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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길동 님의 서재입니다.

죽은 줄 알았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최고길동
작품등록일 :
2023.06.1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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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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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16,378

작성
24.02.02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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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하는 날 (4)

DUMMY

148화


“아이, 씨발! 존나 게으른 본체 새끼가 우리더러 벨라스터부터 어네스퍼드까지 다 조지래!”

“하아, 좆같네... 내가 어쩌다가 그런 새끼 복제품으로 태어나서...”

“더 이상 레벨 업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거지. 본체 지가 직접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거잖아. 병신 같은 개돼지 새끼들... 확 다 도망가 버리지. 어차피 지키고 있던 놈들도 죄다 정줄을 놨더만. 명색이 괴물이라는 것들이 겁은 더럽게 많아 가지고.”

“재생이랑 기력 빨아먹는 거야 지금 레벨로도 충분하다 쳐도, 은신 남았잖아. 유산소 한다 생각하고 어네스퍼드는 지가 돌라고 하지.”

“야, 은신이야 왕성에 가서 주거지 한 바퀴만 돌아도 백 레벨 그냥 찍겠다. 어차피 집 앞에서 한 달 정도 놀고, 그다음에는 바로 왕성으로 갈 거 아냐?”

“뭐 그러겠지.”

“그 전에 그 사생아 새끼부터 죽일걸.”

“근데 그 새끼는 무슨 깡다구로 영감들한테 킬러를 보냈대? 설마 본체랑 붙어먹고 있는 것도 몰랐나?”

“아닐걸. 영감들 다 죽이고, 본체한테 직거래하자고 치근덕대려고 그런 거 같은데.”

“그 새끼는... 본체 성격을 모르나? 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고추를 잘라서 콧구녕에 박아 버릴 놈인데.”

“겪어 봐야 제대로 알지, 이 병신 같은 연놈들처럼.”


복제 인간 일이삼사가 마차 옆에서 열심히 수다를 떠는 동안, 복제 인간 오 호는 채찍질 삼매경에 빠져 입도 벙긋 안 하고 있는 중이다.


“야, 작작 해! 뒈지겠어! 그리고 채찍 좀 조심해서 휘둘러! 그러다가 걔 고추에 맞겠어!”

“아오, 그러니까. 불안해서 못 보겠다. 저러다 한 놈 불알 터지면... 진짜 난리 난다. 본체가 눈깔이 돌아갈 텐데.”

“말하지 마, 이 새끼야! 상상했잖아!”

“야, 저 새끼 채찍 뺏어! 상상했더니 쫄려서 도저히 안 되겠다!”


채찍을 뺏긴 오 호가 일이삼사에게 짜증을 풀풀 냈지만, 아무도 듣는 시늉을 해 주지 않았다.


“채찍 줘! 뭐 터질 게 걱정되면, 달린 거 없는 암컷을 때리면 되잖아! 말로 하면 되는 걸, 왜 채찍까지 뺏어 가고 지랄이야?”

“......”

“야, 너희들! 사람이 말을 하면, 들은 척이라도 해 줘!”

“너, 사람 아냐. 클론이야.”


그 순간 눈에 이채를 띤 일 호가 복제 인간들의 주둥이질을 저지했다.


“야, 조용히들 해 봐. 저기 뭐 온다.”

“뭐지? 공격인가? 아직 저럴 놈이 남아 있었어?”

“그러게. 누굴까, 저 용맹한 새끼들은?”


잠시 후 수백 명의 용맹한 무리가 마차 앞에 당도하였다.

그들 중 비교적 화려한 축에 속하는 놈이 말에서 내려 체험 마차 앞으로 다가왔다.


여정의 중간쯤부터 득도한 고승의 숙엄함을 풍겨 대던 마부는 느릿느릿 일어서서, 허리를 두드리며 길가의 바위에 걸터앉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될 가련한 중생들의 명복을 미리 빌며, 깨달음을 얻은, 마부는 인간의 삶과 부귀영화라는 것이 얼마나 덧없고 부질없는 것인지를 낮게 되뇌었다.


