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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oongo 님의 서재입니다.

은퇴한 빌런은 스트리머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Moongo
작품등록일 :
2023.08.07 12:07
최근연재일 :
2024.01.03 07:4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312
추천수 :
9
글자수 :
140,260

작성
23.08.1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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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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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0쪽

5화-다음날

DUMMY

아침 햇살이 장난스럽게 얼굴을 간지럽히고 새들의 지저귐이 조용한 귓속에 울려 퍼졌다. 바론은 자신의 배를 긁으며 몸을 뒤척이다가 어디선가 익숙한 냄새에 눈이 번쩍 떠졌다.


매콤한 냄새, 그리고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추억의 향수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졸린 눈을 비비며 냄새의 근원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어라? 형님, 일어나셨네요? 잘 주무셨어요?”


저건 누구지?


어느 소녀가 해맑은 얼굴로 식탁 위에 라면을 올려두고 있었다. 짧은 단발머리를 휘날리며 그릇과 국자까지 챙겨들어 나를 향해 손짓했다.


“얼른 오세요! 제가 기가 막히게 끓였습니다.”

“어, 어어.”


꿈인가?


바론은 얼떨결에 자리에 착석했고 식탁 위에 있는 라면은 탐스러운 자태를 뽐냈다. 가까이서 냄새를 맡기만 해도 입 안에 가득 침이 고였다.


“제가 퍼드릴게요!”


소녀는 남자의 그릇을 가져가 라면을 듬뿍 퍼 담았다. 그리고 설익은 계란을 그 위에 얹었다.


바론은 침을 꼴깍 삼키며 그릇을 받고 바로 라면을 흡입했다.


적당히 꼬들꼬들한 면발과 냉장고에 굴러다니던 콩나물까지 넣어서 해장으로 일품인 국물까지 모든 게 바론의 입맛에 딱 들어맞았다. 거기에 계란 노른자의 고소함까지 입안을 장악하여 황홀함을 느낄 지경이었다.


“키야, 이거지······가 아니라 너 뭐야!”


라면을 먹고 현실감각이 깨어난 바론은 식탁을 주먹으로 쾅 내려치며 삿대질했다. 그러자 소녀는 부끄럽다는 듯 뺨을 긁적였다.


“어젯밤 기억나지 않으세요?”

“어, 어젯밤?”


왠지 모르게 위험한 멘트를 치는 소녀의 언행에 술에 찌든 바론의 두뇌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머릿속에서 지난밤의 키워드가 하나 둘 떠오르기 시작했다.


무너. 술. 거리. 소녀. 허접들.


그리고 만이천명의 시청자. 만이천명?


순식간에 끊어진 필름조각들이 맞춰지며 그의 기억이 회복되었다. 바론은 그날 밤 수많은 시청자가 들어왔다는 사실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집 가서 한 잔 더 하기로 했고 깡마른 소녀에게 먹고 싶은 음식을 사주는 자비로움을 베풀었다.


그리고 소녀가 갈 곳이 없다며 제발 자신을 받아달라고 했고 바론은 기꺼이 승낙했다. 집에 도착해서 바론은 배달음식을 잔뜩 시켜 소주 한 잔하는 파티를 즐기다가 잠들었다.


그리고 현재다.


바론은 생각했다. 내가 도대체 무슨 정신머리로 저 인간을 집에 들인 거지?


젓가락을 놓으며 멍 때리는 바론을 향해 소녀는 싱긋 웃었다.


“형님, 괜찮으세요? 라면 불어요.”

“자, 잠깐만. 일단 너 이름이 뭐였지?”

“에이 형님, 그새 까먹으셨어요? 저는 한시아잖아요.”


바론은 자신을 향해 형님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는 소녀의 모습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아, 그랬지. 아무튼 미안한데······.”

“아, 그리고 어제 돈 많이 버셔서 좋아하셨잖아요? 그래서 제가 고민을 좀 더하다가 마침 형님 컴퓨터가 켜져 있기에 영상 편집해서 뉴튜브에 올려봤어요. 조회수 꽤 잘나왔더라고요?”

“뭐, 뭐라고!”


그는 흥분해서 소리를 빽 내질렀다. 한시아는 웃으며 손으로 자신의 귀를 틀어막고 있었다.


