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날1새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SSS급 세공 천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날1새
작품등록일 :
2021.12.15 14:33
최근연재일 :
2022.01.18 12:1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43,782
추천수 :
1,226
글자수 :
158,179

작성
22.01.10 12:15
조회
856
추천
26
글자
12쪽

23화 판매자와 구매자.

DUMMY

23화

판매자와 구매자.


“후우, 오늘도 일이 많네..”


대한민국 탐험가 협회. 본부장실에 앉은 곽지영 본부장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녀의 앞에는 서류의 산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아, 피곤해..”


서류의 산을 슥 일별하곤 의자에 등을 기댔다.

벌써 몇 날 며칠을 야근으로 밤을 보내고 있다.


눈을 살짝 감고 휴식을 취하려는 때 봉지 부스럭 소리와 함께 본부장실 문이 열렸다.

곽지영 본부장은 봉지 소리만 듣고도 누가 들어왔는지 대충 예상할 수 있었다.


“야, 박상현. 회사에서 과자 처먹지 말라고.”

“아..그..본부장님.”

“응?”


박상현이 아니었다.


끼익. 그녀는 기댔던 머리를 세워 들어온 사내를 보았다.


“어, 뭐야 강마늘?”

“네. 부장님.”


그의 손에는 종이봉투가 같이 들려있었다.


“그 죄송합니다.. 또 일이에요..”

“하하, 네가 뭘 죄송하냐. 위에서 주는 일인데.”

“아, 이번에는 위에서 올라온 게 아니라 아래에서 올라온 일이에요.”

“응? 그게 무슨 말이야?”


곽지영이 의아해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아래에서 올라온 일이라니?


“일단 서류부터 봐주세요.”

“아, 그래.”


마늘이 가져온 종이봉투에서 서류를 꺼냈다.

익숙한 촉감 똑같은 모양의 종이에 오만상을 찌푸린 채 곽지영이 서류를 읽었다.


“이거 그거네. 우리가 후원할 학생인 김진?”

“예. 그것과 관련된 서류입니다.”


그녀는 위에서 아래까지 전부 읽고 서류를 내려놨다.

서류의 요약은 이랬다. 김진이 아카데미 꼴등 생도에게 패배했다.

후원할 학생을 바꾸는 건 어떻겠는가.



“쯧, 뭐 한 번쯤이야 패배할 수도 있지. 뭐가 문제야?”


테란 아카데미쯤 되면 꼴등도 특수하다.

1학기에는 자신의 재능을 깨닫지 못하다가 2학기에 깨닫고 쭉 올라가는 케이스도 없지만은 않다.


“거기에는 제대로 정리가 안 되어있긴 하는데. 이 영상 좀 봐주세요.”

“어, 그래.”


커뮤니티를 열어 강마늘이 보내준 주소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헬스장에서 부끄러워하는 avi’ 라는 제목의 게시판과 영상이 하나 존재했다.


‘이게 뭐야.’


제목에 혼란한 가운데 게시된 영상을 재생했다.


남학생이 러닝머신을 열심히 달리다가 체력이 달렸는지 뒤로 자빠지는 영상이다.


“이게 왜? 그냥 코미디 영상인데?”

“거기에 나오는 학생의 이름이 ‘김인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김인영은 방금 서류에서 나오는 ‘김진’을 이긴 학생이고요.”

“엥? 이거 거의 1개월 정도밖에 안 된 건데? 그 사이에 김진을 이길 수 있는 실력을 갖춘다고?”


이건 말이 안 된다.


“거짓말 하고 있는 거 아니지?”

“제가 왜 거짓말을 합니까. 이번 테란 아카데미 중간고사 영상이라도 한번 봐보세요. 제가 어떤 기분인지 알 수 있을 테니까.”


마늘이는 많이 심란한 얼굴이었다.


“그래, 기다리고 있어라. 보고 올 테니까.”


기립하고 있는 마늘을 두고 이번 학기 중간고사 영상을 틀었다. 재생 속도는 8배로 올리고 시점은 김진으로 변환시켰다.


중간중간에 눈살이 절로 찌푸려지는 장면도 많이 나왔다.

