을 하곤 아직도 고민하는 심사위원 한 명을 쳐다봤다.

시선을 느낀 3학년 여선배가 입을 몇 차례 달싹이다 말했다.


“아까 말씀대로 화려했습니다. 이상입니다.”

“그래..”


한명철 선생님은 익숙한 듯 매끄럽게 넘겼다.

그리곤 주위에 모인 학생들에게 의견을 물어봤지만 다들 일맥상통하게 화려하다는 대답을 할 뿐이었다.

“그럼 다음으로 김인영의 작품을 보도록 하지.”

“네.”


한 걸음 앞으로 나선 인영이 자신의 작품을 들어 올렸다.


“작품의 이름은 ‘피어나는 난초’입니다.”

“피어나는 난초?”

“예.”

“하지만 아직 피어나지 않은 것 같은데?”


인영의 ‘피어나는 난초’는 이름과는 다르게 꽃봉오리가 꾹 닫혀있었다.


마치 함부로 보여주는 걸 허락해주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처럼도 보였다.


“아이고..인영아..”

“야! 하아. 주제에 맞게 했어야지..”


인영과 친하게 지내는 학생들이 한탄을 뱉었다.

이미 패배를 직감한 얼굴들이었고. 반면에 시하의 얼굴에는 자신의 장미를 빼닮은 미소 꽃이 피어났다.


“다들 조용. 설명을 마저 듣도록 하지.”


“네, 꽃에 문외한인 사람들은 난초에 꽃이 핀다는 사실을 잘 모르리라 생각합니다. 난초에는 작은 보라 꽃이 핍니다.”


연보라색의 잎에 비하면 자그마한 꽃이 말이다.

그렇다고 존재감이 옅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작기에 포인트가 되어 눈길이 사로잡는다.


‘거기에서 난 금도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지.’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건 금도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장식품.


‘뭘 하든 주체는 금도가 되어야 하는 법이야.’


그런 면에서 난초는 매력적인 꽃이다.

작지만 존재감을 뿜으며 작은 포인트가 된다. 그러면서도 주체인 금도의 선을 넘지 않는다.


“그래서 난초를 선택했습니다.”

“그런가.”


마음에 든다는 눈치였다.


“그럼 이것도 금도에 대봐야겠지.”


선생님이 금도에 난초를 가져다 대자 이변이 일었다.


굳이 볼 필요가 있는 심드렁하게 있던 시하도 모든 학생이 이변을 넋 놓고 바라봤다.


손잡이 부근에 줄기가 똬리를 틀었다.

잡는 느낌은 향상되었고 잎들은 짧은 가드가 되어 엄지손가락을 걸치고 힘을 줘도 나쁘지 않게 만들었다.


난초는..


‘역시.’


꽃봉오리는 파인 자리를 찾아 들어갔다.

제집인 양 들어간 꽃봉오리는 다쳤던 입을 열기 시작했다.


[‘피어나는 난초’를 완성했습니다.]

[회귀자로 ‘손재주’가 3 상승합니다.]

[회귀자로 ‘마나’가 2 상승합니다.]

[회귀자로 ‘민첩’이 2 상승합니다.]


“우와...”


시하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토하곤 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시하에게 핀잔을 주지 않았다, 그저 이 경이로운 장면을 지켜만 볼 뿐.


전부 피어난 난초는 작았다.

엄지손톱 정도의 크기. 허나 존재감은 풍부했고 금도의 수수함을 해치지도 않았다.


곳곳에서 눈을 부릅뜨며 감탄을 연발했다.


“허허..”


한명철 선생님은 헛웃음을 흘리며 난초가 피어난 금도를 이리저리 만져보고 살펴봤다.

내구도에서도 모형에서도 흠잡을 구석이 보이지 않았다.


‘그보다..’


한명철은 난초가 피어나고 마나가 급증한 금도를 감정해보곤 헛숨을 들이켰다.


_____


피어나는 금도 金刀


등급 : A


효과


[예기] : 날카롭다.

[섬세함] : 금도를 들면 조금 더 섬세해진다.

[변화] : 검신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직감] : 자신의 감각이 날카로워진다.

[내구도] : 웬만한 금속보다 단단하면 웬만한 돌보다 단단하다.


‘손재주’ 3 증가.


스킬


[약점] : 약점이 보인다. 생물이 아닌 무생물에도 사용할 수 있다.

[꽃 피우기] : 마나를 사용해 꽃을 피울 수 있다. 꽃은 마나를 받은 만큼 마나를 방출한다.


누군가를 고민하고 생각하며 만든 검.

그 누군가가 사용했을 때 효과 약 1.2배 증가한다.

