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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 님의 서재입니다.

고려무신 천마되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행운™
작품등록일 :
2024.01.04 18:39
최근연재일 :
2024.02.26 07:00
연재수 :
5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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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85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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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7,915

작성
24.01.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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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5

DUMMY

막사 밖으로 나가니, 먼 곳에서 흙먼지가 뿌옇게 올라온다.


-두. 두. 두. 두. 두.-


땅을 울리는 진동.


"포할부 족장 30여 부족이 연합을 맺고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대략 숫자는 5만 정도입니다."


사묘아리가 보고한다.


숫자는 많지 않으나, 계속된 전투에 지친 완안부와는 다르게 사기도 높고, 준비도 철저하게 했으리라.


"포할부 족장, 도단. 그놈이 화첨창을 얻었단 소린 들었지만...... 감히."


도단은 여진족에서도 사묘아리 못지않은 전사로 유명했다.


"아마, 저희 완안부가 핵리발님을 잃었고, 또 오고륜부와 전투로 전력이 줄었다고 짐작한 듯합니다."


"멍청한 놈들...... 다른 부족장들이 합류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직 모르는 가 보군."


아골타는 부하가 가져온 도끼, 반고부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모극부를 필두로 병력을 집결시켜라! 내가 앞장설 것이다!"


"옛!"


"형님은 좀 쉬십시오. 저희가 해결하겠습니다."


"그럴 수야 없지. 밥값은 해야지."


나는 고개를 저으며 해태에게 물었다.


'해태.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전술도 저장되어 있나?'


[현재 상황에 맞는 전술을 추천드리겠습니다. 지형과 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망치와 모루를 권장드립니다.]


'망치와 모루?'


[강한 쇠도 모루에 놓고, 망치로 두들기면 꺾이는 법입니다. 기마대를 후방으로 신속하게 이동시켜 모루로 삼고, 나머지 병력으로 두들긴다면 승률이 87.5프로입니다.]


'정면에서 힘싸움을 벌이는 동안 돌아서 치는 것이로군.'


[쉽게 말씀드리면, 우회기동 후, 포위섬멸입니다. 현재 지형에서 가장 적합한 전략입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골타에게 말했다.


"이봐. 아우."


"예. 형님. 신수와 교감하셨습니까?"


눈치도 빠르다.


"나 믿지?"


나는 그를 그윽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좀...... 부담되는 데요. 형님."


"내가 시키는 대로 해. 반드시 이겨줄 테니."


자신감을 담아, 힘 있게 말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말씀만 하십시오."


"사묘아리에게 철기 군으로 우회하여 대기하다, 신호에 맞춰서 공격케 해."


아골타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음. 하지만 전방이 약해질 텐데......"


"전방 힘싸움은 내게 맡기고. 이번 싸움이 끝나면 역사에 완안부가 본격적으로 나오는 거야."


그제야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형님과 제가 있으니까요. 이봐 사묘아리를 불러라!"


아골타는 막사밖으로 나가 신속하게 지시를 하고, 병력들을 확인 후, 말에 올랐다.


"나. 아골타가 명한다."


그들 눈에서 믿음을 보았다. '아골타라면 무언가 해줄 것이다'라는 믿음. 이렇게 군중을 휘어잡는 건, 타고나지 않고서는 힘들다.


그는 하늘이 낸 제왕이다.


그리고 나는 그의 형님이고.


"모두. 들어라."


"옙!"


"오늘. 저들을 없애고, 나 아골타의 이름으로 나라를 세울 것이다. 우리는 하나가 되어, 대제국을 설립할 것이며, 우리는 감히,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강자가 될 것이다!"


-오! 오! 오!-


드높은 사기. 하늘을 찢는 함성. 그리고 나는 이미 알고 있다. 그리 될 것임을.


"우리가 누군가!"


-완안부!-


"내가 누군가!"


-완안부 족장 아골타!-


적은 간과 했다. 완안부의 사기는 결코 꺾기지 않았다. 아니, 어느 때보다 높았다.


"믿어라. 그러면 내가 너희들에게 승리를 줄 것이니. 모두 나! 아골타의 뒤를 따르라!"


아골타는 말고삐를 잡아당겼다.


-이하히히히힝!-


힘찬 울부짖음.


