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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방패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6號戰車Tiger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6.10.25 17:40
최근연재일 :
2016.11.29 23:27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45,365
추천수 :
754
글자수 :
183,127

작성
16.10.29 11:05
조회
1,316
추천
22
글자
10쪽

종말의 방패 5화.

DUMMY

양쪽 모두 든든히 배를 채우고 나니 이제는 싸울 때가 되었다.


어차피 아직 정오가 조금 지났으니 한바탕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잠시 뒤 요란한 색의 천을 덧대어 만든 의복을 착용한 한 사람이 앞으로 나왔다.


타고 있던 말도 여러 가지 붉은 색 술이 달린 장식을 많이 달고 있는데 무슨 사람인지 알지 못했다.


여전히 식탁에 앉은 귀족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이 상황을 즐기는 듯 웃고 있었다.


잠시 뒤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큼직한 구리 나팔을 가진 사람 셋이 나왔고 길게 나팔을 불었다.


그 나팔 소리가 끝나고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은 마을 앞으로 바짝 나와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섬머타운의 주민들이어. 나는 블러프에서 콕스 가문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이곳에는 콕스 가문의 기사 알프레드 콕스(Alfred Cox) 경이 이곳에 있다. 알프레드 콕스 경을 대신해 그대들에게 고한다. 블러프로 온 폭도들 모두 이곳 사람들의 의사와는 상관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대들에게 아직 선량함이 남아 있음을 알고 있으니 내일 날이 밝을 때까지 시간을 주겠다. 항복해라. 항복을 한다면 관대한 처분을 약속하겠다. 또한 항복한다면 이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곧 바로 군사들 사이에서 넝마가 된 사람들을 끌어냈는데 거리가 있지만 다들 섬머타운의 이웃과 형제, 가족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모두 해서 11명이었는데 도시로 출발한 30명 중에서 1/3만 남은 것이다.


“내일 날이 밝을 때까지다. 모두 올바른 판단을 할 것으로 믿는다.”


귀족의 목소리는 다시 자신들의 군사들 사이로 돌아갔다.


부상을 입은 포로들은 제대로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였는데 오랜 시간 같은 마을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모습이 조금 변했어도 그들 하나하나가 누구인지 알아차렸다.


“아!!!”


“······.”


“구해야해! 구해야 해!!”


“가만히 있어! 지금 내려가면 다 죽어! 다 죽는다고!!”


리처드는 아버지 존과 큰형 올리버가 저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서둘러 내려가고 싶었지만 다들 이 상태로 내려가면 모두 죽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사람들은 곧 논쟁을 벌였는데 결국 항복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어째서 항복하지 않는 거야? 어째서?? 그럼 아버지하고 형, 그리고 저기 다른 사람들을 구할 수 있어!”


“리처드······. 귀족들은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약속을 지키지 않아. 우리가 항복한다고 해도 그 자리에서 본보기로 아버지와 올리버 형을 비롯해서 저 11명을 모두 죽일 꺼야. 그리고 남은 우리도 모두 죽이려 들 것이고 말이지.”


“귀족들이 약속을 안 지켜? 그렇다고 다들 죽게 둘꺼야? 다들??”


“그럼 다 죽을 꺼야? 어차피 다 죽을 꺼야. 언제 귀족 놈들이 약속지키는 것 봤어? 일단 남은 사람들이라도 살아야지. 이 마을은 언덕 위에 있어서 저놈들이 쉽게 공격이 불가능해. 남은 사람들이라도 살아야지.”


토마스를 비롯해서 11명의 살아남은 사람들의 가족들 모두 어떻게 해서든 구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모두들 귀족이라는 족속들이 자신의 약속을 어기는 것을 손바닥 뒤집기보다 쉽게 한다.


그리고 지금 상태에서 그냥 항복하면 어찌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


“일단 저들이 먼저 지쳐 협상을 제의하도록 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가진 것을 모두 빼앗기고 더 높은 세금에 끝장나 버릴꺼야!”


“그 사이 아버지와 모두를 죽게 할꺼야? 그냥 보고만 있을 생각이냐고?”


“모두의 희생을 헛되이 할 생각이야?”


모두들 어차피 블러프로 출발한 30명 모두 죽은 것이라며 남은 사람들이라도 살아야 한다고 외쳤다.


마을사람들의 기세에 리처드는 꼼짝도 하지 못하고 움츠려 들었다. 몇 사람이 리처드를 비롯해 포로가 된 사람들의 가족들을 위로했다.


“우리가 나가면 다 죽게 되는 거야! 몰라? 처음에 청원하러 갔다가 다섯 명이 참수되었어. 이제는 저렇게 1백 명의 군사들을 끌고 왔단 말이야! 항복하든 항복하지 않든 우리를 다 죽일 속셈이라고, 죽음이 코앞에 있어!”


“싸워서 이곳을 지켜야 해! 저 사람들 모두 우리가 지금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싸운 거야! 그런데 지금 항복한다면 전보다 더 최악이 된단 말이야! 최선을 위해 싸웠고 그 목숨을 기꺼이 내던졌는데 결국 최악이 된다고!!”


모두들 지금 항복한다면 11명을 구할 수 있지만 다들 제대로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넝마가 되어 있다. 저렇게 다들 희생하고 세 번이나 블러프를 찾아간 것 모두가 지금보다 나은 삶을 위한 것이다.


‘지금 보다 나은 삶······.’


