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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또이 님의 서재입니다.

모두 거짓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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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또이
작품등록일 :
2020.05.09 22:26
최근연재일 :
2020.05.18 19:46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428
추천수 :
6
글자수 :
79,976

작성
20.05.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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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1: 더러운 귀족

DUMMY

“정말로 오러를 사용 할 수 있는 것이 맞나?”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라피르는 온 몸에 오러를 두르기 시작했다.


“크큭, 역시 어린애는 어린애군. 그렇게 쉽게 도발에 걸려 들다니 말이야.

그렇게 온 몸에 오러를 둘러싸면, 오래 버티지 못하지.”


차르는 다리에 주황색 오러를 둘러 싼 채 라피르에게 달려들었다.

라피르와 거리를 좁힌 후엔, 검에 오러를 집중하여 빠르게 휘두르기 시작했다.


쉭~ 쉭, 슉!


검을 휘두르기 시작한 차르, 하지만 종이 한 장 차이로 자꾸 빗나가고 있었다.


“빌어먹을 꼬맹이가. 비겁하게 요리조리 피하기나 하고 말이야.”

“아저씨는, 무기도 없는 꼬맹이를 베려고 하는데 그게 더 비겁한 거 아냐?”

“시..시끄럽다 죽어라.”


라피르에게 바짝 달라붙어, 검을 크게 휘 두려고 할 그때, 배에 엄청난 통증이 밀려왔다.

갈비뼈가 부서 진 듯, 끔찍한 고통에 차르의 자세가 무너져 내려 무릎을 꿇기 직전, 턱에 엄청난 어퍼컷이 작렬 했다.


“크으억.”


댕그랑


칼이 떨어짐과 동시에 차르는 하늘을 보며 대자로 뻗어 버렸다.

천천히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라피르는 이제 더 이상 꼬맹이로 보이지 않았다.

자신보다 몇 배의 고수. 공격 하나 못 맞추고, 방어도 한 번 제대로 못한 채, 2방에 뻗었다. 어리다고 얕보고, 상대의 강함을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해 가벼운 마음으로 전투한 자신을 탓해봐야 이미 늦었다.


오르펠이 들어간 저택 문으로 다가서자, 오르펠은 테나를 안고 나왔다.

“응급처치는 했다네. 자네의 실력을 시험해 보고 싶은 마음에 도발했었다네. 부디 용서해 주길.”


비는 것 말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오르펠은 자신의 하인이 보든 말든, 테나를 안은 채 자신이 숙을 수 있는 최대한 숙여 성의를 보이려 했다. 물론 거대한 뱃살 때문에, 라피르 입장에선 머리만 까딱 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지만 말이다.


“아까, 테나가 누군지 아는 거 같던데, 테나를 집으로 데려다 줘.”


오르펠은 이제 천민이고 뭐고, 반말이고 뭐고 신경쓰지 않았다. 자존심 따윈 차르가 패배한 뒤 모두 버리고 앞에 있는 작은 꼬마의 비위만 맞추는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아, 알겠네. 테나라는 그 계집.. 아니 그 아이는 중앙 시장 대장간 딸이라네. 내가 책임지고 데려다 주도록 하지.”


라피르는 무표정한 얼굴로 오르펠을 쳐다보며 말했다.

“지금 당장 내가 보는 앞에서, 데려다 줘.”


기에 눌린 오르펠의 얼굴은 육수가 한가득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미 옷이며 땀에 다 젖어, 시큼한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했고 달라붙기까지 해 보기 흉할 정도로 오르펠 몸매가 적나라하게 비쳤다.


그런 모습에 아랑곳 하지 않고, 오직 테나만 신경쓰는 라피르는, 오르펠의 하인이 마차를 대기시키자 테나를 안고 유유히 마차 안으로 걸어 갈 뿐 이었다.


창문을 통해 오르펠의 마차를 본 대장장이 자쿠빈은 처음엔 또 말도 안 되는 검을 만들어 달라고 자신의 가게로 오는 줄 알고, 혀를 차며 문을 닫을려는 찰나, 평소와는 다르게 가게 바로 앞이 아닌, 조금 먼 곳에 내리자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그 마차에 내린 사람은 다름 아닌 자신의 딸, 테나를 안고 내린 라피르였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자쿠빈은 문을 부술 듯 열어제끼며 테나에게 달려갔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 우리 테나에게 무슨 일이 난 건지 알고 있나, 소년? 아니, 귀족님 입니까? 누구든지 좋으니 말씀 좀 해주십시오.”


