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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oongo 님의 서재입니다.

은퇴한 빌런은 스트리머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Moongo
작품등록일 :
2023.08.07 12:07
최근연재일 :
2024.01.03 07:4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303
추천수 :
9
글자수 :
140,260

작성
23.08.13 12:15
조회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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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1쪽

8화-은퇴한 빌런은 착해요

DUMMY

콰아아앙! 정신을 번쩍이게 만드는 폭음이 도시의 한복판을 쓸어 담았다.


“사, 살려주세요!”

“도와줘!”

“꺄아아아아악!”


아비규한.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비명 소리는 간간이 굉음을 뚫고 튀어나왔지만 애석하게도 전투에 몰입 중인 히어로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대부분의 민간인들을 탈출에 성공했지만, 그렇지 못한 시민의 수도 꽤 되었다. 바위에 다리가 깔려 움직이질 못하거나, 겁에 질려 건물속에서 벌벌 떨며 정신이 나가 버린 사람도 있고 도망치고 싶지만 사방에서 날아오는 건물들의 잔해에 아무거도 하지 못하며 애만 태우는 경우도 있었다.


“어, 엄마. 나 무서워.”


5살 정도 되는 어린아이가 엄마 옆에서 꼭 붙어 칭얼거렸다. 아이의 눈에는 눈물이 한가득이었고 그 모습을 본 아이의 엄마는 마음이 찢어지게 아팠다.


“괜찮아, 엄마가 지켜 줄게.”


히어로와 빌런이 치열하게 전투하는 소리가 들렸다. 격전지로부터 가까운 거리에 있는 그들은 거대한 콘크리트 더미 옆에 숨어서 도망칠 타이밍을 보는 중이었다.


쿵!


거대한 충격파에 땅이 흔들렸다.


“으아아아앙!”


겁에 질린 아이는 엄마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었다.


자칫 잘못 판단하다간 그대로 둘 다 죽을 위기 속에 침착한 이성을 발휘하여 아이의 엄마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하며 빌런과 히어로의 싸움을 지켜보았다.


“하하하하! 뒤져라, 뒤져!”


미친 듯이 웃으며 전투하는 히어로, 메드니스. 그의 광기 어린 전투는 주변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빌런과 함께 모조리 파괴하는 중이었다.


그와 싸우는 살집 있는 푸른 빌런은 등에 8개의 촉수를 휘둘러매드니스의 대검을 막아 내는 중이었다.


치열한 공방을 오가던 와중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크악!”


짧은 비명과 함께 매드니스가 저 멀리 건물에 날아가 박혔고 빌런은 곧바로 그 건물 쪽으로 달려갔다.


“지금이야!”


아이의 엄마는 곧바로 아이를 번쩍 안아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달리기만 한다면 탈출 성공이다. 그녀는 희망을 보았고 절망에서 멀어지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충격파에 지진 난 것처럼 땅이 뒤흔들렸고 평범한 인간의 다리로는 버틸 수가 없었다.


“꺄악!”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진 여성. 아이만큼은 다치게 하지 않기 위해 꼭 끌어안았다. 피부가 찢어지는 고통에 괴로워했지만 여성은 아이를 안심시키기 위해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어, 어······!”


그때 아이가 말을 더듬으며 뭔가를 말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아이의 눈동자에 비친 것을 보고 식겁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코앞에 나타난 그들을 모두 납작하게 만들 수 있는 콘크리트 더미가 1초 뒤에 그 목적을 실행할 예정이었다.


죽는다.


비명조차 나오지 않는 상황에 그녀는 아이를 있는 힘껏 끌어안았다.


······어라? 그녀는 의아했다. 분명 온몸이 짓뭉개져 내장이 뼈가 으스러지고 내장이 터지는 고통에 허덕이어야 할 시간인데 어떤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


설마 즉사해서 유령이 된 건가?


하지만 품속에서 느껴지는 아이의 온기 또한 그대로였다. 아이의 움직임까지 선명하게 느껴졌다.


"우와!”


아이는 감탄사를 내뱉으며 즐거워했고 아이의 엄마는 살며시 눈을 떴다.


“빌런?”


누가 봐도 인간은 아니었다. 푸른빛의 몸체에 백발의 올백 머리. 인간형 빌런으로 보이는 존재가 민망해하는 얼굴로 콘크리트 더미를 한 손으로 막고 있었다.


“빌런은 은퇴했다! 크, 크흠! 나는 바론! 그대들을 도와주러 왔다!”

“네?”


갑자기 그녀의 풍경이 확 바뀌었다. 허공을 날고 있다가 가벼운 충격과 함께 땅으로 추락했다.


“여, 여기서부터는 안전하니 얼른 도망쳐!”

“아 저기······.”


아이의 엄마가 뭐라고 말하려고 할 때에 이미 바론은 저 멀리 치열한 전투 현장으로 뛰어드는 중이었다.


