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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1새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SSS급 세공 천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날1새
작품등록일 :
2021.12.15 14:33
최근연재일 :
2022.01.18 12:15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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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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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179

작성
22.01.0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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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17화 잘 벼려진.

DUMMY

17화

잘 벼려진.


“그건 미래시였다.”


확실하다.


그녀의 눈은 수천수만 가닥의 미래가 엮여 만들어진 눈. 눈빛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오금을 저리게 만든다.


“하..”


그런 생각을 할수록 나는 깊은 한숨을 뱉을 수밖에 없었다.


“기억에 없단 말이야..”


머리에 뚜껑을 열어보고 싶을 정도로 답답했다. 생각의 골이 깊어져만 가고, 두통에 관자놀이를 짓눌렀다.


“쯧.”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것을 봐야 한다.


모루 위에 올려진 마석을 바라봤다.


답답했던 속과 아팠던 두통이 불꽃에 산화하듯 멀끔히 사라졌다.


“음, 이런 걸 주는 데 나쁜 사람은 아닐 테고.”


뭐, 상관없나?


지금은 잠시 현이 누님에 관한 생각은 접어두기로 했다.


무려 A급 마석이다.


이성이고 지성이고 다 갖다 버리고 보석에만 집중했다.


“허..”


역시 아름답기 짝이 없다.


하얀 극세사 장갑을 낀 인영은 사막 구미호의 마석을 뽀드득뽀드득 소리가 나게 쓰다듬었다.


“반 정도는 가공됐는데..”


누님이 던져준 마석은 반 정도는 가공이 된 상태였다.

그러니, 절제된 마나와 불꽃의 기운이 어울려져 붉은빛을 내뿜는 것이겠지.


“후우, 쯧. 해줄 거면 전부 해줄 것이지. 애매하게 반만 해주고,”


티 없이 맑은 보석이지만, 날것의 그것처럼 뒤죽박죽 원석의 모양이었다.


쩝, 입맛을 다셨다.


원래였다면 직접 깎고 싶어 원석을 달라고 했겠지만, 적어도 이것만큼은 아니었다.


‘등급이 높아도 너무 아득히 높아.’


무려 A다. 위로 몇 등급은 더 있지만, A는 실상 탐험가가 아닌 일반인이 구할 수 있는 최고의 등급.


“하아.”


입앗이 쌉쌀했다. 그래도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내 실력은 지금으로서는 보석에 비해 월등히 떨어진다는 걸.


지금 손재주로 건드렸다가는 등급의 격하는 물론이고 사용 가능한 부위조차 잘라낼 가능성도 있다.


죽도 밥도 안 된다는 소리다.


“쯧, 답이 없네, 원석 그대로 써야겠어.”


실망감이 크긴 하나, 나중에 손재주가 오르면 직접 깎아볼 수 있을 터다.


지금은 이걸로 만족하기로 하고.


‘마석에 어울리는 금속부터 찾자.’


궁상맞게 이러고 있을 시간도 아깝다.


10분이 지났을까.


난 뚱한 얼굴로 커뮤니티를 닫아야만 했다.


“더러운 세상. 내게 도움이 안 돼요.”


없다. 매물이 단 한 개도!


통 크게 몇천만 원짜리에 눈을 돌렸지만, 그래도 없다.


“쯧.”


자리에서 일어난 인영은 예전에 쓰다남은 금속이 있나 사물함을 열어봤다.

금속은 금방 찾았으나.


“있긴 있네. 시바.”


매우 작은.


“엄지손톱 크기지만.”


감지덕지한 심정으로 엄지손톱만 한 크기의 금속을 꺼내 모루 위에 올려두는데 신속의 반지와 눈이 마주쳤다.


반지가 살짝 웅 떨었다.


마치 얼른 자신을 사용하라고 피력하는 모습.


눈썹이 절로 찌푸려졌다.


“이게 미쳤나, 절대 안 돼.”


만약 가공된 버전의 마석이었다면 당연히 고민을 해봤을 거다.


하지만 이건 가공된 게 아니다.


‘나중에 마석을 가공해서 다시 반지에 끼울 수가 없어.’


원석의 모양은 삐뚤삐뚤하고 날카로우며 종잡을 수 없는 모양이다.


반지에 그런 원석을 끼워 넣으려면 많은 부분을 파내고, 많은 부분을 손을 봐야 한다.


