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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또이 님의 서재입니다.

모두 거짓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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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또이
작품등록일 :
2020.05.09 22:26
최근연재일 :
2020.05.18 19:46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418
추천수 :
6
글자수 :
79,976

작성
20.05.15 23:34
조회
15
추천
1
글자
9쪽

14: 운명

DUMMY

2층에서 벌거벗은 채로 벌벌 떨고 있는 오르펠 쪽으로 라스티는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너만 남았네, 돼지 새끼.”


분명 꿈일 것이다. 꿈이 확실하다. 방금까지 미친 듯이 마시고, 즐기고, 놀고 있었는데, 모두가 죽고 나 혼자 남았다. 너무 과음했던 게 문제였나.. 그게 문제였군. 빨리 꿈에서 깨길 그렇게 생각한 오르펠은 눈을 감았다.


“너도 그냥 죽어라.”

“꺄아아악.”

2층에 대기하고 있던 여자들은, 오르펠 머리가 굴러서 자기들 쪽으로 오자, 저마다 소리를 지르며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이봐, 너희들 더 이상 소리친다면 죽여버릴 거 같으니까, 내가 묻는 말에만 대답해줘.”


주황색의 긴 머리 여인이 전라인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같은 회색 머리를 한 남자아이가 있는데, 어디 있는지 아나?”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곤, 저택 밖 쪽을 가리켰다.


“내가 저쪽에서 걸어왔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거짓말은 아니겠지?”


“그...저택 오른쪽에 보면 창고 같은 공간이 있어요.. 거기에 가둬 놨다고 하는 걸 들었어요. 정말이에요 믿어주세요.”


자신을 죽이진 않을까 벌벌벌 떨고 있던 여자들은, 말없이 2층을 내려가는 라스티를 보며,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저마다 바닥에 엉덩이를 찍으며 쓰러졌다.


여자가 말한 창고 쪽으로 가면서 점점 불안해지는 라스티였다.

“제발.. 살아만 있어줘라, 라피르... 제발.”


창고 쪽으로 다가가자, 불길한 예감은 확실해졌다. 동물 냄새와 피 냄새..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냄새가 진동했다.


“으르렁.”

커다란 늑대가 줄에 묵이지도 않은 채, 여러 마리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다가, 낯선 라스티가 오자 경계하며 이를 드러내며 경계하고 있었다. 그 늑대들 중앙에는 라피르였던 것으로 보이는 소년의 시체가 훼손되어 알아볼 수도 없게 되어 있었다.


라스티는 그제 서야 눈물이 흘렀다.


“으르렁 왈왈!!!”

“시끄러, 이 개새끼들아!!”


캐앵, 캥, 캥.


모든 개들을 목, 팔, 다리를 분해해버린 라스티는, 라피르가 있던 자리로 가 오 하고 있었다.

“그때, 으흐흑.. 그때 죽인다고 생각 들었을 때, 죽였어야, 으으흑, 했어.. 으아악!! 개새끼들...으흑.. 개 같은 돼지 새끼, 귀족들 전부 내가 죽여 버린다. 귀족새끼라면 애,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죽여 버릴 거다. 맹세한다. 라피르.. 으흑, 그리고 늦게 와서 미안하다. 라피르.. 으아아악!!”


“크윽..냄새, 거기! 누구냐!”


라피르 시체에 몸을 처박고 울고 있던, 라스티가 천천히 소리가 나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갈색 곱슬머리 써지킨 이었다.


“이 무슨... 네 녀석이, 여기 있는 모두를 죽인 것이냐?”


라스티는 그저 흐느끼기만 하고 있었다.


“대답해라. 그렇지 않다면 죽일 뿐이다.”


“죽여??”


“그래, 그러니 빨리 대답해라, 넌 여기서 뭘 하던 것이냐!”


라스티는 서서히 호흡을 해가며 평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너, 그 말투.. 혹시 귀족?”


“그렇다면, 어쩔 텐가?”


라스티는 써지킨의 대답이 끝나자마자, 써지킨 가슴 쪽으로 달려들었다. 써지킨도 당황했지만, 온몸에 오러를 둘러 치명상은 피했다.


