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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방패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6號戰車Tiger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6.10.25 17:40
최근연재일 :
2016.11.29 23:27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45,380
추천수 :
754
글자수 :
183,127

작성
16.11.01 22:30
조회
1,048
추천
17
글자
9쪽

종말의 방패 8화.

DUMMY

리처드는 다 부질없는 생각이라고 여기며 아무런 움직임도 하지 않았고 오크들은 금방 다가와 우악스럽게 잡아끌었다.


“크르~ 그냥 이거······. 생으로 먹을까? 밖에 가지고 나가면 다른 것들이 달라고 할 텐데?”


“크르~~ 그러자! 이건 그냥 생으로 먹자! 날것으로 먹어도 맛이 좋아! 크르~~


오크들은 서로 약속을 한 후 허리에서 단검을 빼들었다.


사람들이 놀라 당황하는 소리가 들렸고 리처드도 꽤나 아프고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굳이 반항하고 싶은 생각 자체가 없었다.


‘그래! 어떻게든 좋으니 나를 좀 죽여 줘. 네놈들에게 생살을 씹히더라도 죽고 싶어. 다 죽었는데 나 혼자 살아서 무엇해.’


오크의 단검이 리처드의 목에 닿았는데 그 날카로움이 얼른 자신의 살을 베어 몸안에 아직 남아 있는 삶의 열기를 모두 뿜어내게 하고 싶었다.


오크가 힘을 줘 목을 베려 했을 때 갑자기 뒤에서 큰 고함이 들렸다.


“크르르르르르르르르!!!”


“히익!! 대장님!”


“크르! 대장님!!!”


오크들은 급히 리처드를 바닥에 내던지면서 뒤로 물러났다.


리처드는 아직 바닥에 쳐박히지 않은 한눈으로 바라보았는데 이곳저곳 고리가 뜯어진 가죽과 사슬 갑옷을 입은 뚱뚱한 오크 하나가 채찍을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크르~~~~ 이 쓰레기 놈들이 이것들이 어디에서 쳐 먹을 궁리나 하고 있어! 크르!!! 오늘 저녁으로 네놈 고기를 메뉴에 올릴까?”


“하나 잡아먹죠. 크르~ 어차피 모두다 농장과 광산으로 보낼 것 아닌가요? 크르~”


“크르~ 그쪽에서 요구하는 숫자를 맞춰야 한다. 안 그러면 네놈이 광산으로 보내질 꺼다. 크르!!”


“크르~ 알겠습니다. 안하겠습니다. 대장님!”


두려운 기색이 역력한 오크 둘은 곧 바로 도망치듯 물러났다. 이제야 외눈인 것을 알게 된 오크 대장은 연신 잃어버린 눈쪽 근육을 씰룩 거리며 안을 둘러보았다.


잠시 리처드와 눈이 마주치고 먹고 싶다는 듯 입맛을 다셨지만 별다른 일은 없었다.



* * *



다시 오크의 뱃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리처드를 비롯해 함께 잡혀온 사람들 모두 오래지 않아 다시 팔려가는 신세가 되었다.


다행히 이번에는 다시 마차에 실렸는데 절반은 북쪽으로 실리고 리처드를 비롯한 나머지는 비교적 넓은 마차에 실렸다.


마차에 실린 리처드는 검고 거친 빵과 붉은 색이 가득한 물을 마실 수 있었다. 곧 바로 마차는 출발했고 끝도 없이 북쪽으로 올라갔다.


몇 군데 초원 가운데 가축과 천막으로 가득한 시장에서 리처드는 함께 온 사람들과 하나 둘씩 헤어졌다.


서로 잠시 바라보기는 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죽음이 코앞에 다가와 있는 것을 부정하지 않고 있고 이제까지 오면 수많은 진실된 죽음과 마주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영원히 기억과 시간의 흐름에 흩어졌다.


한창 지독한 여름이 세상 모든 것을 뜨겁게 불태울 때 리처드는 이제까지 사람들이 오지 못했던 곳에 도착했다.


오크 중 누군가 떠들던 것을 얼핏 들었는데 브라이어 우드 북쪽이라고 했다.


돌과 바위로 가득한 곳에 도착한 리처드는 드디어 마차가 갈 수 없어 내렸다. 처음에는 걷는 것이 몹시 힘들었다.


그렇지만 밧줄에 손이 묶인 같은 처지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돌과 바위만으로 가득한 세상을 지나 더욱 깊숙이 세상의 어둠속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넘어지기도 했고 앞서 노예들을 끌고 가는 오크들이 사정을 봐주지 않고 잡아끌었다.


덕분에 마구 넘어지고 다치고 그러면서 계속해서 깊은 어둠의 끝으로 끌려 들어갔다.


리처드도 여러 차례 넘어졌다가 겨우 일어나서 앞 사람을 따라 끌려갔다.


결국 구역질나는 곳에서 왔지만 더 숨이 막히고 머리가 어지러운 곳으로 들어갔다. 더욱 깊고 깊은 어둠속으로 들어간 리처드는 갑자기 밝은 곳으로 나왔다.


처음에는 어딘 인지 몰라 당황했는데 천장 위로 그 넓이를 가늠할 수 없는 큰 구멍이 뚫려 있고 그 곳으로 빛이 쏟아져 들어와 광산 안을 밝히고 있었다.


그 아래쪽으로 더할 수 없이 깊은 구멍이 나 있는데 그 옆으로 끝도 없이 나선형으로 길이 나 있다.


