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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oongo 님의 서재입니다.

은퇴한 빌런은 스트리머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Moongo
작품등록일 :
2023.08.07 12:07
최근연재일 :
2024.01.03 07:4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322
추천수 :
9
글자수 :
140,260

작성
24.01.0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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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8화-곧

DUMMY


“혀, 형님? 괜찮으세요?”


한시아는 불안감에 몸을 떨며 물었다. 그녀의 눈에 바론은 어딘가 나사가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 그의 정신을 제어하고 있던 지지대가 빠져나간 것처럼 광기에 사로잡힌 눈빛을 취하고 있었다.


“괜찮냐고? 그럼, 아주 괜찮지. 빌어먹을 정도로 괜찮다고!”


바론은 그렇게 말하면서 프롬의 머리를 있는 힘껏 발로 찼다.


순식간에 당한 프롬은 고개가 위로 젖혀지면서 어떤 고통의 신음도 내뱉지 못한 채 그대로 쓰러져 차가운 바닥과 포옹했다.


바론은 도저히 분이 풀리지 않았다. 진심으로 받아들였던 김원훈의 행동에 무너가 히어로 협회의 동료로써 일한다는 자부심이 있을만 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무너는 그저 조롱당할 뿐이었다. 같은 동료에게 납치를 당했음에도 그 누구하나 눈치 채지도 못했다. 인간적으로 그를 똑같이 동료라고 생각했던 히어로 협회의 직원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이런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그들은 무너를 이용했고 무너를 방치했다.


이게 인간. 욕지기가 나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화가 치솟아 머리가 폭발해버릴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여어, 스트리머 바론 씨~”


그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그를 불렀다. 바론은 미약하게 한숨을 내쉬고는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해맑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블루가 서 있었다.


“뭐냐? 아, 그런 건가?”


바론은 눈을 부라리며 그를 향해 다가갔다.


“너도 한패였냐? 농락하는 재미가 있으셨겠어?”


쾅! 한시아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바론이 움직였고 이에 블루도 응했다. 도저히 눈으로 쫓을 수 없는 차원이 다른 싸움에 한시아의 입이 떡하니 벌어졌다.


몇 번의 합이 오가고 나서 수트에 기스가 난 블루와 몸에 상처가 나 피를 조금 흘리는 바론이 거리를 벌렸다.


“이봐, 난 아니라고. 진정해.”

“그걸 어떻게 믿지?”

“그럼 내가 떡하니 여기에 와서 너를 도발하겠어? 이것 좀 봐. 오히려 난 너를 도와줬다고.”


블루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어? 내 액정!”


방금 전까지 멀쩡했던 최신형 핸드폰의 액정이 깨져있는 모습에 블루는 좌절하며 눈물을 흘렸다.


“내가 아끼는 한정판인데! 내 핸드폰이! 크흡!”


바론은 그의 괴로워하는 모습에 내심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방심할 수 없었기에 긴장을 풀지 않았다.


블루가 핸드폰 초조한 마음으로 핸드폰 전원을 키자 다행히 화면이 깨지기만 했지 나오기는 잘 나왔다.


그는 더 이상 바론과 싸우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에 안도하며 자신의 갤러리에 들어가 사진을 바론에게 보여줬다.


바론은 말없이 핸드폰의 화면을 응시했다. 그곳에는 바론의 집에 기절해서 쓰러진 납치범들이 있었다.


“네가 잡은 놈들 동료가 좀 있더라고. 그래서 내가 손 좀 봐줬지. 너처럼 배후가 김원훈인 걸 알아내지는 못했지만 말이야.”

“······알겠다.”


블루는 진정한 듯한 바론의 모습에 안도하며 한시아를 힐끗 보았다. 한시아는 블루와 눈이 마주치자 흠칫 놀라며 바론 뒤에 숨었다.


“그리고 너무 그렇게 무섭게 있지 마. 네 친구들이 무서워하잖아.”

“친구들이라고?”

“네 뒤에 있는 아가씨랑 화면 속에서 지켜보는 시청자 있잖아.”


바론은 블루의 말에 자신의 뒤에서 어린 새끼 동물마냥 숨어있는 한시아를 응시했다. 그는 그녀가 몸을 떨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챘다. 그리고 그 원인은 블루가 아니라 자신 때문이라는 것도.


바론은 무의식적으로 살벌하게 내뿜던 살기를 집어넣었다. 이어서 채팅창의 반응도 살폈다.