“어? 다른 애들은, 전부 한방에 죽었는데.”


써지킨의 몸은 보라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아.. 너도 스승님이랑 같은 속성인가 보구나.”


써지킨은 가슴이 꿰뚫릴 뻔한걸, 간발에 차이로 스쳐 지났다. 하지만 살점이 모두 떨어져 나갔기에, 치명상인 건 확실했다.


“곧 회복하겠네? 너 성 속성이잖아 그치, 회복할 여유를 주지 않고 단 번에 죽이면 될 거야. 그럼 죽을 거야? 그치?”


써지킨은 라스티를 측은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너.. 정신이 무너져 버린 건가?”


“아니? 난 제정신이야. 그냥 너를 죽일 뿐.”


써지킨은 헛웃음이 나왔다.

“하핫, 사람을 죽인다는 말을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하는데 제정신이라고?”


하지만 써지킨은 헛웃음을 다시 삼켜야 했다. 라스티가 더욱 빠른 움직임으로, 자신을 압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대론... 크윽, 이렇게 된 거, 나도 이판사판이다. 내 안에 있는 어둠, 그 모든 어둠을 바치고 빛과 함께 나아가길 맹세 한다. 홀리 스트랭스”

써지킨 몸이 은은한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오... 스승님과 같은 기술, 하지만 그 빛은 한 없이 초라하네.”


“무..무슨 소릴 하는 거야 이 꼬마는.”

자신의 몸을 강화한 써지킨은 조금씩 라스티의 움직임을 따라갈 수 있었다. 산에서부터 지금까지 오러를 유지하며 사용한 라스티도 이제 조금씩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꼬마, 아까처럼 자신 있게 들어오라고!”


라스티는 이를 뿌득 갈며, 더욱 빠르게 파고들었다. 처음엔 써지킨의 오른팔, 그다음은 뒤로 돌아 왼쪽 다리, 뒤로 빠지면서 등에 상처를 조금씩 냈다.”


“흥! 이 정도 상처는 상정 범위 안이다!”


라스티는 숨이 가빠 오기 시작했다. 써지킨은 반대로 조금씩 여유로워지기 시작했다.


“솔직히 놀랐다 꼬마. 설마, 혼자서 데리스와 하급 기사들을 전멸 시켰을 줄이야. 여자들을 살려 준거 보면, 미치광이 살인자는 아닌 것 같고... 여기서 오열하고 있던 걸 보아하니, 그 녀석의 형인가 보지? 그 꼬마 죽어 갈 때, 라스티 라고 했던가? 네놈이 라스티 라는 녀석인가 보군.”


말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은 라스티는 숨만 헐떡거리고 있었다.


“...뭐, 됐어. 이제 네놈은 한계인 것 같다만, 나는 아직 몇 시간은 더 싸울지 있지. 어때? 계속할 건가 아니면, 항복하겠는가?”


“어차피... 허억허억.. 항복해도 죽고, 싸워도 죽는다면 허억, 싸우다 죽겠다. 스승님 이름에 먹칠할 순 없으니까, 맹세도 깨버렸고 말이지.”


“스승? 너처럼 어린애가 이상하리만큼 강했지, 스승의 이름은 뭐냐?”


“아저씨가 날 이긴 다면.. 허억허억, 가르쳐 줄게.”

그 말을 마지막으로 라스티는 온몸을 불태울 듯 오라를 방출시켰다.


“흐아압!!”


“..젠장 아직도 저만한 힘을 낼 수 있는 거였나?”


라스티는 넓은 창고 안을 이리저리 빠르게 움직이며, 써지킨을 혼란시키려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써지킨은 중급 기사, 게다가 귀족이지만 베테랑 기사였다. 넓은 공간을 빠르게 움직인다 한들, 결국 목표는 자신이기에 창고 구석진 곳으로 몸을 피해 벽을 등지며, 눈동자를 빠르게 굴리며 라스티의 속도를 조금씩 따라잡고 있었다.


“하아압!”


챙! 퍽! 퍽퍽.


