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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방패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6號戰車Tiger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6.10.25 17:40
최근연재일 :
2016.11.29 23:27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45,378
추천수 :
754
글자수 :
183,127

작성
16.11.02 22:30
조회
1,001
추천
18
글자
8쪽

종말의 방패 13화.

DUMMY

“젠장 겨우 뼈 씹는 소리가 그쳤네.”


“다시 안으로 들어오겠지.”


“그래 맞아! 다시 안으로 들어오겠지. 허헛~ 참······. 내 모든 삶과 이곳에 있는 모두의 삶이 이곳 막장에 떨어졌어. 벗어날 곳도 없고 살거나 죽을 곳도 없어. 이제는 그 문제만이 있을 뿐이야.”


“······.”


30년을 이 광산에서 보냈다는 아론의 탄식에 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더욱 깊게 마음을 깊은 어둠속으로 내던졌다.


다들 여러 이유로 이곳에 왔고 기간의 차이는 있어도 결국 이 세상의 끝에서 가장 바닥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우리 자신을 모으고 우리의 모든 힘과 마음을 강철과 같은 뼈에 모은다면 이곳을 벗어날 수도 있겠지. 공격하고 또 공격한다면 오크 감독관들을 죽이고 우리가 이곳을 지키는 오크 왕이 있는 곳에 도달해 그를 처치할 때까지 말이야.”


“······.”


“크르르르르르~~~”


“······.”


이때 오크 감독관이 안으로 들어오자 다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크 감독관은 곤봉과 채찍을 손에 들고 있는데 인간 광부들이 잠시 작업을 멈추고 잡담을 나누고 있으니 몹시 화가 난 것 같았다.


어둠 속에서 작은 불빛에도 맹수와 같은 오크 감독관의 눈빛과 특유의 그르렁 거리는 소리에 다들 본능적으로 주눅 들었다.


오크 감독관은 입에서 동족의 피를 마시고 뼈를 부숴 즙을 마신 흔적이 역력했다.


이 모습에 더욱 경악한 인간 광부들은 다시금 목을 움츠렸다. 슬슬 정과 망치를 손에 들고 작업을 시작하려 했다.


오크 감독관은 인간들이 일을 시작하니 다시 돌아서서 갱도 밖을 나가려 했다.


-퍽!-


이 순간 뼈가 부러지는 둔탁한 소리가 갱도 안을 크게 울렸다. 모두들 누군가 불행한 사고를 당했고 오크 감독관이 이날 두 번 삶의 열기가 사라지지 않은 따뜻한 고기로 포식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들 고개를 돌렸을 때 육신에서 생명이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듯 물 밖으로 꺼내 놓은 물고기처럼 오크 감독관의 팔다리가 심하게 떨렸다.


그 앞으로 뜻밖의 한 사람이 그 앞에 서 있었다. 리처드는 손에 정을 두드리는 망치를 들고 있었다.


그 망치에는 오크 특유의 검은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리처드는 더욱 생명이 빠져 나간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 모두 리처드가 오크 감독관을 죽였다는 사실에 경악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진짜 나도 좀 웃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는 그냥 무기력하게 서 있기만 했어. 집에서도 형들이 다 가축을 치고 아버지가 멀리까지 나가 일을 하고 나는 그냥 집에서 도망간 가축을 잡으러 다니고 그냥 늦게까지 잠을 자며 빈둥거리기나 했지. 가족들이나 다른 사람들이 죽기로 싸울 때도 서 있기만 했어. 신께 기도드리는 것도 잊고 아무런 생각 없이 이곳에 왔지만······. 뭐해? 그냥 말만 할 꺼야? 못해도 시도는 해보고 죽어야지. 아론처럼 30년 동안 이곳에서 살꺼야? 언제 잡아먹힐지 모르며 벌벌 떨면서 말이야??”


“나가면 죽을 꺼야! 나가면 죽는다고!! 오크 감독관은 사고로 죽은 거야. 갱도 위에서 떨어진 돌에 맞아서!!”


“나는 못나가!! 실패하면 오크들에게 잡아먹힐 꺼라고!!”


리처드 스스로도 조금 전까지 자신이 오크 감독관의 머리통을 망치로 내리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론의 말을 듣고 보니 자신이 이곳에서 가만히 앉아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은 아니었다.


최소한 세상 밖으로 나가 알렉산더 콕스 같은 녀석에게 가족들의 복수를 하고 싶었다. 자신이 이곳에서 죽은 모습으로 사는 것 자체가 신이 어떤 큰일을 예비하기 위해 자신을 시험하는 것이 분명했다.


