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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또이 님의 서재입니다.

모두 거짓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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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또이
작품등록일 :
2020.05.09 22:26
최근연재일 :
2020.05.18 19:46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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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수 :
79,976

작성
20.05.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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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3: 비통

DUMMY

라피르를 오르펠 저택으로 데려오자, 오르펠은 뛸 듯이 기뻐하며 병사들을 마주했다.

“오오오!! 역시, 노르만 자작님들의 기사들이군, 일처리가 아주 빨라.”


한쪽 팔이 잘린 채, 겨우 숨만 쉬고 있는 라피르를 본 오르펠은 저번에 맞은 배가 아파 오는 듯 불쾌한 기분을 참지 못하고 밟아 대기 시작했다.


퍽퍽퍽


“이 내가, 고개까지 숙여가며 이런 천한 꼬맹이 새끼를, 허억, 허억. 에잇! 에잇! 죽어라!

오러 사용자라고 깝죽거리더니, 꼴좋다, 썩을 새끼!! 에잇.”


한참을 밟아 대던 오르펠은 숨이 턱까지 차올라, 준비한 의자에 앉아 신음하는 라피르를 보며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라피르의 주위의 풀은 붉은색으로 물들다 못해, 풀이 피를 흘리는 듯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쓰읍~ 캬앗! 꼴좋다 천한 거지새끼.”

라피르의 죽어가는 모습을 정원에서 편안하게 앉아, 구경하며 와인을 마시는 게, 통쾌하다 못해 황홀한 지경에 이른 오르펠이었다.


척.척.척


오르펠을 향해 걸어온 데리스는 한 쪽 무릎을 꿇고, 말했다.

“오르펠 남작님, 임무 완수했습니다.”


“오~~~ 데리스경, 정말 잘해주었네! 최고야! 이번 일은 꼭 노르만 자작님께 보고드려서, 데리스경 앞길 창창하게 꽃길만 갈 수 있도록 도와주겠네. 정말 고맙네.”


데리스는 씨익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오르펠은 데리스가 마음에 들었는지 거절당했지만, 한 번 더 권유해 보았다.

“데리스경, 자네가 더 높은 곳으로 갈 건 내 익히 알고 있지만 말일세, 정말 내 밑에서 일할 생각 없는가? 돈이라면 내 얼마든지 줄 수 있는데 말이지.”


“남작님의 권유는 정말 황홀해서 거절하기 힘들지만, 이 데리스,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면 기사로써 살아갈 수 없기에 정말 죄송하지만...”


오르펠은 됐다는 듯 손짓하며

“괜찮네, 괜찮네. 난 오늘 기분이 엄청 좋으니 말이지. 데리스 경 오늘은 마음껏 먹고, 놀고 마시도록 하게나, 여자들도 잔뜩 불러 주지 크하하하하.”


“감사합니다 남작님.”


저 멀리 마차에서 지켜보고 있던 써지킨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혼잣말을 했다.

“그게 네가 말한 기사의 긍지냐...데리스.”

그 말은 남긴 후 써지킨은 마을 주점으로 향했다.


******


써지킨이 혼자 주점으로 간 2시간 뒤

남작의 저택에선 광란의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어머, 데리스님. 이 엄청나게 단단한 근육, 나 홀딱 빠져버릴 거 같아.”

엄청나게 얇고 속이 다 비치는 드레스를 입은 긴 갈색 머리 여인이, 데리스의 팔을 이리저리 주물 거리고 있었다.


그 말에 데리스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여인을 한 손으로 들어 올리며

“꺄악!”

“단단한 건 팔뿐만이 아니지. 크하하핫!”


게슴츠레 눈을 뜨며 모르겠다는 듯 표정을 지으며 긴 갈색 머리 여인이 말했다.

“어라? 또 어디가 단단한 걸까?”


“모르겠나? 그렇다면 오늘 밤 내 침소로 와라, 내 확실히 알려주지. 크하하핫.”


“앗! 나도 궁금한데, 같이 가도 될까요? 데리스님?”

이번엔 노랑 단발머리를 한 여자가 다가와 말했다.