라피르는 자쿠빈에게 그 간 있었던 일을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쾅!


자신의 가게 벽을 있는 힘껏 친 자쿠빈의 주먹에는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아... 이거 은인 앞에서 실수를 했군. 미안하다. 라피르라고 했던가? 그러고 보니 우리 집에 가끔씩 훈련용 도구를 사던 친구구만. 경황이 없어서 알아보지 못했다. 미안하다.”


절레절레


“그리고 우리 딸을 구해줘서 정말 고맙다. 게다가 경비대장 차르를 이기다니, 보기와는 다르게 대단한 녀석인가 보구나. 어디 보자, 지금 내가 가진 게 없어서 돈은 줄 수 없고. 그 대신 우리 가게에서 판매하는 마음에 드는 물건 하나를 가져가거나, 손질 할 무기를 들고 오면 비용을 받지 않고 정성껏 해주겠네. 그래도 되겠나?”


라피르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자쿠빈 아저씨, 혹시 그 나쁜 돼지아저씨가 오면 어떡해?”

테나를 침대위에 눕혀놓고 나온 자쿠빈은 팔짱을 낀 채 웃으며 말했다.

“방법이 다 있지. 라피르, 넌 이제부터 구경만 해도 된다. 이게 아주 좋은 기회가 될지 모르겠어.”


*******


그 시각 오르펠 저택


쾅!


책상을 있는 힘껏 내리친 오르펠은, 생각보다 아픈 주먹을 체통 때문에, 뒷짐 진채 어루만질 뿐이었다.


그리곤, 온 몸에 붕대를 감은 미라와 같은 차르를 보며 말했다.

“차르, 자신 있어서 나를 저택에 보낸 것이 아니었나? 입이 있다면 좀 말해 보게.

이 일이 노르만 자작에게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난 그대로 폭삭 망하는 것이란 말 일세.”


차르가 벌려지지 않는 입을 억지로 벌리려 말하려는 순간.


“시끄럽네! 자네가 한다는 말은 미안하다 그런, 형식적인 말 뿐이겠지.”


차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더러운 생각이라도 떠올렸는지, 오르펠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크크, 이러면 되는 거였군, 차르, 자네도 협력해 줘야겠어.”


*******

다음 날


오르펠은 노르만 자작에게 찾아갔다.

노르만 자작 저택에서 노르만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오르펠은 괜히 하인들을 부추기기 시작한다.


“노르만 자작님은 금방 오신다고 하더니, 언제쯤 오시는 건가? 한 시가 급한 일이다.

얼른 찾아 모셔 오질 않고 뭣 하느냐!”


노르만 저택에서 일하는 하인들도 미칠 지경이었다.

급한 일이 있다고 연락도 없이 다짜고짜 찾아와선, 손님용으로 준비해둔 과자를 모두 다 해치우고 앉아있고, 배고프다고 밥까지 달라고 난리니 말이다.


“누가 내 집에서 이렇게 큰 소리를 내는가.”


소파에 거만하게 앉아, 과자를 먹던 오르펠은 노르만 자작과 눈이 마주치자, 허겁지겁 입놀림을 놀려 과자를 다 씹어 삼킨 후, 무릎에서 뚜둑 소리가 날만큼 급하게 일어서며 말했다.

“노르만 자작님을 뵙습니다.”


“그런 것보다 급한 일이란 게 뭔가? 경우에 따라선 내 집안을 어지럽힌 벌을 받게 될 것이야.”


노르만 자작의 근엄한 목소리에 침을 꿀꺽 삼킨 후 차분하게 말했다.

“그.. 저를 호위하는 차르란 기사가, 불의의 습격을 당해 상처를 입었습니다.”


노르만 자작은 기가 찬다는 듯,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마을 주민들이 반란이라도 일으킨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도적떼에 당한 것인가?”


관심이 없는 듯, 냉정하게 말하는 노르만 자작을 보며, 위급함을 느낀 오르펠의 얼굴에선 또다시 육수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들고 온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말을 이어 갔다.

“그것이 아니오라, 차르라는 기사는 트라젠 최고의 기사, 트라젠의 경비 대장입니다.