[낭만빌런: 와 바론 ㄹㅇ빡쳤었음? 겁나 무섭네.]

[허접빌런: ㅎㄷㄷ 나 지렸엉.]

[내새끼사랑해: 바론, 괜찮아요?]

[똥깔라파워: 빌런시절 포스가 나온 것 같았는데 화면으로만 봐도 무섭네ㄷㄷ]

[남탓빌런: 바론찡, 김원훈이라는 놈 패버리러 가자. 혼내줭.]


바론은 살벌하게 뜨던 눈빛도 잠잠하게 만든 후 활짝 웃었다.


“하하, 놀라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러면서 한시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한시아는 바론의 차갑고 소름끼치는 기운이 접어들고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자 안심하며 바론을 올려다보았다.


“제가 잠시 흥분했었네요. 자, 이렇게 납치 빌런의 머리가 밝혀졌는데요. 저는 그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바로 히어로 협회에서 일하고 있는 연구 직원이죠. 저에게 이런 무기까지 만들어줬는데 정말 상상도 못한 정체였어요.”


[남탓빌런: 히어로 협회라고? 와, ㄹㅇ 미쳤네.]

[개구리리리: 지, 지렸다. 히어로 협회? 거기서 빌런이 일하고 있다고?]

[푸다다닥: 존나 부패했네ㅋㅋㅋㅋ]

[허접빌런: 참교육 ㄱㄱ]


블루는 핸드폰이 울리자 알람을 확인했다. 그곳에는 히어로 협회의 앉은뱅이 윗대가리들의 지시로 당장 방송을 막으라고 지시가 내려와 있었지만 그는 추호도 그럴 생각이 없었다.


“멍청한 노인네들.”


이것은 그에게 다시는 없을 기회였다.


바론이 만들어낸 변수. 이 변수를 이용해서 히어로 협회의 내부를 싹 엎어버려 재정비한다.


“오, 왔군.”


블루는 새로운 알람이 뜨자 헬멧 속에서 부드럽게 웃으며 화면을 터치했다. 제리한테 온 내용을 확인한 후 그는 바론을 보았다.


“그럼 바로 히어로 협회로 가서 참교육 시전하겠습니다! 바로 따라오시죠!”

“바론, 김원훈은 히어로 협회에 없어.”

 

바론은 출발하려고 무릎을 구부리고 추진력을 얻으려는 자세를 취하다 블루의 말을 듣고 살짝 균형이 무너졌다.


“뭐라고? 그 자식이 거기에 없다니?”

“네가 잡은 녀석들이 방송에 나오면서부터 갑자기 자취를 감추었대.”

“그럼 설마 지금 녀석의 위치를 추적할 수 없다는 멍청한 소리는 아니겠지?”


블루를 노려보는 바론의 눈빛에는 정제된 살기의 불꽃이 넘실거렸다. 블루는 과거 바론과 싸웠던 시절을 생각하며 피식 웃었다.


“나를 뭐로 보는 거냐. 제리가 위치 땄다. 내가 알려주는 곳으로 가면 돼.”

“호오, 웬일로 일 좀 하는군.”

“원래 일 잘하거든.”


바론은 한시아를 엎은 채 전력으로 질주했다. 블루는 현장에 남아 뒤처리를 하고 내부의 배신자를 색출한다 하였고 김원훈의 처분은 바론에게 맡겼다.


죽이지만 않으면 된다고.


블루의 말에 바론은 일단 알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솔직히 그는 그놈을 죽이지 않을 자신이 없었다.


“으아아아! 너무 빨라요, 형님! 핸드폰 놓치겠어요!”

“꽉 잡아! 놓치면 두고 갈 테니까!”

“히이이익! 명심하겠습니다아!”


한시아는 바론의 두터운 목을 꽉 끌어안았다. 바론은 그녀의 행동에 피식 웃고는 쉴 틈 없이 다리를 움직였다.


무너. 자신의 오른팔이던 녀석. 한 때 바론이 울트라레인저에게 죽을 뻔한 위기가 있었을 때 그는 스스로 자신의 몸을 바쳐가며 바론을 구해냈다.


뿐만 아니라 다들 배고파서 굶주리며 눈물을 흘리던 시간에는 자신의 재생력은 뛰어난다며 직접 다리를 잘라 동료들에게 나눠줬었다.


그리고 그 다리 중 제일 육질이 부드럽고 맛있는 부위는 몰래 챙겨놨다가 바론에게 건넸다.