마부의 머릿속에선 이미 죽은 신사가 복제 인간들 앞에 당당히 섰다.

한 명이어도 소름 끼치는 로저가 무려 다섯씩이나 눈앞에 있으니, 각오를 단단히 한 중년 신사도 쉽게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무리의 선두에서 그 꼴을 보고 있던 젊은이가 인상을 잔뜩 구기더니 말에서 내리려 하였다.

화들짝 놀란 좌우의 늙은이들이 청년의 팔을 붙잡고 제지하려 하였으나, 오만한 청년은 노인네들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는 무리의 앞으로 걸어 나왔다.


일행의 대표로 나와 있던 중년의 신사가 기겁을 하며 청년에게 돌아가라고 연신 손짓을 하였지만, 오만불손한 청년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안하무인의 젊은이가 코웃음을 치며 중년의 사내에게, 네놈이나 물러서라는 듯, 턱짓을 하였다.

체념한 신사가 한숨을 쉬며 청년의 등 뒤로 한 발짝 물러서고 말았다.


“누가 로저냐?”


일 호가 청년을 알아보고 반갑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꾸했다.


“대답하기 쉽게 좀 물어 봐 줘.”

“너희 로저가 아니구나. 로저는 지금 어디에 있냐?”

“집에.”

“어느 집? 페어먼트에 있는 제 놈의 성을 말하는 거냐? 아니면 콘체스터에 있는 그놈 애비의. 아, 그놈 애비는 뒈졌지. 둘 다 그놈의 집이 맞긴 하네.”

“콘체스터 성에 있어.”

“이 새끼 말하는 거 보소. 본체 새끼를 보는 거 같네.”

“이 새끼가 걔잖아. 무력은 허접하지만, 인성은 우리 본체랑 호각을 다툰다는 그 이름도 찬란한 나이절 펀트니잖아.”

“세상은 넓고 미친 새끼는 많다더니. 이런 좆같은 새끼가 곳곳에 널려 있네.”

“원래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렇지 뭐.”


복제 인간들의 만담을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 주던 벨라스터의 젊은 백작이, 가장 말이 잘 통할 것 같은, 일 호에게 질문을 건넸다.


“놈이랑 할 말이 있는데, 내가 귀찮게 콘체스터까지 가야 하냐? 아니면 네가 대신 내 뜻을 놈에게 전할 테냐?”

“지금 나한테 해. 본체도 듣고 있어. 한창 노느라 바쁘니까, 안부 인사는 생략하고 본론만 얘기하래.”

“편하게 사는구나. 그런데... 놀아?”

“아, 그 새끼 지금 로더릭의 허벅지 위에 앉아서 유령 흉내 내고 있어. 원체 적잖이 미친 새끼잖아.”

“허벅지 위에... 왜 하필 그곳에? 그런데 로더릭? 로더릭 윌러벌? 제 어미를 죽인 놈? 희한한 방법으로 복수를 하는구나. 미친놈이라서 그런가?”

“최근에 사람 머리에다 장난질 치는 능력을 강탈했거든. 신이 난 그 미친놈이 제 집에 숨어 들어가서, 원수 놈들 상대로 원귀 흉내를 내면서 지랄 중이야. 내 본체지만 정말 어디 내놓기가 부끄러워.”

“아... 워스터 백작의 딸년을 기어코 죽였구나.”

“어, 그런데 할 말이 뭐야? 아, 잠깐! 야, 천천히 해라. 본체 새끼 놀이가 끝난 거 같다. 로더릭 이 병신 새끼가 바지에 똥 쌌네.”

“......”

“본체 새끼... 크흐흑... 토하려고 한다... 푸흡... 진짜 미치겠다, 웃겨서...”

“너희 정말 재미있게 사는구나.”

“응, 그런데 싸우자고 온 건 아니지?”

