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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1새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SSS급 세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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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1새
작품등록일 :
2021.12.15 14:33
최근연재일 :
2022.01.18 12:15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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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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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2.01.0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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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9화 잘 벼려진.

DUMMY

19화

잘 벼려진.


앞에서는 거대한 청화의 파도가 자신을 집어삼키기 위해 아가리를 벌렸다.

뒤에서는 자신을 짓뭉개려는 커다란 돌덩이가 날라온다.


앞과 뒤를 한 번씩 더 돌아본 인영은 현재 왜 이런 상황에 치달았는지 생각해봤다.


‘일단 선생님 손에 이끌려 시험에 참여했고, 눈을 뜨자마자 청화와 돌덩이가 나에게 질주해오고 있다.’


정리하고 보니 더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


‘일단은 도망치자.’


양쪽에서 오는 공격은 전부 자신이 감당할 수준이 아니다.

운 좋으면 사지 중 하나가 불구가 될 수 있고, 운이 나쁘다면 목숨이 끊길 수도 있는 상황.


‘가속.’


현재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은 가속뿐이다.

반지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우웅-


반지가 웅 떤다.


“응?”


‘가속’은 발동하지 않았다.


“자..잠깐. 아들아? 아들아? 내 말 들리지? 빨리, 아빠 이러다 죽어. 아빠 죽는 꼴 보고 싶어!”


손가락을 잡고 흔들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꿀꺽..”


마른침을 삼켰다. 등이 식은땀으로 젖어 축축하다.


‘이렇게 죽는다고?’


회귀까지 했는데, 이리 허무하게?


“시발, 나 이렇게 못 죽어.”


억울해서라도 못 죽는다.


‘무아지경.’


[무아지경을 발동합니다.]


돌덩이와 불덩이 사이에 껴 죽기 1초 전, 무아지경을 발동했다.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생각과 생각을 잇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도달한 결론은 허무하지만 간단하다.


“후, 방법이 하나뿐이네.”


감정.


다시 만들어진 신속의 반지에 감정을 사용했다.


____


신속의 반지 (화 火)


등급 : B


효과

불 속성 저항력 10% 증가.

민첩 15% 증가.


[영체화] : 일주일에 한 번 목숨이 경각에 이루었을 때 불꽃으로 화함.


스킬

[화속 (火速)] : 불꽃을 더해 속도를 5초간 가속한다.

재사용 대기 시간 3분.


____


“영체화!”


경각에 달한 상황.


꼬리뼈 부근에서 청화는 정반대인 피를 머금은 듯한 붉은 불꽃이 피어올라 몸 전체를 삼킨다.


그와 동시에 청하와 돌덩이가 부딪쳤다.


콰와아아앙---!!


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중간에 껴있던 인영은 바닥에 주저앉아 십 년 감수했다는 얼굴로 연신 숨을 골랐다.


‘살았다..’


어떻게든 살았다.


손을 내려보니 아까까지 자신을 집어삼켰던 붉은 불꽃은 사그라들고 모습을 감췄다.


“후우.. 고맙다, 아들아.”


바닥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털었다. 슬슬 자욱하게 피어났던 먼지가 거두어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만든 사람들의 얼굴이라도 봐야지.’


누구인지는 대충 감이 온다.


먼지가 전부 가시고, 자신에게 꽂히는 두 명분에 시선.


‘백설향, 윤하.’


1위와 5위다.


두 사람을 돌아봤다.


백설향과 윤하는 서로 경악한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다.

아마 어디 다친 곳 없이 나타난 게 놀라운 것이겠지.


우선 백설향에게 말을 걸었다.


“오랜만이다, 백설향.”

“아..응, 아니 네..”


그리고 다시 시선을 돌려서 윤하를 바라봤다. 나의 무심한 듯 그윽한 시선에 윤하는 몸을 살짝 움찔 떨었다.


“처음 보네요. 윤하 양.”

“아아..네..”


싸늘한 목소리와 얼굴에 윤하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리며 몸을 움츠린다. 어깨가 축 처지는 게 비 맞는 강아지처럼 애처롭다.


“후우, 쯧.”


그런 모습을 보니 더 물어보기도 묘했다.


두 사람에게 더 쏘아붙이고 싶긴 한데.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다.

괜히 신경을 긁었는데 저 둘이 짜증이 나서 공격해 오면 지금에 나로서는 대응할 수단이 없다.


'두렵지만, 상상도 하기 싫지만, 그때는 그냥 죽는 거다.'


음, 그냥 화를 최대한 죽이며 물었다.


“그래요, 지금 무슨 상황이었는지, 아무나 설명 좀 해보세요.”

“...”

“...”


대답이 돌아오진 않지만, 주변에 널브러진 학생들의 모습이나, 아무 데도 상한 곳 없는 두 사람의 모습이다.


대충 어떤 상황인지는 감이 왔다.


그래도 듣기는 들어야지.


“아무도 설명 안 하시게요?”


