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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1새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SSS급 세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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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1새
작품등록일 :
2021.12.15 14:33
최근연재일 :
2022.01.1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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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2.01.0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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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8화 잘 벼려진.

DUMMY

18화

잘 벼려진.


‘그 사람은 시험이 시작하는 데도 안 오는 건가...요?’


백설향은 원래 집합할 시간보다 20분 빨리 체육관에 도착해 주변을 돌아보고 생각했다.


‘그 사람의 생각은 이해할 수가 없어.’


그렇게 단정하게 서 있으니, 주변에 사람들이 몰렸다.


“오늘도 아름다우시네요, 백설향 님.”

“이번에는 몇 등을 노리시고 계십니까?”

“이번에는 1등도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감히 종교 쟁이의 딸 따위가 1등인 것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조금 거북했지만, 표정에서 그게 드러나진 않았다.

그들은 길드 백설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다른 길드장의 자식들이었으니까.


그래도 영 마음에 안 들기에 대답은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


그녀가 돌린 방향에는 윤하가 사람을 치유하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면 손을 살짝 흔들고 있었다.


주변에 모인 사람들의 말 따라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한 종교에 종교쟁이 딸이다.


“...”


사람이 따뜻하고 거짓이 없으며 선하다.


그렇기에 거북하다.


자신을 죽인 종교에 증오를 내비치고 싶지만, 윤하는 종교쟁이 아비와는 하등 상관없는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그냥 눈을 돌려버렸다.


윤하도 그런 백설향의 반응이 익숙한지 쓰게 웃으며 흔들던 손을 거두었다.

그녀의 주위에는 1등이라는 명성과 청화의 마녀라는 이명을 가진 것 치고는 사람이 없었다.


윤하는 김인영처럼 혼자였다.


모인 체육관이 사람들로 붐빌 때쯤에 단상 위로 키가 큰 사내가 올라왔다.

근육이 불끈불끈 솟아오른 체육 선생님이었다.


“자, 다들 모였으니까. 오늘 볼 실기 평가에 관해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체육 선생님은 풍채와 달리 정중한 목소리로 설명을 마쳤다. 불이 꺼지며 뒤로 섬 사진이 떠올랐다.


“이번 실기 평가가 펼쳐질 광휘섬입니다.”


착, 착.


사진으로 보이는 광휘섬은 지형이 고르고 나무가 무성한 정글처럼 보였다.

크기는 여의도와 비슷했다.


“이곳은 테란 아카데미 소유의 섬으로 교장 선생님의 힘으로 주변에 결계가 펼쳐져 있어 시간 개념이 모호한 섬입니다.”


체육 선생님의 설명에 뜨라면 광휘섬의 시간은 현실과 두 배 정도 느리게 흐른다고 한다.


“시간 개념이 모호한 섬이기 때문에 커뮤니티는 점수 확인을 제외한 어떤 기능도 작동하지 않습니다. 같은 섬 안에서 생도들끼리 대화하는 건 가능하겠지만요.”

‘지금 말은 협동할 수 있다는 말인가?’


백설향은 눈을 좁혔다.


그의 말은 아카데미가 이번 시험에서는 생도 간에 동맹을 암묵적으로 허용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상관없었다.


“시험의 주제는 생존과 깃발 쟁탈전입니다.”


그의 말에 체육관 안이 소란스러워졌다.


‘생존을 그렇다고 해도... 깃발 쟁탈전..?’


처음 들어보는 시험 주제였다.


“다들 정숙하세요. 지금부터 깃발 쟁탈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체육 선생님의 위업 있는 말에 학생들의 말이 뚝 끊겼다.

입을 닫은 학생들을 만족스럽게 본 선생님이 다시 입을 열었다.


“깃발 쟁탈전은 이번 연도에 새로 도입하는 시험입니다. 학생들이 자그마치 이천여 명이 되다 보니 이런 결정을 하게 됐습니다.”

‘확실히.’


주위를 잠깐 봐도, 학생들이 많다는 건 인지할 수 있다.

아마 이 모든 학생이 대련이나 그런 것으로 시험을 치른다면 하루가 부족할 터.


“상세한 규칙은 간단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깃발을 지키며 상대방이 가진 깃발을 빼앗는 것.”

“아..”


곳곳에서 탄성이 터졌다.


“하지만, 깃발이 뺏겼다고 바로 탈락하는 건 아닙니다. 자신에게 주어지는 깃발은 총 5개입니다. 뺏길 때 단 하나의 깃발만이 뺏기며, 가장 많은 깃발을 가진 사람부터 순위로 적힙니다.”


번쩍!


누군가 손을 번쩍 들었다. 윤하였다.


“그럼 생존 평가는 무엇인가요?”


