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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1새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SSS급 세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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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1새
작품등록일 :
2021.12.15 14:33
최근연재일 :
2022.01.18 12:15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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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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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179

작성
21.12.2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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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0화 수행평가.

DUMMY

10화

수행평가.


아티팩트가 만들어지면서 들어오는 기억의 파편.


-테란 아카데미의 1학년 2학기 수행평가.


너무 세세하고 정확하게 말한 그녀의 얼굴에는 눈부터 턱까지 가로지르는 거대한 자상이 하나 그려져 있었다.


흉측한 흉터였다. 그녀의 유일한 오점이오. 그녀를 변하게 만든 상처다.


-이 상처가 난 이유가 던전 수행평가 때문인 것 같아요, 아마. 음, 분명히 금요일에 했었거든요.


그 말에 난 얼떨떨하게 '어'라 대답했었다.


-흠흠, 그날은 날씨도 화창한 날이었어요.


해가 쨍쨍하게 떠 있는 금요일 점심.


드디어 준비하고 또 준비했던 수행평가가 도래했다.


우리는 조금 커다란 동굴의 입구 앞에 섰다.


우리라고 한 이유는 내 근처에 백설향, 김진이 양옆으로 서 있기 때문이었다.


“이야, 역시 테란 아카데미! 부지 안에 인공 던전이 있다니! 대단하지 않습니까? 백설향 님!?”


수요일 창체 시간 감정이 상한 것처럼 보였는데 오늘 보니까 화해한 것 같다. 아니면 또 김진이 여느 때처럼 일방적으로 대화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 애초에 싸운 것도 아니지 않나?’


일방적으로 김진이 처맞은 거였으니까.


피식, 피식 웃는데 김진은 고까운 눈으로 자신을 째렸다.


“뭘 쪼개, 확 쪼개 버릴까 보다. 확! 확!”


위협을 주고 싶은지 주먹을 위로 아래로 막 들어 올렸다. 하는 짓은 매우 위협적인 것에 반해 목소리와 행동 범위는 소심하기 그지없다.


내 옆에 백설향이 있고, 그 옆에 던전을 관리하는 김시영 선생님이 있으니 버럭 소리는 못 지르는 모양이지.


그냥 대충 무시하고 김시영 선생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6조 나왔다고 하네요. 그럼 7조 들어가시기 전에 안전 규칙과 수행평가 채점 방식은 다들 숙지하셨죠?”

“네.”

“아뇨, 아뇨. 전혀 숙지가 된 것 같은 얼굴이 아니네요. 다시 설명해드릴게요.”


내 얼굴을 보며 김시영 선생님은 짓궂게 웃으며 설명했다.


“첫 번째는 안전제일입니다. 괜히 수행평가 점수 더 잘 받겠다고 까불다가 다치는 사고가 없었으면 좋겠네요.”


말하면서 보는 건 김진이었다.


“두 번째는 팀원과 떨어짐입니다. 이 경우에는 그 조는 수행평가 빵점을 받습니다.”


이건 당연한 거였다. 던전 탐사라는 것은 넓게 보면 미래의 탐험가가 되기 전에 체험해본다는 취지이다.


근데 길드에서 빼놓지 않고 본다는 게 협동심과 호흡일진대. 팀원과 떨어진다면 그건 결점이 되는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로는 몬스터입니다. 여기는 인공 던전이라 몬스터가 매우 매우 약합니다. 그래서 마석도 잘 안 나오고 있다는 건 다들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함정은 진짜이고. 몬스터도 진짜입니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몬스터도 있다고 하니까,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정신을 꽉 붙잡고 있으세요.”


오늘 아침에도 들었던 내용이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좋습니다. 그럼 7조 출발합니다.”


선생님의 말씀이 끝나고 7조의 3명은 던전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무언가 이질적인 막을 뚫고 들어가는 느낌과 함께 던전 안으로 들어왔다.


“이야, 넓네.”


분명 입구 안에서 봤을 때는 엄청 조그만 동굴이었는데 들어왔더니 통로는 커지고 조금 더 웅장해졌다.


“던전은 참 신기하단 말이지.”


그리 말한 인영은 동굴 벽들을 두리번두리번 광석 같은 걸 찾았다. 그런 인영을 아니꼽게 본 김진은 조소를 지은 채 말했다.


“촌뜨끼, 괜히 나대지 말고. 뒤로 가 짜져있어라, 네가 우릴 도와주려면 가만히 있는 거뿐이다.”

“어, 뭐. 그건 인정.”


순순히 인정하고 물러나자 김진은 얼굴을 찌푸렸지만, 더 시비를 걸진 않았다.