아직도 눈을 감으면 그 기억이 생생하다.


‘꼭 바론 님 혼자 드셔야 합니다! 또 다른 애들 주거나 필리아 님에게 전부 바치면 안 돼요!’


무너의 다리 맛은 근육 덩어리라 무척 질겨 이가 아프고 잡내도 심했지만 모두들 하나같이 먹었던 음식 중 최고의 음식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고픔에 미치던 시절 누가 자신의 몸을 떼어서 주겠는가.


누가 동료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겠는가.


필리아 님 아래에 있었을 때는 모두가 그러했고 특히 무너는 바론을 위해 희생을 많이 했다.


조금이라도 바론이 활기차게 웃을 수 있는 모습을 바라는 것처럼.


바론은 무너와의 마지막 대화를 되새겼다.


‘바론 님, 저는 바라는 게 딱 하나입니다.’

‘응? 그게 뭔데?’

‘저는 바론 님께서 그저 하고 싶은 일 하며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힘든 순간보다 괴로워 고통의 신음을 내뱉는 순간 보다 활짝 웃을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으시길 바랍니다. 그게 전부예요.’


자기나 행복을 챙길 것이지. 멍청하게 이용이나 당하고.


바론은 울컥하는 심정에 더욱 빠르게 달렸다.


조금만 기다려라. 이번에는 내가 제대로 형님 노릇을 보여줄 테니까.


죽지만 말고 살아만 있어.


바론이 죽어라 1시간 정도 달려오고 나서야 마침내 블루가 말했던 장소에 도착했다. 한적한 시골 마을. 그리고 그 뒷산에 있는 허름한 폐가.


휴식을 간절히 원하는 등산객이 우연히 그 폐가를 발견한다면 귀신과 소개팅을 할까봐 바로 줄행랑을 치고 싶은 외견이었다.


멀쩡한 구석은 없고 생활의 흔적이 희미하게 남은 폐가의 내부.


“으으, 여기 완전 공포체험인데요? 당장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아요.”


한시아는 몸을 파르르 떨면서 말했다.


“그럼 확실하게 체험해야지. 여기에 살고 있는 빌어먹을 귀신 낯짝에 주먹을 날릴 생각에 흥분되는데.”


바론은 유쾌하게 말하는 것과 달리 표정은 진중했다. 그는 내부에서 지하실로 내려가는 문을 발견하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무너야, 좀만 참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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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완결-최악의 끝 24.01.03 11 0 15쪽
29 29화-흑막을 향해 24.01.03 8 0 11쪽
» 28화-곧 24.01.02 9 0 10쪽
27 27화-범인 24.01.02 8 0 10쪽
26 25화-무너를 형해서 24.01.02 8 0 10쪽
25 23화-작전 24.01.02 8 0 12쪽
24 22화-순이 24.01.02 8 0 10쪽
23 26화-무너를 향해서 24.01.02 9 0 10쪽
22 24화-작전2 24.01.02 10 0 10쪽
21 21화-은퇴빌런 취재하자 24.01.02 9 0 12쪽
20 20화-은퇴정모 23.08.30 18 0 10쪽
19 19화-집으로 23.08.29 22 0 10쪽
18 18화-보스찾기 23.08.25 23 0 10쪽
17 17화-도원준 23.08.24 32 0 10쪽
16 16화-참교육 23.08.23 35 0 10쪽
15 15화-드가자 23.08.22 36 0 10쪽
14 14화-무너동료 23.08.21 40 0 10쪽
13 13화-실종사건 23.08.20 39 0 10쪽
12 12화-매드니스(2) 23.08.19 47 0 10쪽
11 11화-매드니스 23.08.18 52 0 10쪽
10 10화-빌런vs은퇴빌런 23.08.17 55 0 10쪽
9 9화-구세주 23.08.16 55 0 10쪽
8 8화-은퇴한 빌런은 착해요 23.08.13 55 0 11쪽
7 7화-빌런잡자 23.08.12 61 0 11쪽
6 6화-계약 23.08.11 74 0 10쪽
5 5화-다음날 23.08.10 78 1 10쪽
4 4화-마찰 23.08.10 81 2 10쪽
3 3화-쓰디 쓴 인생 23.08.09 91 2 10쪽
2 2화-스트리머 망함 23.08.07 130 2 11쪽
1 1화-빌런 은퇴하다 23.08.07 21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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