데리스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당연하지! 몇 명이든 궁금하다면 와라. 크하하핫.”


오르펠은 흐물흐물 거리며 와인 잔을 든 채 데리스 옆으로 다가왔다.

“데리스 자네!! 정말 내 밑에서 일할 생각 없나? 내가 몇 번을 권하지만 정말 아깝다네.

차르와는 차원이 달라. 달라도 너무 다르단 말이지. 일 처리도, 그리고 이렇게 화끈하게 노는 것도 말이지. 모든 게 다 내 스타일이야.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데리스?”


데리스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크하하핫. 정말이지 오르펠님, 매일 이런 생활을 하시는 겁니까? 이렇게 이쁜 미녀들에게 매일 둘러싸여서 말이죠. 정말 부럽습니다. 그렇기에 마음이 조금 흔들리긴 합니다. 항상 금욕적인 생활만 하다 보니 이런 자유로운 시간도 정말 기분 좋군요.”


오르펠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자네가 내 밑으로 온다면 말이지, 이것보다 더한 것도 해줄 수 있다고? 그것도 매일매일 말이지. 이곳 트라젠에 있는 미녀는 모두 안을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하하하!”


그 말에 데리스는 혹 하는 마음이 생겼다. 하지만 마음의 정리를 하고 말했다.

“이봐 너희들! 여기 계신 훌륭한 남작님께 제대로 인사했나? 하지 않았다면 지금 하도록 해라!!”


술을 홀짝홀짝 마시던 병사, 여자들과 부비부비 하던 병사들은 데리스 말에 표정이 확 달라지며 오르펠 남작 앞에 오와 열을 맞춰 한쪽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오르펠 남작님께, 영광이 있으리!!!”


20명이나 되는 성인 남자의 우렁찬 목소리는 마치 천둥과 같았다.

그 모습에 오르펠은 왠지 모를 고양감을 느끼며, 흥분되기 시작했다.

남자라면 모두가 느낄 그 기분 말이다.


오르펠 남작이 옷을 모두 벗고 뱃살을 출렁거리며 말했다.

“캬하하. 데리스경도, 그리고 오늘 수고한 자네들도 오늘 미친 듯이 놀아 보라고. 뒷일은 생각하지 말고 말일세! 캬하하, 근데 뭔가 잊은 것 같은 기분이 들긴 하지만 뭐 상관없나? 캬하하 건배!!”


“건배!!”


광란의 파티가 무르익어 가고 있을 무렵, 밤이 깊었는데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라피르를 걱정하던 라스티는 산을 내려와 트라젠 마을로 향하기 시작했다.


테나와 만난 그 나무 앞을 발견했을 때, 사람 두 명의 실루엣이 보였다.

테나와 자쿠빈 이었다.


라스티를 발견한 테나가 말을 걸었다.

“저어! 라피르의 오빠 아니야?”


“테나, 그럴 땐 라피르의 형 아니야라고 물어보는 거란다. 아니 그게 아니지.

자네는 라피르의 형 맞지?”


라스티가 불길함을 감지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자쿠빈은 비통한 얼굴로 아까 있었던 일을 그대로 라스티에게 알려줬다.

“미안하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네, 정말 미안하네.... 흐흐윽.”

“으애앵.”


자쿠빈이 서글프게 울자, 전염된 듯 테나도 따라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라스티는 이상하게 슬프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침착한 상태가 되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든 계획이 섰다.


“아저씨 말이 맞다면, 라피르는 지금 그 돼지 귀족 새끼한테 잡혀 있는 거네?”

“그렇지..”

“고마워, 이렇게 늦은 밤 내가 내려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 준 것, 그리고 슬퍼해 주는 것, 아니 모든 게 다 고마워. 이제라도 집에 가서 편히 쉬고 있어.”


그 말을 끝으로 라스티는 돼지 남작 저택을 향해 빠르게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 뒷모습을 본 자쿠빈은 침을 꿀꺽 삼키며 지켜보며 말했다.

“아직 어린데도 저렇게 침착할 수가.. 하지만 그 침착함 속에 엄청난 분노가 느껴졌지..

