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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또이 님의 서재입니다.

모두 거짓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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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또이
작품등록일 :
2020.05.09 22:26
최근연재일 :
2020.05.18 19:46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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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76

작성
20.05.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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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8: 라스티와 울티제의 약속

DUMMY

*** 일주일 뒤 ***


“하아얍!”


라스티의 기합소리와 함께 아침이 시작되었다.

큰 소리에 잠을 설친 울티제는 약간 인상을 찌푸리며 동굴에서 걸어 나왔다.

시끄럽다고 투정 부릴 참이었던 울티제는 그 자리에 돌처럼 굳어 버렸다.


라스티의 온몸에 회색 오러가 마치, 라스티를 집어삼키려는 듯 활활 불타고 있었다. 그 모습에 울티제는 있던 잠도 모두 다 달아 나버렸다.


“야... 꼬맹이 라스티, 그 비정상적인 오러는 뭐냐? 몇 분째 그러고 있는 거냐? 당장 그만 둬!!”


진심으로 걱정된 울티제가 라스티에게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러란, 체내에 있는 마력, 그 마력이 전부 소실되어 버리면 대부분 운 좋게 기절 정도로 끝나지만, 심한 경우 신체 내부가 타버리거나, 뇌가 타버릴 수도 있다.


그렇기에 항상 조심하며, 계획을 가지고 사용하라는 것이 마력이다.

그런 마력을 저렇게 온몸을 둘러싼 채로, 몇 분간 지속한 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온몸에 오러를 집중 시켜 싸울 때는 딱 한순간밖에 없다.

그건 바로. 죽기 전 마지막 발악할 때뿐.


“어어, 스승님, 내가 소리 질러서 깨어버린 거야? 미안해.”


울티제는 말하는 것을 그만두고 라스티에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깨버린 거고 뭐고, 지금 당장 그만두지 않으면 네가 죽을 수도 있다. 당장 그만둬.”


라스티에게 다가가던 울티제는 진심으로 달리고 있는 데, 그 거리가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다. 20초면 닿을 거리, 하지만 지금 뛰고 있는 울티제는 1분 정도는 뛰고 있었다.

그럼에도 닿지 않았다.


그리고 가까워지려고 하면, 온몸에 저릿저릿한 느낌이 들어 불쾌감을 주었다.

라스티가 일부러 피한다는 것을 느낀 울티제는 따라잡는 것을 그만두고, 멈춰 서서 말했다.


“이제 꼬맹이라 부르지 않을 테니, 그만 오러 사용을 멈춰.”


원하는 대답을 들은 라스티는 싱긋 웃으며 방출하던 오러를 거둬들였다.

“후우~ 개운한걸?”


걱정이 된 울티제는 라스티 몸 구석구석을 살피며 말했다.

“너 괜찮은 거냐? 라스티? 현기증이 나거나, 토할 거 같거나 그런 증상은 없냐?

체내에 마력이 다하면, 내 회복술로도 치료가 되지 않는 단 말이다. 어디서 그런 위험한 기술을, 아니 가르치지도 않은 기술을 쓰고 있는 거냐 넌!”


“아침 체조한 거 가지고, 왜 그렇게 호들갑 떠는 거야 스승님.”


따악!


“아얏!”

결국 한 대 얻어맞은 라스티였다.


“내가 동굴에서 걸어 나오면서부터 누누이 말했겄만, 위험하다고 했잖냐?”


“히힛, 괜찮아 스승님. 이 정도 가지고 뭘 그래? 스승님이 매일 자기 전에 이미지 트레이닝 하라고 했잖아? 그게 정말 도움이 됐어. 내일은 이렇게 해봐야지, 이것도 할 수 있을까? 이것저것 생각하다 보니 잠을 설쳐서 말이야. 일어나자마자, 집중해서 해보니까 되는 거 있지? 정말 신기해.”


“이걸 천재라고 해야 하는 건지, 무모하다고 해야 하는 건지... 참, 아직 오러를 더 사용할 수 있겠냐 라스티?”


“오우! 그럼 물론이지 스승님. 뭣하면 달리기 시합이라도 하는 건 어때? 내기라도 걸면 더 좋고.”


쩌적


울티제 자존심에 살짝 금이 간 소리다.

모두가 울티제가 거구라서 느릴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신과 관계된 모든 인간들은 그런 말 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그는 사자다.’


덥수룩한 수염과, 엄청나게 많은 머리숱 때문에 적사자란 별명이 생긴 것이 아니다.

사냥을 한다는 것은 자고로 사냥감보다 빠르고 강하기 때문에 성립하는 것이다.

