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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1새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SSS급 세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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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1새
작품등록일 :
2021.12.15 14:33
최근연재일 :
2022.01.1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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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1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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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8화 승부.

DUMMY

28화

승부.


테란 아카데미에 액세서리를 만드는 사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 수가 터무니없이 적어서 인영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


땅. 땅.


대장간 한구석에서 인영의 망치질을 보던 여학생 한 명이 이를 갈았다.


‘저게 뭐라고, 한명철 선생님께 장학금을 받는 거야!?’


그녀의 눈에선 불똥이 튀었다.

열등감과 시기심. 서러움, 그리고 의문.


‘어째서? 저놈이 만드는 게 무엇이 특별해서?’


인영이라는 학생을 평소에도 지켜봤던 그녀는 그에게도 그의 작품에서도 특별함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만드는 액세서리를 항상 은으로 만들어지는 평반지였고 특유의 무늬도 없다.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신기하지도 않은데!


‘어째서! 어째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너무 화가 나고 서러워서 눈물이 맺혔다.

자신은 인정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분노가 일었다.


“흐윽. 흐윽.”


‘시발..?’


인영은 뒤에서 들리는 흐느낀 소리에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

뒤쪽에서 들렸으니까. 귀신인가?


고개를 돌리니 눈물과 한이 맺힌 표정으로 날 쳐다보는 여학생을 찾을 수 있었다.


“흐윽..”


‘아, 집중 다 끊겼네.’


누가 울든 간에 다른 데 가서 울어줬으면 좋겠다.


“하아... 쯧.”


결국, 인영은 가죽을 펴던 망치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옆에서 같이 작업을 하던 남학생이 인영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인영아? 쟤 엄청 귀찮은 애야.”

“응, 그거 안 들어도 쟤가 귀찮은 거 알 것 같다. 쯧.”


혀를 끌끌 차며 이제는 아예 무릎에 머리를 박고 우는 그녀에게 다가가 등을 토닥였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나가서 울어라. 다른 사람한테 방해잖냐. 그리고 문 앞에서 우니까 오가는 사람들에게 방해고, 우는 소리 때문에 집중이 안 되잖아.”

“흐윽! 네가 뭔데! 뭔데!”

“나 김인영인데? 여기 오면서 내 이름도 모르냐?”


인영은 심드렁하게 말했다.

등을 토닥였지만 누가 달래준다고 했냐.


귀찮게 시리.


“남자한테 차였냐? 그럼, 여기서 울어도 괜찮고.”

“아니야!”


여학생이 버럭 소리쳤다.


“아니냐? 그럼 뭔데? 뭐 때문에 우는데?”

“너 때문에.”

“엥? 뭔 개소리냐. 난 널 몰라요.”

“난 알아!”


하아, 앵앵거리기는. 인영은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후볐다.

죄다 귀찮아져 버렸다.


“그래, 내가 조금 유명하긴 해. 내가 인기 많을 걸 실감시켜줘서 고마우니까. 여기 왔으면 작업을 하든가, 그것도 못 하겠으면 처 나가라.”


귀찮은 인영의 말이 곱게 나갈 리가 없다.

여학생은 인영의 거친 말에 벌떡 일어났다.


어느새 눈물이 눈가에서 사라졌있다.


“너!”

“왜.”

“나랑 승부하자!”


엑, 인영의 오만상이 찌푸려졌다.

처음으로 무두질할 생각에 부푼 마음이 계속해서 쪼그라든다.

슬슬 짜증도 올라온다.

후우, 최대한 짜증을 무두질의 기쁨으로 희석했다. 게다가 코볼트 왕의 마석도 있지 않은가.


살짝 기분이 풀어졌다.


‘그래도 싫은 건 싫은 거지.’


대가 없는 싸움은 별로다.

김진과 싸운 건 내 트라우마와 악연을 끊어내기 위해서 했던 싸움이고.


내 표정에서 싫음을 진하게 느꼈는지 그녀는 초조하게 손톱을 물어뜯었다.


“내가 왜 해..”

“해라.”

“예?”


입을 열어서 안 하겠다고 말하던 찰나에 한명철 선생님이 흥미로운 얼굴을 한 채 들어와 말했다.


“으엑, 싫어요.”


명백한 거부 의사였으나, 한명철 선생님은 조건을 내걸었다.


“내가 최근에 만든 검이 하나 있다.”

“제가 검사도 아닌데 검 하나 얻겠다고 이런 애랑 승부를 겨뤄요?”


내 손가락질에 그녀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는지 분기탱천 소리쳤다.


“내가 너보다 더 잘 만들어!”


그녀의 말을 이은 건 한명철이었다.