그 사이로 수많은 얼굴 없는 사람들이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먹이를 가득 등에 짊어지고 분주히 움직이는 개미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다들 처음 보는 광경에 어리둥절했는데 리처드도 조금 당황하기는 했어도 감정이라는 것이 이미 떠나 버려 별 느낌이 없었다.


“크르~ 어서 와!”


리처드를 비롯해 노예들을 끌고 온 오크들은 곧 사람들을 멀지 않은 곳으로 데려갔다.


그곳에는 5, 6백 명은 족히 서 있을 정도로 제법 넓은 공간이 있는데 그 위로 큼직한 통나무로 왕좌 같은 것이 있고 무엇인가 커다란 고깃덩이가 얹어져 있었다.


‘······.’


자세히 보니 어마어마하게 큰 오크였는데 태어나서부터 먹기만 하고 두 다리로 걸은 적이 없는 것처럼 온 몸에 늘어지듯 살이 엄청나게 쪄 있었다.


투박하게 만든 금관이 얹어진 머리는 털은 하나도 없었는데 이곳저곳에 흉터가 제법 많았다.


몇 겹으로 접히는 목살과 턱살, 늘어진 팔뚝살과 툭 튀어나온 뱃살은 얼른 잡아먹어야 할 것 같은 살이 잔뜩한 돼지 같았다.


다만 허리 아래에는 가죽으로 된 치마 같은 것으로 하체를 가리고 있었다.


거리가 있어 확실하지는 못하지만 가죽에는 사람 얼굴이 촘촘히 붙어 있는 것 같았다.


더욱 자세히 보니 오크 대장은 이곳저곳 검버섯이 펴 있고 진드기나 이에 물린 듯 붓고 갈라져 있는데 썩은 오물 속에서 나온 리처드도 역할 정도로 구역질나는 쉰내가 풍겨왔다.


“크르~ 대장님. 새로운 노예들을 끌고 왔습니다. 크르~~”


“크르르르르르~~~ 뭐 얼마나 간다고······. 제일 깊은 곳으로 보내라. 크르~~ 캬아아아악~ 퉤~~”


“크르~ 알겠습니다.”


성인 남자의 머리통만한 콧구멍을 쑤시며 대강 바라보지 않고 침을 뱉는 것으로 리처드와 함께 온 사람들의 운명은 결정되었다.



* * *



오크들이 운영하는 철광산은 산 정상에서부터 타원형으로 굴을 파듯 아래로 파고 들어와 계속해서 땅속으로 파고들며 광석을 채굴하고 있었다.


리처드는 이곳에서 일을 하는데 광맥을 찾으면 정과 망치로 깨트리고 곡괭이와 쇠지레대로 돌을 깨트리는 일을 맡았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면 인간과 오크가 거의 절반 정도로 광산에서 일을 했다.


다만 노예로 일을 하는 오크들은 섬세하고 인내심 있게 일을 하지 못했고 쉽게 흥분하고 난폭하게 변해 감시하는 자들을 자주 곤란하게 했다.


인간들의 경우는 의외로 묵묵히 힘든 일을 감내 하니 오크들은 채굴을 하고 정교한 일을 하는 노예로 부렸다.


어쨌든 리처드는 광산의 가장 아래쪽에서 일을 했는데 매일 같이 초나 등잔에 의지한 작은 불빛 사이로 찾아낸 광석을 두들겼다.


잠은 광산의 중간 정도 되는 곳에 있는 폐갱도에서 잤는데 오크들도 잘 먹여야 일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배급되는 음식은 제법 양이 많았다.


다만 음식은 매일 똑같았는데 제대로 껍질이 도정되지 않은 빵과 걸쭉한 죽 같은 이물질이 많은 맥주, 이것저것 잡다하게 섞은 고기 스프였다.


어쩌다 보면 리처드는 그 맛을 알고 있는 말젖을 발효시켜 만든 술이 나오는데 오크 족의 축제일이라 노예들에게도 제공되는 것이라고 했다.


일을 끝내고 돌아오면 다들 폐갱도에서 고된 노동에 지쳐 잠을 잤다.


오크 노예들도 인간들과 같은 처지로 잠을 자고 양쪽 모두 똑같이 대소변의 경우 그냥 갱도 밖으로 나와 그냥 엉덩이를 보이고 아래로 쏟아냈다.


이렇게 되면 오물은 허공에서 아래로 떨어지며 흩어진다.


그때마다 아래쪽에서 일을 치르거나 움직이는 사람들에게 비처럼 쏟아졌다. 최종적으로 광산 아래쪽에 그냥 쌓인다.


이것은 지하수에 섞여 어딘가로 흘러갔다. 어찌 되었든 이곳에 도착한 이후 리처드의 입술과 혀는 단 하나도 언어라는 것을 사용하지 않았다.


아무 말도 없이 리처드는 묵묵히 감시를 맡은 오크들이 소리치는 대로 움직였다.


종종 발버둥치고 싶어 도망치거나 아니면 감시하는 오크들에게 덤벼드는 사람이 있었다. 그 용기는 가상했지만 하나도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보았던 그 살찐 돼지에게 잡아먹히거나 아니면 감시자 오크가 그 자리에서 고기를 뜯어 씹었다.


아직 삶이 깃들어 있는 육체가 뜯어지고 생명을 담은 와인이 뿜어져 나오면 그 영혼이 떠나기 전 오크들은 모두 달려와 한입씩 베어 물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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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종말의 방패 9화. 16.11.01 1,030 18 9쪽
» 종말의 방패 8화. 16.11.01 1,049 1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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