회복시켜주는 탱커라는 이미지가 강해 최강의 방패라는 또 다른 별명이 생겼지만,


실상 울티제의 전투 스타일은 최전선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침투하여, 적을 도륙하며, 싸우다 얻은 상처를 자가 회복하고, 빠르게 전장을 이동하며, 적군의 모든 공격을 집중시켜 후방에 있는 아군들이 공격하기 쉽도록 유도하는 타입이다.


단순히 커다란 방패만 가지고 넌 공격해라, 난 가만히 받아 낼게 이런 스타일이 아니란 것이다.


이를 뿌드득 갈며 울티제가 말했다.

“라스티, 그 말 후회하게 만들어 주마. 원하는 보상은 네가 정해라, 꿈이라도 꾸게 만들어주지. 스승으로써 말이야.”


씨익 웃던 라스티가 말했다.

“내가 이긴다면, 나와 라피르를 에세타르 왕국에 데려가 줘. 설마 사신의 자리까지 올랐었던 우리 스승님처럼 멋진 남자가 한입으로 두말하는 건 아니겠지?”


움찔


“(이거 진심을 다해 달려야겠구만.) 좋다. 받아들이마, 라스티. 대신, 내가 이긴다면 앞으로 1개월 뒤 우린 이별이다. 받아들이겠나, 라스티?”


약간 우물쭈물 거린 라스티지만 흔쾌히 대답했다.


“코스는 네가 정해라 라스티, 그 정도는 내가 봐주도록 하지.”

“그 말 후회하게 될 거야! 스승님.”


라스티가 정한 코스는 간단했다. 단순하게 동굴이 스타트 지점이자 골인 지점이었다.

그 주위를 한 바퀴 돌면 되는 간단한 코스.


“그럼 심판을 불러야지, 라피르 그만 일어나야지?”


천둥과도 큰 목소리에, 나무에 앉아 졸고 있던 새들이 모두 날아가 버렸다.

그럼에도 라피르는 곤히 자고 있었다.

울티제가 미간을 약간 찡그리다, 한 가지 방법이 생각이 난 듯 웃어 보였다.


“라스티, 라피르가 곤히 자고 있으니까, 맛있는 고기 우리끼리 먹도록 하자.”

라스티만 들릴 정도로 작게 말한 소리였으나, 라피르는 빛의 속도로 뛰어나와 말했다.


“스승님, 형! 나도 고기 먹을래!”


천진난만한 표정이었지만, 눈은 아직 제대로 뜨지도 못한 상태였다.


“푸하하하. 하여튼 라피르 너란 녀석은.”


어안이 벙벙해진 라피르는 울티제와 라스티가 배를 잡고 웃기 시작하자, 영문도 모른 채 따라 웃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든 설명을 다 마친 뒤, 동굴 입구에 서서 라피르의 손이 내려가는 것을 출발신호로 잡고, 울티제와 라스티는 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준비! 시~~~이작!”


초반 스퍼트는 울티제가 압도적 이었다.

라스티를 향해 살짝 뒤돌아봐 웃어 주는 여유를 보여주곤, 더욱더 속력을 내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라스티의 얼굴엔 조금의 당황한 표정도 없었던 게 찜찜한 울티제였다.


그때였다.


뒤에서 치지직 거리는 거슬리는 소리와 함께, 보이지도 않던 라스티와 어느새 나란히 달리고 있었다.


“(실화냐, 이거 정말.. 제대로 해야겠구만.)”


제대로 해야겠다는 말만 몇 번째 되내이고 있는 울티제는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젖 먹던 힘까지 쥐어 짜내 달려야만 했다.


점점 앞질러가기 시작하는 라스티의 표정이, 이 악물고 뛰어가는 자신 보다 훨씬 여유로운 표정이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커브길, 이대로 직선까지 거리는 500M. 심장이 튀어나올 듯 미친 듯이 요동치는 울티제의 심장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한 울티제였지만, 더 이상 호흡하는 것조차 힘들 정도였다.


패배를 직감한 울티제는 정말, 정말 마지막으로 체내에 있는 오러 90%를 다리에 집중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 생각을 한 건 라스티도 마찬가지였다.


울티제와는 달리 온몸에 흘러넘치는 회색 오러로 가득한 모습으로, 골인까지 200M 남은 울티제를 제치고, 단숨에 골인 하였다.


10초 정도 뒤에 울티제가 달려와 헉헉거리며 땅바닥에 벌러덩 누워, 진정되지 않는 숨을 헐떡이며 기절할 듯 누워있었다.