슬슬 짜증이 나는 중에, 백설향 쪽에서 우물쭈물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게 무슨 일이냐면은..요”


백설향이 특유의 말투로 말을 이었다.


***


‘우와...’


둘 사이에 갑작스레 등장한 그는 엄청 특이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데···.


‘내 공격을 막았어..’


사실 내 공격만을 막았더라면 이렇게 놀라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설향이의 공격을 동시에 막았기에 놀랍다.

그것도 설마 아무런 피해 없이, 그을린 자국 하나 없이.


나는 그를 봤다.


‘역시 아무것도 안 느껴지는데...’


“오랜만이다, 백설향.”

“아..응, 아니 네..”


윤하는 순간 자신의 귀가 잘 못 들었나 싶었다.


‘어라..? 설향이가 존댓말을 사용하네..?’


걔다가 인사까지!


‘와..뭐하는 사람일까?’


궁금해서 보는데 그와 시선을 딱 마주쳤다.


무심하면서 차가운 눈동자. 마치 얼음을 마주하고 있는 기분에 몸이 움찔 떨렸다.


“처음 보네요. 윤하 양.”

“아아..네.”


목소리가 잘게 떨렸다.


미지의 존재이기 때문일까?


그는 날카롭게 벼려진 하나의 칼날 같았다. 하지만 빠져든다, 무심한 듯 차가운 그의 눈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다.


궁금하다.


저 심해처럼 탁한 눈동자 안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이.

그의 눈동자에 살짝 이지만 보이는 감정의 편린이 무엇인지.


공포, 두려움, 안도, 독기, 광기.


‘궁금하다..!’


무섭지만, 동시에 궁금하다.


그는 어떠한 긴 고심 끝에 한숨을 내쉬고 물어봤다.


“그래요, 지금 무슨 상황이었는지, 아무나 설명 좀 해보세요.”

“...”

“...”


나보다 친한 설향이가 대답할 줄 알았는데, 설향이도 자신처럼 입을 닫고 있다.

묘한 동질감이 일었다.


그래도 역시 연이 있었는지, 결국에는 설향이가 입을 열었다.


“이게 무슨 일이냐면은..요”


***


“하아,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윤하 양이 다른 생도의 공격에 방어하기 위해서 마법을 사용했다.”

“예.”

“그러다가 그 마법이 백설향을 공격했고. 백설향은 시험을 위해서 반격했고, 윤하 양도 맞춰서 마법을 썼다.”

“응..요.”


역시 아까 예상했던 그대로의 일이다.

그걸 직접 들으니, 확실히 잘못은 아카데미가 했다는 걸 알겠다.


‘아카데미 이 씹.. 학생을 사지로 내몰아?’


그렇다고 아카데미에 건의하기에는 주변에 떠다니던 드론들이 백설향과 윤하의 마력을 견디지 못하고 맛이 나갔다.


‘에휴, 되는 게 없네.’


세상은 나만 미워한다. 그게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다.


“하, 그래 네들 무죄인 거 알겠다.”


내 말에 백설향의 얼굴이 조금 펴졌다.


내가 너보다 약한데 말이지.


“아, 맞아. 이거 시험 규칙 좀 설명해주라.”

“네?”


백설향이 되물었지만, 금방 왜 내가 이런 질문을 했는지 깨달았다.


“그 정도는 말해줄게..요.”

“응, 그래 주면 고맙고.”


그러다가 쭈뼛쭈뼛 강아지처럼 서 있는 윤하에게 말해줬다.


“괜찮으니까. 이제 가도 돼.”


두 사람 다 잘못이 없다는 걸 알았기에, 조금은 상냥하게 말했다.


“아..네..그럼 다음에 봐요오..”

“응, 그럼 잘 가.”


인영은 오랜만에 손을 흔들었다. 윤하는 수줍게 웃으며 마저 손을 흔들어줬다.

보호해주고 싶은 욕망을 일으키는 아이다.


“윤하는 착하네.”

“네?”

“응, 아무것도 아냐.”

“...”


조용히 뒤통수만이 따갑다. 눈동자를 뒤룩 굴려 백설향을 보니 뚱한 얼굴로 자신의 뒤통수를 흘기고 있었다.


후우, 한숨을 내쉬며 물어보기로 했다.

아니라면 뒤통수 거대한 혹이 하나 생길 느낌이기에.


“뭘, 그렇게 뚱한 얼굴로 있냐?”

“예?”

“싸우다가 끊겨서 그래? 나중에 싸워, 지금 싸우면 이기든 지든 체력 소모가 장난 아닐 테니까.”

“아니..그게.. 예.”

“그래. 싸움은 나중에도 할 수 있는 거니까. 일단 설명 좀 부탁할게.”


인영은 걸으면서 백설향에게 설명을 시험에 관해 설명을 들었다.


“그러니까. 깃발 뺏기와 생존을 이틀간 진행한다는 이야기지?”

“예.”


