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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愼惟)님의 서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다정마도(多情魔刀).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신유(愼惟)
작품등록일 :
2020.01.11 00:03
최근연재일 :
2020.02.29 08:50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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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1,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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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3,152

작성
20.01.1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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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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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글자
12쪽

2화. 한밤의 칼부림.

DUMMY

육안현 공가장.

남궁창은 공시형, 육천린을 데리고 공가장에 들어섰다.


“남궁소제. 이곳에서 쉬시게.”


“공형. 고맙습니다.”


남궁창은 방으로 들어가려다가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렸다.


“육형.”


“예. 말씀하십시오.”


“내일 아침까지만 머무르시면됩니다. 공형. 육형은 손님이시니 함부로 대하지 마시고요.”


“아, 알겠네.”


남궁창이 방문을 닫고 들어서자 공시형이 눈을 희번뜩거리며 육천린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았다.

그는 가까이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네놈이 어떻게 남궁소제를 속였는지는 모르겠는데, 절대 나를 속일 생각은 마라. 난 네놈이 동패를 숨겼다는 것을 알고 있다.”


“기분이 울적하신 것 같은데 한 대 패시지요.”


육천린은 때려 보라며 얼굴을 가까이 내밀었다.

부들거리며 분을 참지 못하는 공시형을 보자 육천린은 속이 다 후련했다.

그동안 당하고 살았던 울분이 다 풀리는 기분이었다.


“전 어디서 쉬면 되겠습니까?”


“저기 끝에서 세 번째 행랑채에서 쉬거라. 명심해라. 만약 도주하다 걸리면 그때는 내가 네놈의 목숨을 거둘 것이다.”


“쉬겠습니다.”


육천린은 옅은 미소를 머금고는 행랑채에 들어섰다.

방에 들어와 다리를 뻗고 앉으니 온몸이 뻐근했고 술기운도 올랐다.


‘내가 미쳤나? 도망치게.’


남궁창을 생각하자 소름이 확 돋았다.

말은 저렇게 부드럽게 하지만, 도망치다 걸리면 용서가 없을 것 같았다.

솔직히 그의 호위무사들을 따돌릴 자신도 없었다.


#


툭툭-

누군가 머리를 툭툭 쳤다.

무시하고 잠을 청했지만, 계속해서 쳤고 강도가 올라갔다.

육천린이 눈을 뜨자 누군가가 조용하라며 입에 손가락을 대었다.


“뉘, 뉘시오.”


-쉿! 조용히! 묻는 말에 대답 만하시게. 아까 남궁세가의 개들과 싸울 때 숨어 있었는가?


그는 전음을 보냈는지 머릿속이 울리는 느낌이었다.

이제 보니 저녁때 칼부림을 펼쳤던 그 흑의무사 도광영이었다.

그는 다 알고 있다는 눈빛이었다.


-잔머리 굴리지 마시게. 내가 비록 부상을 입어 그들을 한꺼번에 물리치지 못했지만, 그대가 숨어 있음을 알고 있었으니까.


육천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동패를 주시게. 그것은 매우 중요한 물건일세. 필요하면 사례를 하겠네.


육천린이 가만히 있자 그는 품 속에서 금덩이를 꺼냈다.

그는 금덩이를 받아 들었다.


‘공시형 이새끼만 개새끼고 모두 성인군자로구나.’


-동패는 싸우던 곳에 숨겨두었소.-


육천린은 전음을 사용할 수 없었기에 손으로 글씨를 써서 알렸다.


-나도 그랬으리라 짐작했소. 그대의 품에 있었다면 남궁창이 알아차렸을 테니까.


그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갑시다.


육천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창문에 힘을 주자 ‘우두둑’하고 작은 소리를 내며 뜯어졌다.

밖으로 나오자 주변을 둘러보더니 육천린을 품에 안고 하늘로 솟아 올랐다.


그들이 사라졌을 때쯤, 또 다른 한 명이 하늘로 솟아 올랐다.


##


사물이 휙휙 뒤로 지나갔다.

너무 빨랐기에 육천린이 속이 메스꺼웠다.


‘이 정도 무공을 펼치려면 도대체 무위가 어느 수준일까?’


