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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고고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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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건드리고고
작품등록일 :
2007.12.31 14:55
최근연재일 :
2007.12.31 14:55
연재수 :
73 회
조회수 :
544,217
추천수 :
1,931
글자수 :
285,270

작성
07.01.14 13:26
조회
6,728
추천
20
글자
8쪽

장강의 피보라!

DUMMY

남천길은 일단 마음을 먹은 것을 그대로 밀고 나가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하나의 분야에서 초절정의 실력을 가지고 있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인간의 의지가 그 삶의 비중에서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말이다.

상준은 허공에 올라서서 거만하게 물아래에 있는 남천길을 바라보았다. 이 높은 곳에서 보는데도 불구하고 남천길의 머리굴리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뻔히 보이는 데도 불구하고 마음먹은 바를 실천하려고 하는 남천길이 어떻게 보이겠는가! 하지만 일단 상준도 하는 꼴을 끝까지 봐주는 인내를 발휘하였다.

상준에게 인내라 함은 거의 찾아볼 수 있는 사람이었다.

남천길에게 상당한 자비를 베푸는 일이었다.


"네놈이 천하에 겁이 없다는 천무검신이 분명하렷다!"


꿈틀!


상준의 오른쪽 검미가 미세하게 줄이 가고 있었다. 감히 인내라는 자비를 베플었는데 이 따위 버릇없는 말을 한 것에 기분이 조금 상한 것 같았다.

'네놈....'

상준을 향해 그 따위로 말을 하는 놈들치고 멀쩡히 두발로 지상을 밟고 있는 인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미 저승사자와 독대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남천길의 망발은 아직 끝이 아니었다. 겁을 밑구멍으로 잡아먹었는지 아직까지 팔팔하게 그 입을 나불거리고 있었다.

"남자라면 나와 이곳에서 승부를 가리자꾸나 애송이!"

남천길의 목소리에 강약이 '애송이'라는 말에서 약간 높아지고 있었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조금씩 약이 오르도록 만드는 기본적인 바탕을 까는 것이었다.


꿈틀! 꿈틀!


'애송이....'

상준의 이마의 주름이 파도가 타듯이 춤을 추었다. 주름하나 없는 반듯한 그의 피부사이로 미새한 변화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자신을 격동시키려는 수작이라는 것을 알지만 갑히 쥐꼬리만한 실력을 믿고 까부는 것이 아주 구엽기(?)까지 했다.

남천길이 안력을 집중하였다.

상준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본 그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미 넘어온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아무리 막강한 무공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세상은 무공만으로 넘을 수 없는 경험이라는 것이 있었다.

산전수전(山戰水戰) 다 겪은 자신을 따라가기에는 아직 무리라고 생각을 하였다.


씨이익!


상준의 다시 한번 웃음을 보였다.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가! 하는 수작이 너무 뻔해 어이가 없구나!"


움찔!


계책이라고까지는 말하기 무안한 방법이지만 이토록 쉽게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에 잠시 놀라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물러설수 없었다. 물밖에서 자신의 승산은 거의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물속에서 승부를 벌여야했다.

"겁이 나는 것이냐! 어쩔 수 없는 변방의 오랑캐가 분명하구나!"

상준은 말싸움을 싫어하는 성격이었다.

말보다 행동으로 하는 것이 사내이자 상준의 방식이었다.

그러나 상대가 원하는 방식은 하지 않는다.

"좋다! 그렇게 원하니 내가 내려가 주지."

'걸려들었다! 이놈! 나는 물속에서는 천하무적이다. 나와 같은 수준의 무인 열명이 온다고 해도 물속이라면 이길 수 있다!'

남천길은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다.

물속이라면 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상준이 천천히 허공에서 아래도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상준이 내려오면 강물의 표면과 가까워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건만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물이 점점 밑으로 내려가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한순간에 물들이 모두 한쪽으로 벽을 이루듯이 강물의 줄기가 끈어져 버리는 일이 발생하였다.

상준이 서 있는 곳을 뒤쪽으로 말끔하게 강물이 투명한 장막에 가로막히듯이 그대로 정지가 되어버렸다. 위쪽에서 아래도 흐르는 강물의 흐름이 끈어지면서 상준의 앞에 있는 남천길은 강바닥을 보는 사태가 일어났다.


남천길은 지금의 상황을 현실적으로 이해를 하지 못했다. 아니 태어나서 이런 기괴한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해야했다. 어떻게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단 말인가!

저 거대한 강물의 줄기를 기(氣)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일이었다.

상준을 중심으로 거대한 기막(氣幕)이 펼쳐진 것이다.

검의 절정의 솜씨를 발휘한 경우 검막(劍幕)을 발휘하여 상대의 검을 모두 막아버리는 검의 초절정경지를 보여줄 수 있을 지언정 거대한 강의 흐름을 횡으로 완벽하게 막아버리는 것이 가능하려면 검막의 경지를 초월한 경지를 의미하여 그 만큼 방대한 크기를 감싸기 위해 필요한 내공의 량이 끝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덜! 덜! 덜!


이건 싸울 수 없없다.