“아저씨, 고마워요!”


아이는 바론을 향해 있는 힘껏 손을 흔들었다.


“헥, 헥! 형님, 같이 좀······ 헥! 가요!”

“시끄럽고 빨리 따라와!”


인간을 도와 줬다는 수치심과 민망함이 몰려온 바론의 귓가는 빨간 사과처럼 익어 있었다. 한시아는 바론을 촬영하기 위해 종아리 근육이 터지도록 뛰었지만 그 속도를 따라잡는 것은 무리였다.


그녀는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괴로워하며 달리는 와중에도 힐끔힐끔 시청자들의 반응을 확인했다.


촬영 여건이 좋지 않았음에도 채팅창 반응은 화끈했다.


시청자 수: 9500명.


[남탓빌런: 와 내가 알던 겜못 알 바론이 맞냐.]

[개구리리리: 한 때 이름 날렸던 빌런답게 진짜 빠르다.]

[고백빌런: ㅋㅋㅋㅋㅋ살다 보니 빌런이 시민을 구하는 장면을 목격하네.]

[허접빌런: ㄹㅇㅋㅋ.]

[내 새끼사랑해: 바론 멋지다! 최고다! 사랑해!]


좋아. 방송을 킨 지 얼마 안 됐지만 시청자 유입이 급격히 상승 중이다. 채팅창 반응도 나쁘지 않아.


한시아는 만족스러워하며 빙긋 웃었다. 바론이 제발 천천히 가줬으면 하는바람과 함께.


“제발 누가······ 누가 좀 도와줘요!”

“쯧!”


뛰어난 청력을 지닌바론은 전투의 굉음 속에서도 절규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또렷이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날아오는 파편들을 무시하며 곧바로 도약하여 연기가 피어오르는 자동차에 다리가 깔린 남자 앞에 착지했다.


“히, 히이익! 빌런!”


히어로가 자신을 구해 주길 바라던 남자는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었다. 바론의 그림자가 자신에게 드리우자 그는 눈문을 왈칵 흘리며 애원했다.


“제발, 제발 죽이지 말아줘요! 집에서 토끼 같은 이구아나가 저만 오길 기다려요! 그러니 제발······.”

“나, 나는 바론이다! 빌런이 아니야. 단지 그대를 구하려고 왔을 뿐이다!”


바론은 오글거리는 자기소개해치우고 단번에 자동차를 들어 올렸다.


“어? 어?”


깜짝 놀란 남자의 눈에서 눈물이 멎었다. 빌런이 자신을 도와 준 상황에 그는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이어서 갑자기 몸이 붕 뜨더니 상쾌한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눈을 깜빡이자 그는 안전한 외곽 지역으로 빠져나온 상태였다.


“가, 감사합니다.”


다리의 고통마저 잊게 한 바론의 행동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감사 인사를 날렸다.


“고마우시면 바론티비 구독과 좋아요, 알람설정까지 눌러 주시면 됩니다! 헤헤!”


그때 그의 옆으로 예쁘장한 소녀가 나타나 뉴튜브 홍보를 했다.


“후우.”


바론은 한숨을 푹 쉬더니 또다시 전투현장으로 들어섰다.


“아앗! 형님! 같이 가요! 아, 그리고 구급차 불러놨으니까 곧바로 올 겁니다. 잊지 마세요! 바론티비 구독과 좋아요, 알람설정 꼭 눌러 주세요!”


깨알 같은 홍보를 하고 그들은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졌다.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남자는 구급차를 기다리며 바론티비를 구독했다.


“형님! 시청자들 반응이 좋습니다!”


바론은 해맑게 웃는 한시아를 보았다. 그녀의 계획은 참신했다. 바론 빌런을 제압하는 것이 아니었다. 먼저 시청자들로 하여금 바론이 빌런이라는 인지를 바꾸기 위하여 미처 피신하지 못한 시민들을 구하는 계획이었다.


겸사겸사 나중에 바론이 구해 준 시민이 인터뷰까지 한다면 채널 홍보는 확실하게 따 놓은 당상이었다. 그리하여 바론이 인터뷰에서 자기 이름을 말할 수 있도록 자기소개한 것이었다.


실제로 그녀의 계획이 먹혀들었다는 사실은 바론도 알고 있었다.


다만 그래도······.


“이건 너무 쪽팔리잖아!”


무슨 삼류 히어로가 할 법한 대사를 날리고 있으니 혀를 깨물고 죽을지경이었다.


“형님! 후원금 어제의 2배!”


다른 민간인 앞에서 도착한 바론은 눈을 감았다 떴다.


“하하하하! 내 이름은 바론! 그대를 도와주러 왔다!”


그의 입꼬리는 귀에 걸릴 지경으로 올라가 있었다. 그는 콧김을 내뿜으며 들뜬 기분을 감추질 못했다.


