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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방패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6號戰車Tiger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6.10.25 17:40
최근연재일 :
2016.11.29 23:27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45,377
추천수 :
754
글자수 :
183,127

작성
16.10.29 11:05
조회
2,063
추천
25
글자
9쪽

종말의 방패 2화.

DUMMY

순식간에 산 아래로 내려가니 그곳은 돌과 가축 그리고 가난함과 함께 하는 섬머타운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여러 가지 색을 가진 손길이 세상을 떠도는 시인의 노랫소리에 흔들리는 목초지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다.


그 사이로 마을 사람들의 조랑말을 타거나 아니면 그냥 두 발로 서서 돌아다니며 목초지를 오가며 방목하고 있는 가축들을 돌보고 있었다. 이 가축들 겨울 동안에는 모두 마을 위로 올려 보내 같이 지낸다.


나머지 기간은 대부분의 남자들이 목초지에 내려와 가축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 그렇지만 일할 남자가 셋이나 되는 리처드는 마을에 남아 있고 집에서 돌보는 가축들을 키우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장대를 짚고 서서 남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꾸 두리번거리는 것은 솔직히 아버지와 큰형 올리버가 어디로 갔는지 확실히 모르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마음과 함께 밀려드는 것은 늘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의미 없는 부끄러움이었다.


“젠장! 물어보고 올 껄? 어디를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잖아.”


아직 리처드가 잠들어 있을 때 둘이 염소를 팔러 갔는데 어디인지는 듣지 못했다. 어머니에게 그 이후에라도 목적지를 들어 보았어야 하는데 지금 목초지에 내려와 있는 둘째 형 토마스(Thomas)를 찾아 물어보면 된다.


그런데 토마스도 가축들을 몰고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조랑말을 타면 좋겠지만 가족들 소유로 3필 있는 것은 아버지와 큰형이 사용하고 남은 하나는 둘째 형이 타고 다니고 있다. 덕분에 두 다리로 세상을 지탱해야 하는 리처드는 최대한 멀리 고개를 빼고 있었다.


한참을 기다리고 있으니 북쪽에서부터 익숙한 한 무리의 조랑말을 탄 사람들이 내려왔다. 직감적으로 아버지와 큰형 올리버라는 것을 알게 된 리처드는 재빨리 달려갔다. 보기와는 달리 제법 거리가 있어 달려가는데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리처드의 숨이 거칠어지는 만큼 조랑말을 탄 사람들의 모습이 조금씩 커지고 또렷해지고 반가움도 커졌다. 두 사람도 반가운 사람을 보고 달려오며 손과 장대를 동시에 흔들어 대고 있는 리처드를 보며 반가워했다.


“리처드가 마중 나왔네?”


“여기에요! 잘 다녀왔어요?”


“그래! 잘 다녀왔지. 저기를 봐라. 거래가 제법 잘 되었다.”


아버지 존(John)은 리처드를 보며 자신이 타고 있는 조랑말의 잔등에 걸려 있는 자루 2개와 올리버의 조랑말에 걸려 있는 나무 우리를 가리켰다. 그 나무 우리 안에는 새끼 돼지가 각각 암수 한 마리씩 들어 있었다.


“오예!!! 돼지닷!!! 우리도 이제 돼지 키우는 거에요??”


“그래!! 돼지 키우는 거지! 잘 키우면 돈이 제법 된다. 한 1년 잘 먹이고 키우면 올리버부터 장가를 보낼 수 있는 한 밑천이 될 꺼야. 토마스도 그렇고 곧 리처드 네 차례도 될 꺼야.”


“에헤헤헤~~~”


“그 전에 루시(Lucy)부터 시집을 가야 할꺼야. 이제 14살이니까 조금 늦기 전에 말이지. 더 늦으면 진짜 늙은 노처녀라고 아무도 데려가지 않으려 할껄??”


오늘 아침부터 염소가 도망갔다며 잔소리를 해대던 루시 생각이 났다. 리처드는 멋쩍게 웃었고 조랑말을 탄 아버지, 큰형의 옆에서 큰 걸음으로 마을로 돌아갔다. 힘들기는 해도 새끼 돼지도 있고 오늘은 보리죽이라도 풍족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 *



어느덧 산 아래 마을로 올라가는 길에 도착하니 리처드는 말 잔등에서 내린 작은 돼지우리를 등에 짊어졌다. 조랑말을 타고 올라가도 되지만 큰형은 잠시 쉬었다가 토마스를 찾아 가기고 아버지는 곡식과 잡다한 것을 실은 말을 끌고 마을로 올라가기로 했다.


아버지 존이 고삐를 잡고 산을 올라갔고 리처드는 조랑말 하나에 다 실을 수 없으니 짊어진 돼지를 소중하게 다루며 길을 올랐다. 중간에 돼지가 오줌을 싸서 옷이 다 젖었지만 기쁜 마음이 짜증을 멀리 밀어냈다.


오히려 아버지가 걱정했지만 리처드는 돼지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잘 알고 있으니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마을로 들어섰다. 집에 도착하니 한참을 보이지 않았던 루시가 밖으로 나왔다. 돼지를 보고 몹시 반가워했는데 리처드가 등과 엉덩이까지 오물에 젖어 있자 눈살을 찌푸렸다.