라피르를 꼭 구해 주게.”


마차로도 20분이 걸리는 거리를, 라스티는 10분도 채 안 되어 도착했다.


“멈춰라! 이 늦은 시간에, 남작님 집에 어슬렁거리지 마라. 경고는 한 번뿐이다 돌아가라.”

라스티를 보며 삿대질을 하며 경고하던 남자의 팔이 잘려 툭 떨어졌다,


슉. 탁


“뭐..뭐야 으아아악!! 내 팔이.. 내 팔이.... 끄아악!!”


옆에 있던 또 다른 경비병이, 소리치며 말했다.

“적이다!! 적이 나타났다. 지원군, 지원군을!! 커억···”


라스티의 2번의 움직임에 경비원 두 명은 목이 떨어져, 몸이 고꾸라진 채 그대로 절명했다.


“시끄럽잖아, 귀족의 개새끼들이.”

라스티는 저택 안을 유유히 걸어가고 있었다. 경비병의 다급한 소리를 듣고 달려온 또 다른 경비병 5명에게 포위됐다.


“멈춰라 꼬마! 지금 소란, 너의 짓인가? 앞에 놈들은 뭐 하는 거야, 이런 꼬마 하나 잡지 도 못하고, 끄어···”

“무슨 일이.. 커헉.”

“오러..오러 사용자다!!! 종을 울려서 빨리 남작님께 알려라!!”


댕! 댕! 댕!


라스티는 무심한 표정으로 말했다.

“니들이 할 수 있는 건 그게 다인가?”

“뭐..뭐라! 오러 사용자라고 까불지 말란 말야! 애송이가!!”

그 말을 끝으로 단숨에 목이 꿰뚫린 병사는 비명소리 하나 내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었다.


“어이, 이제 너 혼자 남았다. 귀족의 개새끼야, 내 동생 어딨는지 알려주면 살려는 줄게.”

“네..네놈의 동생이... 누군지 내가 알게 뭐··· 아, 그 녀석 말 인가?”

“그래, 네가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맞을 거다. 빨리 말해라. 자러 가야 되거든.”


병사는 기가 찼는지 실소하고 있었다.

“푸.푸하하하 자러 가야 돼? 아아, 걱정하지 마라. 이미 네 동생은 자고 있을 테니까 말이야.

저세상에서 영.원.히 말이지. 푸하하, 커헉···”


라스티는 이성을 잃은 듯 웃고 있는 병사의 심장을 단숨에 꿰뚫었다.

“귀족이든, 그 밑에서 일하는 개새끼든 다 똑같은 새끼네.”


소란이 일어난 것을 감지한 저택 안의 인원들은 심상치 않음을 느끼며, 경계 태세를 갖췄다.


“아무래도 손님이 온 모양이군요, 오르펠님, 빠르게 정리하고 계속 즐기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제정신이 아닌 듯 오르펠은 혀가 꼬인 채 말했다.

“구뤠, 데리수경, 빠리빨리 정리하고 오시궤. 딸꾹.”


“어이, 너희들도 힘들겠지만, 얼른 정신 차리고 들어가서 무장하고 와라. 종까지 울릴 정도면 보통은 아니겠지. 그리고 이쁜이들도 내 침소에 들어가 기다리고 있도록.”


겁을 잔뜩 먹은 여인들은 몸을 덜덜 떨며 고개를 끄덕이곤, 2층으로 올라갔다.


“아무래도, 그 꼬맹이 자식 죽어가면서 형이라고 외치더니, 그놈이 온 모양이군.”


병사들이 저택 안에서 준비가 끝날 때쯤 한 꼬마가 저택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 소란의 주인공은 너인가? 소년?”

데리스가 말하자, 라스티는 무시하며 뚜벅뚜벅 걸어왔다.


“어른이 말하면 들어야지. 아니면 이 ‘폭염의 데리스’를 몰라서 그렇게 행동하는 가?”

“폭염인지 폭탄인 지 알 거 없고 내 동생 어딨냐?”