그리고 트라젠 마을에 유일한 오러 사용자입니다. 그런 그가 습격을 당했다는 건, 트라젠 치안에 문제가 생긴다는 뜻으로, 트라젠에 마을 주민들이 불안에 떨기 전에, 그 범인을 색출해낸 다음 벌을 줘야 하는데, 마을 최고 전력이 당한 상태라 이렇게 염치 불구하고 자작님께 도움을 요청 하러 왔습니다. 부디 트라젠 마을을 위해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흐음... 그렇다면 큰일이군, 적의 전력은 어떻게 되나? 몇 명으로 구성되어 있지? 오러 사용자를 중상에 입게 했다면, 꽤 훈련된 조직이겠지?”


꼬맹이 한명이라곤 때려 죽어도 말 못할 오르펠은 거짓을 고했다.

“차르가 말하기론, 잘 훈련된 병사 20명 정도로 구성된 집단이라고 말했습니다.”


노르만 자작은 수염을 매만지며 말했다.

“흐음.. 그거 큰 일이구만. 초기에 제압하지 않아 그 집단이 더 커진다면 나아가 나의 영지까지 피해를 낼 수도 있겠군. 차르란 기사는 괜찮은 건가? 지금 마을은 누가 지키고 있지?”


오르펠은 서러운 척을 하며 약간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아직 상처도 다 낫지 않은 차르가 온 몸에 붕대를 감고 하급 기사들을 통솔하며 마을 순찰을 수시로 돌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저 역시, 마을 치안에 집중하고자 자작님을 뵈러 올 때도 마부 한명을 제외한 호위 병력은 모두 트라젠에 남겨 두고 왔습니다.”


욕심 많던 오르펠이, 트라젠 마을을 위해 힘쓰는 모습이 기특했는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내 자네에게, 중급기사 3명, 하급기사 20명을 보내주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말이지. 그 때 까지 트라젠 치안을 위해 힘써 주길 바라네.”


오르펠은 잘 굽혀지지 않는 허리를 최대한 굽힐 수 있을 만큼 굽히며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노르만 자작님,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90도로 굽힌 오르펠 얼굴은 사악한 미소로 물들어 있었다.


“하압!”


동굴로 돌아온 라피르는 라스티와 대련을 하고 있었다. 마력이 거의 다 할 때 쯤, 라피르가 바닥에 풀썩 주저앉자, 라스티도 오러를 해제 하고 라피르 옆에 다가가 앉았다.


“라피르, 요새 좀 뭔가 이상하지 않아?”


움찔!


“뭐가? 뭐가 이상해, 형?”

“아니, 그렇잖아? 평소엔 기본적인 훈련도 힘들어하면서, 나랑 대련까지 하자고 하니까 신기해서 말이지, 트라젠 마을에서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지? 요즘 너 수상한 거 알아?”


라피르 얼굴에서 땀이 삐질삐질 나기 시작했다.

“스승님 말씀 때문이지 뭐. 스승님 없을 때 더 잘해야 된다고 한 것도 형이었고 말이야!”


라스티가 활짝 웃어 보이며 라피르 머리를 쓰다듬었다.

“우리 동생 벌써 다 컸네. 먹보인 줄로만 알았는데 말이야. 크큭.”


“뭐야, 형! 먹는 걸 좋아 할 뿐이지, 먹보는 아니다 뭐.”


살짝 토라진 라피르가 귀여운지 헤드락을 걸며 말했다.

“그게 먹보야. 임마!”


어쨌든, 잘 넘어 간 거 같다고 생각한 라피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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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 운명 +1 20.05.15 16 1 9쪽
14 13: 비통 +1 20.05.15 13 1 13쪽
13 12: 폭염의 데리스 +1 20.05.14 14 1 9쪽
» 11: 더러운 귀족 20.05.14 15 0 10쪽
11 10: 트라젠 마을 20.05.12 18 0 13쪽
10 09: 악마 등장 20.05.11 17 0 12쪽
9 08: 라스티와 울티제의 약속 20.05.11 19 0 11쪽
8 07: 소드 오러? 20.05.11 19 0 14쪽
7 06: 수련의 시작 20.05.10 18 0 8쪽
6 05: 두 얼굴의 사나이 '케잔' 20.05.10 21 0 11쪽
5 04: 울티제의 정체? 20.05.10 26 0 12쪽
4 03: 라스티의 과거, 그리고 울티제라는 남자. 20.05.09 29 0 10쪽
3 02: 갈등 20.05.09 30 0 13쪽
2 01: 시작된 거짓말. +2 20.05.09 4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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