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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1새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SSS급 세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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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1새
작품등록일 :
2021.12.1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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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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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0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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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잘 벼려진.

DUMMY

15화

잘 벼려진.


2학기 중간고사는 9월의 첫째 주에 시작됐다.


‘이게 맞아?’


첫 시험 과목은 연금술이었다.


일단 첫 번째 문제부터 난관이었다.


난공불락의 성벽을 보는 느낌이다.


1. 구리를 금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원소 기호와 마나의 양을 서술하십시오.


‘이런 걸 배웠었나?’


내 기억 속에는 이런 걸 배운 흔적이 없다. 애초에 내가 왜 연금술 수업을 신청했지?


객관식으로 보기라도 만들어줬으면 이런 말도 안 했지.


팬을 돌리며 머릿속에서 계산했다. 왜 신청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카데미 졸업할 때까지 연금술 수업을 꾸준히 들었다.


‘다음 학기부터는 다른 거 신청하자.’


내가 구리로 금을 만들 것도 아닌데, 굳이?


쯧, 혀를 끌끌 차며 식을 적었다.


구리에 탄소, 원자기호는 이 두 개가 끝이다. 마나는 연금술에 최적화된 마나로 치면...


‘와, 시x 존나 어렵네...’


회귀를 너무 믿었나 싶기도 하지만, 이건 논외로 치기로 했다. 내 바로 옆자리에 앉은 백설향의 얼굴도 눈에 띄게 어둡다.


첫 번째 문제를 풀고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1시간이나 지나간 상태다.


문제는 총 5개고 시험 시간은 2시간이다.


‘이거 문제 세 개만 풀자.’


테란 아카데미의 시험은 상대평가다. 내가 봤을 때는 세 개만 풀어도 연금술 성적은 1등이다.


2. 엘릭서를 만드는 재료와 들어가야 하는 그람의 수를 구하시오.


‘오케이, 포기.’


깔끔하게 포기했다. 2학년 되면 내가 다시는 연금술을 신청하나 봐라. 난 그대로 책상에 엎드렸다.

다른 이들도 두 번째 문제를 보고 좌절하곤 책상에 엎드려 체력을 보충했다.


‘내가 봤을 땐 다음도 고난도다.’


다음은 연글술의 기초이며 이과의 시작인 수학, 지금 자나 다음에 자나 어차피 일어나면 시험이 끝나 있을 것이다.


“하아암..”


하품을 내쉬고 눈을 감았다.


***


다음날 마지막 시험은 몬스터 탐구였다.


‘식물형 몬스터 테레시아의 약점은 무엇일까?’


1. 불꽃 속성의 공격.

2. 물 혹은 얼음 속성의 공격.

3. 자연적 요소를 이용한 물리 공격.


‘2번.’


‘식물형’이라는 건 함정이다. 식물형이지만 테레시아는 불꽃을 사자의 갈기처럼 매달고 다닌다.


걔다가 식물 주제에 육식이기도 하고.


아무튼, 가장 효과적인 공격은 얼음, 물 기프트를 활용한 공격이 약점이다.


그렇게 인영은 주르륵 문제를 풀었다.


‘내가 시, 다른 건 몰라도 몬스터 탐구에서 이론 1위를 놓치면 사람도 아니지.’


내가 탐험가로 살아온 경력은 자그마치 20년.


기억이 전부 회귀 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짬밥이 어디 가는 게 아니다.

몬스터의 이름을 들으면 대충 녀석의 생김새와 약점이 생각난다.


심지어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몬스터의 약점까지 알고 있으니.


‘나중에 팔 수 있으면 팔아야겠다.’


이제 마지막 문제를 위해서 시선을 내렸다. 그리고 우뚝 굳었다.


2015년 등장한 첫 번째 월드 보스의 이름과 개체, 관련된 신화를 설명하시오.


마지막 스무 번째 문제는 15년 전에 나타난 월드 보스에 대한 문제였다.


삐질.


“하아..하아..”


펜을 잡은 손이 떨리며 식은땀이 배어 나온다. 숨이 절로 거칠어지고 피부가 창백해진다.


순간 숨이 턱 막혔다.


부모님의 얼굴은 잊어버렸지만, 그때의 광경과 녀석의 생김새는 뇌리에 각인되어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흐윽..”


정신이 아득해져 간다. 자신이 바라보고 있는 시야가 점차 멀어지는 게 느껴진다. 펜을 놓쳤다.


데구르르.


굴러떨어진 펜은 누군가에게 팔뚝에 닿았다. 곧 그녀는 김인영을 바라봤다.


흔들.


“저기..요.”


톡톡, 자신의 팔뚝을 건드리는 손길에.


아득해져 가던 정신이 돌아온다.