일단은 성적이 걸려있는 수행평가였으니까.


“그럼 들어간다.”


백설향이 명령을 내리고 가장 전방에 서서 던전을 걸었다.

초반 통로에는 아무것도 없어 보였기에 백설향은 꾸준히 걸었다.


“잠깐, 멈춰봐.”


내 말에 두 사람의 시선이 내게 모였다.


“왜 그러시죠?”

“하, 이 꼴통 새끼가 또 이러네. 야, 그냥 버스 달달하게 받고 싶으면 조용히 하고..”

“넌 좀 닥쳐봐.”


계속 신경을 긁는 김진의 말을 싹뚝 자르고 주변에 굴러다니는 돌멩이 하나를 쥐어 앞으로 던졌다.


덜컥.


휘잉, 파삭!


어디선가 날아온 화살촉이 없는 화살이 돌멩이를 가격했다. 위력이 엄청 강하진 않아 목숨이 위험한 정도는 아니나. 타박상 입을 정도의 위력은 되었다.


“뭐...뭐야?”


어벙하게 중얼거리는 김진을 두고 백설향에게 말했다.


“지금 보이는 정면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더 이상의 함정은 없어. 있어도 내가 말해줄 테니까. 짐꾼 역할은 똑바로 할게.”

“예.”


백설향은 고개를 주억거리곤 앞으로 나아갔다. 그 옆에 붙은 김진은 살짝 웃으며 이죽거렸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하더니, 꼴등도 구르는 재주가 있구만!”


난 그저 어깨를 으쓱였다.


받아치자면 충분히 받아칠 수 있겠지만 단지 이득도 없을뿐더러, 귀찮기만 했다.


세 사람은 아무 말 없이 동굴을 걸었다. 벽면 곳곳에 밝은 빛을 내는 이끼가 있어서 앞을 보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함정이 없는 정면을 모두 통과해 온 우리는 옆으로 들어가는 모퉁이를 돌았다.


그리고 모퉁이를 돈 그때.


어디선가 기분 나쁜 목소리가 귀에 꽂혔다.


“끼기키긱.”

“끼기키기.”


‘고블린..?’


고블린 5마리가 낄낄 웃으며 나타났다.


초록색 피부를 가진, 서브컬쳐에 나오는 묘사 그대로 생긴 고블린은 무기가 없는 맨손이었다.


그래도 몬스터는 몬스터.


김진은 허리춤에 걸려있는 검을 발도했다.


스륵.


“그럼, 제힘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백설향 님은 거기서 쉬고 계십시오! 하하하!”


그리곤 심취한 얼굴로 나와 백설향을 돌아보고 검을 휘두르던 찰나.

후웅-


폐쇠된 동굴 안에서 큰바람이 이렀다.


김진이 휘두르기도 전에 대검을 등에서 빼내 휘두른 백설향의 검풍이었다. 날카로운 바람이 눈을 찔렀다.


콰지지직-


뼈가 뒤틀리고 살이 파괴되는 섬뜩한 파륙음이 들렸다. 바람으로 인해 감았던 눈을 떴을 때는 정말 압도적인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동굴의 바닥은 돌의 가시가 되어 고블린의 심장을 찔렀고, 그녀의 대검은 고블린의 목을 단번에 8개를 잘라냈다.


김진은 놀라 입을 떡 벌렸다.


나도 충분히 놀랐지만.


전투 능력을 30%나 회귀해서 그런가.


솔직하게 체력과 마나를 체계적으로 분배해도 모자랄 때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썩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다.


“후우, 후우..”


앞을 보니 백설향이 숨을 고르고 있었다.

마나도 체력도 아직 한참 남았을 텐데······.


‘...역시.’


들어온 기억, 누군가와 대화한 건 역시 백설향이었던 모양이다.


숨을 고르는 백설향의 목에는 식은땀이 살짝씩 흘러나오고 있었고 얼굴은 창백하다. 대검을 든 손이 후들거렸지만, 필사적으로 힘을 주고 있다.


식은땀과 창백한 얼굴빛 헛구역질할 것 같은 볼, 그런 모습을 보니 괜히 안쓰러워져 말했다.


“일단 조금 쉬었다가 가는 거 어떠냐?”


휴식하자는 나의 말에 김진이 얼굴을 구기며 말했다.


“돌았냐?! 지금 시간 체크하는 수행평가에서 쉬자고? 너 점수 받을 생각 없어? 전투도 안 하는 주제, 무슨 쉬고 말고를 네가 정해!”


지도 안 했으면 이 새끼가.