그렇게 손을 본 반지는 나중에 마석을 가공한다 쳤을 때, 녹이지 않는 한 가공된 보석이 맞을 리가 없다.


“그러니까, 절대 안 된다.”


처음으로 만든 반지를 회생 불가 상태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나의 의견과는 반대되게. 반지는 계속해서 웅웅 울었다.

더 멋져지고 싶다는 욕망도 느껴졌고, 강해지고 싶다는 욕심도 보였다.


[스킬이 회귀합니다.]

[S급 스킬 ‘대화’가 회귀합니다.]


‘스킬 회귀.’


설명을 읽진 않았지만 무슨 스킬인지 짐작이 갔다.


‘조금 더 선명해졌다.’


반지가 느끼는 감정과 뭐, 이것저것이 선명해졌다.

그리고 선명해지니 느껴지는 반지의 감정.


우웅, 녀석은 이미 각오를 마치고 있었다.


“하아..”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그래...”


해준다, 해줘.


쓰게 웃으며 검지에서 반지를 벗겼다.

아무래도 며칠은 이곳에서 지내야 하는 듯하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왔지만, 그렇다면 타협하지 않고 최고의 작품으로 만들어주마.’


장비를 꺼냈다.

실톱이며 핸드피스며, 익숙지 않은 장비들을 모조리 꺼낸 인영은 줄을 잡았다.


“후우. 해보자.”


스윽, 스윽.


인영은 줄로 반지 윗부분을 평평하게 갈기 시작했다.

신속의 반지는 워낙 전투용으로 만들다 보니 두껍게 만들어져 한참을 갈아도 부족했다.


‘물론, 지금은 그게 도움이 된다.’


스륵, 스륵.


반지를 평평하게 갈아버렸을 때는 이미 해가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망치 소리가 들리니, 학교 갈 시간은 진작에 지났으리라.


‘뭐 어때.’


어깨를 으쓱인 인영은 윗부분이 평평히 갈린 반지를 보며 계획을 짰다.


“토대는 대충 어제 보았던 보석이 빠진 반지.”


머릿속에 그림을 그렸다.

어제 본 보석이 빠진 자리는 큐빅 정도의 크기였다. 반면 지금 해야하는 건 그것에 세 배 이상인 보석.


‘그냥 파기만 해서는 안 돼.’


안정성이 떨어지고 빠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보석을 고정할 장치가 필요하다.


“오케이, 장치가 필요하겠네.”


씨익 입꼬리를 틀어 올린 인영이 평평하게 간 윗부분을 마석에 맞춰서 파냈다.


“보석의 모양은 살짝 오각형.”


파고, 맞춰보고, 파고.


반복과 반복을 하는 사이 중천에 뜬 해는 서서히 저물어갔다.


“후, 됐다.”


애초에 오각형 마석의 자리를 마련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럼 이제 장치를 만들 차례네.”


인영은 손톱 크기만 한 금속을 토치로 열을 가한 후 망치로 땅-!


두들겼다.


얇고 길게 일자로 펴서. 그걸 실톱을 사용해 4개로 자른다.


보석을 놓기 위해 파놓은 구멍의 양 대각선 방향으로 구멍을 살짝 뚫어 네 개의 철심을 넣고 붙인다.


그 후 그을린 부분을 없애고 광택을 냈다.


‘거의 다..’


마석을 끼웠다.


네 방향에 솟은 막대를 살짝 기울여 보석을 고정한다. 그리고 위로 뛰어오른 부분은 실톱으로 잘라서, 완성 시킨다.


“완성이다.”


[A급으로 B급을 만든 역대급 아티팩트가 완성됐습니다.]

[‘민첩’이 10 상승합니다.]

[‘근력’이 3 상승합니다.]

[‘체력’이 6 상승합니다.]

[‘마나’가 5 상승합니다.]

[‘손재주’가 5 상승합니다.]


“스읍.. 쫌 씁쓸하네.”


조금 심란한 기분과 아쉽다는 감정이 피어났다.


A급 마석을 사용해 B급을 만든 것도, C급을 뛰어넘어 B급을 만든 것도 전부 놀라우면서 아쉽기 짝이 없다.


“후우. 그래도 예쁘게 다시 태어났구나.”


빙그레 웃으며 반지를 오른손 검지에 끼웠다. 전과는 다르게 살짝 묵직한 감각이 전해진다.


“보자, 당장 확인해보자고.”


