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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oongo 님의 서재입니다.

은퇴한 빌런은 스트리머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Moongo
작품등록일 :
2023.08.07 12:07
최근연재일 :
2024.01.03 07:4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318
추천수 :
9
글자수 :
140,260

작성
23.08.1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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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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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10화-빌런vs은퇴빌런

DUMMY

바론이 가볍게 목을 돌리자 두둑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났다. 그의 손아귀에 들어간 거대 촉수가 파르르 떨렸다.


빌런은 당황했다. 분명 조금 전까지는 자신이 압도하며 적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하지만 한 순간에 태세가 뒤바뀌었다.


녀석에게 붙잡힌 촉수를 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도저히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그저 바론이라는 녀석의 악력 하나 때문에.


빌런의 이마에서 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포식자. 저것의 눈은 압도적인 힘을 가진 포식자의 눈이다.


“우, 웃기지 마라!”


휘리리릭! 합쳐진 촉수가 원래대로 분해되어 바론의 손아귀를 빠져나갔다. 이윽고 그는 이전보다 더 맹렬하고 거친 촉수 채찍을 휘둘렀다.


“어후, 안마가 약하다.”

“크윽! 분명 아까까지는 아무것도 못했던 주제에!”


바론은 막지도 않고 여유롭게 하품이나 하고 있었다. 그의 피부는 자신의 외골격보다 단단한지 상처 하나 나질 않았다.


초조해하며 모든 힘을 끌어내어 공격하는 빌런을 보며 바론은 피식 웃었다.


“아, 그야 카메라걸이 늦게 와서 말이지.”


한시아는 적당히 거리를 벌려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녀는 열심히 촬영하기 위해 핸드폰이 흔들리지 않도록 노력했다.


“네놈은 대체 뭐냐!”


무언가 잘못됐다. 잘못됐어도 한참 잘못됐어. 저건 평범한 개체의 힘이 아니었다.


상위개체의 힘이다. 그분에 범접할 정도의 힘.


자신같이 나약한 개체와는 하늘과 땅차이의 수준을 지닌 존재. 빌런은 이를 갈며 말했다.


“네놈도 우리와 같은 존재가 아니냐! 쓰레기 같은 인간들을 죽이는 게 목적이 아니냔 말이다!”

“아아, 시끄럽네.”


바론이 팔을 한 번 휙 휘두르자 그의 왼손에는 빌런의 모든 촉수가 잡혀 있었다.


“내가 말하지 않았나?”

“이, 이거 놔라!”


바론이 촉수가 들린 왼손을 가볍게 잡아당기자 빌런의 몸은 맥없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왔다.


바론은 허리를 살짝 비틀고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나는 은퇴한 빌런이라고.”


퍼억! 시원한 타격음과 함께 빌런의 왼뺨에 바론의 주먹이 정확히 꽂혔다. 아름다운 이빨로 만들어진 폭죽놀이가 빌런의 입 안에서 터졌다.


그의 단단한 외피가 박살이 나며 공중에 튀어 올랐다. 녀석의 얼굴은 바론의 주먹에 의해 아래로 떨어졌다.


“커, 커억.”


그대로 바닥을 뚫고 들어가 머리가 박혀 물구나무 자세로 동상처럼 꼿꼿이 세워진 빌런의 몸은 경직되었다가 곧바로 흐물흐물한 낙지처럼 추욱 늘어졌다.


“시시하군.”


바론은 손목을 털며 말했다. 그러다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빌런을 보다가 화들짝 놀랐다.


“야야! 설마 죽은 건 아니지?”


바론은 서둘러 빌런의 몸을 툭툭 건드렸지만 그는 여전히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조졌다. 진짜 뒤진 거 아니야? 방송 대박난지 둘째 날부터 바로 영구정지를 당할 위기라고?


바론의 머릿속에는 방송과 채널이 영구 정지되고 가난에 찌들어 라면 하나로 아침에는 면만 먹고 점심에는 국물을 반만 덜어서 밥 말아 먹고, 저녁에는 밥을 넣어 죽으로 만드는 상상까지 이어졌다.


“아, 안 돼! 빌런이란 놈이 뭐 이리 약골이야! 일어나!”


움찔. 바론은 아주 짧은 찰나였지만 놓치지 않고 포착했다. 빌런의 손끝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는 사실을.


“후우. 살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해맑은 얼굴로 한시아가 달려왔다.


“형님, 대박이었어요! 진짜 강하시네요! 이것 좀 보세요. 후원금이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어요!”


[날먹빌런 님께서 5만원 후원하셨습니다.]