“어유~ 냄새! 가서 좀 씻어!”


“알았어! 돼지 좀 넣어 두고 갈꺼야.”


“수고했다. 리처드 가서 좀 씻어라. 옷도 좀 빨고 말이야. 나머지는 내가 하지.”


아버지 존이 어깨를 치며 리처드가 짊어지고 온 돼지의 상태를 살폈다. 오랜 여행에 지쳐 있는 것 같지만 미리 청소해 놓은 이제 이 녀석들의 집에 넣어 뒀다. 루시는 돼지를 보면서 몹시 신기해하면서 몹시 즐거워했다.


“이제 이것들이 새끼를 낳기 시작하면 금방 수십 마리~ 수백 마리로 불어날 꺼다. 돼지는 진짜 새끼를 엄청 자주 그리고 많이 낳거든. 또 금방 자라나!”


“좋아요! 좋아요!!! 에헤헤헤헤헤헤~”


“잘 다녀왔어? 어우~ 리처드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저기 비누 있지? 가서 좀 씻어라! 얼른!!”


“네? 네!”


루시가 꺅꺅거리는 소리에 어머니가 밖으로 나왔다. 리처드는 머쓱해져 동물 지방을 끓여 만든 비누를 들고 마을 밖으로 나왔다. 마을의 동쪽 산에서부터 안으로 흘러들어오는 물은 오직 식수로 사용하기 때문에 몸을 씻기 위해서는 밖으로 나왔다.


누벽 밖으로 북쪽과 남쪽으로 두 줄기의 물이 흐르는데 북쪽은 남자들이 몸을 씻고 남쪽은 여자들이 의복을 씻고 목욕을 할 때 사용했다. 리처드는 북쪽으로 나가 바위 위를 타고 흘러 바닥으로 떨어지는 물줄기 앞에 섰다.


돼지 오줌에 젖은 신발과 의복을 벗고 떨어지는 물에 세탁을 했는데 정말 지독하게도 땟국물이 줄줄 흘러 나왔다. 의복 세탁이 끝난 후 자신의 몸을 씻었는데 비누로 땀과 냄새를 씻어내니 기분이 아주 좋았다.


다만 세탁한 옷을 대신할 것이 없으니 힘을 줘서 짜고 옷을 털어서 최대한 물기를 제거한 후 그대로 입어야 한다. 리처드가 옷을 입고 남은 비누를 챙겨드니 마을 서쪽의 넓은 목초지로 가축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들판에 풀을 뜯기 위해 흩어진 가축들이 몰려드는 것으로 대부분의 가축은 마을 아래에 모아 공동으로 지킨다. 아니면 마을까지 몰고 올라와 마을 북쪽과 안쪽이 마련된 가축우리에 모아 관리하고 있었다.


“올리버와 토마스가 오겠네?”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생긴 리처드는 옷을 입고 다시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그 사이 아버지 존은 다시 마을 밖으로 나갔고 어머니와 루시가 보리를 절구에 넣고 빻고 있는데 껍질을 말끔하게 벗겨낼 수 없어 대신 한참을 끓여 걸쭉한 죽으로 만들 것이다.


“계란이 모두 5개다. 오늘 저녁은 죽에 계란을 하나씩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꺼야.”


“에헷!!”


저녁에 계란을 먹을 수 있다는 말에 리처드는 저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 * *



이리저리 바쁜 일상이 끝나고 다들 제대로 도정하기 힘들어 거친 껍질이 남아 있는 보리죽에 계란을 섞어 먹었다. 아버지와 큰형, 둘째 형은 하나씩 먹고 리처드와 어머니 루시는 2개를 나눠 섞었다.


아버지와 두 형은 다시 아래로 내려가 마을 사람들이 잠시 돌봐주고 있던 가축들과 함께 잠을 자기 위해 나갔고 리처드는 잠을 자기 위한 준비를 서둘렀다.


어머니와 루시가 직물을 짜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냥 이날 따라 몹시 피곤했다.


잠자리는 집 안에 쌓아 놓은 건초를 잔뜩 넣고 그 위로 낡은 담요를 깔아 놓은 것이 전부였다.


보기와는 달리 푹신하기는 해도 조금만 지나면 이나 벼룩의 좋은 놀이터가 되고 벽도 오래되면 썩은 냄새도 나고 축축하고 비까지 내리면 벌레가 나왔다.


이런 때 할 수 있는 것은 집안의 모든 출입문을 닫고 연기를 가득 채우는 것인데 오늘은 그럴 계획이 없었다.


오늘따라 잘 건조된 짚 냄새가 포근하게 리처드의 눈에 잠의 요정이 내려앉게 해줬다.


아직 조금은 남아 있는 세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에 어머니와 루시의 소리가 들렸다.


아래 추가 매달린 세로로 걸린 날실을 늘여 놓고 사로로 씨실을 끼워 넣는 식으로 직조하고 있는데 루시는 배우는 것이 좀 느렸다.


자신도 모르게 비웃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잠을 잘 수 있는 것이 즐거운 것인지는 몰라도 입가를 들어 올렸다.


또 다른 생각을 하는 것 없이 더 이상 저항할 수 없는 잠에 깊숙이 빠져 들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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