그녀의 말에 곳곳에서 ‘싸가지 없다.’ ‘쟨 왜 저런 쓸데없는 걸 물어보냐’ 등등 비꼬는 듯한 말이 쏟아졌지만, 그녀는 그저 따뜻하게 웃을 뿐이었다.


“다들 조용히 하십시오, 좋은 질문이었습니다, 윤하 학생.”


희미하게 웃은 체육 선생님이 윤하의 질문에 차근히 답해주었다.


“생존이 평가에 포함된 이유는 총 이틀이라는 시험 기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설명이 끝난다면 바로 섬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지금 입고 있는 교복과 무기들을 제외한다면 그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습니다.”

“섬 안에는 많은 동식물과 동물들이 서식하니 잘 찾아서 끼니를 해결하십시오.”

설명이 끝나자. 꺼졌던 불이 다시 켜졌다.


“시험은 24시간 관찰됩니다. 교복에 필요 이상의 공격이 가해질 경우, 깃발이고 상관없이 자동으로 탈락해 섬 밖으로 이동됩니다.”

“네에!”

“그럼 학생들은 한 줄로 서서 저기 보이시는 공간 이동 장치를 넘어주시면 되겠습니다.”


백설향도 학생들에 한 줄에 맞춰서 걸었다.


‘아, 그 사람은 아직도 안 왔네..요’


그녀는 일단 커뮤니티를 켰다.

문자를 보낼까. 말까 고민하다가 일단 한 문장을 적었다.


-늦었어..요, 지금 안 오면 실격이야.요


다시 지웠다. 현재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서 사용하는 말투를 굳이 채팅에서까지 할 필요는 없다.


-늦었어요, 지금 안 오시면 실격 처리 될 거에요. 퇴학당할 수도 있으니까 얼른 오세요.


다시 지웠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시험에 참여하지 않아도 퇴학당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


‘필기 1위가 실기에서 꼴등을 한다고 떨어질 거라 보기에는 어려운데.’


그것도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다. 실기를 아무리 중요하게 본다는 아카데미도 그를 퇴학시키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학자라는 개념도 있으니까.’


흠, 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살갑고 길게 대화할 사이가 아니다.


-늦었어요.


그 한마디를 쓰고 보냈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안 오는 것일 수도 있으니.


-30분 안에 도착하지 못하면 꼴등 처리하겠다고 합니다.


같이 적어서 보냈다.


전부 쳤을 때쯤에 자신의 차례가 왔다.


“좋은 시험 성적이 있길 바랍니다.”

“네.”


선생님의 인사를 받고 이동 장치를 넘었다.

약간의 울렁거림이 느껴져 눈을 감고 있길 몇 초.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아카데미의 체육관이 아닌 정글 한복판이었다.


“여기가 시험을 보는 장소.”


약간은 습한 게 역시 정글이다.


등에는 대검 말고도 다른 감촉이 느껴졌다. 아마 이게 깃발이겠지.


일단 여기가 어딘지는 모르겠다.


“흡!”


가장 높은 나무 위로 단숨에 뛰어오른 백설향은 주변을 둘러봤다.

산이 있다면 산을 올랐겠지만, 섬의 지형은 모두 평평했기에 여기가 현재 가장 높은 장소다.


‘벌써 싸우고 있네.’


각자 다른 장소로 텔레포트 됐지만, 주위에 생도들이 있던 사람들은 서로 싸우고 있었다.


‘일단 체력을 보충하자.’


탁, 땅에 가볍게 착지했다.


지금 당장 싸울 필요는 없다.


싸움을 건다면 피할 생각은 없지만.


“지금처럼.”


들어온 지 얼마 됐다고 벌써 무리를 짓고 자신을 공격하려는 기척이 느껴졌다.

백설향은 딱히 보지도 않고 등에 멘 대검을 크게 휘둘렀다.


바닥에서 날카로운 돌이 아닌 둔탁한 돌면이 팟-! 튀어나오며 기습하려고 했던 이들에 복부를 가격했다.


“끄악!”

“백설향이다!”

“미친! 지금 우리가 누굴 건드린 거야! 도망쳐!”


하지만 이미 늦었다.


검을 위로 휘두르자 돌멩이들이 바닥에서 솟구쳐올랐다.


“깃발은 하나씩 내려놓고 꺼져.”

“네!”

“네에!”


그들은 등에 메고 있던 깃발들을 하나씩 내려놓고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쳤다.


“흥.”


백설향은 바닥에 떨어진 깃발을 들었다. 총 다섯 개의 깃발이 늘었으니, 벌써 열 개다.


‘거추장스럽네.’


크기가 작고 무게도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지만 걸리적거린다.


“이러니까, 동맹하는 걸까?”


깃발을 몸에서 떼어내지 말라는 규칙은 없었으니까.