데리스가 비열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 동생? 아 나한테 오른팔이 잘려 아파서 질질 짜던 그놈 말인가? 다 죽어가면서 형! 형! 이라고 애절하게 외치더니, 진짜 형이 있었네? 근데 왜 이제 왔냐? 크하핫.”


“푸하하하하”

데리스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병사들이 조롱하며 웃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온몸에 오러를 방출하며 데리스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네놈도, 오러 사용자였군, 게다가 동생과 마찬가지로 온몸에 오러를 방출하며 싸우다니, 크하핫! 정말 어린애들은 어쩔 수 없구만. 뭐, 괜찮다 어차피 네 동생과 마찬가지로 여기서 죽을 테니까. 개한테 뜯어 먹히면서 말이야.”


쨍그랑.


“뭐..뭐야.”

있어야 할 감각이 사라진 데리스는 자신의 팔을 보았다. 있어야 할 팔이 땅에 떨어져 있었고, 잘려나간 피로 적시고 있었다.


“크아악, 네놈..! 네놈!! 너희들 뭐 하나, 전부 돌격해라!”

“우워어어!”


술에 취해 라피르를 상대할 때만큼 정돈되고 각이 떨어지진 않았지만, 오랫동안 같이 호흡을 맞춰 훈련한 병사들답게 금방 적응하며 라스티를 천천히 포위하며 공격해 나가기 시작했다.


한 명, 두 명, 세 명

라스티가 한 번 공격할 때 마다 죽는 사람들 숫자이다.


“뭐야.. 이 녀석 바로 옆에 있었는데, 왜 갑자기 뒤에서 나타나는 거야. 커헉.”

“끄악.. 살려줘.. 제발 내겐 너와 비슷한 딸이... 끄윽.”


2층에서 지켜보던 오르펠은 미칠 지경이었다.

자신의 눈에는 회색빛이 빠르게 왔다 갔다 할 뿐이었는데, 데리스 팔이 잘리는 걸 시작으로, 기사들이 하나씩 추풍낙엽처럼 쓰러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제 남은 사람은 3명, 데리스를 포함해서이다.

광란의 축제가 벌어졌던 이 저택 홀은, 이제 사람 시체만이 뒹구는 끔찍한 장소로 변했다.

남은 세 사람마저 일격에 죽인 라스티는 무심한 표정으로, 무릎 꿇고 헉헉대고 있는 데리스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너..너.. 네 동생을 찾고 있지? 난, 난 알고 있다. 그러니 제발 살려만 다오.

그렇다면, 이 모든 일의 원흉인 ‘오르펠 남작의 목’을 잘라 대령하도록 하지.”


그래도 라스티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나..난, 이런 데서 죽을 사람이 아닌데.. 어째서 이렇게 된 거지? 어째...서....”


풀썩.

뒹구르르르.


눈을 부릅뜬 대머리 데리스의 머리가 저택 안을 굴러다니고 있었다.


작가의말

무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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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 연 +4 20.05.18 30 1 10쪽
16 15: 노르만 자작 +1 20.05.16 19 1 11쪽
15 14: 운명 +1 20.05.15 16 1 9쪽
» 13: 비통 +1 20.05.15 14 1 13쪽
13 12: 폭염의 데리스 +1 20.05.14 14 1 9쪽
12 11: 더러운 귀족 20.05.14 15 0 10쪽
11 10: 트라젠 마을 20.05.12 18 0 13쪽
10 09: 악마 등장 20.05.11 17 0 12쪽
9 08: 라스티와 울티제의 약속 20.05.11 19 0 11쪽
8 07: 소드 오러? 20.05.11 19 0 14쪽
7 06: 수련의 시작 20.05.10 18 0 8쪽
6 05: 두 얼굴의 사나이 '케잔' 20.05.10 21 0 11쪽
5 04: 울티제의 정체? 20.05.10 26 0 12쪽
4 03: 라스티의 과거, 그리고 울티제라는 남자. 20.05.09 29 0 10쪽
3 02: 갈등 20.05.09 30 0 13쪽
2 01: 시작된 거짓말. +2 20.05.09 40 0 12쪽
1 프롤로그 +1 20.05.09 85 1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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