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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또이 님의 서재입니다.

모두 거짓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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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또이
작품등록일 :
2020.05.09 22:26
최근연재일 :
2020.05.18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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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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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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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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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0: 트라젠 마을

DUMMY

약속한 3개월이 됐다.

라스티와 라피르는 울상이 되어 있다.

괜히 마음이 찡해진 울티제는 한쪽 무릎을 꿇어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춘 후 말했다.


“잘 할 수 있을 거다. 너희들은 누가 뭐라 하든 내 제자 아니냐? 남자는 이별할 때 그렇게 슬픈 표정 짓는 거 아니다. 떠나는 사람이 불편하잖냐? 크하하, 게다가 난 다시 두 달 하고도 며칠 뒤에 여기로 돌아올 거다. 약속한다. 그러니 몸 건강히, 내가 없다고 훈련 게을리하지 말고. 알겠나, 제자들?”


“네에.”, “네..”


“그리고, 동굴 안에 앞으로 몇 년은 놀고먹을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놔뒀다.

아끼지 말고 팍팍 써라. 남자답게. 크하하. 그럼 다녀오마.”


커다란 울티제가 점점 작아져 점이 되어서야 이별이 실감 난 듯 라스티, 라피르는 서로를 껴안고 울기 시작했다.


그러길 5분, 배가 고파진 라스티 형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사냥해서 말려 놓은 훈제 사슴 요리를 뜯고 있었다.


******


울티제가 떠난 한 달 뒤.


“라피르, 마을로 내려가서 도구 좀 사올까?”


라피르는 뛸 뜻이 기뻐하며 라스티에게 다가왔다.

“응! 가자, 가자 형! 맛있는 과자도 사고, 음식도 사고.”


“...도구 사러 가자니까.”

“그래! 그럼 도구도 사면 되지.”

“못 말린다니깐 정말. 크크.”


동굴에서 마을까지 단 숨에 내려온 라스티 형제는 마을이 점점 가까워지자, 라스티가 정지하란 수신호를 보낸 뒤 즉각 멈춘 라피르다.


“여기서부턴 오러 쓰고 마을로 들어가면 눈에 띄니까, 오러 사용 금지다 알겠지?”

“응.”


******

트라젠 마을


빈민 마을이라는 이명과 다르게, 마을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건축물을 자랑한다.

규모가 작아서 그런지 더욱더 정성스럽고 아름답게 지어놓았다. 이건 이 마을을 시찰하러 오는 사람들의 눈을 속이기 위한 귀족들의 꼼수였다.


이곳을 관리하는 귀족, 또 다른 이명은 돼지 남작으로 유명한데 이 귀족은 트라젠 마을 사람들을 아주 싼값에 고용하여 일을 착취하며, 비싼 값에 땅을 빌려주는 등 각종 부정부패를 일삼고 다닌다.


맨 처음 라스티, 라피르형제가 독버섯 먹으려다 만났던 배가 산만한 그 돼지 귀족을 떠올렸다면 그대의 기억력에 박수를 보낸다.


마을 안에 들어선 라스티와, 라피르는 당연하게도 과자 상점에 제일 먼저 들렀다.


“형, 이 과자도. 이것도 맛있겠다. 저것도.”

“후우.. 라피르 먹을 만큼만 사.”

그렇게 말한 라스티는 가게 과자의 절반을 사놓고 계산을 기다리는 중이다.


염소수염을 한 상인이 말했다.

“매번 이렇게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쿄호호. 어느 집 자제분이신지 아주 잘생기고 남자답고 통도 크십니다 그래. 쿄호호.”


라스티는 왠지 콧대가 조금씩 높아지는 기분이었다.

장삿속이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은 건 확실했다. 돈 이란 게 이런 것이 구나라는 걸 느낀 라스티는 왠지 조금 무서워졌다.


“쿄호호,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들러주세요. 도련님들.”


기분 좋게 쇼핑을 마친 라스티 형제는 입에 과자를 한가득 물고 걸으면서, 동굴로 돌아갈려는 그때


“어이, 천민 꼬맹이들, 이리로 와라.”