남천길의 전의(戰意)를 모두 상실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이건 애초에 싸움이 될 수 없었다. 이미 괴물을 초월한 초괴물의 수준에 이른 놈을 상대로 자신이 덤벼들었다는 것에 후회가 밀려들어왔다.


상준이 강바닥을 천천히 걸어서 남천길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수중전을 바라던 남천길은 이제는 아예 지상전이 되어버린 상황이었다.

강물이 갑자기 사라져 버리면서 강밑다의 진귀한 풍경이 들어왔다. 강물의 밀물고기들이 거친 숨을 토해내듯이 파닥거렸다. 마지막까지 살려고 숨을 몰아쉬는 것이 꼭 남천길의 지금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았다.


뚜벅! 뚜벅!


상준이 걸어오는 소리가 남천길에게는 천둥소리가 울리는 것보다 더 심한 정신적 충격을 주고 있었다. 싸우고 싶지 않았다. 지금까지 온갖 고생을 하면서 장강수로채의 총채주가 되었건만 하필 이런 괴물과 만나 그 꽃을 펴보기도 전에 저승문턱을 밟아야 한다는 것이 너무 억울했다.

'살려달라고 하면 살려줄 것인가!'

마음속에서 도망치라고 수십번씩 외치고 있었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온몸이 굳어버려 몸이 자신의 제어를 따르지 않았다.

뜻밖의 말이 들려왔다.

"살려줄까."

설마 하는 말이 들려 남천길은 화색이 도는 표정을 지으며 확인을 하였다.

"정말 입니까!"

어느덧 존경심을 한껏 담은 절실한 말을 하게 되는 남천길이었다. 그가 십강초인의 한명이자 장강수로채의 채주이지만 아직 자존심은 그런 절정의 반열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한마디로 수적은 수적일 뿐이었다.

"농담이다."


슈우욱!


상준의 말에 얼이 빠진 무방비 상태에서 공격이 들어왔다. 어느덧 갑작스럽게 잡아챈 상준의 손아귀안에 남천길의 목이 잡혀 있었다.


으으으윽!


설마 상준이 그 따위로 말을 할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이미 초괴물의 경지에 이른 그가 무엇이 아쉬워 그런 야비한 말로 상대의 혼을 빼 놓는단 말인가! 상황이 믿어지지 않을 뿐이었다.

상준의 손아귀에 가해지는 힘이 가해질 수록 남천길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면서 혈관들이 모두 얼굴밖으로 튀어나오려고 하였다. 살고 싶다는 말조차 남천길의 입에서 나오려는 것을 상준의 손아귀가 막고 있었다.


뿌드득!


뼈 부러지는 소리가 한번 울리더니 너무나 어이없게 십강초인의 한 사람이 이 세상의 사람이 아니게 되는 순간이었다. 보지 않는다면 믿지 못한 일이었지만 이미 벌어진 상황에 보고 있던 수적들은 모두 혼백이 달아나고 있었다. 그 즉시 도망을 치려고 하였지만 강물이 없으니 배를 움직일 수 없었다.

상준은 도망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굳이 그 일을 자신이 할 필요가 없었다. 상준이 서서히 위로 오르면서 그 동안 막아 놓았던 강물이 그대로 수적들을 향해 폭풍처럼 쏟아져 나갔다.


솨아아아악!


크아아악! 살려!


막아놓았던 장강의 물줄기가 가지는 수압은 일개 수적들따위가 버틸 수 있는 것을 초월하였다. 그대로 압사당하고 말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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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대명상회의 위기 +16 07.01.16 6,718 25 10쪽
» 장강의 피보라! +22 07.01.14 6,729 20 8쪽
34 장강의 피보라! +18 07.01.12 6,706 23 7쪽
33 장강의 피보라! +19 07.01.10 7,059 21 7쪽
32 제왕의 부활 +13 07.01.07 7,475 23 8쪽
31 주벽벽의 고민 +11 07.01.06 7,181 23 7쪽
30 육혈마의 선택! +19 07.01.01 7,460 23 10쪽
29 스쳐도 사망이다! +21 06.12.29 7,405 25 7쪽
28 잘못 건드렸다! +6 06.12.27 7,546 26 8쪽
27 잘못 건드렸다! +6 06.12.26 7,553 26 8쪽
26 잘못 건드렸다! +6 06.12.22 7,547 24 8쪽
25 잘못 건드렸다! +8 06.12.20 7,786 27 8쪽
24 기이한 동행 +5 06.12.19 7,741 27 7쪽
23 기이한 동행 +8 06.12.15 7,552 27 6쪽
22 기이한 동행 +9 06.12.14 7,910 27 8쪽
21 기이한 동행 +10 06.12.13 8,217 31 6쪽
20 우연한 만남!->원수가 되다! +11 06.12.09 8,203 30 7쪽
19 우연한 만남!->원수가 되다! +11 06.12.08 8,158 33 6쪽
18 우연한 만남!->원수가 되다! +10 06.12.07 8,599 31 10쪽
17 복수를 할 뿐이다! +10 06.12.06 8,608 28 8쪽
16 복수를 할 뿐이다! +6 06.12.05 8,618 28 7쪽
15 복수를 할 뿐이다! +7 06.11.29 8,984 3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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