띠리리리! 띠리리리!


감정하기 위해서 의자에 앉는데 커뮤니티 기능으로 전화와 문자가 지금도 수십 통씩 날라오고 있다.


“아, 이 중요한 순간에..”


흥이 깨졌다.


쓸데없는 게 아니라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가만두지 않겠다.

다짐하고 커뮤니티를 열었다.


첫 번째로 보이는 건 우리 반 선생님의 문자였고, 두 번째로 보인 건 몇 개 간결하게 보내온 백설향의 문자였다.


“짧은 거로 봐야지.”


백설향과 자신이 사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사이는 아니었으니, 위에 선생님이 수백 개 보낸 메시지와 관련 있겠지.


-늦었어요.

-30분 안에 도착하지 못하면 꼴등 처리하겠다고 합니다.


“...”


아, 시.


의자에 걸쳐둔 겉옷을 챙겨입고 공방을 헐레벌떡 뛰쳐나왔다.


백설향이 보낸 메시지는 25분 전이었다.


“그럼 5분 남았잖아!”


세공하면서 계속 시간을 확인했어야 했는데!


무아지경에 접어들면서 시간 감각이 둔해졌다는 게 문제였다.


‘전력 질주하면 4분 안에는 도착할 수 있다.’


파앗! 온 힘을 다해 달리는데, 몸이 훨씬 가볍고 빠르다.

발놀림이 달라졌다고 해야 하나?


‘스탯이 올라서?’


그것도 있는데, 오른쪽에 검지에서 살짝 빛이 반짝인 것 같기도 하다.


“으아! 확인하고 싶은데!”


당장 확인할 수 없다는 게 천추의 한이었다.


허억, 허억.


체육관 안에 도착해 거칠어진 숨을 가다듬기도 전에 김시영 선생님이 나타나 자신의 손목을 거칠게 붙잡았다.


어멋.


선생님은 어딘가로 날 이끌었다.


“으이구! 어제는 학교도 안 나오더니! 오늘은 2분 남아서 오셨어요!? 거참 잘하는 짓이네요!”


“음, 이게 변명할 게 있는 건 아닌데, 어제, 솔직히 자유시간 줬을 거잖아요? 전 선생님의 마음을 미리 파악하고 하루 일찍 폐관 수련에 들어갔달까요..?”


“그걸 말이라고 하세요?! 인영 학생! 이론 1위 맞아요!?”

“맞을걸요?”


솔직히 아직 실감이 안 났다.


“맞겠죠! 얼른 걸어요! 가야 하니까!”


선생님은 체육관 안을 가로지르며 시험을 설명해줬다.


“어제 설명해줘야 했는데, 뭐 폐관 수련을 했다는 인영 학생, 여길 통과하면 바로 시험이 시작돼요.”

“네. 그래서 시험 과목이 뭔데요?”


던전 탐사? 대련? 실전? 몬스터 전투? 수성? 공성?


“전부 아니예요.”

“예? 전부 아니라고요? 그럼 뭘 봐요?”

“생존하고! 깃발 쟁탈전이요!”


응? 깃발 쟁탈전? 그건 또 뭐야...


“모르시겠죠! 올해부터 새로 도입하는 시험인데 아실 리가요! 그래서 내가 어제 나오라고 한 건데!”


김시영 선생님은 울분을 토하듯 말을 쏟아냈다.


원래였다면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렀겠지만, 원체 중요한 이야기인지라.


집중하고 들었다.


“그래서, 깃발 쟁탈전이 뭔데요?”

“아, 깃발 쟁탈전은 자신의 깃발을 지ㅋ...”


우웅-


“자..잠깐만요, 설명은 다 해주셔야..”

“제 말 잘 들으세요, 인영 학생. 인영 학생은 말이죠. 저희 아카데미에서 가장 똑똑해요. 제가 이 정도밖에 설명을 못 해줬지만, 잘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을게요!”


이게 뭔...


우웅-


한 번 더 바닥이 진동하더니...


세상이 일변했다.


그리고 푸른색 불꽃과 거대한 돌덩이가 자신을 덮치고 있었다.


“이게.. 진짜.. 뭐야.. 시발..”


작가의말

당연하지만 액세서리가 히로인이 되는 경우는 없을 것입니다.

ㅡㅡ

으악, 시간이 없어서. 수정을 제대로 못했네용..ㅠ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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