“그래, 시하도 너 못지않게 액세서리를 만든다. 그리고 내가 언제 싸움용 검을 건다고 했지?”


한명철 선생님의 품에서 과도 비슷한 크기의 단검이 하나 빠져나왔다.

한 손에 착 감길 듯한 크기의 단검이었다.

금속과 보석도 가볍게 잘라버릴 정도로 날은 잘 갈려 있었고.


검 손잡이 위에 검신과 손잡이를 잇는 부근에 구멍이 뚫려있어 허전했다.


시하라 불린 여학생과 내가 관심을 보이자 한명철 선생님이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감정서를 내밀었다.


인영은 그걸 보지 않고 직접 아티팩트를 감정했다.


_____


금도 金刀


등급 : B


효과


[예기] : 날카롭다.

[섬세함] : 금도를 들면 조금 더 섬세해진다.

[변화] : 검신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손재주’ 1.5 증가.


스킬


[약점] : 약점이 보인다. 생물이 아닌 무생물에도 사용할 수 있다.


누군가를 고민하고 생각하며 만든 검.

그 누군가가 사용했을 때 효과 약 1.1배 증가한다.

아직 중각을 장식할 물품이 없다.


______


“할게요. 그 승부.”


승부욕이 불타올랐다. 저 금도라는 게 있다면 세공은 물론이고 가죽을 다룰 때도 분명 유용하다.


“좋다, 내기의 내용은 금도의 장식을 만드는 것. 승리자에게는 금도를 장식하고 소유자가 된다.”

““네!””

“그럼 다들 열심히 생각하도록, 당장 오늘 방과 후에 승부를 겨룰 테니.”

“네!”


***


“뭘로 장식하는 게 좋을까?”


지루한 수업을 들으며 책상을 펜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렸다.


‘잘 모르겠단 말이지..’


평범한 도에 어울리는 장식이라.

날개도 보석도 금도에는 과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하아.”


툭툭.


스윽.


“응?”


내가 세상 떠나가라 한숨을 쉬고 있자 옆에서 작은 쪽지가 스윽 넘어왔다.


-한숨 쉬면 복이 달아난 데..요 무슨 일 있어..요?


짧지만 걱정이 담긴 정갈한 필체였다.


쪽지가 온 방향으로 곁눈질했다.


백설향이 반쯤 졸린 눈으로 쪽지를 건네고 있었다. 모범생도 역사는 졸린 모양이지?


‘얘는 쪽지에서도 특이한 말투가 나오네.’


피식 웃으며 자신도 똑같이 쪽지로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해줬다.


-아하, 그러니까, 지금 검을 꾸밀 장식이 생각이 안 난다는 거지..요?


그치.


-그러고 보니까, 너 대검에는 뭐 꾸민 거 없냐?

-없어, 난 검에 거추장스럽게 뭐 달린 거 싫어하는 편이라서...요.


심히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싸울 때 거추장스러운 게 달려있으면 불편했다.


지금 만들려는 건 싸움용 검이 아니긴 했지만······.


-너는 그런 거 없냐? 만약에 검에 단다고 하면, 달고 싶은 거.


으음.


백설향은 고개를 기웃거리며 한참을 고민하다가 답했다.


-난 꽃..요.

-꽃?


끄덕, 끄덕.


‘꽃이라..’


백설향이면 주변에 꽃이 한 다발 있어도 자연스러웠다.


-구체적으로는 난초가 좋아..요.

-난초라.


꽃의 종류는 생각해보면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장미도 있고 그녀가 말한 난초도 있다.


“아..”


꽃.


애초에 꽃봉오리만 만들어서 장식할 필요도 없잖아.

잎도 줄기도. 만들어도 괜찮다. 그리고 마침 그것들을 전부 사용해도 과하지 않은 난초가 있다.


머릿속에 난초를 단 금도가 번뜩였다.


‘무조건 좋아. 합격이야.’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싶었다.

허벅지를 꼬집으며 다리를 떨었다. 우선 백설향에게 감사를.


-고맙다.


끌어안아 주고 싶은데 수업이라 간단히 아이컨텍만 했다.


-별말씀을..요.


홱-


그녀는 부담스러웠는지 고개를 돌려버렸다.

뭐야, 싱겁기는.


“거기 학생들 수업 중에 연애질은 작작 하지? 수업 중에 편지나 주고받고 서로 눈 쳐다보면서! 꿀이 뚝뚝 떨어지네! 아주.”

‘누구야? 수업 시간에 연애질이나 하고.’


어떤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기말고사 확 망했으면 좋겠다.


***


방과 후 마이를 벗어 던진 인영은 팔뚝을 걷어붙이고 망치를 들었다.