너무나 궁금했지만, 이런 질문을 해봐야 대답해주지 않을게 뻔했기에 속으로 삼켰다.

그저 동패를 찾아주고 황금이라도 받았으니 수지 맞는 장사란 생각이 들었다.


공터에 이르자 육천린은 더듬어서 자신이 숨었던 장소를 찾았고, 한참 후에 동패를 찾았다.


“여기 있습니다.”


육천린은 동패를 번쩍 높이 들고 소리쳤다.


“엎드려!”


도광영의 경고에 급하게 엎드렸을 때, 그 위로 다른 흑의무사가 그를 지나쳐 공터에 천천히 내렸다.

남궁창이었다.


“육형. 제게 거짓말을 하셨군요.”


남궁창은 도광영은 안중에도 없는 듯 여유로운 웃음을 짓고 서있었다.


“이놈!”


도광영이 검을 뽑아 들고 남궁창을 기습했다.

그의 검이 남궁창을 몸을 반으로 갈랐다고 생각한 순간 남궁창은 두 발자국 물러나 그의 검세를 무력화시켰다.

도광영은 전력을 다해 검을 휘둘렀고, 남궁창도 검을 뽑아 대처했다.


‘젠장 너무 빨라서 뭐가 뭔지 모르겠구나.’


뛰어난 비무를 제대로 볼 안목이 없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분명한 것은 남궁창이 흑의무사를 몰아붙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도망가자.’


남궁창을 속였으니 질책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싸우는 틈을 타서 도망치기로 결심했다.

육천린은 냅다 강쪽으로 뛰었다.


-육형. 거기 멈추세요. 더 도망가면 목숨을 거두겠습니다.


남궁창의 전음에 육천린의 발이 바닥에 붙은 듯 떨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무서운 적은 맹세코 단 한번도 없었다.

공시형이 온갖 욕설을 퍼붓고 때리며 죽인다고 협박할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부드럽게 말하는 남궁창의 한마디에 두려워서 몸을 움직이지 못할 줄은 몰랐다.


팡-

갑자기 무언가가 터지면서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 올랐다.


“멈추세요!”


“컥-”


도광영은 연기를 뚫고 나왔다.

그는 큰 상처를 입은 듯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남궁창의 추격이 두려워 지혈만하고는 육천린을 안아 들었다.

그는 놀라운 경신술을 펼치며 높게 도약해서 달아나기 시작했다.


곧 남궁창도 연기를 뚫고 나왔다.

낭패한 기색이 역력한 그는 내공을 끌어 올리더니 폭발적인 속도로 경신술을 펼쳐 쫓았다.


“놓치지 않겠습니다.”


남궁창이 내공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추격에 나서자 그들의 간격은 점차 좁혀졌다.


챙-

도광영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하자 육천린을 내려놓고는 남궁창이 내지르는 검을 막았다.

그의 검을 모두 막았지만, 도광영의 몸에는 상처가 생기고 피가 흘렀다.


“남궁창. 벌써 검기상인(劍氣傷人)이 경지에 올라서다니 대단하구나.”


“살인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죽이겠습니다.”


남궁창은 내공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그러자 놀랍게도 검에서 실 모양의 가느다란 강기가 뿜어져 나왔다.

검강(劍罡)의 초기단계인 검사(劍絲)였다.


검기상인은 검에 주입된 내공이 무형의 강기를 이뤄 사람을 살상하는 경지였는데, 검사는 검기상인보다 높은 경지였다.


이제 막 약관(20살)을 막 넘은 남궁창이 절정의 경지에 오른 것은 물론이고 초절정 입문의 벽을 눈앞에 둔 것 같았다.

무공의 경지를 논할 때, 삼류-이류-일류-절정-초절정-화경-현경-생사경으로 분류한다.


현재 최고의 고수는 화경의 경지라고 알려져 있었다.

보통 대문파의 장로급이 절정, 문주급이 초절정이라고 본다면 남궁창은 실로 대단한 경지에 오른 것이다.


남궁창의 검은 검사가 길게 늘어나 밝은 푸른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도광영의 안색은 파랗게 질렸다.

그는 급히 육천린에게 몸을 날렸다.


“내놓아라!”


품 안으로 손을 넣어서 동패를 움켜쥐었을 때, 남궁창의 검이 움직였다.