배가 산만하고 전형적인 못된 귀족같이 생긴, 남작 오르펠이 라스티 형제를 불러 세웠다.


“음.. 낯이 익는데 어디선가... 아! 그때 그 거지 꼬맹이들이로군. 어서 엎드려 예를 표하지 못하겠는 가! 이 천한 것들!”


마지못해 라스티가 무릎을 꿇고 절을 하자, 라피르도 얼른 보고 따라 절을 하였다.

오르펠은 비열하게 웃으며 라스티 머리를 짓밟기 시작했다.


“말라비틀어져 아사 직전인 너희들이, 어디서 그런 돈을 구해서 과자를 사 먹는 것이냐. 이 천한 것들아, 보나 마나 도둑질에 성공하여, 남의 돈으로 호의호식하는 거겠지.

전보다 살이 붙어 알아보지 못할 줄 알았느냐 에잇!”


오르펠 남작은 뱃살을 출렁출렁 거리며, 라스티와 라피르 머리를 번갈아 가며 밟아 대고 있었다.


“(별것도 아닌 돼지 같은 귀족이 나와 내 동생 머리를 밟아? 아프진 않지만, 확 죽여버릴까..어차피 세상에 필요한 존재도 아닐 텐데. 스승님도 못된 귀족을 전부 죽여버렸다고도 했고,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쩌지.)”


머리를 밟히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문득 라스티는 스승인 울티제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맹세까지 했는데 이깟 머리 좀 밟혀주지 뭐...)”

“헉헉, 이제 주제를 좀 알겠느냐 천한 꼬맹이들아.”


라스티는 엎드려 절하는 상태로 말했다.

“예. 남작님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요. 한 번만 봐주세요.”


라스티가 저 자세로 연기까지 하며, 애걸복걸 하니 조금은 누그러졌는지

“헉헉. 그래야지, 그럼 그 과자를 놓고 가도록 하라.”


라피르가 울상이 되어 말하려고 하자, 입을 막고는

“알겠어요, 용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흥, 가보도록 하라.”


근처 커다란 나무 밑에 서서 흙이 잔뜩 묻은 머리를 털어내며, 라피르에게 말했다.

“괜찮아? 라피르?”

“으엥... 내 과자.”


라스티는 어이가 없단 표정으로 말했다.

“그쪽이냐.. 과자는 나중에 가면서 사면 되지.”


한껏 밝아진 라피르가 말했다.

“정말이지 형? 거짓말하면 대머리 아저씨 되는 거 알지?”

“그래 임마, 저 돼지가 가고 나면, 과자 사고 다시 동굴로 돌아가자.”


라스티 형제는 남작이 없어지는 걸 확인 한 후에, 다시 과자점으로 들어가 가게에 남은 모든 과자를 다 사고 동굴로 향했다.


그러던 중, 누군가 라스티 형제에게 말을 걸었다.

“얘, 너희들.”

또래 여자아이 목소리가 들렸다.


라스티가 손가락으로 자기를 가리키자 여자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인데? 우린 바빠서 용건 있음 빨리 말해.”

“..아까 남작님한테 머리 밟히는 거 봤어. 괜찮은 거야?”

“어? 아! 괜찮아 그까짓 거, 스승님 꿀밤에 비하면 간지러운 수준이었으니까.

용건은 그거뿐? 그럼 우린 간다. 아! 걱정해줘서 고맙다 그럼.”


소녀는 더 말하고 싶어 하는데 무관심한 라스티의 반응에 포기하려는 찰나


“이거, 저기 앞에 파는 과자인데.. 먹어봐, 맛있어.”

라피르가 얼굴을 붉히며, 소녀에게 과자를 건넸다.


“(엥? 라피르가 먹을 것을 남한테 건네주다니...)”

“정말 받아도 돼?”

끄덕끄덕


함박웃음을 지어주며 소녀가 라피르에게 고맙다고 인사하자, 라피르의 얼굴은 더 이상 빨개질 공간이 없을 정도로 빨개졌다.


그리고 재촉하는 라스티를 뒤로, 아쉽게 걸음을 옮기는 찰나, 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내 이름은! 테나야! 다음에 만나면 같이 놀자! 과자 잘 먹을께.”