자신의 주변에는 구경을 온 대장간 학생들과 옆으로는 시하와 한명철 선생님이 있었다.


“승부 주제는 금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식을 만드는 것. 이기는 사람에게는 금도가 주어진다!”


선생님의 말에 망치를 든 손에 힘이 들어갔다.

시하도 흥분한 건 마찬가지인지 손톱을 깨물며 눈을 빛내고 있었다.


“시간은 두 시간! 먼저 만든 사람부터 심사에 들어간다. 심사는 나 혼자가 아닌 3학년 선배 두 명과 여기 모인 모든 학생에게 받는다.”

“맡겨만 주세요!”

“저희가 확실하게 해드릴게요!”

“그래야지.”


고개를 한 차례 끄덕인 한명철은 자리에 착석하며 소리쳤다.


“그럼 시작해!”

““네!””


***


한명철은 다리를 꼬곤 발을 까딱였다.

그는 흥분되는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애를 써야만 했다.


‘금도에 어울리는 세공품이라.’


그간 녀석의 실력이 얼마나 좋아졌을까.


‘마침 잘 됐지, 줄 핑계도 생각하지 않아도 돼서.’


원래 금도는 김인영을 위한 아티팩트였다. 그가 내기에서 딴 돈으로 만든 것이었기에.


실력도 확인하고 아티팩트도 주고.

완전 1석 2조.


‘그렇지만 시하도 만만치 않은 학생이다.’


기대감은 인영에게 향하고 있지만 시하도 절대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두 사람의 작품에 기대가 갔다.


‘원래 모든 간에 라이벌이 있으면 좋은 법이지. 암. 그렇고말고.’


두 사람이 각자 재료를 꺼냈다.

시하는 금도와 같은 재질에 미스릴 합금을 꺼냈다.


반면 인영은 평범한 은을...


“흐음..”


허리를 앞으로 숙여 자세히 살폈다.

그렇게 오래 봐야만 인영이 꺼낸 은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허어, 마나를 섞은 은인가?’


평범한 은으로 보이지만 저건 김인영의 마나가 듬뿍 담겨있는 은이었다.


‘언제 농도가 진한 마나 은을 만들 수 있었지?’


허허, 실력이 한층 늘었구만.


시하는 그것도 모른 채 인영의 재료를 깔보고 있었다.


‘이미 너는 금도가 네 것으로 생각하고 만드는 것이냐.’


허허, 웃음이 새어 나오는 걸 참기 위해 다시 한번 애를 써야만 했다.


‘녀석 날 힘들게 하기는.’


두 사람이 동시에 망치를 들었다.


땅.


“역시 소리는 인영의 망치 소리가 듣기 좋네.”

“그러게, 나도 아카데미에서 거의 2년간 망치나 두드려서 저런 소리 한 번 날까 말깐데.”


인영과 친하고 친하지 않고 관계없이 학생들이 인영의 망치 소리를 칭찬했다.


끄덕.


한명철 자신도 그리 생각한다.


‘주제는..’


두 사람 모두 같은 모양이다.


인영은 은을 세로로 길쭉한 모양으로 철을 두드렸고 시하는 두껍고 얇게 미스릴을 폈다.


‘두 녀석 다 꽃인가.’


그의 눈에는 그들의 주제가 한눈에 보였다.


시하는 우리에게 익숙한 장미를 만들고 있었고 반면에 인영은 꽃의 문외한인 자신이 잘 모르는 꽃을 만들고 있었다.


“호오.”


감탄이 나오는 손재주였다.

입꼬리를 씩 올리고 익숙하다는 듯이 세공을 하는 인영의 모습은 어디 수십 년 동안 굴러다닌 세공사의 모습이었다.


‘언제 엘리민 길드랑 연을 만들어줘야겠구먼.’

내가 만들어주지 않아도 향후 몇 년 안에 그는 엘리민 길드의 귀에 들어갔겠지만.


“호오, 슬슬 다 만들어져가는군.”

시하는 보석과 값비싼 것들을 섞은 과하다 싶은 꽃봉오리를.


인영은 머리핀처럼 줄기와 잎을 적절히 섞은 조금은 허전한 꽃을 만들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작품을 바라봤다. 인영은 잠깐 보다가 관심이 없는지 고개를 돌렸고 시하는 인영의 작품을 조소를 머금고 보았다.


상반되는 반응이 재밌기도 하고, 웃겼다.


띠리리링-


두 시간이 넘어 맞춰둔 타이머가 울렸다.


“크흠, 그럼 심사를 시작하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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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브론즈. +3 22.01.01 1,480 37 11쪽
13 13화 가상체험. +2 21.12.31 1,537 42 9쪽
12 12화 쉬는 시간. 21.12.30 1,623 4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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