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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방패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6號戰車Tiger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6.10.25 17:40
최근연재일 :
2016.11.29 23:27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45,369
추천수 :
754
글자수 :
183,127

작성
16.11.02 07:30
조회
1,158
추천
14
글자
8쪽

종말의 방패 10화.

DUMMY

다시 몹시 씁쓸해 하며 조용히 탄식을 더했다.


“그럼 내가 이 광산에 들어온지도 30년째구나. 요크톤이 수몰된 그해 겨울 해리퍼드 왕가가 선포되었으니 말이지. 그때 내가 이 오크 광산으로 들어왔지.”


“······30년째?”


“30년??”


아주 잠깐 동안 30년 동안 이 광산에 들어와서 살아남았다는 것에 대한 감탄이 있었다.


한편으로 함께 앞으로 자신들도 죽을 때까지 밖으로 나갈 수 없음을 알게 되니 모두들 다시금 말을 잃고 깊은 한숨에 빠져들었다.


“크르르르르르르~~~”


이때 오크 특유의 그르렁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감독관이 성질을 내는 것이니 다들 대화를 중단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몇 몇은 시간을 끌기 위해서 대소변을 본 후 다시금 망치와 정을 들고 돌을 쪼개기 시작했다.



* * *



다시 잠이 드는 시간 리처드는 지금 외부에서 비가 오는지 천정 구멍을 통해 물방울이 강하게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담요에 몸을 기대 자리에 누웠는데 그 옆으로 역시나 아론이 몸을 뉘였다.


“그나저나 진짜 말을 못하는 거야? 혀도 있고 목도 어디 다친데는 없어 보이는데 말이야?”


“······.”


“음······. 몇 살인지는 모르지만 나는 네 나이쯤에 이곳에 들어왔다. 어쩌다 보니 이제 30년이 흘러 버렸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론은 40대 중반이라는 말인데 겉으로는 한 60세는 되어 보였다. 그 만큼 그 30년의 세월이 두 배는 내려앉은 것이다.


리처드는 어딘지 모르게 끔찍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자신은 그 전에 이 세상과 작별을 할 것이라고 여겼다.


“?”


이때 안쪽에서 누군가 나직이 말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무엇인지 알지 못했지만 누군가 신께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소리를 정확하게 들을 수는 없지만 대강은 이런 소리였다.


“신이어. 지금 오크들의 분노로부터 저희를 보호하소서. 신의 손에 우리를 받쳐야 합니다. 이 기도로 신께서 감격하시어. 모든 적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실 것입니다. 신께 영광이 있으라.”


“······.”


“참으로 대단하군. 이곳에 들어와서도 신에 대한 기도를 버리지 않다니 말이야. 하기야 나도 30년 동안 한 번도 기도를 안 한 적이 없어. 지금은 모르지만 언젠가는 들어 주시겠지. 언젠가는 말이야. 신이어 간청합니다. 부디 저를 버리지 말아주십시오. 저는 신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이어. 당신은 모든 죄를 씻어 주실 수 있는 분입니다. 그러니 제 모든 겸손을 담아 부탁드립니다. 이곳에 갇혀 있는 제 영혼을 용서하고 지켜 주십시오. 이 시간에도 이 어둠에 잠긴 예배당을 지키고 있는 나와 모든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지켜주십시오.”


리처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단지 눈을 감고 잠의 요정이 눈가로 내려 앉아 이 상태로 영원히 눈을 뜨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왼쪽 눈에서 무엇인가가 흘러나오는 것을 느꼈다.


‘······.’


이제는 더 이상 눈에서 내리는 비에 젖고 싶지 않았지만 아론이나 누군가 기도를 하는 사람들의 간절함 때문에 멈출 수 없었다.



* * *



신에 대한 기도를 잊지 않더라고 이곳 광산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의 생활은 변하지 않았다.


오크들이 채찍과 고함으로 잠에서 깨우면 갱도로 들어가 늘 똑같이 허리를 굽히고 촛불로 광맥을 살펴 본 후 돌을 쪼개기 위해 정으로 쪼개고 돌을 부순다.


이날 리처드는 그 돌을 피했지만 뒤에 서 있던 누군가 머리 위에서 갑자기 떨어진 돌에 정통으로 맞았다.