“쉴 곳은 찾아야겠네.”


이틀간 지낼 곳을 찾는 게 급선무다. 아까 나무 위에서 동굴 비슷한 걸 발견했다. 글로 방향을 정하고 다리를 움직였다.

그러면서 현재 점수 확인을 위해 커뮤니티를 열었다.


1등 윤하. 20개.

2등 백설향. 10개.


‘바보 같은 사람들.’


윤하의 20개는 아마도 멍청한 녀석들이 달려든 결과일 것이다.

녀석들은 높은 곳에 오른 사람들이 왜 그 위치에 올랐는지 이유를 찾는다.


자신이나 다른 랭킹의 학생들은 백설이나 대형길드의 자식들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윤하은 달라.’


윤하는 종교쟁의의 자식이며. 종교 쟁이에게 버려져 보육원에서 자란 사람이기에 ‘왜 저 사람이 자신보다 위지?’라는 생각을 품는다.


“멍청하긴.”


그녀의 실력은 진짜다.


자신도 지금 그녀와 싸운다면 이길 확률은 반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윤하는 어디서 싸우고 있는 거지?’


그녀의 능력상 눈에 보이지 않게 싸울 수가 없다.

근데 벌써 20개라는 건 한바탕 벌였다는 것인데. 보이지가 않는다.


‘...’


백설향의 걸음이 우뚝 멈췄다.

자신을 노리는 건지 아닌 건지는 중요하지 않지만, 자신을 푸른 불꽃이 덮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흡!”


검을 땅에 박아넣어 벽을 올렸다.

쿠우우-!


푸른 불꽃이 벽을 후려쳤다.


쿠구구구-


‘위력을 보니까, 날 노린 공격은 아니네.’


확실하다. 자신을 노렸다면 이런 하찮은 위력으로 공격하지 않았을 것이다.


쿠구구-


백설향은 평온한 얼굴로 흙 기둥에 기대 푸른 불꽃이 끝나길 기다렸다.


그녀와 싸울 생각은 별로 없었다. 마지막에 막지막에 가서는 충동할 수가 있겠구나. 아스라이 생각했었다.


‘하지만 기술에 휘말렸으면 말이 달라져.’


굳이 그녀와 싸우기 위해 사족을 붙이는 게 아니다. 어쩔 수 없이 싸워야 된다는 것이다.


다시 한번 불꽃이 일었다.


기술에 휘말렸다는 건 자신이 위험에 처했다는 걸 말해준다. 그리고 단상 위에서 체육 선생님이 해준 말씀.


-시험은 24시간 관찰됩니다. 감독관이 판단했을 때 선을 넘는 위협을 가하면 실격처리하겠습니다.


처한 상황과 공격을 받은 상태, 위렵에 처한 상황에서의 대처법도 평가 항목에 들어갈 수도 있다.


‘그리고 그녀와 나는 백중세.’


싸움을 피할 수는 없다.


백설향이 눈을 날카롭게 벼렸다.


푸른 청화가 점차 사그라든다, 주위에는 학생들이 널브러져 있다. 그러나 눈길조차 돌리지 않았다.


백설향은 불꽃이 전부 사그라드는 걸 보고 숨은 벽에서 나왔다.


윤하와 눈이 마주쳤다.


백설향은 아무 말 없이 검을 치켜들었다.


“반가워요..”


윤하는 그리 중얼거리고 손에 쥐어진 지팡이 아티팩트를 들어 올렸다.

역시 백설향은 윤하가 껄끄러우며 거북했다.


“그럼 갈게요.”

“...”


윤하가 들어 올린 아티팩트로 땅을 탕-탕- 두 번 두들겼다.

그러자 아무것도 없던 땅 위로 작은 마법진이 새겨졌다.


마법진에서 푸른 청화가 범람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청화의 마녀라고 불리는 이유다.


반대로 백설향에게도 이명이 존재한다.


거창하지만 대지의 주인. 이라는 이름이.


백설향의 대검이 땅을 깊게 상흔을 남기며 질주한다.


쿠구구구구--!


땅이 뒤흔들리며 청화에 맞서기 위해 거대 돌덩이가 튀어나오며 나아간다.


“후우.”


청화와 돌덩이가 붙딪치기 직전.


그 중간에 사람의 실루엣이 갑자기 뚝 생겨났다.


“어..?”

“아..”


두 사람 다 갑자기 벌어진 일이었다.


“이게..시발..뭐야..”


익숙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리고 쾅-!


불과 돌과 익숙한 남성이 만났다.


작가의말

한화 전체를 백설향의 시야로 진행해봤네요,

스토리 진행상 백설향의 출현이 잦아질 예정이라..


흠흠..


아무튼! 좋은 하루!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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