머리끝까지 열이 뻗쳤지만 후우, 한숨이 푹 셨다.


“그럼 숨만 조금 고르고 가자.”

“그걸 왜!”

“아뇨, 후우, 그렇게 하죠.”

김진이 또 지랄을하려던 찰나 백설향이 자신의 말에 긍정했다.


“아하, 그럼 쉬어야죠!”


김진은 곧바로 수긍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역시, 김진.


난 혀를 끌끌 차며 고블린의 시체에 다가갔다.


마석이 있나 없나 확인하는 것인데, 역시 마석은 없었다.


아쉬워서 입맛을 다시고 앉았다.


내가 앉은 곳 바로 맞은편에는 얼굴에 미세한 균열이 생긴 백설향이 앉아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공포를 이겨내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백설향은 몬스터를 무서워한다.’


무서워하는 이유는 알지 못한다. 그녀가 말해주지도 않았고 알고 싶은 생각도 없다.


5분이 지나고, 숨을 고르던 백설향과 일행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시 나아갑시다.”

“예.”


***


총 고블린 10마리를 더 만났지만, 이번에는 김진이 나서서 처리했다.

난 김진의 검술에 약간은 감탄했다. 평범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약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함정.”


함정은 계속해서 보이는 족족 처리했다.


이건 노련함과 이론의 결과물이었다,


바닥이 꺼지는 함정을 지나치고 화살촉 없는 화살 사례를 받으며 도착한 곳은 갈림길이었다.


세 개의 갈림길.


파티원이 많았다면 인원을 나눠서 탐험했겠지만, 지금은 3명 밖에 없다.

많아서 가른다고 해도 떨어진 상태에서 소통이 가능한 아티팩트, 스킬, 기프트가 있을 때나 가능한 일.


하지만 그중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김진은 황당한 말을 꺼냈다.


“셋이서 흩어져서 가보죠. 쉬는 거로 시간도 지체했고 세 개의 길 중 하나는 무조건 끝으로 가는 길일 테니 중간에 막히는 곳이 나오거나, 몬스터가 나오면 소리를 질러 알려주는 걸로 합시다.”


원시적인 방법이긴 한데, 너무 위험하다.


“그건 너무 위험한 거 아니냐?”


그리고 너무 떨어져서 목소리가 안 들리면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빵점이다.


“그럼 넌 백설향 님하고 같이 가, 난 너처럼 나약하지 않거든.”


그리 말한 김진은 맨 오른쪽 입구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하아, 이 싸가지 밥 말아 먹은 새끼.”


후우, 저 새끼랑은 역시 말이 안 통한다. 내가 금수랑 얘기하고 있는 건지..


“쯧, 가자.”


끄덕.


백설향은 딱히 거절하지 않았다.


나와 백설향은 짝을 지어서 중앙으로 걸어갔다. 몬스터도 함정도 없는 길인지라 뻘쭘하게 걷기만 했다.


그러다가 몬스터 한 마리가 나오면 백설향이 또 체력 안배를 안 하고 과격하게 마나를 썼다.


“야, 싸울 때 마나 안배하고 싸우지?”


난 저도 모르게 다소 엄격하게 말했다.


“안배하고 싸우고 있어.”

“허어.. 네 눈에는 저 광경이 마나를 안배하고 싸운 증거냐? 과격하게 마나만 때려 박은 현장이지?”

“흥, 꼴등에게 그런 말을 듣고 싶지는 않은데?”


맞는 말이라 더 이상 말하지 못하고 다물었다.


“코 풀어라, 흥 거리지 말고.”


괜히 시비나 틱틱 걸었다.


그렇게 통로를 걸어가는 그때.


-끄아아아아아!


김진의 처절한 비명 소리가 다른 쪽에서 들렸다.


“내가 이럴 줄 알았지! 시발! 달리자!”


인영과 백설향은 한치에 고민도 없이 왔던 길을 되돌아가 김진이 있는 방향으로 내달렸다.


“씨X 내가 불안하다고 했잖아!”


분통을 터트리며 달리는데 저 멀리서 흐릿하게나마 김진의 형체가 보였다.


“야! 병신아!”


인영이 소리치고 쾅-!


김진의 형체가 무언가에 쾅! 맞고 벽에 부딪혔다.


“...”

“...”


인영은 멈칫했지만. 녀석이 죽으면 잠자리가 사나울 것 같아 달렸다.


도착한 나는 헉! 숨을 들이 삼켰다.


시야를 전부 가리는 거체.


초록색 피부.


날카롭게 솟아오른 송곳니.


“쿠어어!”


오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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