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신유(愼惟)님의 서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다정마도(多情魔刀).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신유(愼惟)
작품등록일 :
2020.01.11 00:03
최근연재일 :
2020.02.29 08:50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351,492
추천수 :
6,619
글자수 :
273,152

작성
20.01.11 09:20
조회
16,785
추천
177
글자
12쪽

1화. 육안현의 똥개.

DUMMY

안휘성(安徽省).

무림맹이 위치한 호북성(湖北省)에 인접한 안휘성은 정도문파의 집결지였다.

사파, 마도는 주로 양자강 이남지역과 서쪽, 북쪽의 외곽에 주로 위치했다.

지금은 정파의 최전성기였기에 사파, 마도는 외곽으로 쫓겨난 것이다.


하지만 이 안휘성에도 사파가 존재했으니 바로 자전혈림(紫電血林)이었다.

무시무시한 이름을 가진 자전혈림은 약 사십 년 전에 모습을 드러낸 자전혈사(紫電血邪) 육의량(陸毅梁)이 창립한 문파였다.


육의량은 무림에 모습을 드러낸 지 겨우 삼 년 만에 당대 최강의 무인이자 무림맹주인 벽사신검(劈邪神劍) 모용명후(慕容明侯)과 맞붙었고 삼백 초에 이르는 비무 끝에 패배했다.

비록 패배했지만, 그는 사파, 마도의 영웅으로 받들여졌다.

이후 멸시를 받으며 음지로 숨어들었던 사파, 마도가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문파를 창립했다.


하지만 그들의 성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육의량이 갑자기 실종되면서 자전혈림은 쇠퇴일로를 걸었고 사파, 마도는 다시 정파의 기세에 눌려 외지로 이동해야 했다.


그 후 정파는 계속해서 자전혈림을 주시했다.

그들이 다시 일어날까 두려웠던 것이다.

날카로운 감시는 조금씩 무뎌졌고, 지금은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현재 무림에서 자전혈림의 위치는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 삼류문파였다.


#


안휘성 육안현.

수화루.

식당과 숙박시설을 함께 운영하는 이곳은 항상 인산인해를 이뤘다.


“다음에 오슈.”


점소이 장형은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돌아가라며 손짓을 했다.

이런 취급을 당하는 나는 누구냐고?


자전마도(紫電魔刀) 육천린(陸天璘).

자전혈림의 소가주다.

내 별호는 엄연히 자전마도지만, 정파인들은 똥개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정파인들은 내 별호가 자전마도인지도 모른다.


“이보게, 저기 중간에 자리가 있지 않은가? 거기에 앉겠네.”


“안돼요. 안돼. 공대협께서 예약하셨소. 괜한 곤경을 당하지 마시고 다음에 오시는 게 어떻겠소?”


공대협이라 칭하는 자는 정안검 공시형이었다.

남궁세가 속가제자 출신인 그는 사파, 마도를 불같이 미워했기에 점소이도 걱정이 되었는지 이런 조언을 건넸다.

공시형이 언급되자 육천린은 주먹을 꽉 말아 쥐고 몸을 파르르 떨었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스스로 위로를 한 육천린은 몸을 돌렸다.

그가 문을 나서려고 할 때, 불쾌한 목소리가 그의 발을 붙잡았다.


“육안현의 똥개가 드나들다니 수화루도 다 되었군.”


육천린에게 똥개라며 모욕적인 언사를 퍼붓는 자는 청삼을 입고 염소수염에 비쩍 마른 중년남성이었다.


“공, 공대협. 오셨소.”


육천린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포권을 하자 청삼을 입은 중년인 즉 공시형은 비릿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는 가까이 다가와서 육천린의 이마를 손가락 끝으로 툭 밀었다.


“이봐, 경고하는데 다시는 내 눈에 띄지마. 그냥 똥개면 똥개답게 허름한 객잔이나 가란 말이야. 이런데 나타나서 내 심기를 건드리지 말고. 알겠어?”


“······”


“왜 대답을 안 해? 꼴에 자존심이라도 상한다 이거야?”


“공형. 그만하세요. 식사나 합시다.”