특히 학생들을 괴롭히고 협박하는 과정에서 말이다. 쯧, 혀를 찬 곽지영은 속도를 더욱 올렸다.


“아, 이 학생이네.”


김진과 김인영이 조우했다. 김진의 시점에서 보았기 때문인지 김인영의 등장은 매우 섬찟했다.


“하, 새끼. 거의 프로네 프로야.”


무리를 각개격파하고 김진까지 만나다니.


“대단하네. 이러니까 김진을 이길 수 있었던 건가? 근데 김인영이 엄청 불리한 상황이었는데..”


김인영의 프로필을 봤을 때 그와 김진의 스탯 차이는 정말 하늘과 땅 차이였다.

스탯의 차이는 메꾸기 어려운 요소이기에 김인영이 이길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


‘근데 이겨?’


하, 어떻게 이겼을까 궁금해 속도를 원래대로 돌리고 집중해서 영상을 시청했다.


그렇게 10분. 영상을 전부 시청한 곽지영은 작은 여운에 잠겼다.


“시발.. 미쳤네.”


붉은 불꽃을 머금고 움직이는 것이 경이롭다.


“와.. 마늘아.”

“예?”

“김인영이라는 얘 조금 자세한 프로필은 없냐?”

“있습니다.”

“있어? 그럼 가져 와봐. 그리고 김진에게 후원하기로 했던 거 그냥 엎어버리고 얘랑 만나게 자리 좀 잡아둬.”

“하아, 예.”


마늘은 심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당황하진 않은 건 대충 이렇게 흘러갈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너 김진 마음에 안 들어 했었지 않냐. 잘됐네.”

“예, 솔직히 김진은 탐험가가 되기에는 인성이 글렀습니다.”

“그래, 이 어린 꼰대 놈아.”


곽지영은 피식 웃었다.


“어쨌든 마음에 드는 놈이야.”

“마음에 들어 할 줄 알았어요. 본부장님이랑 싸우는 스타일이 비슷하죠?”

“어, 존나게.”


입꼬리를 찢듯이 웃은 그녀는 김인영이라고 적힌 프로필을 서류의 산꼭대기에 올려놨다.


“아, 이런 거 보니까. 청춘이 생각나네. 나도 테란 아카데미 다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에이, 본부장님한테는 엊그제는 아니죠, 한참 전인...꾸엒!”


푸욱!


“닥치고 시키는 일이나 해.”



***



땅! 땅! 땅!


청명한 망치질 소리.


스륵스륵.


조금 울퉁불퉁한 것을 줄로 가는 소리.


[‘평범한 은반지’를 완성했습니다!]

[‘손재주’ 0.5가 오릅니다.]

[반지 이해도 15%]


“후우. 스킬 추가.”


[‘평범한 은반지’에 스킬 부여를 실시합니다.]


반지에 자신의 마나가 스며들다 땅!


[‘평범한 은반지’가 너무 평범합니다.]

[스킬이 아닌 추가 스탯으로 변형됩니다.]

[‘민첩’ 증가 3%로가 부여됩니다.]


아쉽지만 평범한 은반지에 스킬이 부여되리라 생각하진 않았다.


“뭐 좋다! 끄으!”


상쾌한 새벽. 이마에 맺힌 땀을 팔뚝으로 슥 닦으며 몸을 풀었다.

몸을 풀며 보는 곳에는 빛을 받아 반짝이는 은반지가 자그마치 6개나 쌓여있었다.


“잘 만들어졌네.”


나쁘지 않은 퀄리티다.

자신의 ‘Iy’ 각인까지 마쳤고 전부 스킬 부여를 사용한 반지들이다.

죄다 스킬 부여는 안 되고 스탯 증가가 생겼지만.


_____


평범한 은반지


등급 : E


효과


[조절] : 사이즈 조절이 가능하다.


마나 효율 1% 증가

민첩 3% 증가


______


전부 이것과 같은 내용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단지 스탯 증가가 민첩도 힘도 체력도 있는 차이 정도.


“역시 좋아. 너무 좋다.”


헤실헤실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일단 반지를 전부 장갑을 낀 손가락에 착용해봤다.

손가락이 무겁지만, 착용감도 나쁘지 않고 좋은 무게감이다.


“좋아, 이제 팔자.”