맞아. 이제야 모든 게 선명해졌다! 만이천명이라는 시청자가 그에게 막대한 후원금을 선물해줬다. 그의 전재산을 아득히 뛰어넘는 금액에 골목에서 환호성을 지른 것이 똑똑히 기억난다.


바론은 바로 핸드폰을 꺼내 자신의 계좌를 확인했다. 그리고 천천히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일, 십, 백, 천, 만, 십만, 백만, 처······ 천만!”

“맞아요, 형님. 어제 1397만원 버셔서 엄청 좋아하셨잖아요. 덕분에 오랜만에 배터지게 먹어봤어요!”


그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콧김을 마구잡이로 뿜어냈다. 그리고 자신이 환각을 보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손가락으로 일일이 세어가며 확인했다.


틀리지 않았다! 숫자가 모두 정확해! 단 한 번의 방송으로 이렇게나 많은 돈이 모일 줄이야.


바론의 입가에서 침이 뚝뚝 떨어지고 핸드폰을 붙잡은 손은 진동모드가 되었다.


그러다 뒤늦게 한시아가 말했던 뉴튜브가 떠올랐다.


그는 다급하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컴퓨터 의자로 돌진했다.


“형님, 라면 더 안 드세요?”

“머, 먼저 먹고 있어!”


그는 다급하게 컴퓨터 전원을 켜고 자신의 뉴튜브 채널에 들어갔다. 그리고 따끈따끈하게 올라온 최신 영상이 보였고 먼저 미친 듯이 뛰어대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크게 심호흡하기를 반복했다.


어느 정도 흥분이 가라앉자 바론은 큰마음 먹고 영상을 클릭했다.


[조회수: 145만.]


"미, 미쳤다!”


그, 그렇다면 정산금은 어떻게 되는 거지? 마우스를 쥔 손에 지진이 일어나 모니터까지 흔들릴 지경이었다.


딸깍. 모니터에 비친 정산금.


[20900000]


그는 믿기지 않아 턱이 빠지도록 입을 벌린 채 숫자를 셌다.


이천구십만 원. 후원받은 금액보다 훨씬 많다!


“대, 대박이야!”


콰당! 정산금의 뒤늦은 충격의 후폭풍에 화들짝 놀라 뒤로 몸을 빼내자 의자가 넘어져 그대로 고꾸라졌다. 바론의 무게 때문에 의자 다리 하나가 부러졌지만 바론은 전혀 슬프지 않았다.


그의 얼굴에는 여태껏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웃음꽃이 활짝 펼쳐져 있었다.


“하하, 하하하! 하하하하하! 크하하하하하하! 나, 나는 부자라고!”


백만이 넘는 영상이라니! 정산금까지 합친다면 이루 말할 수 없는 금액이다.


여태껏 정산금은 단돈 천원도 되지 않아 출금조차 못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아, 그동안 얼마나 괴로웠는가.


빌런으로 활동할 때 당시 돈이 없어서 라면 하나로 여럿이서 나눠먹던 그때의 기억이 아련했다.


서로에게 양보하려고 일부로 한 가닥씩 들어 면을 조금씩 끊어 먹었었지. 필리아 님은 그때 당시 따로 먹었다면서 우리에게 본인 몫까지 양보하셨다.


하지만 필리아 님께서 모두를 생각하여 일부로 그러셨다는 걸 눈치 챘고 밥알 한 톨까지 쓸어 모아 뜨신 국물에 밥을 말아 필리아님 께 드렸었지.


어느 새 바론의 눈가는 촉촉해졌다. 이제 가난함과는 영원히 이별이다!


“만세! 만세에에! 나는 부자야! 더 이상 돈 걱정은 필요 없어!”

“와아, 잘됐네요!”


어느새 한시아는 옆으로 와서 열성을 다해 박수치고 있었다. 바론은 그녀를 보자마자 벌떡 일어났다.


맞아. 이 녀석이 남았지. 이를 어쩐담.


그는 고민에 빠져 자신의 턱을 쓰다듬었다. 험난한 뒷골목의 세계에서 살아남았던 소녀는 눈치가 백단이라 바로 생각했던 멘트를 날릴 준비를 마쳤다.


“형님, 제가 방송 종료 안하고 계속 촬영했던 거 기억나시죠? 게다가 뉴튜브 영상도 제가 직접 편집해서 올려서 시청자들이 보기 편했을 겁니다. 저의 능력 꽤나 마음에 들지 않으신가요?”

“흐음, 확실히 대단했지.”