빠르지 않아 보였지만, 어느새 검사는 도광영의 몸을 꿰뚫었다.


“이, 이 죽일 놈!”


도광영은 급히 몸을 뺐지만, 낭패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육천린에게서 빼앗은 동패를 높이 들었다.


“더 쫓아오지 마라. 이것을 저 강물로 집어 던지겠다.”


도광영의 협박이 통했는지 남궁창은 멈칫했다.

그는 천천히 강으로 걸었다.

피를 많이 흘렸는지 그의 안색은 새하얗게 질린 상태였다.


“내놓으세요. 더는 버티기 어려울겁니다.”


남궁창은 옅은 미소를 머금으며 손을 내밀며 다가왔다.

도광영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동패를 육천린에게 집어 던졌다.

육천린은 본능적으로 그걸 잡았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때였다.

육천린의 정신이 몽롱해졌다.


-대별산 비익봉으로 가라.


도광영은 전음을 날리고는 자신의 사혈을 마구 찔렀다.

적어도 육천린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우두두둑-

그의 몸이 검붉은 색으로 변하며 근육이 부풀어 올랐고 옷이 찢어졌다.


“묵혈마체(墨血魔體)! 역시 마교의 주구가 맞군요. 죽이겠습니다.”


남궁창은 검사를 내뿜는 검으로 도광영을 공격하려고 기수식을 취할 때, 육천린은 냅다 강을 따라 뛰기 시작했다.


“육형에게 사술을 펼쳤군요. 뭐, 그대를 죽이고 되찾으면 되겠지요.”


팟-

남궁창은 검사를 이용해서 도광영을 베었다.

묵혈마체를 펼쳐 쇠처럼 단단해 진 몸이었지만, 검사는 그의 몸을 회를 뜨듯 상처를 냈다.

약 반각(7분)의 공격 끝에 도광영은 온몸이 난자 당해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졌다.


“헉, 헉.”


남궁창도 전력을 기울였는지 거친 숨을 몰아 쉬었다.


“남궁소제! 괜찮으신가?”


뒤늦게 달려온 공시형과 그의 호위무사들이 남궁창을 에워쌌다.

남궁창은 애써 미소를 지었다.


“제때 오셨군요. 저쪽으로 육형이 동패를 가지고 갔습니다. 도광영의 사술에 걸렸으니 어떤 요상한 힘을 쓸지도 모르겠군요. 동패를 가져오세요. 사로잡기 힘들다면 죽여도 좋습니다.”


“알겠네. 청호! 육삼! 전광! 당장 동패를 회수하라!”


“옙!”


청호와 육삼, 전광은 급히 내달렸다.

그들이 비록 이류무사였지만, 육천린의 경지를 가볍게 넘어섰다.


“어서 운기조식을 하시게. 내가 호법을 서겠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남궁창이 가부좌를 틀고 앉자 공시형은 호위무사 3명으로 둘러싸 경호를 하고 자신도 주변을 살폈다.

그의 눈에 도광영이 앉은 채로 고개를 꺾은 상태에서 혼절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 정도로 당하고도 살아남을 것을 보니 도광영도 대단했다.


‘저건! 검사로 베었구나. 실로 대단해. 약관이 조금 넘은 나이에 검사라니.’


순간 공시형의 눈에 질투가 일었지만, 잠시 후 사라졌다.

그에게 남궁창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천재였다.

동시에 그의 든든한 출세 동아줄이었다.


###


“멈춰라!”


청호가 제일 먼저 육천린을 따라잡았다.

그는 셋 중에서 무위가 가장 뛰어났고, 조장의 신분이었다.

육삼, 전광은 조원이었다.

청호는 육천린의 넓은 등에 일장을 쏘았다.


펑-


“컥-”


육천린은 앞으로 나 뒹굴었다.

극심한 고통에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도광영의 섭혼술이 깨진 것이다.


‘무슨 일이지?’


그가 어리둥절하며 두리번거리자 청호가 앞으로 다가오며 손을 내밀었다.


“동패를 내놓아라.”


이걸 내놓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할 때, 성질 급한 육삼이 성질을 버럭냈다.


“저 새끼 죽여버리고 동패를 꺼냅시다.”


“그러지.”