[인생뭐있냐 님께서 1만원 후원하셨습니다.]

[내새끼사랑해 님께서 10만원 후원하셨습니다.]

[허접빌런 님께서 3만원 후원하셨습니다.]

······

···


후원 폭탄이 멈추질 않았다. 채팅창을 가릴 만큼 후원금이 쏟아져 내렸고 바론의 콧구멍은 최대치로 커졌다.


바론에 눈에 비친 채팅창의 모습은 그야말로 하늘에서 쏟아지는 돈다발의 축복이었다.


고작 허접한 빌런 하나 무찔렀다고 이렇게나 돈을 주다니!


신성하도다. 아름답도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이상향의 세계!


“이, 이게······.”


바론은 잇몸을 보이며 사악한 웃음꽃을 활짝 피웠다.


“이게 바론입니다, 여러분들! 크하하하하하! 다들 후원 고마워요! 앞으로도 세상의 평화를 위해, 이 바론 한 몸 불사르겠습니다!”


한시아는 바론의 얼굴이 조금 역겹다고 느껴졌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미래가 보장되었다고 확신했다.


그녀는 똑똑히 목도했다. 매드니스는 B급 히어로 중에서도 최상위권의 히어로다. 그런 히어로와 호각으로 싸울 수 있는 빌런에게 어떤 상처도 입지 않고 주먹 한 번만으로 빈사 상태로 만들었다.


최소한 A급의 실력이다. 아니, 그 너머일 수도 있겠어.


이건 금줄이다! 금으로 만든 동앗줄을 잡은 거야!


한시아의 콧구멍이 벌렁거렸다.


“으앗!”


그때 지축을 흔드는 충격과 함께 콘크리트 파편이 솟구쳤다. 그들 앞에는 붉은 기운을 전신에서 내뿜는 매드니스가 서 있었다.


“이 빌어먹을 새끼가 감히 나를 날려버려?”


그는 화를 억누를 수가 없었다. 하도 멀리 날아가서 어딘지 모를 산으로 배달되어 이제 서야 막 도착했다.


게다가 더욱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은 저 간덩이 부운 빌런 녀석이 알맞게 익은 먹잇감을 독차지했다는 점이었다.


“네까짓 게 감히!”


몸을 저릿하게 만드는 살기를 내뿜는 매드니스. 그는 망설임 없이 대검을 들어올렸다.


바론은 귀찮다는 듯이 머리를 살짝 옆으로 비틀며 아래턱을 삐죽 내밀었다.


“뭐라는 거야. 히어로 양반, 이미 상황은 종료됐으니까 집이나 가쇼.”

“집을 가라고? 크흐흐흑! 크하하하하!”


느닷없이 폭소를 터트리는 매드니스의 모습에 바론은 한시아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왜 저래. 미쳤나봐.’

‘형님, 방송에 다 들려요.’


[남탓빌런: 상황 종료됐는데 이제 오는 클라스ㅋㅋㅋㅋ]

[호구빌런: 아니 지금 바론 죽일 기세로 노려보는데?]

[구라파덕: 그런데 아까 바론이 날려버리지 않음?]

[내새끼사랑해: 우리 바론에게 손끝 하나 건드리지 마!]

[개구리리리: 으, 웃는 거 극혐.]


매드니스는 자신이 평생토록 내뱉을 웃음소리를 다 토해내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한참을 웃고 나서야 진정했다. 그때 동안 바론은 시청자들이 심심하지 않도록 앞에서 대형 콘크리트 파편 들기, 거대한 바위 머리로 깨부수기 등 차력쇼를 진행했다.


“크하하하하! 후우······. 그래, 네 말대로 나는 히어로지. 빌런을 하나 퇴치했으니 내가 받은 임무는 끝났다.”

“응? 다 웃었어? 그럼 얼른 가라니까.”

“그런데 이걸 어쩌지? 여기에 남은 빌런이 출몰했네!”


햇빛을 받아 번뜩이는 대검의 칼날이 바론과 한시아를 향해 이빨을 드러냈다.


“뭐야!”


쿵! 땅을 울리는 거대한 진동의 파동이 물결쳤다. 한시아는 엉덩방아 찧으면서도 바론이 대검을 막은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다.


“크하하하하! 네가 저 빌런을 죽였으니 더 강한 빌런이라는 거겠지! 나를 더 즐겁게 해봐라!”

“저 녀석 안 죽었어! 그리고 난 은퇴했거든? 당당히 출소했다고!”

“웃기는 소리!”


매드니스는 발차기로 바론의 복부를 걷어찼다.


“큭.”