흐흐, 어제의 두 배면 2천만 원을 넘는 금액! 미쳤다! 순대국밥이 몇 개야! 이것이 자본의 맛인가!


기분 나쁘게 히죽이는 바론의 모습에 덜덜 떠는 젊은 여성은 소름 끼쳐하며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어김없이 바론의 손에 강제로 눈앞의 풍경이 바뀌었다.


그렇게 약 20명의 민간인을 대피시키고 마지막으로 한 명만 남게 되었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장발의 눈이 인형처럼 큰 소녀는 양손으로 입과 코를 틀어막으며 미친 듯이 떨었다.


그녀의 바로 옆에서는 히어로 매드니스와 빌런이 피터지게 싸우는 중이었다.


“흐으, 흐으으.”


눈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심장이 쥐어뜯기는 것만 같은 소녀는 제발 자신을 구원해 줄 존재가 나타나길 기도했다.


앞으로 부모님 말 잘 듣고 공부도 열심히 할 테니까 제발 도와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 신 님, 이렇게 빌 테니까 저를 살려주세요!


하지만 그녀의 기도는 통하지 않았다.


콰앙! 굉음과 함께 소녀의 옆으로 바닥에 나뒹구는 빌런이 등장했다. 피투성이가 된 빌런은 거친 숨을 내쉬었고 소녀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그만 소리를 내버렸다.


“히끅.”


그녀의 의지와는 별개로 딸꾹질이 흘러나왔다. 곧바로 빌런은 두꺼운 얼굴을 틀어 소녀를 발견했고 잇몸이 보이는 역겨운 웃음을 선사했다.


“꺄아아악!”


빌런은 그녀를 방패막이 삼았다. 그리고 때마침 피에 젖은 매드니스가 대검을 질질 끌고 등장했다.


“살려, 살려주세요!”

“키히히힉! 당장 무기를 버리지 않으면 이 여자의 몸을 토막 내주마!”



빌런은 입에서 침을 한 바가지 흘리며 소녀의 뺨을 핥았다. 얼굴이 괴인의 침범벅된 소녀는 달달 떨며 히어로가 기지를 발휘하여 자신을 구해 주길 간절히 바랐다.


“아아······ 어쩔 수 없네.”


입맛을 다시는 매드니스. 그의 안광이 붉게 번뜩였다. 그리고 찢어질 정도로 기괴한 웃음을 지었다.


“둘 다 죽일 수밖에! 크하하하하!”


붉은빛이 발현되는 대검은 하늘 높이 올라갔다. 매드니스는 전력을 다해 힘껏 대검을 휘둘렀다.


“아, 안 돼······.”


소녀는 죽음을 직감하며 좌절했다. 그녀는 맹렬하게 자기 몸이 두 동강 낼 기세로 달려드는 대검에 눈을 감지도 비명도 내지르지 못한 체 그저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나는 은퇴한 빌런, 바론!”


목에 칼날이 닿기 직전, 그녀의 구세주가 나타났다.


“그대를 도와주러 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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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흑막을 향해 24.01.03 8 0 11쪽
28 28화-곧 24.01.02 8 0 10쪽
27 27화-범인 24.01.02 7 0 10쪽
26 25화-무너를 형해서 24.01.02 7 0 10쪽
25 23화-작전 24.01.02 8 0 12쪽
24 22화-순이 24.01.02 8 0 10쪽
23 26화-무너를 향해서 24.01.02 9 0 10쪽
22 24화-작전2 24.01.02 10 0 10쪽
21 21화-은퇴빌런 취재하자 24.01.02 9 0 12쪽
20 20화-은퇴정모 23.08.30 18 0 10쪽
19 19화-집으로 23.08.29 22 0 10쪽
18 18화-보스찾기 23.08.25 23 0 10쪽
17 17화-도원준 23.08.24 32 0 10쪽
16 16화-참교육 23.08.23 34 0 10쪽
15 15화-드가자 23.08.22 36 0 10쪽
14 14화-무너동료 23.08.21 39 0 10쪽
13 13화-실종사건 23.08.20 38 0 10쪽
12 12화-매드니스(2) 23.08.19 46 0 10쪽
11 11화-매드니스 23.08.18 50 0 10쪽
10 10화-빌런vs은퇴빌런 23.08.17 53 0 10쪽
9 9화-구세주 23.08.16 55 0 10쪽
» 8화-은퇴한 빌런은 착해요 23.08.13 54 0 11쪽
7 7화-빌런잡자 23.08.12 61 0 11쪽
6 6화-계약 23.08.11 74 0 10쪽
5 5화-다음날 23.08.10 77 1 10쪽
4 4화-마찰 23.08.10 80 2 10쪽
3 3화-쓰디 쓴 인생 23.08.09 90 2 10쪽
2 2화-스트리머 망함 23.08.07 129 2 11쪽
1 1화-빌런 은퇴하다 23.08.07 20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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