청호도 고개를 끄덕이고는 검을 휘둘렀다.

육천린은 급히 몸을 굴려 그의 검을 피했다.


“나려타곤이로구나.”


“우하하하- 역시 삼류답구나.”


그들은 비웃음을 터트렸다.

나려타곤은 몸을 땅바닥에 굴려 공격을 피하는 기술로 무인은 이것을 펼치는 것을 수치로 여겼다.

하지만, 삼류무사인 육천린은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수치고 뭐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청호는 검을 단단히 말아 쥐고는 다시 공격했다.

날카로운 검세에 가슴이 깊게 베어졌다.


“크헉-”


엄청난 고통에 육천린은 주저 앉았다.

이미 그의 가슴은 붉은 피로 물들었다.


“내, 내놓겠소.”


육천린은 ‘헉헉’ 대며 품에 손을 넣었다.

깊은 상처로 힘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행동은 굼떴다.

청호는 검을 그의 목에 들이대고는 빨리 하라고 재촉했다.


육천린은 피 묻은 동패를 꺼냈다.

온통 피로 물든 동패는 섬뜩했다.


청호가 동패를 받아 들려고 손을 내미는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동패를 흥건하게 적셨던 피가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푸른 빛을 내며 반짝이기 시작했다.

처음 겪는 괴사에 청호는 자신도 모르게 한발 물러섰다.


“끄르르르르-”


육천린은 괴상한 소리를 내며 일어섰다.

눈이 허옇게 뒤집혔고, 그의 피부는 묵빛으로 변해갔다.


“뭐, 뭐야?”


“사술이다. 합검진을 펼친다!”


육삼이 놀라서 물러나자 청호가 합검진을 명령했다.

그들이 육천린을 세 방향에서 둘러싸는 동안 육천린은 멍하게 하늘을 바라보며 끄끄- 하며 괴상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끄아아악-”


그때였다.

육천린이 괴성을 질러 댔다.

동시에 그의 몸에서는 엄청난 강기가 뿜어져 나왔고, 청호, 육삼, 전광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온몸이 으스러져 죽임을 당했다.


작가의말

오늘도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오늘은 두 편을 올리고 내일 부터는 한 편씩 성실하게 매일 아침 9시 20분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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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천마교의 내분-1. +7 20.01.31 6,730 131 11쪽
21 21화. 진가장-2. +10 20.01.30 6,752 140 12쪽
20 20화. 진가장-1. +12 20.01.29 6,809 144 12쪽
19 19화. 갈등-3. +15 20.01.28 6,825 138 13쪽
18 18화. 갈등-2. +12 20.01.27 7,001 136 11쪽
17 17화. 갈등-1. +16 20.01.26 7,193 139 13쪽
16 16화. 기괴자(奇怪者)-3. +13 20.01.25 7,252 135 13쪽
15 15화. 기괴자(奇怪者)-2. +10 20.01.24 7,117 145 13쪽
14 14화. 기괴자(奇怪者)-1. +16 20.01.23 7,331 146 13쪽
13 13화. 양강지체(陽强之體). +14 20.01.22 7,243 146 12쪽
12 12화. 천마교(天魔敎)에 입성하다. +10 20.01.21 7,540 143 13쪽
11 11화. 청지혈단주(靑地血團主)에 오르다. +15 20.01.20 7,705 145 13쪽
10 10화. 절정(絶頂). +8 20.01.19 7,789 138 13쪽
9 9화. 도광영의 정체. +7 20.01.18 8,081 146 13쪽
8 8화. 냉살(冷煞) 목청영(穆淸煐). +6 20.01.17 8,524 145 13쪽
7 7화. 산을 내려오다. +8 20.01.16 9,106 152 13쪽
6 6화. 축융마제. +10 20.01.15 9,459 161 12쪽
5 5화. 일류무사. +11 20.01.14 10,150 154 12쪽
4 4화. 기연(奇緣)-2. +5 20.01.13 11,018 169 12쪽
3 3화. 기연(奇緣)-1. +11 20.01.12 12,193 174 13쪽
» 2화. 한밤의 칼부림. +9 20.01.11 12,115 165 12쪽
1 1화. 육안현의 똥개. +7 20.01.11 16,785 17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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