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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oongo 님의 서재입니다.

은퇴한 빌런은 스트리머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Moongo
작품등록일 :
2023.08.07 12:07
최근연재일 :
2024.01.03 07:4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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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9
글자수 :
140,260

작성
24.01.0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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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4화-작전2

DUMMY


어둑어둑한 밤의 장막이 세상을 뒤덮은 시간, 검은 그림자 다섯이 장막 안에 몸을 녹아내어 소리 없이 움직였다.


작은 소음조차 내지 않는 뛰어난 은신술에 열심히 달빛의 가호 아래 연주하던 풀벌레들도 그 존재를 눈치 채지 못했다.


다섯 개의 그림자는 이윽고 어느 허름한 집 앞에 멈췄다. 그들은 굳게 닫힌 문을 잠시 보더니 빠르게 흩어졌다.


바람과도 같은 손길로 창문을 확인하며 돌아다니는 그림자는 달빛의 조명 아래에서 침대 위에 이불을 뒤집어 써 볼록 튀어나온 존재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최우선 목표물을 확인한 그는 컴퓨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누군가가 담요를 뒤집어 쓴 채 컴퓨터 책상에 잠들고 있었다.


그림자가 허공에 가볍게 손짓하자 나머지 그림자가 합류했다. 그들 중 하나가 창문에 손을 뻗어 커다란 원형을 그렸다.


그러자 마치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창문에 사람이 통과할 만한 거대한 구멍이 뻥 뚫렸다.


그들은 서로 고개를 끄덕이고 조심스레 발을 디뎠다. 그들의 발이 마룻바닥을 밟았고 곤히 잠든 둘은 여전히 꿈나라에 빠져 있었다.


그림자들의 품속에서 나온 시퍼런 칼날이 달빛에 번뜩였다.


그들 중 넷은 바론의 침대를 향해, 나머지 하나는 컴퓨터를 향해 접근했다. 무사히 기척을 읽히지 않고 도착한 그들은 동시에 머리 위로 팔을 들어올렸다.


날카로운 칼날이 사정없이 목표물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며 물어뜯었다.


푹푹 들어가는 소리가 적막한 집 안을 맴돌았다.


****


“아아, 빨리 들어가고 싶어라.”

“쉿!”


윈드밀이 입맛을 다시는 사디스를 향해 손가락을 입에 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아직 김창식의 집과의 거리가 확보된 상황임에도 극도로 조심하는 윈드밀의 태도에 사디스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목표물이 모두 있는지 확인한다.”


조곤조곤 말하는 웨이트의 명령에 사디스와 윈드밀이 바람처럼 움직였다.


검은 망토 셋이 소리 없이 펄럭이며 김창식의 발코니 앞에 도착했다.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고 아무래도 다들 방 안에서 자는 것 같았다.


웨이트는 품속에서 둥근 기계장치를 꺼내더니 창문에 부착했다. 그러자 장치를 부착한 부위 중심으로 거대한 원형의 입구가 생겼다.


웨이트와 사디스는 부드럽게 통과했지만 윈드밀은 워낙 몸집이 커서 좀처럼 들어갈 수가 없었다.


“꺄르륵, 너는 여기서 대기해야겠다.”

“크윽.”


윈드밀은 악착같이 몸을 구겨 넣으려고 했지만 웨이트의 제지에 어쩔 수 없이 뾰로통한 얼굴로 발코니에서 대기할 수밖에 없었다.


내부로 진입한 둘은 각자 김창식 부부와 그들의 딸인 김순의 방을 확인했다. 그들은 얼굴을 내민 채 곤히 잠자고 있었다.


사디스는 벌써 부상을 회복한 김순의 얼굴을 빤히 보다가 부드러운 손길로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고는 밖으로 나왔다.


모두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자 웨이트는 방문을 활짝 열고 거실에 분홍빛 액체가 담긴 장치를 설치했다. 그리고 셋은 밖으로 빠져나왔다.


“하아, 저기 그거 내가 누르면 안 될까? 나 진짜 못 참겠어서 그래!”

“윽, 또 시작이군. 시끄러운 녀석은 내버려두고 얼른 눌러라, 웨이트.”

“아앙, 제발~”


애걸복걸하는 사디스의 모습에 웨이트는 피식 웃으며 그녀에게 버튼을 넘겼다.