옆으로 스륵 시선을 돌리니 백설향은 특유의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녀의 눈에는 안쓰러운 기색이 들어차 있다.


“괜찮으세요..?”

“어..어..”


아직 안 괜찮지만, 덕분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하마터면 졸도해서 시험을 망칠 뻔했다.


“후우, 고마워.”


심호흡하며 공포를 억누른다.


“아니에요, 시험 시간 별로 안 남았으니까, 얼른 집중하고 푸세요.”


백설향이 조용히 말하고 고개를 돌렸다.

매정하거나 차갑다는 느낌을 단 1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최근에는 자신이 도움을 받고 있어서 미안할 지경.


‘나중에 진짜 제대로 만들어줘야겠네···.’


아무래도 양심이 너무 찔려.


희미하게 미소 짓고는 월드 보스의 형상을 떠올렸다.

회귀 전에도 회귀 후에도 공포의 대상인 녀석을 떠오르는 건 확실히 고역이다.


‘티폰(Typhon).’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화산력의 의인화.


상반신은 인간이며 하반신은 괴물의 것인 거인이다. 신을 죽이기 위해 태어난 괴수.


‘미쳤었지..’


머리와 겨드랑이 부근에서 솟아오르는 수백 마리의 뱀과 용의 머리들은 그야말로 그로테스크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본다면 티폰을 용케 잡았다.


서울이 반 폐허가 되었다곤 하지만, 그 정도 선에서 끝난 것은 희생된 모든 사람 덕분이 아닐까.


난 심심한 애도를 표했다.


‘두 번째 월드 보스는 어떻게 생겼더라?’


티폰을 생각하니 자연스레 다음 월드 보스로 생각이 이어졌으나, 애석하게도 떠오르는 건 단 하나.


‘모든 월드 보스는 신화 속에 존재하는 괴물들을 닮았다.’


딱 거기까지만 기억이 났다.


직감이고 추측이지만, 모든 월드 보스의 정보를 알기 위해서는 적어도 50% 이상의 기억을 회귀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내 직감은 꾀나 정확한 편이니까..’


아마 맞지 않을까?


‘일단 이건 나중에 생각하고.’


시험 문제나 풀자.


티폰은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제우스조차 1대1 승부에서 승리한 신화가 존재한다.


아마도 현실에 출현하 월드 보스 티폰 역시 어떤 강자가 도전해도 1대1에서는 이길 수 없을 터.


업적은 의외로 아무 도움도 안 되는 것처럼 보여도 우리가 안 보이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다 풀었다..’


내가 마지막 문제를 태블릿 PC에 적었을 때 시험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띠리링하고 울렸다.


“다들 펜 내려놓고 있으세요. 지금 펜을 드는 사람은 실격 처리가 됩니다.”

“예.”


5초 정도가 흐르고. 감독 선생님은 학생들을 흡족하게 바라보며 시험의 종결을 알렸다.


“시험지 모두 걷었습니다. 다들 시험 보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와와와!”


학생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책을 집어 던졌다. 종이가 허공에 나도는 교실에서 나도 동화해 시험지를 던지려고 했다.


하지만 손에 잡히는 건 종이가 아니라, 무겁고 딱딱한 무언가.


‘쩝..’


태블릿 PC를 던질 수는 없는 일이잖은가. 난 머쓱하게 머리를 긁으며 자리에 다시 앉았다.


푸후.


옆자리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


‘백설향이 웃는다고?’


고개를 돌리니 무표정을 짓고 있다.


그러나 보이지 않게 작은 미소를 짓고 있다는 건 그녀의 볼에 띈 홍조에서 알 수 있었다.


“시험 잘 봤어..요?”

“음..아마 잘 보지 않았을까?”

“그럼 못 봤겠네, 보통 자신이 잘 봤다고 하면 못 봤으니까..요”

“그러냐? 아, 그보다 아까는 고마웠다. 덕분에 시험 문제를 풀었네.”


심드렁함과 고마움이 섞인 말에 백설향이 의외에 눈빛으로 쳐다본다.


아니, 왜? 방금까지도 고맙다고 했었잖아.


“쯧.”


혀를 차는데 복도에서 우다다 달리면서 소리치는 목소리가 교실 안까지 울려 퍼졌다.


“얘들아! 대자보 나왔데!”

나와 백설향은 소리침에 커뮤니티 게시판을 열었다.


테란 아카데미의 고풍적인 악습으로는 대표적인 예로 대자보를 붙인다는 악습이 존재한다.


그것도 전 세계 사람들이 보는 커뮤니티 게시판에!


“보자...”


일단 아래에서부터 스윽 흩었다.

아랫부분에는 자신의 이름 석 자가 적혀있지 않다.


가슴을 쓸어넘겼다.


일단 1,000위권은 넘겼다.


‘이거 괜히 긴장되네···.’