라피르도 뒤돌아서서 테나의 얼굴을 보며 있는 힘껏 손을 흔들어 준 다음에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땅만 보고 걷기 시작했다.


동생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본 라스티는 라피르에게 물었다.

“너, 저 여자애 좋아하냐?”


조금 놀려 주려 일부러 직설적으로 말한 라스티였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빛보다 빠르게 응! 이라고 답했다.


“어어.. 그래 잘해 봐, 라피르.”

왠지 라피르가 자기 보다 더 빨리 어른이 되어가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테나를 알게 된 뒤로 라피르는 매일 같이 마을로 내려가 테나를 만나러 갔다.

그런 라피르가 걱정됐지만, 마을에서 라피르보다 센 사람은 아마 딱 한 명,


그 사람만 마주치지 않는다면, 걱정 없을 거 같아 내버려 두기로 했다.

무엇보다 라피르의 행복한 표정을 지켜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테나, 오늘은 뭐 하고 놀까?”

“음.. 소꿉놀이!”

“또 소꿉놀이야?”


테나가 일부로 삐진 표정을 짓자, 라피르가 못 당해 내겠다는 듯 아빠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


며칠간 테나에게 수련? 받은 덕분에 이제는 테나가 연기 중간에 끊는 일 없이 술술 놀이를 이어나가기 시작할 때였다.


히이잉!


어디선가 익숙한 말소리와 함께, 마차 끄는 소리가 들려왔다.


으르렁, 으르렁 왈왈!


마차가 지나가자 테나가 익숙한 듯이 머리를 땅에 대고 절을 하고 있었다. 라피르도 테나 옆에 붙어 절을 하고 있었다.


마차가 테나와 라피르 앞에 멈춰 섰다.

“오~ 그때 그 거지와, 그 재수 없는 대장장이 딸 인가?”


대답이 없자, 오르펠은 테나를 걷어찼다.


“아얏, 으앙. 엄마아~”


라피르는 고민하고 있었다.

지금이라면 반드시 저 돼지 남작의 목을 딸 수 있을 터, 하지만 형이 위험하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스승과 약속도 했다. 하지만, 테나가 아파 울고 있다. 내가 맞은 것도 아닌데 맞은 거 보다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프다.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 남작이 시끄럽다고 테나를 발로 한 번 더 찼다.

“컥.”


둔탁한 소리와 함께 테나가 울지도 않고 쓰러져 버렸다.


이상함을 느낀 남작은

“그..그러니.. 나한테 예를 갖추지 않으니 그렇게 된 거야, 천,천민이니까 당연한 결과다.”


남작이 이상한 핑계를 대며 마차에 오르려고 하는 그때, 이미 이성을 잃은 라피르는 오러를 개방하여 천천히 남작에 다가가고 있었다.


“뭐..뭐야··· 오러가, 커으흑.”


남작이 말이 끝마치기도 전에, 남산만한 남작의 뱃살이 라피르의 주먹이 파묻혀 안 보일 정도로 깊게 주먹을 때려 박았다. 라피르는 이제 눈에 뵈는 게 없는지 귀족이고, 남작이고 상관없이 그냥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옆에 있던 호위 무사들이 벌벌 떨며, 칼을 뽑아 라피르에게 고했다.

“머..멈춰라!! 천민, 이 이상, 남작께 무례를 범한다면 즉각 사형이다.”


“사형? 상관없어 그 딴 거. 내가 먼저 아저씨들 죽여 버리면 그만 아냐?”


오르펠은 컥컥거리면서도 살고 싶은 욕망이 마구 솟아났는지, 라피르를 설득하려고 애썼다.


“내..내가 심했다는 것 인정하마. 사과한다, 미안하다. 그렇지만 지금 급한 건 이 소녀가 아닌가? 숨을 제대로 쉬고 있지도 못 한데 내가 벌인 일이니, 내가 책임지고 이 소녀를 치료하겠다. 그러니 진정하지 않겠는가?”