-따르라!-


바람처럼 튀어나가 앞장섰고, 그 뒤를 병력들이 따랐다.


-두. 두. 두. 두. 두.-


"대단한 기세...... 역시, 금나라의 황제."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형님. 빨리 오십시오!"


역사에서 그는, 거란이 세운 요나라를 몰아내고, 우라 나라와 군신관계까지 맺었다. 고려왕 인종조차 고개를 숙였던 그에게, 지금 나는 형님이라 불린다.


역사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 현실.


내가 빠르게 달려 그와 말머리를 나란히 하자, 그가 웃는다.


"형님이 있어 든든합니다!"


그의 웃음에 나는 미소로 화답했다.


...


얼마 지나지 않아, 적과 조우했다.


-두. 두. 두. 두. 두.-


지친 기색 없이 달리는 말들. 그 위에 하얀 입김을 뿜으며 달려오는 여진족들.


-이하히히힝-


선두에 있던 장수가 말머리를 세우고 외친다.


"이봐! 아골타여. 네 놈의 상태는 다 알고 왔으니, 우리 포할부에 고개를 어서 조아리거라!"


상대도 철기군이었다. 장발과 수염의 거구. 흑마를 타고, 불타는 창을 들고 있다. 마치 신화 속 인물처럼. 등에는 거대한 도끼를 멘 채.


"도단! 네놈이 화첨창을 얻더니 겁대가리를 상실했나 보구나! 우리 완안부에 쳐들어오다니......"


"허. 네놈이야 말로 아비와 형이 죽으니 반고부를 들고 설치는 구나."


여진족의 신화급 무기. 두 개가 여기 있다. 반고부, 화첨창. 둘 다 탐나지만 나와는 맞지 않는다.


"어이. 아골타여. 사내답게, 족장대 족장으로 대결하는 건 어떻겠나?"


이쪽 병력은 4만. 그것도 사묘아리가 1만을 가지고 적 후방으로 돌아가고 있기에, 현재는 3만. 도단의 제안이 반갑다.


"네놈을 죽이는 데, 우리 족장님이 직접 나설 필욘없지!"


내가 아골타 대신 뛰어 나갔다.


"그럼 이쪽도 역시!"


도단 곁에 있던 장수가 튀어나온다. 나는 칼에 마력을 품은 채 준비했다.


"너는 누구냐! 내 이름은 위대한......"


-서걱!-


단 일합. 이름 따윈 궁금하지 않았다.


-툭-


그 이름 모를 장수의 머리가 뒹군다.


-우아아아아아!-


완안부 병사들이 소리친다. 도단은 얼굴이 울그락붉으락 하더니,


"건방진 놈! 불태워주마."


화염창을 돌리며 쇄도한다. 아골타도 강하지만, 저런 불 속에서는 설령 이긴다 한들, 부상이 심각하리라.


"형님!"


아골타의 외침. 나는 손을 들어 그를 제지한 후,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큰 소리로 외쳤다.


"내가 도단을 죽이면 일시에 공격하거라!"


나는 해태를 휘두르며 그에게 덤볐다.


-채잉!-


도단의 창과 내 해태가 부딪힌다. 방금 일합에 파악했다. 격의 차이를. 승리를 확신했다.


그러나,


-화르륵-


창에서 불길이 쏟아진다. 변수는 이것이다. 신화급 무기, 화첨창. 신선 나타의 보구.


[방탄력을 전개하여, 적 화염 공격을 배제하고 신체회복을 진행하겠습니다.]


-차앙!-


묵직하다.


"어디 이름도 없는 놈이 나 도단에게 덤비는 가!"


그는 화첨창을 마구 휘두르며 덤볐고, 생각보다 큰 화력에 밀리다가 낙마했다.


-히이잉!-


말이 뜨거움을 못 참고, 앞발을 들며 몸부림친다.


"으윽."


"죽어라! 화첨창. 진천뢰!"


도단이 창을 내지르자,


-퍼엉. 화르르르륵!-


거대한 화염폭풍이 휘몰아친다.


[마스터. 방탄력을 최대한 전개했으나 지속적인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벗어나는 것을 권장합니다.]


"해태야. 약 빨자."


몸이 불탄다. 그리고 회복한다. 계속 반복되는 상황. 그놈이 웃으며 달려오는 게 보인다.


