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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ksalking 님의 서재입니다.

와일드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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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ksalking
작품등록일 :
2017.02.28 23:39
최근연재일 :
2017.03.15 00:28
연재수 :
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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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69
추천수 :
395
글자수 :
82,205

작성
17.03.09 18:00
조회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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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글자
11쪽

3화 내륙 정찰 및 수색

DUMMY

“그렇기는 해요. 쩝.”

“그나저나 움직이자. 슬슬 해지기 전에 마무리해야지.”

“승찬이하고 김명수 그 녀석들은 또 사냥 나갔죠?”

“그래. 이런 일에는 어울리는 이들이 아니니까.”

“후! 또 그 녀석들만 굴린다고 수지에게 한소리 하게 생겼네.”

“어쩔 수 없지. 그 둘에게 기댈 수밖에 없잖아. 그렇다고 아무나 보냈다가 무시무시한 것들에게 걸리면 생목숨 날리는 꼴이지. 지금은 힘들어도 그 둘에게 맡길 수밖에 없어. 강한 아이들이 성장할 때까지는 말이야. 제길! 내가 지금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쳇!”


자신이 한 말임에도 결국 불만 어린 표정이 되어버린 조대석이 혀를 끌끌 찾다. 그도 자신이 한 말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잘 알고 있는 탓이었다.


“우린 우리 일이나 하자.”

“예!”

“뭣들 해 그만들 쉬고 움직여! 놀러 온 줄 알아! 이 자식들아! 어서 엉덩이 들지 못해!”

“어이쿠! 또 시작이다.”

“네네! 움직입니다. 움직여!”

“뭐야? 이것들이 지금 웃어? 웃음이 나와? 이곳은 내륙이야! 내륙 잘못하다간 훅! 간다고 이것들아. 우리처럼 몸을 때우는 놈들에게는 가장 위험한 곳이야. 정신 차리고 방어벽 철저하게 정비해!”

우르릉! 텅텅!

루르릉!


그 순간 조대석의 외침을 방해하며 커다란 불도저가 모습을 드러내며 땅 위의 엉겨 붙은 나무와 돌무더기를 모조리 밀고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 탓에 조대석의 외침이 한순간에 묻혔다. 주변에서 바라보던 이들이 배를 잡고 웃어댔고 때마침 불도저를 몰고 온 안창길이 엄지를 척 들어 보였다.


그런 안창길을 향해 조대석이 뭐라고 소리쳤지만, 불도저의 웅장한 울림이 더욱 크게 울리며 움직였다. 그런 비슷한 작업이 여기저기서 벌어졌다.


십여 대의 불도저가 구로 대학병원 주변을 모조리 밀어내고 나자 대기하고 있던 사내들이 미처 불도저가 처리 못 한 부분을 마무리했고 이어 포크 레인이 일제히 움직였다.


콰드득!


포크레인은 바닥에 표시된 선을 따라 빠르게 땅을 파냈다. 모두가 능숙한 움직임으로 땅을 파내고 나자 방어벽의 기초가 될 강철 H빔이 바닥에 차례로 박혔다.


그다음으로 시멘트와 모레 그리고 부서진 콘크리트 조각이 함께 뒤섞인 일명 불량 공구리가 부어져 바닥에 박힌 H빔을 고정했다.


“어이! 강 조장 튼튼하겠지?”

“뭐 새삼스럽게 사실 세상이 망하기 전에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했어요. 그래도 탈 난 곳은 없었으니 안전할 겁니다. 아니 오히려 그때보다 나으려나? 그때 온갖 쓰레기들을 다 넣어서 공구리 쳤으니까....”

“뭐? 죽고 싶냐?”


조대석의 말에 강 조장이라 불린 사내가 어색한 표정을 떠올렸다. 그렇다고 기분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조대석이 죽고 싶냐고 한 말은 바로 몬스터의 습격으로 죽고 싶냐는 말이었다.


“설마 죽고 싶겠습니까? 충분히 제값을 할 겁니다. 무시무시한 최상급 놈들만 아니라면 말입니다. 설마 최상급의 괴물에게서도 버텨 내기를 바라시는 것은 아니겠죠? 그건 무슨 짓을 해도 불가능합니다.”


잠시 우울한 표정이 되어버린 강 조장의 표정에 조대석이 뜨끔한 표정이 되어 고개를 휙 돌리고는 다른 곳을 향했다.


“거기 뭐하나? 어서 마무리 못 해? 다음 사람들이 기다리잖아. 작업 서둘러. 저녁 먹기 싫어!”


서둘러 악을 쓰며 멀어지는 조대석의 모습에 강신조의 얼굴에 마른 웃음이 새어 나왔다.


“하여간 성질하고는 악역이 그리 좋은가.”


조대석이 저러는 이유를 강신조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잠시 그렇게 멀어지는 조대석을 응시하던 강신조가 천천히 타설을 마치고 마무리를 하는 곳을 새삼 살피기 시작했다.


“철근이라도 넣으면 훨씬 강해질 텐데...”