머리통을 맞고 쓰러져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으니 오크 감독관이 피 냄새를 맡고 안으로 들어왔다.


“크르~~ 맛있겠다. 크르르~~”


“······.”


“······.”


“크르~~ 일을 해라! 일을 크르!!”


곧 광부가 완전히 숨이 끊어지니 다리를 잡고 질질 끌고 나갔고 오래지 않아 뼈를 씹는 소리가 들렸다.


이 소리를 들은 몇 몇이 그 자리에서 엎드려 웅크리고 앉아 어린애처럼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 소리가 제법 커서 다들 조심하라며 소리를 쳤다.


“뭐하는 거야? 오크 감독관이 그냥 둘 것 같아? 소리 지르지 말라고! 울지 말라고!!”


“흑흑흑~ 나는 죽을 꺼야! 나는 죽을 꺼야. 나는 죽을 꺼야!!”


“야! 소리 지르지 마! 감독관이 그냥 두지 않을 꺼야! 야!!”


“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한 두 번 사람이 잡혀 먹히는 것을 본 것은 아니지만 제정신을 잃은 광부는 크게 괴성을 지르며 갱도 밖을 빠져나갔다.


광석을 나르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노예 오크들이 놀라 소리를 질러대는 사이 그 남자는 갱도 밖에서 금방 소리가 멈췄다.


-우지직~ 우지직~-


“으악! 으악!”


-우걱~ 우걱~-


“아악! 아아악!!”


처음에는 광산 전체를 다 찢어 버릴 것 같은 지독한 비명 소리가 차츰 작아지고 그 사이로 오크들이 인간을 씹어 먹는 소리가 들렸다. 검은 하늘 아래 아직 삶이 남아 있는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다.



* * *



오늘 해야 할 일을 끝내고 갱도로 돌아온 리처드는 노예들이 가져온 매일 똑같은 음식으로 배를 채웠다.


이제는 그냥 익숙해 졌다고 생각을 했지만 두 번이나 인간이 오크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구역질이 났다.


-우우욱~-


심하게 구토를 했는데 사람들은 토하는 것을 보고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냥 그것을 보고도 다들 빵과 스프를 먹고 맥주를 마셨다.


리처드도 맥주를 마셨는데 아론이 발로 토사물을 한쪽으로 밀어냈다.


“뭘 그렇게 토해? 그나저나 이름이 뭔지 모르지만 네가 죽으면 네 신발을 내가 가져도 되냐?”


“······.”


“말을 할 줄 모르면 고개를 끄덕여. 그거면 된거야.”


리처드는 어차피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아론이 즐거워하며 음식을 먹었고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물로 입안을 헹구고 손과 얼굴을 씻었다. 그런 뒤 곧 잠자리에 들었는데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아론도 옆에서 누웠는데 기도를 끝내고도 이날따라 잠을 잘 수 없는지 여러 차례 뒤척였다. 그러다 몸을 돌렸는데 리퍼드와 눈이 맞았다.


어둠속이지만 밝게 빛나는 아론의 눈빛을 보니 리처드는 어딘지 모르게 부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자둬라. 잠을 못자면 다시 일을 할 때 많이 힘들다. 집중력이 떨어져서 아까 녀석처럼 머리에 돌을 맞고 죽을 수 있어.”


“······.”


“자둬. 일단은 말이다. 어쨌든 네가 이곳에 오기 전까지 어떤 일을 겪었는지 모른다. 직감할 수도 없지. 나도 입에서 혀를 거두고 치아와 입술로 겹겹이 창살을 만들어 무디고 무감각하고 불모한 관심으로 스스로를 지키는 간수가 되어 10년 동안 말하지 못하는 죽음 속에서 살았다.”


아론의 말에 리처드는 동정을 구하는 것은 이미 늦었다고 생각했다. 아론도 어떤 일 때문에 이곳에 와 있는지는 몰라도 30년 동안 세상에서 추방되어 이곳에 있었다.


리처드는 갑자기 무거워진 눈꺼풀의 힘을 이기지 못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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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종말의 방패 9화. 16.11.01 1,030 1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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