곁에 있던 흑삼의 단아한 청년이 그를 말렸다.

그의 말 한마디에 기세등등하던 공시형도 이내 비굴한 미소를 짓고는 급히 변명했다.


“남궁소제. 오, 오해는 마시게. 저자는 사파인 자전혈림의 소가주일세. 사파인 주제에 수화루에 드나드니 순간 노기가 치밀어 올라서 그랬네.”


“자전혈림의 소가주라고요?”


“삼류무사일세. 주제에 자전마도라는 별호까지 있지.”


기가 막힌 듯 공시형이 혀를 차며 노골적으로 비웃었다.

하지만 흑삼청년을 향해서는 비굴한 웃음을 지으며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했다.

청년은 무심하게 육천린을 바라보더니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공시형은 육천린을 노려보고는 그 뒤를 따랐다.


‘백의검(白義劍) 남궁창(南宮昌). 나와 비슷한 또래지만, 무림에서의 지위는 천양지차다. 참으로 부럽구나. 자전신공이 사라지지만 않았어도 나 또한 남궁창 못지않은 대우를 받았을텐데.’


남궁창.

남궁세가의 셋째 아들로 떠오르는 정도사신성 중 일 인이었다.


육천린은 고개를 흔들며 객잔을 벗어났다.

그는 정처 없이 걷다가 허름한 주점에 들러 간단한 요기와 술을 주문했다.


“꺼억- 빌어먹을 세상.”


절로 욕설이 터져 나왔다.

세상은 공평하지 않았다.

모든 것을 가진 남궁창과 자신을 비교할수록 더더욱 비참해졌다.


“육형. 나도 한잔 주시오.”


턱수염이 풍성하게 자란 흑삼의 청년이 자리에 털썩 앉더니 술을 따라 벌컥벌컥 들이켰다.


“야, 사곡청. 술값 좀 내고 마셔라.”


“나 돈 없는 것 잘 알면서 그러슈. 한잔만 더 마시겠소.”


사곡청은 말릴 틈도 없이 네 잔이나 들이켰다.

그는 트림을 하고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안주를 집어 먹었다.


“무슨 일 있소? 심란해 보이는데.”


“내 인생이 그렇지.”


“또 공대협을 만나셨소? 그러기에 왜 수화루를 가는 것이오. 앞으로 그런 곳은 피하시오. 공대협 그자가 육형을 벼르고 있다는 소문이 자자한데, 그러다가 제명에 못살아요.”


“내가 자전혈림의 소가주니라. 겨우 공시형이 무서워서···”


“아니 어쩌려고 이러슈.”


사곡청은 급히 육천린의 입을 틀어 막고는 주변을 훑어보았다.

별다른 낌새가 없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튼 내 말 허투루 듣지 마시오. 이거야 목이 달아날까 두려워서 육형과 편안히 술이라도 마시겠소?”


사곡청은 고개를 흔들더니 사라졌다.

그나마 말이 통하는 사곡청이 사라지자 육천린은 더욱 우울해졌다.

그는 남은 술을 뱃속에 들이붓고는 주점을 나섰다.

세상이 흔들리고 땅이 뒤집혔다.


창-

창-

희미하게 무기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보름달이 떠서 환했지만, 여전히 어두웠다.

호기심이 발동한 그는 점차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술을 먹으니 확실히 겁이 사라졌다.


청삼을 입은 다섯 명의 무사가 한 명의 흑의무사를 몰아붙였다.

흑의무사는 위축되지 않고 협공에 대처하고 있었다.


‘햐, 놀라운 무위로구나. 부럽구나, 부러워.’


육천린이 구경한 지 일각(15분)이 넘었지만, 청의무사들은 흑의무사를 제압하지 못했다.

흑의무사는 부상을 입은 듯 보였지만, 한 단계 높은 무공으로 그들의 합공을 버텨내고 있었다.


“도광영. 네놈은 결코 이곳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청의무사 중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소리치자 흑의무사 즉 도광영이 여유롭게 그의 초식을 받아내며 세 걸음 물러나 검로를 피하고는 입을 열었다.


“휴, 정말이지 남궁세가의 개들이 귀찮게 하는군.”


