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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방패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6號戰車Tiger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6.10.25 17:40
최근연재일 :
2016.11.29 23:27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45,371
추천수 :
754
글자수 :
183,127

작성
16.10.29 11:05
조회
1,428
추천
19
글자
8쪽

종말의 방패 4화.

DUMMY

“어? 너는 왜?”


“나도 갈께요.”


“너는 이곳에 있어라! 나와 올리버가 간다. 전에도 말했지만 토마스와 함께 가족을 돌볼 사람이 필요해. 너까지 가면 어머니와 루시는 어찌 한단 말이야?”


존의 엄한 당부에 리처드는 다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슬그머니 곤봉을 내려놓았다.


이번에는 다들 결의에 차 있었고 곳곳에 숨겨 놓은 무기와 함께 갑옷도 꺼내 입었다.


마을 사람들이 소유한 갑옷은 거의가 두꺼운 가죽조끼를 겹쳐 만든 것이다.


다만 마을의 대표는 사슬 갑옷을 착용했는데 사슬 고리 곳곳이 녹슬고 고리가 떨어져 있었다.


자세히 보면 살펴보면 철사로 이곳저곳을 묶어 수리를 했지만 갑옷을 입으니 제법 대표자 같기도 했다.


남은 사람들 모두 블러프로 출발하는 용사들을 걱정하고 계속해서 만류했지만 끝내 떠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리처드도 아버지와 큰형이 몇 겹 가죽조끼를 겹치고 그 위로 가슴부분만 간신히 가죽 끈으로 쇠고리를 엮어 묶은 갑옷을 입고 출발하는 것을 배웅했다.


올리버는 부상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지만 도끼를 허리에 차고 길을 떠나며 거듭 리처드에게 가족들을 부탁했다.


어머니와 루시도 목초지까지 나와 있고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멀리까지 떠나는 용사들을 배웅하고 만류하려 했다.


결국 저 멀리 사라지는 사람들의 뒤를 바라볼 뿐이고 남은 사람들은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마을 사람들은 즉시 누벽을 수리하고 전투 준비를 위해서 투석하기 쉬운 돌을 모으고 곤봉을 준비했다.


아울러 가축을 잡아 그 고기를 훈제해서 여러 곳에 나눠 비축해 두며 마을 안에 닭과 돼지들을 확보했다.


이것과 함께 특히 꾸준하게 깨끗한 물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서둘렀다.


리처드도 싸움을 대비해서 손으로 잡고 휘두르기 편한 곤봉을 준비했는데 그 끝에 4방향으로 못을 박아 놓았다.


어떤 녀석이든 덤벼들면 한방에 내리쳐 박살을 내겠다고 다짐했지만 다음날부터 리처드가 할 일은 매일 같이 물을 길어오고 도망간 염소를 잡아 오는 일이다.


여기에 가축우리의 분뇨를 주기적으로 치워야 했는데 여기에서 나온 오물은 모두 조금씩이지만 마을 아래로 짊어지고 내려와 처리했다.


그런 뒤 마을 아래에서부터 등짐에 담아 들판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최대한 골고루 뿌려댔다.


여름 목초지로 가축들이 떠나면 분뇨를 뿌린 곳을 갈아엎어 귀리를 심는데 신의 축복이 깃들어 몹시 잘 자랐다.


그 귀리는 정말로 이 섬머타운 사람들에게 소중한 식량이 되는데 밀이나 보리보다 귀리죽으로 하루를 채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지금 리처드는 다른 어떤 때 보다 더 열심히 일을 했다.


마을의 가축과 사람들의 배설물을 모아 썩히고 썩은 것은 들판에 최대한 널리 뿌려댔다. 이렇게 열심히 일을 하다보면 블러프로 간 가족들이 무사히 돌아올 것으로 믿었다.



* * *



매일 같이 아침 일찍 일어나 똑같은 일을 하며 지냈다.


제법 시간이 지나 아버지와 큰형을 비롯해 블러프로 간 마을 사람들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무렵 북쪽에서부터 눈에 익은 조랑말 한필이 돌아왔다.


바로 잭 아저씨가 타고 다니던 조랑말로 그 옆에는 천으로 만든 자루 하나가 걸려 있었다.


그 자루에는 생명의 물이 썩어 검게 변해 이 세상에 악취를 내뿜고 있는데 다들 삶의 활기를 잃어버린 듯 한 죽은 얼굴을 한 채로 앞으로 나서지 못했다.


그러다 한 사람이 겨우 용기를 내서 갈증에 시달리는 조랑말 옆으로 다가갔다.


몹시 지쳐 있고 흥분하고 있는 조랑말을 다독인 후 그 자루를 열어 구역질나는 냄새가 올라오는 것을 꺼내 들었다.


끈적한 것이 겉에 잔뜩 묻어 있고 예전에는 뼈와 물을 담던 살아 있는 가죽이었지만 이제는 녹아 늘어진 것 같은 것은 꺼냈다.


눈두덩이와 입술이 몇 배는 부풀어 있고 얼굴도 온통 시커멓게 멍이 든 듯 검푸르게 변해 있었지만 잭 아저씨가 맞았다.


“······.”


“······.”

모두들 삶과 세월이 깃든 얼굴 위로 눈에서 내리는 비를 뿌렸지만 아무도 소리를 내지 못했다.