하나를 제외한 반지 다섯 개를 모두 손가락에서 뺏다. 그리고 커뮤니티 창을 열었다.


‘스읍...’


판매하기 전.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수료가 20%나 떼어가는 건 양아치 아니냐고..’


수수료를 떼이지 않게 하려면 아카데미 밖으로 나가서 팔아야 한다.


하지만 아카데미인지라 나가는 게 불편하기도 하고. 아티팩트 매입하는 곳에서 덤터기를 맞을 수도 있으며.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깔 보일 수도 있다.


“하아.”


수수료 20%로가 크긴 하지만, 불편함을 감내하면서 밖에 나가서 팔 정도는 아니다.


‘애초에 그리 비싼 돈에 팔 생각도 없으니까.’


아쉬운 마음을 지우고 가격을 적었다.


2,000,000원.


한화 이백만 원.


예전에 팔았던 원 목걸이와 현재 시세들을 종합해서 정한 가격이다.

여기서 수수료가 떼어지면 대충 백육십 정도가 들어온다.


은반지를 만들 때 들어간 재룟값이 다섯 개 전부 해서 오십도 안 들었다.


‘이득이긴 이득인가.’


효과를 적고 이름도 적었다.


-효과 좋은 은반지.


“판매.”


버튼을 꾸욱 눌렀다.


‘언제 판매될까?’


약간의 기대감과 처음으로 받는 대중의 평가.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렸다.


[판매되었습니다.]

[판매되었습니다.]

[판매되었습니다.]

.....


[구매자가 대화를 신청합니다.]


한꺼번에 전부 판매되었다. 동시에 구매자에게 대화 신청이 왔다.


“와..”


장학금으로 받은 돈? 백설향에게 의뢰로 받은 돈?


지금 번 돈과는 비교조차 될 수 없을 정도로 벅차올랐다.


난 흥분에 찬 상태로 곧바로 [수락]을 눌렀다.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구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He : 아니에요! 좋은 상품이라서 구매했습니다!

-그런가요!? 감사합니다! 정말.

He : 아니라고 그러네요. 엄청 좋아서 구매한 거예요.


짧은 대화를 나눴지만 뭔가. 뭔가 익숙하다. 말투가 친숙하다.


-그래서 무슨 일로 대화를 신청하셨나요?

He : 아 이런 훌륭한 것을 만든 사람이 누군가 해서 대화를 신청해봤습니다!

-아, 그런가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더 좋은 상품을 만들어서 판매하겠습니다.


딱히, 구매자와 그리 긴 시간을 떠들 생각은 없었다.


이렇게 번 돈으로 더 질 좋은 액세서리를 제작해서 판매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


‘그보다.’


대화하면서 깨달았는데, 이 문체 약간 현이 누님을 닮았다.

난 구매자와의 대화창을 살짝 밀고 친구 창을 열었다. 누님은 때마침 커뮤니티를 사용하고 있다.


‘설마 아니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누님에게 문자를 하나 보냈다.


-누님.

현이 누님 : 응? 왜?

-뭐하세요?

현이 누님 : 나? 으으음.. 누구랑 대화? 그냥 쇼핑 좀 하고 있었어.

-그래요?

현이 누님 : 응, 것보다 성적 많이 올랐더라!? 누님은 너의 전투를 보고 감복 받았어! 뭐 가지고 싶은 거 없어? 누님이 선물로 하나 사줄게!


의심하는 건 미안하지만.


나는 누님에게 대답을 하는 대신.

He라는 사람에게 대답했다.


-저는 새로운 금속을 하나 가지고 싶네요.

He : 응, 그래. 내가 좋은 걸로 구해서 가져다줄게.


거봐.


누님이잖아.


He에게도 누님에게도 문자가 오지 않는다.


“누님에게 전화.”


난 누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띠리링, 띠리링.


몇 번의 소리가 들리고 탁. 전화가 받아졌다.


“누님. 미래시 쓰시는 사람이 이런 거에 걸려요?”

-야! 내가 어떻게 계속 미래시를 쓰고 있냐! 그리고 너 어떻게 누님을 의심할 생각을..! 그냥 구매해줘서 고맙다고 할 것이지!