도광영은 검을 검집에 꽂아 놓더니 공중으로 신형을 쏘아 올렸다.


“잡아라!”


청의무사들이 급히 따라붙었지만, 그는 놀라운 경신술로 그들의 추적을 따돌렸다.

수풀에 숨어 한참 동안 지켜보던 육천린은 그들이 싸웠던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어지럽게 찍힌 발자국과 핏자국을 보더라도 얼마나 격전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주변의 나무들은 검기로 인해 상처를 입고 가지는 잘려나갔다.


“히야, 도대체 무위가 어느 정도길래 이렇게 두꺼운 나무를 절단했단 말인가?”


육천린은 부러움에 감탄을 터트렸다.

이리 저리 둘러보던 그의 눈에 반짝이는 것이 눈에 띄였다.


“귀해 보이는 물건인데···아까 도광영이란 자가 빠트린 것은 아닐까?”


동패였다.

상당히 귀해 보이는 물건이었는데 섬뜩한 아수라가 정교하게 음각되어 있었다.


“나중에 돌려줘야겠다.”


그는 동패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는 인근의 숲에 몸을 숨겼다.

멀리 청의무사들이 달려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아까는 다섯이었는데 지금은 일곱이었다.

그들은 무엇을 찾는지 바닥을 샅샅이 훑기 시작했다.

청의무사들이 고개를 흔들자 대장은 계속해서 찾으라고 주문했다.


“분명히 있을 것이다. 반드시 찾아야 한다. 더 찾아봐.”


“예!”


목소리를 듣는 순간 상대가 누군지 알아챘다.

정안검 공시형이었다.

그렇다면 공시형 옆에 흑삼을 입고 뒷짐을 진 청년은 백의검 남궁창일 것이다.

아까 협공할 때는 없었는데 지금 나타난 것을 보니 그들이 공시형과 남궁창을 부른 것 같았다.


육천린은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공시형에게 들킨다면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보다 흉이 많으리라 생각한 육천린은 납작 엎드려서 숨을 최대한 작게 내쉬며 발각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손님이 계시는군요.”


남궁창이 미소를 머금더니 고개를 돌렸다.

정확하게 육천린이 숨어 있는 곳이었다.

육천린은 발각되었다고 생각하자 동패를 바닥에 떨어 트려 흙 속에 묻었다.


남궁창이 신형을 날리려고 하자 육천린이 급히 소리쳤다.


“잠, 잠깐.”


그는 급히 풀숲에서 뛰쳐나왔다.

단번에 그를 알아차린 공시형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네놈은 똥개? 이 개자식이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


“공형. 잠시 뒤로 물러나세요.”


주먹을 내지르려던 공시형은 멈칫했다.


“저놈이 동패를 숨긴 게 분명하네. 그렇지 않다면 어째서 여기에 숨어 있겠는가? 당장 분근착골(分骨錯筋)을 해서라도 실토를 받아야 하네.”


분근착골이라는 말에 육천린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분근착골은 죽여 달라고 애원할 정도로 아주 잔인한 무공이면서 고문기술이었다.


“가만 있으세요.”


남궁창은 그를 제지하고는 육천린에게 다가와 포권을 올렸다.


“소생은 남궁창이라합니다. 이곳에 숨어 있었던 연유를 알려주시겠습니까?”


당당하지만 공손한 말투.

절로 호감이 가는 남궁창이었다.


‘괜히 숨겼나?’


남궁창이라면 ‘동패를 넘겨줘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그 뒤에서 죽일 듯이 노려보는 공시형을 보자 절대 돌려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어째서 말씀이 없으십니까? 공형의 말대로 숨기는 게 있으십니까? 저희는 그 동패를 꼭 회수해야 하니 정확한 답변을 해주셔야 합니다.”


“남궁소제. 저런 사파 녀석들에게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당장 고문을 하면 바로 실토할걸세.”


남궁창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끼어들지 말라고 했을텐데요.”


“미, 미안하네.”


공시형은 뒤로 물러나서는 청의무사들을 다그치며 동패를 찾으라고 호통쳤다.