“그걸 어떻게 믿어? 데리고 가서 무슨 짓 할 줄 알고?”


남작은 똑바로 라피르의 눈을 쳐다보며 말했다.

“자네도 같이 가면 되는 문제 아닌가? 시간이 없다네. 이 소녀를 살리고 싶다면 지금 바로 출발해야 하네!”


라피르는 남작의 말에 어느 정도 이성이 돌아오고 있었다.


그 동요를 눈치 챈 남작은 됐다! 싶었는지 마지막 말을 날렸다.

“어차피 자네는 나를 죽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지 않나? 내가 허튼짓 한다면, 그 자리에서 죽여 버리면 그만 일터.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무엇인가?”


마지막 남작의 말이 통했는지 라피르는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남작의 마차에 올라탔다.


남작도 마차에 올라타곤 마부에게 소리쳤다.

“위급 상황이니 지금 바로, 우리 저택으로 출발하게나, 시간이 없네, 지금 당장!”


저택 앞 보초를 서고 있는 기사들에게, 달려가 테나를 맡기고 일이 일단락되는 듯했다.


저택에 들어온 남작은 표정을 바로 바꾸며 라피르에게 말했다.

“빌어먹을 꼬맹이, 감히 날 때렸겠다? 살아서 나갈 생각은 하지 마라.”


그 말을 끝으로 검과 방패로 무장한 기사들이 라피르를 둘러싸 포위하기 시작했다.


“흥. 이 정도쯤은 우리 스승님이 한 손으로 공격할 때가 더 무서웠다고!”


일반 기사들은 더 이상 라피르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다.

“설마... 이 정도 일 줄이야, 무기도 없이 맨손으로 무장한 기사 6명을... 차르 어딨는가? 차르, 빨리 와서 날 지켜라, 차르!”


남작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라피르에게 오한을 느끼며, 단 한줄기의 희망 차르를 애타고 부르고 있을 때, 심상치 않은 한 기사가 저택 문을 열고 들어왔다.


“거기 까지다!”


그리곤 빠르게 라피르와의 거리를 좁혀 검을 휘둘렀다.

그 한 번의 공격이 라피르를 물러나게 함으로써, 자신은 남작을 지키기 편한 위치까지 왔다.


그리곤 라피르에게 눈을 떼지 않고서, 남작에게 말했다.

“남작님은 저택 안에 들어가셔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시지요. 저 반역자는 제가 반드시 처단 하도록 하겠습니다.”


남작의 살찐 얼굴에 미소가 가득 폈다.

“차르, 자네만 믿겠네. 이 일만 해결해 준다면 더 좋은 대우를 약속하지.”


라피르에게 눈을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남작이 저택으로 들어가자, 차르는 라피르에게 흥미가 생겼는지 말을 걸기 시작했다.


“어이 거기 꼬마, 이름이 뭐냐?”

“라피르.”

“몇 살이지?”

“이제 열 살인데?”

“크크, 말이 짧군. 우리 아들보다 어린데도 오러 사용자라지? 너의 스승 이름이 무엇이냐? 혼자서 터득했다니,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는 하지 않겠지?”

“말해줄 수 없어.”

“크크, 보나 마나 범죄자거나, 이름도 없는 기사겠지? 이해한다. 하지만 이상 하군, 이 마을에 오러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나 하나뿐 인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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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트라젠 마을 20.05.12 18 0 13쪽
10 09: 악마 등장 20.05.11 17 0 12쪽
9 08: 라스티와 울티제의 약속 20.05.11 19 0 11쪽
8 07: 소드 오러? 20.05.11 19 0 14쪽
7 06: 수련의 시작 20.05.10 18 0 8쪽
6 05: 두 얼굴의 사나이 '케잔' 20.05.10 21 0 11쪽
5 04: 울티제의 정체? 20.05.10 26 0 12쪽
4 03: 라스티의 과거, 그리고 울티제라는 남자. 20.05.09 29 0 10쪽
3 02: 갈등 20.05.09 30 0 13쪽
2 01: 시작된 거짓말. +2 20.05.09 40 0 12쪽
1 프롤로그 +1 20.05.09 85 1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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