‘······아니면 어쩔 수 없지. 못해도 시도는 해보고 죽어야지.’


그렇지만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 삶에 대한 열망에 사로잡혀 더 이상 떨어질 수 없는 현실을 붙잡고 싶어 했다.


이때 30년 동안 이곳 광산에서 썩어가고 있었다고 하던 아론이 이제는 모든 것이 떠나 버린 오크 감독관의 허리에 곤봉과 단검을 집어 들었다.


“고함을 지르고 용기를 가져라. 나는 여기에 있는 리처드와 함께 싸울 것이다. 너희들의 말대로 30년을 버텨왔지만 결국 남는 것은 내 옆에 와 있는 죽음을 환영하는 것이라면 더 이상 후퇴는 없다. 오직 승리가 아니면 죽음뿐이지.”


“좋아! 가지. 나는 밖으로 나갈 것이다! 밖으로 나갈 꺼야!!”


리처드는 망치는 손에 집어 들었고 갱도 밖으로 나왔다. 갱도 밖에는 신호를 받고 광석을 나를 준비를 하고 있던 오크들이 서 있었다.


그 중에서 티그르도 있었는데 다들 인간 광부 둘이 오크의 피 냄새를 하고 밖으로 나오니 의아해 했다. 아론이 앞으로 나서 소리쳤다.


“너희들 모두 너희들의 신과 모든 성물을 배신해 이곳에서 노예가 되었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오크의 신이든 인간의 신이든 모두 그 뿌리는 같다. 그 신의 말씀 중에 어디에서 너희들이 노예가 되어 이곳에서 비열하게 삶을 구걸하며 살라는 구절은 하나도 없다. 오크답게 그 피의 갈증을 씻어 버리자!!”


“크르??”


“크르??”


“나 아론이 앞으로 나설 것이다. 올라가서 저 개자식들에게 우리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


그렇지만 오크 노예들도 무거운 등짐을 지고 늘 고개를 숙이며 걷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론이 무엇인가 말을 하려 했는데 보다 못한 리처드가 크게 티그르에게 소리를 질렀다.


“티그르······. 끝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어. 네가 어떤 생각을 하든 신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신을 버리지 말자. 너도 남쪽 닝우드(Ningwood) 부족의 전사였다며? 오크의 전사인데 언제까지 그 따위로 살 꺼야?? 어??”


“······크르······. 하기야······. 나도 함께 하지”


주저하던 티그르는 등에 메고 있던 광석을 옮기는 바구니를 벗어 던졌다. 이것을 본 리처드가 다른 노예 오크들을 바라보았다.


모든 오크들의 눈길에서 아직 주저함과 두려움, 삶에 대한 갈망이 가득하니 리처드가 크게 소리쳤다.


“티그르는 함께 싸우기로 했다. 다들 뭣 하는 거냐? 자신들의 꼴을 봐라! 마치 겁에 질린 계집애 같군. 싸우자! 싸우자!!”


“크르!! 좋아!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크르! 크르르르르!!”


노예 오크들 모두 무거운 등짐을 벗어던졌고 일제히 위를 향해 올라갔다.



* * *



갑작스러운 사태에 노예들의 감시를 맡은 오크 감독관들은 크게 당황했다. 즉시 곤봉과 단검, 도끼를 들고 마주나오며 폭동을 일으킨 자들과 맞섰다.


오크 감독관들은 체격이 크고 난폭해 오크나 광부들의 몇몇 난동은 혼자서도 쉽게 제압했다.


하지만 갑자기 수십의 오크가 덤벼드니 가장 가까이에 있던 감독관 셋 부터 금방 무너졌다.


오크 감독관의 시체는 금방 고기와 살육에 굶주려 있는 오크 노예들의 손에 뜯겨 나갔다. 티그르는 손수 감독관을 죽이고 오크 특유의 전투 고함을 질렀다.


“우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우워어어어!!”


“우워어어어어어!!”


처음 얼마 동안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지만 하나 둘 오크 노예들 중에서도 전투 고함을 지르는 자들이 생겨났다.


그러자 다들 맹수와 같은 고함을 질러 댔는데 이 전투 고함에 그 동안 고개를 숙이고 움츠려 있던 오크의 본성이 깨어났다.


신께서 오크에게 특별하게 허락한 난폭함이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곳에 다다른 모든 것을 지배했다.


다른 자들과 함께 위쪽으로 올라가려던 리처드는 잡아먹힌 오크 감독관의 흔적 중에서 피에 젖은 쇠토막을 발견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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