남궁창은 다시 육천린을 향해 시선을 돌린 후, 입을 열었다.


“자, 말씀해 주세요. 왜 숨어 있었습니까?”


“정안검 공대협이 두려워서 그랬습니다. 아까 수화루에서 잠깐 보셨겠지만, 그는 저를 똥개라고 부르며 모욕을 주고 괴롭혔습니다. 사실 우연히 이곳을 지나가다가 공대협을 보고는 혹시 두드려 맞지 않을까 두려워 숨었습니다. 그에게 맞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여기를 보시면···”


“야, 이 개자식아. 어디서 거짓말을···”


“조용하세요. 제 입에서 한번 더 조용하라는 말이 나온다면 이후로 공형을 보지 않겠습니다.”


“남, 남궁소제.”


공시형은 마른 침을 삼키며 몸을 떨었다.

그가 얼마나 남궁창을 두려워하는지 알 수 있었다.

남궁창은 다시 시선을 육천린에게로 돌렸다.


“그렇군요. 아까 수화루의 일을 보더라도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계속하시지요.”


“여기 보시면···”


육천린은 윗옷을 벗어서 상처가 난 곳을 보여주었다.

꽤 많은 상처에 남궁창은 고개를 끄덕였다.


“육형께서 고생이 많으셨겠구려. 그런데 동패를 찾는 일이 중요한지라 잠시 저와 함께 가주셔야겠습니다. 괜찮겠습니까? 의혹만 해소되면 곧바로 돌려 보내드리지요.”


“그러지요.”


육천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남궁창의 제안을 거부하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었다.

까마득하게 보이는 공시형이 두려워하는 남궁창은 도대체 무위가 어느 정도일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내가 말한 것이 진실인지를 확인할 생각이겠지. 역시 치밀한 자다.’


오랜 수색에도 동패를 찾지 못하자 그들은 수화루로 돌아갔다.

육천린도 그들을 따라갔다.


작가의말

오늘도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다정마도(多情魔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4 24화. 천마교의 내분-3. +16 20.02.02 6,720 126 12쪽
23 23화. 천마교의 내분-2. +8 20.02.01 6,748 133 12쪽
22 22화. 천마교의 내분-1. +7 20.01.31 6,730 131 11쪽
21 21화. 진가장-2. +10 20.01.30 6,752 140 12쪽
20 20화. 진가장-1. +12 20.01.29 6,810 144 12쪽
19 19화. 갈등-3. +15 20.01.28 6,825 138 13쪽
18 18화. 갈등-2. +12 20.01.27 7,001 136 11쪽
17 17화. 갈등-1. +16 20.01.26 7,193 139 13쪽
16 16화. 기괴자(奇怪者)-3. +13 20.01.25 7,252 135 13쪽
15 15화. 기괴자(奇怪者)-2. +10 20.01.24 7,117 145 13쪽
14 14화. 기괴자(奇怪者)-1. +16 20.01.23 7,331 146 13쪽
13 13화. 양강지체(陽强之體). +14 20.01.22 7,243 146 12쪽
12 12화. 천마교(天魔敎)에 입성하다. +10 20.01.21 7,540 143 13쪽
11 11화. 청지혈단주(靑地血團主)에 오르다. +15 20.01.20 7,705 145 13쪽
10 10화. 절정(絶頂). +8 20.01.19 7,789 138 13쪽
9 9화. 도광영의 정체. +7 20.01.18 8,081 146 13쪽
8 8화. 냉살(冷煞) 목청영(穆淸煐). +6 20.01.17 8,524 145 13쪽
7 7화. 산을 내려오다. +8 20.01.16 9,106 152 13쪽
6 6화. 축융마제. +10 20.01.15 9,459 161 12쪽
5 5화. 일류무사. +11 20.01.14 10,150 154 12쪽
4 4화. 기연(奇緣)-2. +5 20.01.13 11,018 169 12쪽
3 3화. 기연(奇緣)-1. +11 20.01.12 12,194 174 13쪽
2 2화. 한밤의 칼부림. +9 20.01.11 12,115 165 12쪽
» 1화. 육안현의 똥개. +7 20.01.11 16,786 17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