“앗싸!”


사디스는 혀를 날름거리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붉은 버튼을 꾹 눌렀다.


버튼을 누르는 동시에 장치에서 푸슉 소리가 나더니 투명한 관의 분홍빛 액체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하며 분홍색 연기가 은은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에이, 뭐야! 나는 폭발이라도 일어나서 막 비명 지르고 괴로워하는 줄 알았는데!”

“괜히 그랬다가 폭발과 함께 연기가 날아갈 수도 있잖아, 멍청아.”


윈드밀은 짜증난다는 어투로 말했고 사디스는 그런 윈드밀에게 채찍을 때리고 싶었다.


“그만해. 이제부터 시작이야. 우리는 천천히 감상이나 하자고.”


웨이트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신기하네. 고작 저런 분홍분홍한 연기로 빌런을 폭주하게 만든다니.”


사디스는 자신의 채찍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당장이라도 폭주하는 빌런을 채찍으로 가죽을 벗겨 고통의 비명을 토해내게 만들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어 애간장만 탔다.


윈드밀은 이제 발코니까지 흘러나오는 연기를 보며 입을 열었다.


“B등급 이상에게도 통하면 더욱 좋았겠지만 말이야.”

“아니, 이게 나아. 괜히 B등급 이상을 폭주시켜서 끔찍한 인명사상을 낼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일부로 그분께서도 조절해서 만드신 거야.”


윈드밀의 말에 웨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작전은 순조로웠지만 후드 아래 그림자로 가려진 윈드밀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어째서지? 분명 폭주하기까지의 시간은 충분히 지났다. 분명 방문도 잊지 않고 열고 나왔음에도 집 안을 때려 부수고 튀어 나와야 할 빌런 녀석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연기는 이제 거의 없어지고 있었다.


“뭐야? 왜 멀쩡해?”


사디스의 말에 윈드밀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챘다.


“이럴 리가 없잖아. 설마 물품이 불량이었나?”

“아니야. 물건은 확실했다고. 다시 잠입해본다.”


셋은 서둘러 다시 집 내부로 진입했다. 집 안은 쥐죽은 듯 고요했다. 분홍 연기가 남아 시야가 가려져 잘 보이지 않은 그들은 조심스레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이야, 드디어 잡았습니다!”


그때 분홍빛 연기 안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방안의 불이 확 켜졌다.


갑작스러운 눈부심에 셋은 눈을 질끈 감았고 천천히 눈을 뜨자 그곳에는 믿기지 않는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웨이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네, 네가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지?”


방독면을 쓴 두 명의 존재. 그들 중 하나는 뒤로 물러나 핸드폰으로 촬영하고 있었고 나머지 하나는 당당하게 앞에 나서고 있었다.


그에서 압도적인 위압감을 내뿜는 익숙한 풍채에 웨이트는 이를 빠득 갈았다.


“바론······!”


바론은 한시아가 촬영 중인 카메라 앞에서 가볍게 몸을 흔들며 춤을 췄다.


“자, 여러분! 보셨습니까! 지금 현재 김창식 씨의 집으로 침입한 괴한들을 포착했습니다! 딱 봐도 사이즈가 나오죠? 그 동안 빌런들을 납치했던 파렴치한 빌런 성애자들이 틀림없습니다!”

“뭐, 뭔데! 작전이 실패라고?”


사디스가 당황하며 자신의 귀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들리는 기계음.


‘작전 중지! 작전 중지! 속임수였다!’


“그게 무슨 개소리야!”


바론의 집에 침입한 괴한들 앞에는 이불과 담요가 들쳐져 모습을 드러낸 인간 모양의 인형이 있었다.


인형은 모두 솜을 토해내며 고통스러운 최후를 맞이한 상태였다.


“제길, 웨이트! 이제 어쩌지?”


윈드밀이 웨이트를 향해 다급하게 물었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웨이트는 형언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입 한 번 뻥끗거릴 수 조차 없었다. 분명 계획은 완벽했다.


바론이 집으로 돌아간 사이에 빌런용 각성제를 뿌려 놈들을 폭주시킨다. 그 사이 바론의 시선을 끌기 위한 동료 다섯이 바론의 집으로 침입하여 어느 정도 싸우다가 도주.