강신조가 타설이 마무리되어가는 현장을 둘러보는 동안 사냥을 위해 구로 대학병원에서 애경 백화점이 있는 지역까지 진출한 승찬과 김명수가 조심스레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저놈이 이곳의 왕인가 본데요?”


승찬의 말에 김명수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거대한 놈이 모습을 당당히 드러낸 채 주변을 활보하고 있었다.


쿵쿵!

씨이익!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땅이 울렸고 씩씩거리며 숨을 몰아쉬는 소리가 폭풍우가 부는 날의 바람 소리처럼 들렸고 길고 검은 털이 이리저리 바람에 흩날렸다.


무려 15m는 훌쩍 넘어가는 키에 무게는 어림잡아도 수십 톤을 넘길 것 같은 괴물은 바로 초 거대화된 흑염소였다.


“상당히 강해 보이죠?”

“저 뿔 봐라. 저거에 받히면 살 수 있을 것 같냐? 아주 박살을 내놓을 거다. 저기 안 보이냐?”


승찬의 말에 김명수가 짜증이 난 듯 얼굴을 찌푸리고는 손을 들어 한쪽을 가리켰다.


애경 백화점의 건물이 있는 곳이었다. 애경 백화점은 한쪽 귀퉁이가 무너져 내린 상태였다.


무너진 공간에는 고양이와의 육식 몬스터가 피떡이 되어 뼈가 박살 나고 내장이 터져 나온 끔찍한 모습으로 처박혀 있었다.


한눈에 보아도 왜 그런 모습이 되었는지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더불어 그 몬스터의 신체 일부가 사라진 상태였다.

그것은 거대화한 흑염소가 사체의 일부를 먹어치웠다는 의미였다.


“저거 잡아야겠지요?”

김명수가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없나?’


짧은 고민이 스쳐 갔다. 초식이고 겁이 많은 놈이라면 크다 해도 테이머들을 동원해 길들이고 공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놈은 잡식 종이었고 이미 고기에 맛을 제대로 들인 놈이었다.


그것은 놈의 전신에 난 상처의 흔적을 보아도 충분히 유추가 가능한 일이었다.


놈은 재난이 벌어진 오 년 전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놈이었다. 그런 놈이 초식동물이라고 약하리라 생각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멍청하기 그지없는 생각이었다.


또한, 염소라는 동물이 애초에 성격이 고분고분 한 놈도 아니었다. 작은 크기일 때도 자신보다 약하다고 생각하면 서슴없이 뿔을 앞세우고 인간을 향해 돌진하는 것이 염소였다.


더군다나 이미 육식 몬스터를 오히려 사냥해 먹이로 삼을 정도라면 인간에게는 더없이 큰 위협 거리였다.


‘잡아야겠군.’


잡아야 했다. 놈은 이제 구로 대학병원에 새롭게 건설되기 시작한 안전 셀터에 중대한 위협이 되는 놈이었다. 그렇기에 놈을 빠르게 처리해야 했다.


‘더불어 대량의 고기도 덤으로 얻겠군.’


이제는 사냥이 아니면 고기를 얻을 방법이 없는 세상이었다.


“흠! 나쁘지 않아. 흑염소는 몸에도 좋지. 저거 잡으면 안면도와 각 섬의 사람들이 몇 달은 몬스터 사냥 안 해도 되겠다.”


김명수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승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잡기로 하죠. 그전에....”

“저것들과 싸움을 붙이자.”


승찬이 슬쩍 말을 끄는 사이 고개를 돌린 김명수가 거대 고양잇과 짐승의 몸에서 흘러나온 진한 피 내음에 이끌려 다가와 숨어 있는 또 다른 육식 동물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슬쩍! 건드리면 대번에 싸우겠죠?”

“그렇지. 저놈이 알아채는 순간 싸우겠지.”

쉭!

우직!


말이 끝나기 무섭게 승찬의 손에 가볍게 움직였다. 파란 기운이 허공을 격하고 날아가 나뭇가지를 꺾어버렸다.


씩씩거리는 검은 왕의 숨소리만 가득하던 공간에 이질적인 소리가 생겨났다. 그 순간 모든 것이 숨을 죽였고 검은 왕의 고개를 소리가 난 곳을 향해 천천히 돌아갔다.


놈의 입에서 우물거리며 씹히던 물체에서 떨어진 핏물이 뚝뚝 떨어져 검은 털을 타고 바닥을 적시기 시작했다.


까드득! 뜨드득!


사라진 사체의 일부가 그 입안에서 뼈째로 씹히고 있었다.


푸우! 푸우!


거친 콧김이 풀풀 솟아났고 우드득 거리며 뼈째로 씹어대던 왕이 이내 그 움직임을 멈췄다. 거대한 왕의 눈이 정확히 부러진 가지를 향했고 이내 그 눈동자가 그 너머 숲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푸우우우!


거친 콧김이 거세게 밀려 나온 것은 그 순간이었다. 동시에 숲에서 기회를 노리던 고양잇과 몬스터들이 일제히 튀어나왔다.


캬우우웅!