써지킨은 온 정신을 집중하며 마지막 일격을 막아냈다. 큰 공격을 위해 닌자처럼 벽에 달라붙어, 도움닫기로 쓰며 빠르게 돌진한 라스티는 만약, 공격이 실패해도 피하겠지? 그럼 다시 공격할 뿐이라는 안일한 생각에, 예상외로 정면에서 공격을 받아낸 써지킨에게 허를 찔린 것이다.


공중에 뜬 상태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라스티는 검 손잡이에 목덜미 한방, 떨어지면서 무릎에 배 한방, 마지막으로 팔꿈치로 턱 한방, 라스티는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라스티의 마지막 일격은 실로 무시무시한 위력이었다. 그 증거로 울티제는 그 기술을 수련 때는 금지 시켰다. 위험한 기술이라 막으려면 자신이 상처 입을 각오를 하고 막거나, 라스티를 상처 입혀야 되기 때문에 말이다. 그래서인지 라스티는 우쭐해져 필살기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스승님도 막지 못하는 필살기 말이다.


하지만 써지킨은 막아냈다. 왼쪽 팔은 팔꿈치까지 아작 났지만 말이다. 써지킨이 공격을 막아내고도 기절을 택한 이유는 그 때문이었다. 무거운 검을 한 손만으로 내리친다면, 라스티가 피할 확률이 높았고 그렇게 되어 버리면 패배는 자신이 되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확실한 방법으로 처리 한 것이다.


써지킨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으며 팔을 잡고 신음했다.

“크윽.. 빌어먹을 꼬맹이 같으니라고.”


써지킨은 창고에 널브러진 걸레와 나무로, 임시방편으로 왼쪽 팔에 응급 처치로 부목을 만든 뒤, 라스티의 옷을 잡고, 질질 끌며 저택으로 향했다. 아직도 저택에서 나가지 못한 채, 고민하고 있던 여자 하인들은, 서로 온몸에 악취와 피투성이 남자 둘을 본 여인들은 기겁하기 시작했다.


“꺄아악!”


써지킨은 라스티를 그대로 내동댕이치며 말했다.

“일단 상처를 치료해야겠으니, 신관을 불러다오. 나는 지금 마력이 고갈되어 회복할 수 없으니 말이지. 그리고 이 녀석을 묶을 아주 단단한 밧줄도. 마지막으로 당신은 어서 이 일을 노르만 자작께 알려다오.”


써지킨은 하인들에게 명령을 내린 후 병사들의 피가 아직 마르지도 않은 소파에 앉아, 이 참상을 지켜보고 있었다.


“쯧...데리스, 이게 네 녀석이 바라던 최고의 기사, 출세한 기사냐? 뭐 우린 그리 친한 사이도 아니었으니, 복수해 줄 의리 따윈 없는 건 알고 있겠지? 데..리스..”

그 말을 끝으로 써지킨은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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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 연 +4 20.05.18 30 1 10쪽
16 15: 노르만 자작 +1 20.05.16 18 1 11쪽
» 14: 운명 +1 20.05.15 16 1 9쪽
14 13: 비통 +1 20.05.15 13 1 13쪽
13 12: 폭염의 데리스 +1 20.05.14 13 1 9쪽
12 11: 더러운 귀족 20.05.14 14 0 10쪽
11 10: 트라젠 마을 20.05.12 17 0 13쪽
10 09: 악마 등장 20.05.11 16 0 12쪽
9 08: 라스티와 울티제의 약속 20.05.11 18 0 11쪽
8 07: 소드 오러? 20.05.11 18 0 14쪽
7 06: 수련의 시작 20.05.10 18 0 8쪽
6 05: 두 얼굴의 사나이 '케잔' 20.05.10 21 0 11쪽
5 04: 울티제의 정체? 20.05.10 25 0 12쪽
4 03: 라스티의 과거, 그리고 울티제라는 남자. 20.05.09 29 0 10쪽
3 02: 갈등 20.05.09 30 0 13쪽
2 01: 시작된 거짓말. +2 20.05.09 40 0 12쪽
1 프롤로그 +1 20.05.09 83 1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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