“내가 그 정도로 미쳤냐? 너희가 들쑤실 만한 곳에 사는 놈들을 모조리 다 챙겨 왔으니 가져가라. 그리고 제발 조용히 지나가라. 놈들의 토지를 제외한 모든 재산에다, 내 보상금까지 넉넉히 보탰으니 그걸로 만족하고, 더 달라고 하지 마라. 너희도 알다시피 우리 돈 없다.”

“보상금? 네가?”

“어찌 되었든 아랫것들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한 내 책임도 있지 않느냐. 거기다 춘부장과 자당의 장례도 치러야 할 것이고, 위로금 조로 조금 더 넣었다.”

“너... 경우가 바른 놈이구나. 그런 놈이 어쩌다가 말본새가...”

“무슨 소리야! 우리 본체도 멀쩡한 척할 때는 엄청 멀쩡해 보여. 원래 미친 새끼들 종특이야. 속지 마!”

“아, 그렇구나. 뭐 어쨌든 네 뜻은 받아들일게. 본체가 너 마음에 든대. 막냇동생에게 널 항상 주시하라고 할 거래. 네가 조금만 낌새가 이상해 보여도, 지체 없이 죽여 버리라고 할 거라는데.”

“그러지 마라. 너희 집구석이 어떤 식으로 앙갚음하는지 아주 잘 봤다. 등에 칼을 박아도 그쪽 집구석 종자들의 등은 내가 알아서 잘 피할 테니, 내가 뭘 하든 제발 신경 쓰지 마라. 그 협박은 잘 새겨듣고, 절대 잊지 않을 걸 약속하마.”

“응, 그 마음 절대 변치 마.”

“그런데... 아까부터 너무 궁금해서 묻는 건데... 쟤들은... 도대체 뭐냐?”


나이절 펀트니의 시선이 향한 곳에서는 세 사내가, 코뚜레에 굴레와 멍에까지, 풀 착장을 갖춘 채로 근면 성실함을 뽐내고 있는 중이다.

알몸의 세 중년 사내는 양팔이 없는 대신, 고삐의 끝에 수레를 한 대씩 매달고 있어 한층 더 행인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아, 패트릭 게이스와 윌리엄 피체릭 그리고 제임스 틸리얼이야. 북부의 지체 높은 신사분들이지. 수레를 끌 짐승이 필요해서 요긴하게 사용 중이야.”

“아아... 거버스의 졸개들까지 알뜰하게 다 털었나 보구나. 일족을 몰살시키고, 돈 될 만한 건 다 챙긴 다음... 심지어 그걸 직접 끌도록 하다니... 내가 오늘 개안을 하는구나. 많이 배웠다고 전해 줘라.”

“본체가 칭찬 감사하다고 전해 달래.”

“하아, 이 새끼나 본체 새끼나... 미친 새끼들의 사고의 흐름이란...”

“야, 근데 네 졸개들이 네 그 결정을 순순히 받아들였어? 저항 한번 안 해 보고 동료들을 넘기자는데, 그걸 찬성해? 심지어 존 펀트니 저 물건은 네 종형이잖아.”

“저항? 푸흡... 사촌? 웃기고 있네. 너희와 너희의 본체 놈이 저 흉악한 마차를 끌고 다니면서 저지른 짓거리들을 떠올려 보아라. 로저에게 저놈들을 넘기자는 말을 내가 먼저 꺼낸 줄 아느냐? 아랫것들이 애걸을 해 대서, 못 이기는 척 넘겨주고 있는 거다. 크흑... 손 안 대고 코 풀었지... 키킥... 아! 웃으면 안 되는데...”

“가주, 제발 진정하시오... 휘하의 영주들이 다 듣겠소...”


애초에 대표로 나섰던 당숙의 낮게 깔린 꾸지람에, 가까스로 진정을 하는 젊은 백작이었다.


작가의말


 조금 늦었네요.

 그래도 자기 전에 다 써서 다행입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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