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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방패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6號戰車Tiger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6.10.25 17:40
최근연재일 :
2016.11.29 23:27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45,376
추천수 :
754
글자수 :
183,127

작성
16.11.03 22:30
조회
1,004
추천
14
글자
9쪽

종말의 방패 15화.

DUMMY

뒤에서 계속해서 등을 밀고 있으니 리처드는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었다.


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크들은 큰 바위를 굴려 방어했다. 여러 오크와 광부들이 바위에 맞아 짓이겨졌지만 가장 선두에 선 아론과 리처드, 티그르는 무사했다.


계속해서 반란군이 위로 올라오는 것을 멈추지 않으니 오크 궁수들은 동료 보병들까지 화살을 날려 쓰러뜨렸다.


나중에 오크들은 기름통을 뿌린 후 불을 붙여 길을 끊어 보려고 했다. 아론과 티그르는 불 위로 오크와 광부의 시체를 덮어 불을 끄고 위로 올라갔다.


이것 이외에도 엄청난 공격이 계속되고 손실이 이어졌지만 강철 주먹은 결국 처음 자신들이 들어선 곳까지 이르렀다.


그러고 보면 바닥까지 추락한 존재들이 이렇게 많았나 싶었을 정도로 나선형 경사로를 따라 올라온 오크 노예와 광부들의 숫자가 매우 많았다.


워낙 좁은 곳에 사람들이 몰려 있으니 발을 디딜 틈도 없을 정도였다. 어느덧 오크 보병들이 전의를 잃고 도망칠 기색을 보였다.


조금만 더 밀어 붙이면 광산을 장악할 수 있다 여겼는데 갑자기 큰 고함소리와 함께 산더미 같은 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크르르르르르르르~~~~ 이것 참······. 너희들이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나? 크르르르르르르~~~”


“······.”


“······.”


놀라 바라보니 살이 마구 흔들리는 썩은 고깃덩이와 같은 오크 로드이었다.


오크 로드는 큰 황소도 한방에 나가떨어질 것 같은 커다란 통나무를 하나 통째로 가공해 만든 곤봉을 손에 들고 노예들을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았다.


오크 로드의 거대한 몸집을 보고 여기까지 올라온 오크 노예와 광부들 모두 크게 주눅이 들었다.


오크 로드는 어린애 머리통만한 눈알을 굴리며 이 자리에 있는 모두를 한번 돌아 본 후 크게 외쳤다.


“역시나······. 거기에 있는 것은 아론인가? 네놈이 선대 자콥 왕의 아들이 아니었다면 벌써 잡아먹었을 것이다. 그런데 제 주제도 모르고 여기까지 올라와?? 네놈들 모두를 갈아 씹어 먹어 버릴 것이다!! 우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


-퍽!-


“컥! 컥!! 컥!!! 끄어어어억······.”


오크 로드는 입을 크게 벌리며 오크 특유의 심연의 공포심을 끌어 올리는 고함을 지르며 모두를 위압하려 했다.


그렇지만 리처드가 내던진 창이 오크 로드의 입안으로 파고들어갔다. 입을 감싼 오크 로드는 창을 빼내려 했지만 눈을 뒤집으며 그대로 무너졌다.


“······.”


“······.”


“······.”


오크 대장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쓰러진 후 다들 소리 지르는 것도 말하는 것도 심지어는 움직이는 것도 잊어버린 듯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렇지만 이내 상황을 깨달은 티그르가 오크의 괴성을 지르며 적을 향해 덤벼들었다.


“우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우워어어어어어!!”


“크르르르르르르!! 우워어어어어어!!”


노예들은 성난 파도처럼 적을 향해 뛰어들었다.



* * *



오크의 검은 피와 인간의 붉은 피가 하나로 뒤섞여 있는 가운데 아직 생명이 육신에 깃든 오크들은 살아있음을 만끽했다.


오크 대장의 거대한 육체도 어느새 절반 이상 뜯어 먹히고 있는 가운데 리처드는 몇 번 비틀거리다 가까운 바위에 기대앉았다.


‘······.’


섬머타운에서부터 이곳에 떨어졌을 때부터 시작해서 지금 이곳에 올라오게 되었는데 우습게도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다만 그냥 머릿속이 비어 있는 것처럼 무심히 구름 위를 걷는 새와 같은 기분이었다. 이때 아론이 가져온 창을 리처드에게 건네주며 물었다.


“어때? 괜찮아? 리처드? 다친 곳 있어??”


“예? 아니요. 다친 곳은 없어······. 아니~ 괜찮아. 괜찮아요. 아론······.”


“그래 다행이다.”


“그나저나 아론이 왕의 아들이니? 무슨 말이에요? 오크 로드가 한 말요?”


다들 그냥 잊고 지나쳐 버린 말이지만 리처드는 오크 로드가 아론을 콕 집어 한 말을 기억했다.


아론은 잠시 주저했지만 곧 리처드에게 자신이 누구이며 어째서 이곳에 있게 된 것을 가르쳐 줬다.