바론은 뒤로 물러나며 대검을 놔버렸고 자유를 되찾은 대검은 다시 한 번 바론의 목을 노리며 달려들었다.


“아오, 이러지 말라고!”


바론은 육중한 대검의 공격을 요리저리 회피했다. 빗나간 대검이 다른 곳에 부딪칠 때마다 그곳에는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며 하늘 위에서 잘게 부서진 콘크리트 파편과 흙더미가 쏟아져 내렸다.


뭐지? 아까는 이런 힘이 없었는데?


이상하게도 녀석은 검을 휘두르면 휘두를수록 전신을 휘감은 붉은 빛이 선명해지면서 힘이 증가했다.


“크하하하하! 요리조리 잘도 빠져나가는 구나!”


그때 매드니스와 바론의 사이에 한시아가 끼어들었다. 그녀는 양팔을 벌리고 매드니스 앞을 가로막았다.


대검을 휘두르려고 자세를 취하던 매드니스는 그 상태로 멈춰서 물었다.


“뭐하는 짓이지?”

“형님께서는 정말로 빌런을 은퇴하셨단 말입니다! 그리고 여기 방송을 보세요! 지금 이거 생중계거든요? 이러면 당신에게 좋을 게 하나도 없다고요.”

“이거 말이냐?”


한시아의 눈꺼풀이 당혹스러움으로 연속해서 깜빡였다. 분명 자신의 손에 있던 형님의 핸드폰이 어느 새 매드니스의 손에 들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어?”


콰직! 핸드폰은 두부처럼 손쉽게 으깨졌다. 완전히 박살을 내버린 매드니스는 핸드폰 파편을 훌훌 털었다.


“자, 그럼 이제 어떡할 거지?”

“이게 뭐하는 짓이에요! 히어로라는 사람이!”

“히어로? 푸핫! 맞아, 나는 히어로지. 그리고 너희는 빌런이야. 하다하다 빌런에게 붙어먹는 인간이라니. 어쩔 수 없이 히어로인 이 몸께서 너희를 처단해야겠네?”

“네? 그게 무슨······.”


매드니스는 황홀감에 젖어 입이 찢어져라 웃었다. 변태도 울고 갈 얼굴에 한시아는 식겁하며 뒤로 물러났다.


“뒤져!”

“뭐래.”


카앙! 무언가 날아가는 소리. 이어서 무언가 박히는 소리. 매드니스의 전용 무기로 만들어진 대검은 자신의 반쪽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두 동강이 난 칼날은 바닥에 박혀있으면서도 아직까지 충격이 큰지 혼자서 우렁차게 떨고 있었다.


“카메라 꺼졌지?”

“케, 케엑!”


매드니스의 턱을 붙잡은 바론의 손에 힘이 들어가자 그의 입술은 튀어나오고 턱이 벌려졌다.


“지금부터는 그냥 바론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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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5화-무너를 형해서 24.01.02 8 0 10쪽
25 23화-작전 24.01.02 8 0 12쪽
24 22화-순이 24.01.02 8 0 10쪽
23 26화-무너를 향해서 24.01.02 9 0 10쪽
22 24화-작전2 24.01.02 10 0 10쪽
21 21화-은퇴빌런 취재하자 24.01.02 9 0 12쪽
20 20화-은퇴정모 23.08.30 18 0 10쪽
19 19화-집으로 23.08.29 22 0 10쪽
18 18화-보스찾기 23.08.25 23 0 10쪽
17 17화-도원준 23.08.24 32 0 10쪽
16 16화-참교육 23.08.23 34 0 10쪽
15 15화-드가자 23.08.22 36 0 10쪽
14 14화-무너동료 23.08.21 40 0 10쪽
13 13화-실종사건 23.08.20 39 0 10쪽
12 12화-매드니스(2) 23.08.19 47 0 10쪽
11 11화-매드니스 23.08.18 52 0 10쪽
» 10화-빌런vs은퇴빌런 23.08.17 55 0 10쪽
9 9화-구세주 23.08.16 55 0 10쪽
8 8화-은퇴한 빌런은 착해요 23.08.13 55 0 11쪽
7 7화-빌런잡자 23.08.12 61 0 11쪽
6 6화-계약 23.08.11 74 0 10쪽
5 5화-다음날 23.08.10 78 1 10쪽
4 4화-마찰 23.08.10 80 2 10쪽
3 3화-쓰디 쓴 인생 23.08.09 90 2 10쪽
2 2화-스트리머 망함 23.08.07 130 2 11쪽
1 1화-빌런 은퇴하다 23.08.07 21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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