‘피어나는 난초’를 떼어낼 시 등급이 하락한다.


______


‘허허, 등급이 상승했단 말인가..’


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등급을 올려주는 세공품이라니!’


‘피어나는 난초’는 분명 별 볼 일 없는 세공품에 불과했다.


‘허허, 둘이서 하나라는 건가..’


한명철이 눈동자만을 굴려 대장간 안을 살폈다.


아까 시하의 세공품을 칭찬하던 3학년 남학생은 아무 말 없이 종이에 만점이라며 끄적였고,


입을 다물고 있던 3학년 여학생은.


“말도 안 돼. 일정한 간격으로 피어난 꽃잎이 마치 햇살을 받아서 핀 아름다운 해바라기를 보는 느낌이야. 그러면서도 정교한 느낌은 상상을 초월해, 줄기는 또 어떻고, 줄기는 손잡이를 감싸서 잡기 좋은 그립감을 형성하고 있어, 저걸 쓰다 기본 손잡이를 쓰게 된다면 불편해서 다시는 쓰지 못하게 될 거야. 저건 마치 누군가를 위해! 누군가를 위한 디자인! 수수하지만 동시에 어여쁜 미소를 감추고 있는 청순 미소녀! 보기만 해도 입가가 풀어지고 기분이 좋아지면 다 퍼주고 싶게 만들어주는 주원인······.”


‘저 아이가 저렇게 될만한 작품이긴 하지.’


어쩌면 이미 승부는 정해졌을지도 모른다.

주위에 모여든 학생들이 자신의 가르침을 제대로 받았다면 그와 같은 생각을 품고 있을 터.


“승자를 가려야겠군.”


하지만 단 한 명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벙찐 얼굴로 있었다.

한명철은 그녀의 심정을 십분 이해했다.


‘때로는 결과에 승복할 수 없을 때도 있는 법이지.’


그래도 현실은 냉정하다. 한명철은 그걸 말해주기 위해 입을 열던 찰나에.

김인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야, 네가 진 이유에 대해서 내가 말해줄까?”


그의 시작에 한명철은 잠잠히 들어주기로 했다.


“흐윽. 내가 훨씬 잘 만들었잖아! 보석도 반짝이고 균형도 신경 쓰고! 그 누구보다 아름답고! 빛나게! 그리고 아직 누가 이겼는지는 몰라!”

“머리에 화가 가득 차서 분위기를 못 느낄 수도 있지만, 고등학생이나 됐으면 이성의 날은 항상 세우고 있을 줄 알아야지.”


인영은 혀를 끌끌 찼다.


“아직도 모르는 모양이니까, 말해주면 다들 내가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야. 심지어는 한명철 선생님까지.”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가 한명철 선생님을 홱! 흘겼다.

한명철은 고개를 무겁게 끄덕였다.

동시에 시하의 몸이 무너졌다. 눈에는 물이 가득 들어찼다.


“장미? 충분히 잘 만든 작품이지. 근데 장미는 혼자 있어도 잘 만든 세공품이야.”


시하의 작품이 내 작품에 밀리지 않는다.

꿀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진 이유는 간단하다.


“그냥 니 꼴리는 데로 만든 거잖아.”


말로는 금도를 위해서 선생님을 위해서.

말했지만 솔직히 험상궂게 생긴 한명철 선생님이 장미랑 어울릴 리가 없잖은가.


“너..너도 네 마음대로 만들었잖아!”

“어, 맞는데.”


나는 그래도 된다.

회귀자에 SSS급 기프트, 경험, 그리고 만물을 관찰하는 습관.


그건 내가 꼴리는 데로 만들어도 괜찮게 만들어주는 이유다.


“넌 그중에 아무것도 없으니까. 남은 생각하고 만들어야 한다 이 말이야.”

“크흑..”


그녀가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울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한 모양이지만 눈물은 볼을 타고 뚝뚝 떨어졌다.


나는 자신을 노려보는 그녀의 시선을 어깨를 으쓱이며 넘겼다.


“그럼 승리자는 정해졌군.”


한명철은 인영이 이겼다는 것에서 약간의 미소와 시하가 좌절한 부분에서 살짝 씁쓸한 기분이 혼잡한 얼굴로 말했다.


“김인영, 승리다.”

“우와아아아! 축하한다 인영아!”

“난 네가 이길 줄 알았다!”


우레와 같은 함성에 입꼬리를 슬며시 올린 인영은 한명철 선생님의 손에 들린 금도를 받았다.


“아무쪼록 이 금도로 멋진 작품을 만들길 기대하네.”

“네!”


손에 착 감기는 금도.


‘오늘부터 넌 내꺼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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