한시아는 비장한 눈빛을 장착하고 자신의 가슴 언저리에 오른손을 올려놓고 왼손은 앞으로 뻗으며 연설하는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과연 다음 방송에서도, 다음 뉴튜브 영상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날까요? 미래를 생각해 보십시오, 형님! 지금은 운이 좋아서 이렇게 터졌지만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어제는 운이 좋았어. 다음 방송이 어제처럼 뜨거울 거라고는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한시아가 기가 막히는 콘텐츠를 짜왔습니다.”


그녀는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스케치북을 펼쳤다. 그 안에는 글씨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저에게는 콘텐츠 기획력이 상당하게 많습니다. 전에 착취당하던 곳에서 사무직도 많이 맡아봐서 편집 프로그램처럼 이것저것 다룰 줄 아는 게 많답니다!”



준비되어 있는 인간이다! 바론은 그녀의 철저한 준비성과 능력에 감탄을 마지않았다. 인재다. 그의 꺼져가는 방송에 다시 불꽃을 활활 태워줄 귀한 인재!


“좋았어! 너 나랑 일하자!”

“감사합니다, 형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바론이 손을 내밀자 한시아는 바로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그의 손을 맞잡았다.



바론이 손을 내밀자 한시아는 바로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그의 손을 맞잡았다.


“그런데 아까부터 왜 나한테 형님 소리를 하는 거냐?”

“그야 형님의 위대한 능력에 반했기 때문입니다! 저를 그토록 괴롭혔던 쓰레기들이 비명을 지를 때의 쾌감이란!”


한시아는 어제 일을 회상하는지 고개를 젖히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바론은 그녀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광기를 느꼈다.


“음, 그, 그래. 일단 라면이나 먹자.”

“네, 형님!”


비록 식은 라면이라 면발이 퉁퉁 불었지만 그 맛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최고의 맛이었다. 그렇게 둘은 순식간에 남은 라면을 모조리 비워버렸고 국물에 밥까지 말아먹는 센스까지 잊지 않았다.


배가 빵빵하게 차오른 둘. 한시아는 재빨리 설거지를 마치고 다시 식탁으로 돌아와 초롱초롱한 눈빛을 발포했다.


그녀는 몸을 배배 꼬는 것이 어딘가 불편해 보이면서도 실실 웃고 있어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었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친 바론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그, 저를 받아주셔서 하는 말인데 혹시 편집자로써 계약을 맺을 수 있을까요······?”

“계약? 그게 뭔데?”


바론은 계약이 뭔지 몰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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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흑막을 향해 24.01.03 8 0 11쪽
28 28화-곧 24.01.02 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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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5화-무너를 형해서 24.01.02 7 0 10쪽
25 23화-작전 24.01.02 8 0 12쪽
24 22화-순이 24.01.02 8 0 10쪽
23 26화-무너를 향해서 24.01.02 9 0 10쪽
22 24화-작전2 24.01.02 10 0 10쪽
21 21화-은퇴빌런 취재하자 24.01.02 9 0 12쪽
20 20화-은퇴정모 23.08.30 18 0 10쪽
19 19화-집으로 23.08.29 22 0 10쪽
18 18화-보스찾기 23.08.25 23 0 10쪽
17 17화-도원준 23.08.24 32 0 10쪽
16 16화-참교육 23.08.23 34 0 10쪽
15 15화-드가자 23.08.22 36 0 10쪽
14 14화-무너동료 23.08.21 39 0 10쪽
13 13화-실종사건 23.08.20 39 0 10쪽
12 12화-매드니스(2) 23.08.19 46 0 10쪽
11 11화-매드니스 23.08.18 52 0 10쪽
10 10화-빌런vs은퇴빌런 23.08.17 54 0 10쪽
9 9화-구세주 23.08.16 55 0 10쪽
8 8화-은퇴한 빌런은 착해요 23.08.13 55 0 11쪽
7 7화-빌런잡자 23.08.12 61 0 11쪽
6 6화-계약 23.08.11 74 0 10쪽
» 5화-다음날 23.08.10 78 1 10쪽
4 4화-마찰 23.08.10 80 2 10쪽
3 3화-쓰디 쓴 인생 23.08.09 90 2 10쪽
2 2화-스트리머 망함 23.08.07 130 2 11쪽
1 1화-빌런 은퇴하다 23.08.07 21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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