“어차피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나는 클로비스 왕가의 마지막 왕 자콥 클로비스의 아들이야. 물론 적자는 아니고 서자지. 나는 14살 때 핀레이슨 북쪽에서 이 광산으로 끌려왔고 이제 30년인가? 아니 31년인가? 그렇게 되었어. 나를 체포하러 온 루퍼 가문의 헨리는 아직 살아 있는지 모르겠군. 그것은 알 수 없었으니 말이야.”


“······자콥 클로비스 왕······. 그 마법사 왕······. 그래서 이번에 반란을 일으킨 거야? 자콥 왕의 아들이라 오크들이 자신은 죽이지 않을 것을 알고 있어서??”


“······좋은 의심이야. 이제까지는 오크들까지 동조자로 만들 수 없어서 였다. 30년 만에 오크와 통성명을 하고 친구를 맺은 녀석은 처음 보았다. 결국 그 결과가 우리 모두를 여기에 서게 만들었지.”


교묘하게 리처드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미룬 것이지만 충분하다 여겼다.



* * *



다시 날이 밝자 리처드는 오크 요리사들이 만든 빵으로 아침을 먹었다. 오크는 주로 숯이나 석탄을 사용하는데 큼직한 화덕 안에 불을 지펴 내부를 뜨겁게 달군 후 불씨를 모두 밖으로 꺼낸다.


그런 뒤 빵 반죽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토기로 만든 길쭉한 접시 위에 올려놓고 긴 삽을 이용해 안에다 정리해 넣고 입구를 닫아 둔다.


적당한 시간이 지나면 막아 놓은 화덕 입구를 다시 여는데 그러면 빵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게 익어간다.


티그르는 자신의 고향에서는 우선 돌을 뜨겁게 달군 후 둥그렇게 빵 반죽을 편 후 그 안에 넣는다고 했다.


그런 뒤 빵 반죽을 손으로 치며 돌을 감싼 후 숯 위에 올려놓고 굽는데 그렇게 되면 아주 맛이 좋다고 했다.


“크르~~ 여기에서는 고향의 빵을 먹을 수 없어.”


“그래?”


“크르~~ 내가 온 곳에서는 이렇게 빵이 두껍지가 않아. 그냥 얇게 반죽을 해서 큰 토기 정도 되는 달군 화덕 벽에 붙여 만들지. 크르~”


옆에 있던 오크 하나가 자신의 고향에서 빵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줬다.


다들 이렇게 각자가 태어난 곳에서 빵 만드는 법은 다르지만 지금 이 광산에 있었고 갱도 밖으로 나갔다.


어제 광산을 장악한 후 몇 몇이 밖으로 나갔지만 리처드는 잠시 머물러 있었다.


몹시 흥분되고 두근거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깊은 어둠에 잠긴 터널을 지나 밖으로 나오니 눈이 몹시 따갑고 아프기만 했다.


어지럽기까지 하니 리처드는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고 몇 걸음 뒤로 물러나 주저앉았다.


“······아아······.”


다들 감격한 듯 보이지만 같이 밖으로 나온 아론을 비롯해 광부들도 오크들도 마찬가지로 다 같이 어지러움에 시달리며 주저앉았다.


다행히 한참 시간이 지나니 멈출 것 없이 흐르던 눈물도 멎고 주변이 또렷이 보였다.


리처드는 자신이 손에 든 창과 쇳조각에 날을 세워 가죽으로 감싼 단검을 내려 보았다. 그러다 문득 자신의 손을 보다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모두들 한 번도 씻지 않고 이제야 늘 함께하던 축축함을 잊어가는 넝마를 걸치고 주저앉았다.


마치 진흙과 숯으로 대충 빚은 인형에 눈만 반짝이며 빛나는 것 같았다. 리처드를 비롯해서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오전 늦게까지 자리에 앉아 있기만 했다.


이때 태양을 혐오한다고 알려진 오크들이 밖으로 나와 아론을 찾았다. 가장 앞에선 티그르가 입을 열었다.


“크르~~ 아론~ 리처드······.”


“티그르······.”


“크르~ 인간들을 어떻게 할꺼야?”


“아마도 고향으로 돌아가려 할 꺼야. 물론 쉽지는 않겠지.”


지금 자신들이 있는 곳이 오크의 영역인 오큰 마포드 대 초원지대에서도 훨씬 북쪽이다.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오크 족의 왕도 브라이어 우드를 지나야 한다.


호시탐탐 인육을 먹고자 벼르고 있는 오크의 소굴을 가로질러야 하니 막막했다.


“크르~ 우리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이곳에 있는 노예들 모두 고향에서 쫓겨난 자들이야. 어디 돌아갈 곳이 없어. 크르~~”


“어지 할 생각이야? 티그르.”


“우리는 이곳 광산에서 머물 것이야. 크르~~”


“광산에서??”


아론의 물음에 티그르는 리처드도 번갈아 바라보면서 자신들과 함께 따라온 오크들을 돌아보았다.


오크들 모두 고향에서 쫓겨나 노예로 팔린 자들로 귀향을 한다고 해도 환영을 받을 수 없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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