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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또이 님의 서재입니다.

모두 거짓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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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또이
작품등록일 :
2020.05.09 22:26
최근연재일 :
2020.05.18 19:46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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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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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수 :
79,976

작성
20.05.09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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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03: 라스티의 과거, 그리고 울티제라는 남자.

DUMMY

애리나는 이제 됐다는 듯 무표정을 풀고 말했다.

“시간도 많은데 듣지 뭐.”


갑자기 반말하는 애리나의 모습에 기가 찼지만 상관없다는 듯 말을 이어 갔다.

“난 남동생이 있었다. 나보다 2살 어린 남동생이 말이지...”


병풍으로 변한 페탄이 맥주를 마시다 자기도 모르게 ‘있었다?’라고 말하자,

애리나가 팔꿈치로 페탄의 가슴팍을 가격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가볍게 무시한 후, 라스티는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


“형! 라스티 형!! 이거 봐 이거, 이상하게 생긴 버섯이 있어. 먹을 수 있을까? 헤헤.”

“촌장 할배가 말했잖아. 라피르! 딱 봐도 이상하게 생기거나, 화려하게 생긴 열매나 버섯은 독이 있으니깐 먹으면 죽는다고! 당장 버려. 그리고 저기 개울가에 가서 당장 손 씻어 얼굴 만지지도 말고 아무것도 만지지 말고.”


라피르는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

“그래도 배고픈데... 형 이거라도 먹으면 안 되는 거야?”


라스티가 주먹을 불끈 쥐자


“장난이야, 장난. 형! 지금 당장 가서 씻고 올게.”

라피르가 개울가에서 손을 씻는 것을 보고서야 동생에서 눈을 떼는 라스티다.


그때였다.


“히히히이이이잉”

2마리의 말이 마차를 끌며 라스티 형제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 마차에서 누군가 내리자, 라스티와 라피르는 하던 일을 멈추고 땅에 이마를 박으며 엎드려서 절하고 있었다.


“흥! 천한 놈들 같으니라고, 꼴도 보고 싫으니 당장 꺼저버려.”


배가 산더미만한 귀족의 한 사내가 라스티 형제에게 말하자마자 라스티 형제는 부리나케 달려 귀족을 피해 멀리 도망갔다.


“헥헥···형, 배고파···”


“나도 배고프니까 배고프다고 하지마, 더 배고파지잖아. 바보야.”

라스티가 퉁명스럽게 말하자 라피르는 결국 울음 터트리고 만다.


“죽어도 좋으니까, 아까 그 버섯이라도 먹을래! 으에엥.”


라스티는 주먹을 불끈 쥐고 라피르 머리를 쎄게쥐어박았다.

안 그래도 서럽게 울고 있는 라피르가 더욱더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죽는 단 말, 그렇게 쉽게 하는 거 아니야 이 바보야. 그리고 나도··· 힘들 단 말이야.”


형제는 그렇게 서로를 끌어 안 은채 한참을 울었다.

이제는 울 힘도 남지 않은 형제는 나무 밑에 드러누운 채 하늘의 별을 보며 말했다.


“형! 저기 위에 떠 있는 빛나는 것들이 별이라고 했지?”


“응. 저기 떠 있는 별들은 죽은 사람들인데, 자신의 자식들이나 소중한 사람들이 떠나간 자기를 그리워하지 않게, 별이 되어 지켜본다고 촌장 할배가 그랬지.”


“그럼, 우리 어머니나 아버지도 저기 있는 거야?”


라스티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당연하지, 우리들이 잘 지내고 있는지 지켜보고 계실 거야.”


라피르는 서러운 듯 울먹임을 참고 라스티에게 말했다.

“근데 왜 안 도와줘? 왜?? 형이랑 나랑 이렇게 힘들게 살고, 배고파서 움직일 힘도 없는데 왜 안 도와주는거야? 왜?? 으으아아앙···.”


라스티는 머리가 멍해져 동생에게 아무 말도 해 줄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막연하게 지켜보고 있을 거라고만 생각했지, 왜 도와주지 않는 거지란 의문이 생기자 갑자기 서러워지고 부모님들이 미워지기 시작했다.


“정말...안 도와 주는 건가...”


울다 지친 라피르가 라스티가 뭐라고 중얼 거리자 되물어봤다.


“뭐라고, 형?.”

“아니야··· 배고프니까 잠이나 자자..”

“배고파서 잠이 안와 형··· 으으.”


우는 동생이 짜증나기 시작한 라스티가 화를 버럭 내며 말했다.