라스티도 많이 힘들었는지 온몸은 땀범벅에 안색도 창백해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얼굴에 미소는 가득했다.


“커헉··· 우웩, 그래! 내가 졌다. 라스티, 너의 승리다. 약속대로 6개월 뒤 에세타르 왕국에 같이 가자꾸나.”


라피르는 그 말을 듣고, 라스티에게 안겨와 만세를 외치고 있었다.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라스티 형제를 보며 울티제는 생각했다.

“(내가 빨리 결혼했다면, 저만한 아들이 있겠지? 후훗, 이런 감정도 나쁘진 않구만~)”


** 쿠젠이 떠난 지 정확히 두 달이 되던 날 **


째앵째앵째앵


검과, 프라이팬을 부딪히는 소리가 동굴 안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자, 빨리 일어들 나라고 망할 제자들아! 스승이 제자들 아침 준비까지 해서 받치는 법이 세상에 어딨냐? 엉? 아무리 내가 좀 세게 굴린다고 해도 말이야. 빨리 안 일어나면 오늘 사냥 가르쳐 준다는 말 취소한다?”


금속끼리 부딪히는 소리 보다 울티제의 목소리가 더 커서 괴로운 라스티 형제는, 어제 받은 엄청난 강도의 훈련 때문에 몸이 제대로 말을 안 들었지만, 서로를 지탱하며 일어서 울티제에게 다가갔다.


“스승님, 목소리가 너무 커서 동굴 무너질까 봐 그게 더 걱정이에요”


“흐음. 남자 목소리는 자고로 묵직하고, 커야지 안 그러냐, 라피르?”


“엇! 아? 네.”


말없이 울티제가 준비한 돌 테이블에 각각 자리를 잡고, 숟가락을 집어 든 채 꾸역꾸역 넣고 있는 라스티 형제였다.


“에잉, 쯧쯧. 아무리 애라고들 한 들,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부족하다고. 너희들, 어?

스승이 매일 아침 해다 바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라피르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그치만, 형이 해주는 건 맛없어서 먹기 싫고, 그리고 나도 형이랑 똑같고, 스승님이 해주는 게 제일 맛있는 걸? 그 증거로 스승님이 해준 밥 한 번도 남긴 적 없어!”


“(라피르 넌 누가 해주든 지 간에 남긴 적 없잖아)”

울티제와 라스티가 동시에 생각한 마음의 소리였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오늘부턴 동물을 사냥하는 날인데 긴장되거나, 무섭거나 그러지 않냐? 가르치는 입장에서 좀 말하기 껄끄럽다만, 생명을 죽이는 일이다.

살아 있는 생명의 목숨을 뺏는다는 것, 거기에 대해서 너희들은 생명의 소중함을 너희는 느끼고 있냐 이 말이야.”


라스티는 무표정으로 말했다.

“약육강식, 스승님이 항상 말하던 거잖아. 약하면 잡아먹히고, 약하면 죽는다.”


“고기는 맛있어 스승님. 그치, 형?”


울티제는 머리가 지끈 거리기 시작했다.


“그건 그거고 임마. 앙? 에휴...말을 말자. 뭐 아무튼 간에, 어제 알려준 대로, 오늘은 서로 선의의 경쟁이다. 나는 뒤에서 지켜보고 있을 테니, 각자의 판단 하에 편하게 사냥 하는 것이다. 무기는 어떤 걸 쓰든지 간에 자유! 그럼 시작 한다.”


울티제의 말을 끝으로 라스티 형제는 말없이 서로 동시에 갈라져 숲 안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 모습을 본 울티제는 흡족해 하며, 라피르 쪽으로 달려갔다.

물론 라스티를 따라 잡기 힘들어서 그런 건 아니라고, 위로하며 라피르 쪽으로 달려갔다.


작가의말

약속은 어기라고 있.. 아니,아닙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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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09: 악마 등장 20.05.11 17 0 12쪽
» 08: 라스티와 울티제의 약속 20.05.11 19 0 11쪽
8 07: 소드 오러? 20.05.11 19 0 14쪽
7 06: 수련의 시작 20.05.10 18 0 8쪽
6 05: 두 얼굴의 사나이 '케잔' 20.05.10 21 0 11쪽
5 04: 울티제의 정체? 20.05.10 25 0 12쪽
4 03: 라스티의 과거, 그리고 울티제라는 남자. 20.05.09 29 0 10쪽
3 02: 갈등 20.05.09 30 0 13쪽
2 01: 시작된 거짓말. +2 20.05.09 40 0 12쪽
1 프롤로그 +1 20.05.09 84 1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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