“구매해줘서 고마워요.”

-어..어?


누님에게는 반지를 하나 만들어줄 생각이긴 했다. 근데 그걸 돈을 산다고 하는데 뭘 어떡하겠는가.


피식 웃었다.


-너 웃었지?

“아뇨, 안 웃었어요.”

-웃었잖아.

“안 웃었다니까요.”


누님과 별 쓸데없는 주제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시험 성적은 정말 많이 올랐더라. 꼴지 인영아.

“지금은 꼴지가 아니니까, 그다지 아프지 않네요.”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다. 친한 친구를 만난 기분이랄까?


“그래서 진짜 대화를 신청한 이유가 뭐예요?”

-어..음..


누님은 얼굴이 보이지 않지만, 입술을 달싹이고 있다는 게 뻔히 보였다.


-하아, 나랑 사업이나 하나 하자.

“..예?”


난 바보처럼 되물었다.


-아, 진짜! 이럴 줄 알고 차근차근하게 말하려고 했는데!


누님은 짜증을 혼자서 내곤 크게 소리쳤다.


-야! 누님이! 액세서리 사업 준비 끝나면 부를 테니까! 숟가락만 얹어라! 알겠냐!?

“무슨 사업인데요.”

-너 돈 엄청나게 만지게 만들어줄 사업!


그리곤 전화가 뚝 끊겼다.


“뭐야.”


폭풍이 지나간 느낌이다.


“진짜 뭐야..”


쯧, 혀를 작게 찬 인영은 마이를 걸쳤다.


‘아, 오늘 학교 가기가 싫다.’


오늘은 대련의 수업이 기다리고 있다.

동시에 내 중간고사 영상을 본 백설향이 눈을 벌겋게 물들이고 날 기다리고 있겠지.


‘시발.’


내가 속인 게 아니라, 네가 속은 거잖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카데미의 SSS급 세공 천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음 공지입니다. +1 22.01.19 358 0 -
공지 연재 오류 22.01.12 135 0 -
공지 연재 시간 12 : 15분 +1 21.12.28 919 0 -
30 30화 전혀 익숙지 않은 일상. +3 22.01.18 421 21 12쪽
29 29화 승부. +2 22.01.17 462 21 11쪽
28 28화 승부. +1 22.01.15 536 26 11쪽
27 27화 던전에서 생긴 일. +1 22.01.14 606 25 12쪽
26 26화 진짜 이게 맞냐? +1 22.01.13 682 24 11쪽
25 25화 대련. +4 22.01.12 681 29 11쪽
24 24화 대련. +4 22.01.11 786 24 11쪽
» 23화 판매자와 구매자. +5 22.01.10 857 26 12쪽
22 22화 완전히 끝난 중간고사. +1 22.01.09 908 31 12쪽
21 21화 잘 벼려진. +5 22.01.08 939 28 11쪽
20 20화 잘 벼려진. +1 22.01.07 1,015 31 12쪽
19 19화 잘 벼려진. 22.01.06 1,112 26 11쪽
18 18화 잘 벼려진. +2 22.01.05 1,181 31 12쪽
17 17화 잘 벼려진. +2 22.01.04 1,236 37 10쪽
16 16화 쪽팔린다고. 22.01.03 1,316 43 12쪽
15 15화 잘 벼려진. +3 22.01.02 1,395 36 12쪽
14 14화 브론즈. +3 22.01.01 1,480 37 11쪽
13 13화 가상체험. +2 21.12.31 1,537 42 9쪽
12 12화 쉬는 시간. 21.12.30 1,623 46 11쪽
11 11화 오크. +5 21.12.29 1,694 44 12쪽
10 10화 수행평가. +1 21.12.28 1,743 43 11쪽
9 9화 노오오력. 21.12.27 1,802 43 12쪽
8 8화 뭐 하는 사람이세요? +4 21.12.26 1,890 47 14쪽
7 7화 내려갑니다. +1 21.12.25 1,928 44 14쪽
6 6화 준비 중. +1 21.12.24 1,978 49 11쪽
5 5화 친구냐? +1 21.12.23 2,096 47 13쪽
4 4화 회귀한 기억으로 무쌍? +7 21.12.22 2,260 53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