리처드도 무엇인가 죽는 것을 처음 본 것은 아니었고 스스로도 가축을 잡고 그 생명의 뜨거움을 손끝에서 느껴 보았다.


그렇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존과 이런저런 심각한 대화를 나누던 잭이 저렇게 흉측하게 변해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리처드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마을에서부터 비상을 알리는 나무통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텅! 텅! 텅! 텅!-


“어? 저건?”


“······오는군.”


모두들 놀라 바라보니 블러프 쪽에서 한 무리의 검은 뱀이 이쪽으로 내려오는 것이 보였다.


본능적으로 위험이 다가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 모두 잭의 유해와 함께 조랑말을 끌고 최대한 가축들을 몰아 마을로 올라갔다.


리처드도 가축들을 몰고 있는 토마스와 함께 마을로 들어섰다. 아직 들판에 많은 가축들이 남아 있지만 다들 포기하고 그냥 마을로 올라왔다.


만일을 대비해서 가축의 절반은 이미 여름 목초지로 이동시켰으니 그나마 그 정도만 건져도 다행이라 여겼다.


마을로 올라온 사람들은 누각과 방어벽에 기대 미리 준비해 놓은 무기들을 꺼내들었다.


오래지 않아 마을 아래쪽에 도착한 군사들은 약 1백 명 정도로 다들 사람보다 깃발이 더 많을 정도로 주둔지에 온통 색색의 기를 꼽아 놓았다.


리처드도 쇠못을 박은 곤봉을 가져왔고 어머니도 루시도 긴 장대 끝에 낫 같은 것을 묶어 만든 창을 가지고 방어벽에 기대섰다.


누각에 오른 사람들은 가죽 돌팔매를 가지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은 장대 끝에 가죽 돌팔매를 묶어 돌을 날릴 준비를 했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목축을 하며 늑대를 쫓거나 아니면 새, 도끼 같은 것을 사냥하기 위해 돌팔매를 잘 다뤘다.


리처드도 게으름과 친구를 하고 있는 녀석이기는 해도 이곳에 사는 사람이니 제법 돌팔매를 다룰 줄 알았다.


지금 마을 아래에 자리 잡은 군대는 대열을 갖추며 군막부터 세웠다.


짐을 끌고 온 조랑말과 기사와 기병들이 타고 온 군마들이 서로 누가 더 소리를 잘 지르는지 외치고 있는 사이 몇 몇이 들판에 흩어진 가축들을 모아들였다.


리처드는 저들이 아무런 대비 없이 움직일 때 어째서 치고 나가지 않는지 궁금했다.


“토마스 형! 왜 나가 싸우지 않는 거야?”


“모르냐? 이쪽이 지금 수적으로 우세해도 저놈들은 여기보다 더 장비도 좋고 훈련도 잘 되어 있어. 자세히 봐! 다들 갑옷을 입고 있고 또 저기와 저쪽을 봐. 저기 말이지. 석궁도 벌려 세워 놓고 있고 그 사이로 활을 쏠 준비도 하고 있어. 달려가다 1/3은 쓰러질꺼야. 그리고 저들의 창과 방패에 부딪쳐 1/3이 무너질 것이고 나머지는······. 그냥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있어. 손에 들고 있는 것을 더욱 단단히 쥐고 말이야.”


“어? 어······.”


리처드가 더욱 강하게 곤봉을 쥐고 있으니 천천히 느리지만 정확하게 움직이고 있는 적들은 군막을 세우고 나름 군영도 구축했다.


그 모든 일이 끝나자 햇볕을 가리는 목적의 천막이 나왔고 그 앞으로 하얀 식탁보가 얹어진 탁자와 의자가 놓였다.


‘뭐하는 거지?’


평생 귀족이라는 것을 본 적은 없지만 전쟁터에서도 저런 식으로 먹고 마신다는 것을 들어 알고 있는 리처드지만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차림 좋은 귀족 셋이 앉았는데 옆에서 열심히 요리사가 조리를 하고 있고 그 앞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병사들도 자리를 펴고 앉아 각자 준비해 온 식량으로 음식을 해 먹거나 아니면 잡아온 가축을 도살해 고기를 구워 먹었다.


마을 사람들도 저들이 식사를 시작하니 미리 잡아 훈제 해 놓은 고기를 넣은 보리와 귀리죽을 나눠 먹었다.


리처드도 고기를 넣은 죽을 먹었는데 소금을 너무 적게 넣어서 그런지 몰라도 그다지 맛은 없었다.


몇 몇 사람은 짐승의 피를 섞어 끓인 것을 먹었는데 씹는 맛이 별로이기는 해도 먹을 만했다.




(다음에 계속...)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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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84 마왕야사비
    작성일
    16.11.16 10:24
    No. 1

    재밌긴한데요..타이거님 소설은 중세시대 묘사를 너무 잔혹? 잔인하고 암울하게 쓰시네요.실제로 지구역사에서 그랬다고해도 판타지소설인데....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38 술마루
    작성일
    18.07.01 14:30
    No. 2

    윗분말에 격하게 공감. 환상문학인 판타지 소설보는 이유가 마음에 힐링 하기위함인데 잔혹하고 어두운 내용은 보기 싫어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7 당디기방
    작성일
    21.03.12 16:58
    No. 3

    잔혹하면 잔혹한대로 좋은거도 있는듯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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