메에에에에에!


무려 세 마리나 되는 고양이 무리였다. 5m를 훌쩍 넘어가는 거대한 체구를 가진 놈들이 숲에서 튀어나와 가볍게 허공으로 뛰어오른 그 순간 거대한 흑염소의 얼굴에 분노가 어렸고 귀청을 찢은 엄청난 울음이 터져 나왔다.


허공으로 솟아오른 놈들이 무서운 속도로 흑염소의 약점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선공을 놓쳤군.’


승찬의 눈을 빛냈다. 역시나 육식 맹수답게 고양잇과의 몬스터들이 일제히 공격에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엇!”


하지만 그런 생각을 무색하게 하는 상황이 뒤이어 벌어졌다. 머리 위쪽과 좌우를 모조리 선점한 채 날아드는 고양잇과 몬스터의 공격에 분노를 토한 거대 흑염소가 가볍게 발을 굴러 앞쪽으로 몸을 마주 날리며 5m에 이르는 굽어진 거대한 크기의 뿔을 거세게 휘저었다.


키앙! 크아앙!

퍼퍽! 퍽!


섬뜩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멋지게 날아들던 고양잇과 몬스터들이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졌다.


잠시 바닥에 처박혔던 세 마리 중 하나를 제외하고는 두 마리 모두 바닥에 고개를 처박은 채 일어나지 못하고 헐떡거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 두 마리의 뱃가죽 크게 베어져 내장이 모조리 쏟아져 나온 상태였다.


메에에엑!

쿵쿵!

키아아앙!


몸을 일으켰던 한 마리가 날카로운 발톱을 치켜세우고 커다란 입을 벌려 사납게 울부짖었다. 그러나 그런 위협이 통할 상대가 아니었다.


빠가각! 우드드득!


거대한 뿔을 앞세운 돌격에 고양잇과 몬스터가 피하지도 못하고 피떡이 되어 처박혔다. 머리가 단번에 깨져 나가며 잠시 경련을 일으킨 것이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끼이잉!

빠각! 우드득!


이윽고 거대 흑염소가 천천히 몸을 돌려 바닥에서 숨을 헐떡이는 나머지 두 마리의 몬스터를 짓밟고 목을 통째로 물어뜯어 숨을 끊어 놓았다.


메에에에에에!


승리의 함성일까? 거대 흑염소가 예의 째지는 듯한 울음을 토해냈다. 그 외침에 귀를 틀어막은 승찬과 김명수가 얼굴을 와락 찌푸렸다.


모든 것이 겨우 2분도 걸리지 않은 시간 동안 주변은 폭풍이라 휩쓸고 지나간 듯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무시무시하군.’

스륵!


어느새 김명수가 자신의 저격 총을 꺼내 들고는 조준을 시작했다.


“방심하고 있는 지금 잡아야겠다. 무전 때려라. 가지러 오라고 아마 모두 달려들어야 할 거야.”

“크기 말하면 알아서 오겠죠.”

투아앙!


육중한 울림이 터지고 허공을 가른 푸른 빛이 승리를 만끽하며 사체를 뜯기 시작한 흑염소의 머리통을 스치고 지나갔다.


사체 일부를 기분 좋게 씹어대던 흑염소의 움직임이 잠시 후 멈췄다가는 이내 천천히 기울어졌다.


‘사기라니까. 사기.’


기울어지는 거대한 흑염소의 모습을 바라보는 승찬이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보통 능력자는 절대 불가능했다. 몬스터들은 커지는 만큼 단단한 골격과 가죽을 가지고 있어 보통 기운으로는 못 잡는 경우가 허다했다.


특히 눈앞에 쓰러지는 거대 흑염소는 보통 능력자의 기운으로는 가죽과 근육을 뚫는 것이 다였다. 그런 놈을 머리통을 뼈째 시원하게 뚫어낼 수 있는 것은 바로 김명수가 유일한 존재였다.


쿠우웅!


거대한 몸이 고꾸라지며 땅이 울리고 나무가 흔들렸다. 애경 백화점과 그 주변의 광대한 영역을 다스리던 왕이 쓰러지는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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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4화 추가 거점확보 +2 17.03.10 859 16 12쪽
» 3화 내륙 정찰 및 수색 +2 17.03.09 803 19 11쪽
10 3화 내륙 정찰 및 수색 +1 17.03.08 892 19 11쪽
9 3화 내륙 정찰 및 수색 +3 17.03.07 901 17 12쪽
8 3화 내륙 정찰 및 수색 +1 17.03.06 1,123 16 12쪽
7 3화 내륙 정찰 및 수색 +1 17.03.05 1,059 20 12쪽
6 3화 내륙 정찰 및 수색 +1 17.03.04 1,261 20 12쪽
5 2화 나이트 윗치 17.03.03 1,290 24 12쪽
4 2화 나이트 윗치 +3 17.03.02 1,563 31 12쪽
3 2화 나이트 윗치 +3 17.03.01 2,218 34 12쪽
2 2화 나이트 윗치 +1 17.03.01 3,027 4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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