결국 폭주하는 빌런으로 인하여 빌런은 결국 언제든지 인간을 위협할 수 있는 악한 존재라는 인식이 세상에 널리 퍼지면서 은퇴한 빌런을 모조리 소탕하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모든 게 엉망이 되었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분명 모든 정황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바론은 집으로 돌아갔고 이곳의 빌런들도 곤히 잠든 것을 두 눈에 똑똑히 담았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이 망할 녀석이 여기에 있는 거냐!


여유롭게 춤을 추며 자신들을 농락하는 바론의 모습에 도저히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었던 웨이트는 자신의 허리춤에 있는 무기에 손을 올렸다.


그는 증오에 가득 찬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네놈들이 여기에 있는 거냐.”

“멍청한 너희들이 할 짓은 뻔하잖아. 순이 얼굴에 어떤 약품을 떨어트리려고 했으니 보호용으로 방독면 준비해주고~ 또 찾아올 테니 눈속임용으로 집에서부터 땅굴파고 여기까지 와서 숨어들었지롱! 너희들이 찾던 녀석들은 무사히 대피했으니 안심해!”


바론이 혀를 내밀고 앙큼하게 엉성한 섹시댄스를 추며 대답하자 웨이트의 머릿속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모두 간파 당했다고? 고작 저딴 빌런 새끼 하나 때문에? 고작······ 고작 저딴 빌런에게!


‘모두 즉시 자리를 이탈하라! 작전은 중지다!’


그때 귀에 있는 무전장치에서 명령이 내려왔다. 웨이트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바론을 노려보았다.


“웨이트! 얼른 도망쳐야 한다! 지금 싸우면 우리만 불리해!”

“맞아! 일단은 도망치고 나중을 기약하자고!”


바로 전투를 벌이고 싶었지만 동료들의 말에 간신히 이성의 끈을 붙잡은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우선 후퇴하자.”

“설마 도망치는 거야, 빌런들아?”


그 순간 그들 안에 무언가가 뚝 끊어졌다. 연막탄을 꺼내고 도망칠 준비를 하려던 셋은 동시에 바론을 돌아보았다.


윈드밀은 사납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뭐라고 했지?”


이에 바론은 씨익 웃었다.


“어딜 가냐고 쓰레기 빌런 새끼들아.”


그들은 그대로 바론을 향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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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흑막을 향해 24.01.03 8 0 11쪽
28 28화-곧 24.01.02 8 0 10쪽
27 27화-범인 24.01.02 7 0 10쪽
26 25화-무너를 형해서 24.01.02 7 0 10쪽
25 23화-작전 24.01.02 8 0 12쪽
24 22화-순이 24.01.02 8 0 10쪽
23 26화-무너를 향해서 24.01.02 9 0 10쪽
» 24화-작전2 24.01.02 10 0 10쪽
21 21화-은퇴빌런 취재하자 24.01.02 9 0 12쪽
20 20화-은퇴정모 23.08.30 18 0 10쪽
19 19화-집으로 23.08.29 22 0 10쪽
18 18화-보스찾기 23.08.25 23 0 10쪽
17 17화-도원준 23.08.24 32 0 10쪽
16 16화-참교육 23.08.23 34 0 10쪽
15 15화-드가자 23.08.22 36 0 10쪽
14 14화-무너동료 23.08.21 39 0 10쪽
13 13화-실종사건 23.08.20 38 0 10쪽
12 12화-매드니스(2) 23.08.19 46 0 10쪽
11 11화-매드니스 23.08.18 50 0 10쪽
10 10화-빌런vs은퇴빌런 23.08.17 53 0 10쪽
9 9화-구세주 23.08.16 55 0 10쪽
8 8화-은퇴한 빌런은 착해요 23.08.13 53 0 11쪽
7 7화-빌런잡자 23.08.12 60 0 11쪽
6 6화-계약 23.08.11 74 0 10쪽
5 5화-다음날 23.08.10 77 1 10쪽
4 4화-마찰 23.08.10 80 2 10쪽
3 3화-쓰디 쓴 인생 23.08.09 90 2 10쪽
2 2화-스트리머 망함 23.08.07 129 2 11쪽
1 1화-빌런 은퇴하다 23.08.07 208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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