“잠 안자면 또 때려 줄 거야? 맞기 싫으면 빨리 자.”


라피르는 히끅히끅 거리며 울음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참다 어느새 새근새근 잠이 들기 시작 했다.


동생이 자는 걸 확인 한 라스티는 먹을 것을 구하러 산을 헤집고 다니기 시작 했다. 나뭇가지에 긁히고, 풀잎에 긁히고 잔 상처들이 늘어날 때쯤,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라스티 코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모험가라 불리는 사람들이 야영을 하고 있던 것이다. 본능에 이끌려 모험가라 불리는 사람들에게 접근 하던 중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리더니 어느새 자신의 목덜미에 차가운 쇳덩이가 닿았다.


“어이 꼬마, 여기는 무슨 일이지?”


위엄 있는 목소리에 기가 눌린, 라스티는 머리로는 '도망쳐, 도망쳐!'라고 되내이고 있는데 온몸은, 배고픔과 공포로 인해서 움직이지도 말도 나오지도 않았다.


“대답하지 않으면, 그대로 목을 잘라 버리겠다.”


온 힘을 짜내어 라스티는 소리쳤다. 아니 소리치려고 했다.

“저, 배가..배가 고파서... 며칠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해서···”


“그래서 내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어떻게 하려고 했지?”


짧은 순간이었지만, 라스티는 주마등이란 게 스쳐 지나갈 만큼 남자의 목소리는 차갑고 냉철했다. ‘거짓말 하면 죽는다!’ 라는 외침이 마음속에서 울려 퍼졌다.


“(산책 하고 있었다고 거짓말 할까? 아니야··· 이 밤중에 어린애가 산책한다고 해도 안 믿어줄지도 몰라. 그리고 거짓말 했다고 그 자리에 죽일 사람이다 이 녀석은.

그래, 여기서 죽으면 안 돼. 라피르도 있잖아?? 솔직하게 말하면 용서해줄지도··· 몰라.

아니지, 촌장 할배 말로는 모험가란 족속들은 죄다 위험하고 잔인한 놈들이랬어··· 어떡하지.)


“그대로 죽어라.”


냉정한 목소리에 라스티는 최후의 마지막 힘을 짜낸 듯 소리쳤다.


“배가 고파서, 음식을 훔치려고 했어요!!”

자신도 모르게 솔직한 말이 나왔다. 라스티는 이제 죽었구나 생각하니 온몸이 덜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큭..풉 푸하하하하하하.”


어안이 벙벙해진 라스티는 자신의 목덜미에서 칼이 내려가자 슬쩍 뒤를 돌아 봤다.


“당돌한 꼬맹이 일세. 뭐, 마법으로 변신한 마족은 아닌 것 같으니 일단 저쪽으로 가서 배 좀 채울래?”


“저··· 지금 저한테는 음식 안 주셔도 되니까, 동생한테 줘도 될까요?”


모험가는 살짝 경계하는 듯했다. 눈치 챈 라스티는 옷을 다 벗었다.

“저는 마족도, 악마도 아닌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그저 배고픈 천민입니다”

말라비틀어져 부서져 버릴 것 같은 라스티의 몸에 모험가는 경계를 풀었다.


그리고 라스티는 옆에 있는 커다란 잎을 꺾어, 모험가에게 펼쳐 보이며

“여기에 주실 수 있을 만큼의 음식만 주신다면, 당장 여기를 떠나겠습니다.”


자신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도 모르는 라스티를 보며 모험가는 가슴이 찡했다.

“난 울티제 라고 한다. 너의 동생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라. 그리고 여기 근처에 숨을 만한 동굴이 있는지 알고 있다면 알려다오.”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니며, 산을 자기 집 앞마당처럼 다 꿰고 있는 라스티는 울티제가 준 음식을 입에 구겨 넣으며, 동굴이 있는 곳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설명이 끝날 때 즈음, 나무 밑에 잠들어 있는 라피르를 흔들어 깨우며 울티제가 준 음식을 입에 밀어 넣기 시작했다.


“형! 켁켁.”


보다 못한 울티제가 라스티를 말리며 라피르에게 물을 건네줬다.

“라스티, 아무도 안 뺏어 먹으니 동생이 먹도록 놔둬라. 그리고 너도 조금 더 먹도록 해라.”


헛구역질이 날 때까지 집어넣은 라스티 형제는 만족했는지, 울티제에게 인사를 한 뒤

잠이 들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울티제는 씨익 웃고는 걸음을 돌렸다.