리처드는 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 현재보다 나은 삶을 위해 애쓰고 있는데 최악의 결과로 빠져들 수는 없다고 여겼다. 그렇지만 지금 저 앞에 아버지 존이 있고 큰형 올리버를 비롯해 같은 마을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


남은 사람들 모두 항복을 하려 하거나 아니면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돌발 행동을 할 것을 대비해서 감시를 했다.


모두들 자포자기하고 시름을 잊어버리기 위해서 술을 마시면서 눈물을 흘리고 돌을 들어 바닥을 치고 벽을 치며 안타까워했다.



* * *



어느덧 이 세상에 모두 공평하게 어둠의 담요가 깊게 내려앉았다. 부자든 가난하든 남자든 여자든,


좋은 잠자리든 불편하고 좁은 곳이든 잠의 요정이 사람들의 눈꺼풀 위에 올라앉았다.


괴로움과 함께 하든 절망과 친구가 되어 있든 모두들 잠을 이기지 못했다.


리처드도 산 아래에 있을 존과 올리버를 생각하며 누벽에 기대 움츠려 있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한참을 움츠리며 잠들어 있을 때 갑자기 마을 동쪽에서부터 요란하게 개 짖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응? 개가 짖는다???”


“······개들이 짖어대고 있네.”


목양견들이 짖어대고 터줏대감인 늙은 개들이 불안한 듯 울고 있었다.


마을 안에 있던 사람들 모두 불길함을 깨닫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들 창과 곤봉, 도끼 같은 것들을 조용히 손에 들었다.


진작 개 짖는 소리에 깨어난 리처드도 옆에 놓아둔 쇠못 박힌 곤봉을 움켜잡았다.


마을 뒤쪽에서부터 나이든 어른들이 누벽 곳곳에 흩뿌려 놓은 잔가지가 부러지는 소리가 밤이라서 크고 요란하게 연달아 들리자 모두들 일어섰다.


“기습이다.”


“기습이야! 이놈들이 뒤로 돌아갔네??”


“빌어먹을 아침까지 기다린다더니 역시나 협상할 생각도 없었어!!”


리처드도 곤봉을 들고 일어났는데 개들이 겁에 질려 마구 짖어대는 소리와 잠에서 깨어난 거위들이 엄청나게 시끄럽게 울어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잠시 혼란스러운 리처드에게 마을 뒤쪽에서 낯선 고함소리가 들렸다.


“우아아아아! 다 죽여라!!”


“다 죽여라! 모두 죽여!!”


“모두 일어나라! 저놈들을 죽여라!”


“저놈들을 죽여!!”


저들 모두 고함을 지르며 뛰어 들어오는데 마치 오크들이 괴성을 지르며 일제히 덤벼드는 것 같았다.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서 갑옷을 입지 않고 있던 적들은 용감하게 달려나간 마을 사람들과 부딪쳤다.


리처드도 곤봉을 들어 적과 싸우려 했지만 앞선 사람들이 많아서 그냥 뒤만 맴돌았다.


다들 산을 타고 내려온 10명의 적들과 함께 맞서 싸우느라 정신이 없을 때 산 아래쪽에 묶어 거위와 개들이 불안한 듯 크게 울어댔다.


“산 아래에서도 누가 온다?”


“산 아래에서도 적이다!!”


“젠장! 협공이다! 협공이야!!”


몇 사람이 산 아래쪽에서부터 적이 올라왔음을 알아차리고 즉시 대비하려 했다.


리처드도 곤봉을 들고 돌아섰지만 산 아래쪽에서부터 요란한 소리를 내며 올라오는 적들을 보며 그 자리에서 경악했다.


“저놈들을 막아야 해! 저놈들을!!!”


“어서 막아! 어서!!”


사람들 모두 양쪽으로 나뉘어 막아서려 했지만 어느새 콕스 가문의 군사들은 방어벽 코앞에 이르렀다.


여러 사람들이 창과 곤봉을 들고 맞섰지만 군사들은 그 저지를 뚫고 금방 칼과 도끼를 들고 누벽을 올라왔다.


“저놈들을 막아라!”


“저놈들을 막아!!”


리처드도 곤봉을 들고 달려 나갔지만 이미 누벽을 뛰어 넘어온 군사들은 도끼와 검을 휘두르며 닥치는 대로 찍어 버렸다.


마을 사람들도 지지 않고 도끼와 창으로 맞서 처음에는 어느 정도 비슷하게 부딪쳤다.


양쪽 모두 자연스럽게 대열을 갖춰 맞서 싸웠는데 마을 사람들은 매우 조직적으로 맞서 싸우는 군사들을 당해내지 못했다. 닥치는 대로 찔리고 쓰러졌는데 리처드도 곤봉을 들고 어떻게 맞서 보려 했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이리저리 밀리다가 제대로 곤봉을 사용하지 못했다.


이 사이 여러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강철과 피의 소용돌이 속에서 쓰러졌다.


뼈와 살을 감싸는 가죽이 찢어지며 물이 줄줄 터져 나왔다. 사람들이 온갖 소리를 질러대며 삶과 작별을 고했다.


리처드도 고함을 질러대며 자신이 손에 든 곤봉을 휘두르고 싶었다.


하지만 여전히 좁은 곳에서 워낙 많은 사람들이 뒤엉키다가 보니 이리저리 쓰러지고 부딪치는 사람들 때문에 제대로 한번 무기를 휘두르지 못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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