시험을 잘 봤다는 자신감은 있는데, 괜히 떨리는 기분.

‘미친.. 진짜로..?’


100등 아래에는 내 이름이 없다. 그렇다면 조금 더 위에?


99위 유설

98위 인정


50위까지도 자신의 이름이 존재치 않는다.


‘설마? 10위..?’


40위를 넘기자 목이 바짝 탔다.


일단 10위 권을 확인하기 전에 침을 꼴깍 삼켰다.


“성적 개 같이 떡상..?”


5위 유천하.

4위 마르시.

3위 백설향.


“와..”


백설하는 내 성적을 미리 확인했는지 입을 떡 벌리고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 눈을 감고 화면을 위로 올렸다.


인간의 욕심을 끝이 없다고 하던가? 2위만 해도 감지덕지로 만족해도 모자랄 판에 여까지 왔는데 1위는 하고 싶다는 욕망도 존재한다.


슬며시 뜨는 눈에 순위가 보였다.


1위 김인영.


“...”


10초 정도가 지났지? 10초?


뇌가 현재 상황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1등..?”


진짜로...?


꿈인 건가. 볼을 꼬집어 봤으나.


반 학생들 모두 경악에 찬 눈으로 자신을 올려다본다.


“대박..”

“그러게..”


나도 놀랐다.


그것도 아주 많이.


***


교탁에 선 김시영 선생님은 어쩌면 나보다 더 기뻐 보이는 얼굴로 나와 백설향을 일변했다.

확실히 기쁠 이유가 있다. 나중에 간다면 필기 1위와 3위를 가르쳤다는 평생 안주가 생길 테니까.


“자! 여러분들! 저희 반에서 성적이 상위 5위 안에 드는 학생이 2명이나 나왔습니다! 다들 박수!”


짝짝짝.


몇 사람들은 정말 호기심과 궁금함에 박수를 쳤고, 몇 사람은 마뜩잖음을 가득 머금고 손뼉을 쳤다.


특히 김진이.


“다들 기쁨을 만끽해도 좋지만, 아직 중간고사가 끝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죠?”

“네에!”


이제 막 필기가 끝난 것이다.


아직 실기라는 거대한 산이 하나 남았다.


“하하, 다들 대답 하나는 기깔나게 하시네요!”


그리 말한 선생님은 필기에서 낙점 근처에 있는 몇 학생을 째려봤다.

하하, 어색하게 웃은 학생들이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염치는 있는 모양이다.


“실기 시험은 3일 후 금요일 시작합니다. 시험의 종류는 아직 비밀이지만, 제가 오늘은 기분이 좋아서 힌트 하나를 드리려고 합니다.”

“오!”


이렇게 해도 되나?

그래도 준다고 하니 넙죽 받아먹을 생각이다.


“이번 시험은 여러분들이 가장 많이 공부했던 과목 중 하나를 시험받게 될 것입니다.”

‘이게 끝이야..?’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신 여러분들은 열심히 생각해보도록 하세요. 1위인 김인영 학생은 벌써 깨달았을 수도 있겠죠?!”


선생님의 말씀에 몇 학생들이 자신을 노골적으로 쳐다본다.


‘뭘 봐 미친놈들아..’


내가 선생님이 말한 여러분들 중 한 명이야...


나는 그저 멋쩍게 웃으며 어물쩍 시선을 넘겼다.


“여러분들 노실 거죠? 알아요, 저도 학생 때는...”


꼰대 선생님의 말은 한 귀로 흘려들으며 커뮤니티를 켰다.


아까 보고 답장하지 못했던 메시지가 하나 있다.


-현이 누님 : 너희 중간고사 한다고 했었지? 누나 가게 한 번 놀러 와. 좋은 거 줄 테니까.


의미심장하게 말하는 누나의 문자.


청심환이라도 줄려고 하는 걸까?


누님은 돈 많으니까. 청심환도 보통 청심환은 아닐 거다.


타닥, 타닥.


나는 답장을 보냈다.


-내일 오후에 찾아갈게용.

-현이 누님 : 어야, 가게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얘들 몰래 와라.

-네.


피식 웃었다. 무슨 얘들 몰래 와야.


'내가 애도 아니고.'

-현이 누님 : 참고로 너 애 맞다.


"엑."


요즘 재벌들은 독심술도 배우는 모양이다.


작가의말

오늘 스파이더맨을 보러갈 생각입니다..ㅎㅎ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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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쪽팔린다고. 22.01.03 1,316 43 12쪽
» 15화 잘 벼려진. +3 22.01.02 1,395 36 12쪽
14 14화 브론즈. +3 22.01.01 1,479 37 11쪽
13 13화 가상체험. +2 21.12.31 1,537 42 9쪽
12 12화 쉬는 시간. 21.12.30 1,623 4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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