시원한 바람과, 따스히 스며드는 햇살을 받으며 오랜만에 기분 좋게 잠을 자던 라스티는 라피르의 뺨 때림을 맞으며 산뜻한? 아침을 맞았다.


“형! 형!! 빨리 일어나 봐!”

“왜·· 왜 그러는데 라피르, 먹을 거라도 있어?”

“응! 여기 주머니에 빵이랑, 고기 같은 게 잔뜩 있어! 나 배고픈데 먹어도 돼?”


어제 일이 생각난 라스티는 빠르게 일어나, 울티제가 어디 갔는지 라피르에게 묻자, 라피르는 고개를 저었다.


울티제 보다 눈앞에 먹을 것이 더 중요한 라피르는 라스티에게 계속 보채고 있었다.

혼자 몰래 먹지 않은 라피르를 대견하게 생각하며, 일단 배부터 채우자는 생각에 허겁지겁 먹기 시작하는 형제였다.


“형! 근데 어제 그분은 누구야?”

“울티제라고 하는 이름인데, 모험가 인가 봐. 혼자 있었고, 동굴이 어딨는지에 대해서 물어봤었는... 어!! 맞아, 동굴에 가면 만날 수 있을 지도 몰라! 가볼래 라피르?”


라피르는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또 가면 맛있는 음식 나눠 줄까?”


약하게 꿀밤을 먹이며


“그런 것 보다, 검이나 마법을 배우는 게 낫지 않겠어?”

“그..런건 귀족들이나 배우는 거잖아..우리처럼 돈 없는 애들은..”


아까보다 조금 더 세게 꿀밤을 먹이며

“그러니까 배우러 가 보자는 거 아니냐. 우리한테 먹을 것을 나눠 줄 정도의 착한 사람인데 검 정도는 가르쳐 주진 않을까?.”


“와!! 신난다! 근데 형.”

“왜? 라피르?”

“검은 배워서 뭐하는데?...”

“그...그야....몰라 일단 가자!!!”


라스티는 라피르와 함께 걸어가며 말했다.


“분명 그 동굴에 갔을 거야!”

“그 동굴이라니?? 아! 우리 비밀 기지?”

라스티가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나 다를까 형제 비밀기지에 도착하기 전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나기 시작했다.

울티제는 라스티 형제를 발견하곤, 한숨을 푹 쉬었다.


“이 녀석들, 여긴 뭣 하러 온 거냐? 뭐 너가 알려줬으니 올 거라곤 생각 했다만.”


정말 올 줄 알았는지 식사는 3인분이 준비 되고 있었다.


“아저씨! 설마 이거 우리들도 먹어도 돼?”


울티제는 라스티에게 살짝 꿀밤을 먹이며 말했다.


“아저씨라니! 아직 장가도 못간 놈한테 형이라 불러, 형! 알겠어?!”

“형이라기엔··· 너무 아저ㅆ”

라스티가 말을 끝마치기 전에 꿀밤을 한 대 더 먹었다.


라피르는 라스티가 꿀밤을 맞는 것을 보자 은근 통쾌한지 연신 웃고 있었다.

라스티 역시 꿀밤을 맞은 것보다 눈앞에 음식을 보니 고통 따윈 잊은 지 오래다.


“어린애는 어린애구만.. 어서 먹자고. 혼자 먹는 것도 쓸쓸했는데 잘됐지, 뭐.”


나뭇잎으로 급하게 만든 밥그릇에 음식을 담아 먹기 시작 하는 세 사람이었다.


작가의말

울티제는 아저씨 일까요? 아닐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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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1: 더러운 귀족 20.05.14 15 0 10쪽
11 10: 트라젠 마을 20.05.12 18 0 13쪽
10 09: 악마 등장 20.05.11 17 0 12쪽
9 08: 라스티와 울티제의 약속 20.05.11 19 0 11쪽
8 07: 소드 오러? 20.05.11 19 0 14쪽
7 06: 수련의 시작 20.05.10 19 0 8쪽
6 05: 두 얼굴의 사나이 '케잔' 20.05.10 22 0 11쪽
5 04: 울티제의 정체? 20.05.10 26 0 12쪽
» 03: 라스티의 과거, 그리고 울티제라는 남자. 20.05.09 30 0 10쪽
3 02: 갈등 20.05.09 30 0 13쪽
2 01: 시작된 거짓말. +2 20.05.09 41 0 12쪽
1 프롤로그 +1 20.05.09 85 1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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