커뮤니티를 열어서 점수표를 확인하니 깃발이 20개인 윤하가 1위로 굳건히 올라서 있다.


“어쩌냐? 나 때문에, 너도 2등은 하고 있었을 텐데..”


백설향의 순위는 7위, 그녀의 실력이라면 어렵지 않게 2위로 순방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미안하다. 시간 뺏어서.”

“괜찮아, 윤하랑 싸웠으면 더 많이 시간을 뺏겼을 테니까..요.”

“그래? 그러면 다행이고.”


희미하게 웃은 인영은 이번 시험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대해 생각해봤다.


‘중간.’


그래, 중간쯤에는 안착해야 한다. 5개를 유지하고 있으면 알아서 중간에 안착할 수 있을 터다.


‘물론, 그렇게 하고 싶진 않네.’


그렇게 끝낸다고 무가 달라질까.


현재 자신의 학교생활을 잠시 떠올렸다.


썰물처럼 들어오는 안 좋은 기억들, 회귀 전에도 후에도.


괴롭힘은 일상이었고 맞는 건 예삿일이었다.

돈은 얼마나 뺏겼으면 학식도 못 사 먹는단 말인가.


그게 학교생활이라 불릴 수 있을까?


‘킥, 지옥도 이것보단 덜 하겠다.’


너스레를 떨었지만, 그래, 자신에게 변한 건 그 무엇도 없었다.


회귀했으면 뭐 하는가. 힘이 없고 용기가 없어서 악연을 끊을 준비를 못하고 있었는데.


"하아, 좆같네."


그래, 좆같았다.

동시에 아카데미에게 감사했다.


어찌 보면 마음껏 날뛰라고 자리를 만들어준 거 아닌가!


‘싸운다.’


액세서리를 만들 때처럼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번 기회에 보여주고 싶다.


너희들이 괴롭히던 녀석이 너희보다 높은 곳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정말 애새끼의 치기 없고 대처 없는 행동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은 애새끼니 상관없다.


남자는 커서도 애라는 말이 있을 정도고 현재 내 몸뚱어리의 나이는 17살이니까.


“결정했나 보네..요?”

“응. 결정했어.”


시원한 미소를 지었다.


싸우고 싶어서 손이 근질거린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는 반복하며 흥분을 조금 가라앉혔다.


“좋아 보이네..요 이제 전화번호 좀 줘봐..요”

“응? 전화번호?”

“네, 일단 같이 다닌 시점에서 팀이기도 하고..어. 그.. 어.. 섬에서는 커뮤니티가 잘 작동이 안 되니까. 이야기하려면 전화번호가 필요해서..요.”


지금까지 백설향과 내가 이야기를 주고받은 건 커뮤니티를 이용한 메시지였다.

SNS 메시지 비슷한 거다.


“근데.. 나 내 전화번호를 모르는데..”


인영은 멋쩍게 웃으며 뒷머리를 긁었다.


번호를 주기 싫어서 철벽을 치는 게 아니라. 정말 번호를 모른다.


커뮤니티를 킨다고 전화번호는 나오지 않는다. 이건 고유번호 같은 것이라 밖에 나가서 찾지 않는 이상 여기선 찾는 게 불가능.


백설향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아니 진짜 몰라. 그렇게 노려보면 무섭다고..’


주소록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김시영 선생님의 전화번호만이 존재하며, 회귀한 후 자신을 찾는 사람이나 번호를 찾는 사람도 없었다.


그러니 자연스레 까먹을 수밖에.


백설향의 표정을 보니 조금 위험해 보인다.


“팀은···. 물 건너간 거 같네.. 흠흠.. 그럼 가볼게, 전화번호는 나중에 시험 끝나고 문자로 보내줄게. 그럼 이만..”


인영은 후다닥 달려갔다.

그런 인영의 등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백설향을 그 자리에 쭈그려 앉고 얼굴을 무릎에 파묻었다.


“무..물어본 거 처음이었는데..”

차였다.


백설향은 살짝 울적해졌다.


작가의말

글을 쓰면서 솔직히 마음에 안 드는 김진을 팰 기회기에 중간고사 편에 김진을 레이드합니다!

원래였다면 김진 레이드를 미루려고 했지만, 인영이 배경적으로 성장하는 걸 쓰고 싶었기에...흠흠..

덤으로 액세서리가 히로인이 되는 일이 없다고 했는데. 댓글 반응이.. 예.

흠흠, 앞일을 모르는 거니까요.

암튼, 이만, 좋은 하루 보내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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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쪽팔린다고. 22.01.03 1,316 43 12쪽
15 15화 잘 벼려진. +3 22.01.02 1,395 36 12쪽
14 14화 브론즈. +3 22.01.01 1,480 37 11쪽
13 13화 가상체험. +2 21.12.31 1,537 42 9쪽
12 12화 쉬는 시간. 21.12.30 1,623 46 11쪽
11 11화 오크. +5 21.12.29 1,694 4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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