[마력 스테로이드를 합성하겠습니다.]


"치사량의 90퍼센트로 합성해!"


나는 해태에 마력을 주입했다.


-웅. 웅. 웅-


[90퍼센트 합성. 추후, 어지러움과 구토에 주의하십시오.]


"하아......"


칼을 쥔 손에 힘줄이 선다. 촉각이 극대화되어, 불길이 더 뜨겁게 느껴지고, 눈이 더 선명해져 화첨창의 창 끝이 또렸했다.


"뒈져! 완안부의 잡졸아!"


도단은 화첨창을 휘두르며 불길을 일으키는 동시에, 등 뒤에 있던 거대도끼를 휘둘렀다.


"곡산검법. 제1절. 단!"


-챙!-


내 해태와 그놈의 도끼가 부딪혔고, 그는 빠르게 화첨창을 휘둘렀다.


-화르륵-


"곡산검법. 제2절. 척!"


-퍼엉!-


이번엔 내 마력과 화첨창이 충돌하며 큰 폭발이 일어났다.


-이하히히힝-


그놈의 말이 불타고,


-푸슛!-


내 검에 목이 뚫리는 것이 보였다.


"커헉......"


신화급 무기의 존재가, 그에게 승리의 확신을 주었으니, 방심했으리라.


-푹!-


반면에 나는 긴장했다. 때문에 해태의 회복력을 믿고,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작전을 썼다. 실력은 내 우위였으나, 화첨창의 존재는 큰 변수였기에,


몸을 던져서라도 빠르게 이겨야 했다.


-화르륵-


온몸이 뜨겁다. 내 어깨에 화첨창이 박혀버렸기에.


"크르륵. 그 창은 한 번 박히면 상대를 모두 태우고서야 그 불길이 멈추지. 선인, 나타의 창이야. 쿨럭. 같이 죽자고...... 이름 모를 장수여."


피를 토하고 죽어가면서도 도단은 웃었다.


"내 이름은 척준경. 네 놈은 마땅히 죽어야 할 사람에게 죽은 것이야. 편히 가거라."


"척준경? 네 놈이 어찌 여기에...... 하하. 내가 고려제일검을 상대로 방심을 했던 것인가...... 쿨럭."


내 이름은 여진족들에게 공포였다.


"잘 가라. 도단."


나는 다시 칼을 들어 그를 베었다.


-서걱!-


동시에,


"아골타여! 공격하라!"


내 싸움은 끝났다.


"모두! 나를 따르라!"


내 신호에 아골타의 군대가 돌진하고, 때를 맞춰 후방에서도 사묘아리의 철기 군이 등장했다.


-와 아아아 아!-


"도단님!"


도단의 압도적 무력을 믿고 있던 포할부 족장들이 달려왔으나, 이미 그는 죽어있었다.


"우리 완안부에 덤빈, 포할부를 멸하라!"


애초에 도단과 화첨창을 믿고 벌인 전투. 적의 사기가 급격히 떨어졌다.


-화르륵-


그와 별개로 나는 어깨에 꽂힌 화첨창을 빼지 못하고 혼자만의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해태야. 뭐든 해봐라......"


[마스터의 육체를 일시 냉각시키고, 마취제를 합성하여 고통을 경감시키고 있습니다.]


'창이 안 빠지잖아......"


-화르륵! 화륵!-


불길은 더욱 거세졌다.


"형님!"


아골타가 외치지만 가까이 오지 못한다. 그때, 누군가 달려와 내 어깨에 꽂힌 화첨창을 잡았다.


-퍼엉!-


"으으으으으윽!"


온몸이 불타면서도 놓지 않는다.


"사묘아리!"


[마스터. 화첨창이 새로운 자를 주인으로 인식했습니다. 불길이 사그라듭니다.]


-쉬이이이이익!-


사묘아리는 거의 숯덩이가 된 채, 화첨창을 뽑았고 온몸에서 연기가 나왔다.


'해태야! 방법 없어?"


살리고 싶었다.


[저자에 접촉이 필요합니다. 제 일부, 37.5퍼센트 정도가 넘어가 치료를 시작하겠습니다.]


"부탁할게."


나는 해태를 믿고, 몸을 던져 싸웠다. 죽지는 않으리라는 자신이 있었다.


헌데, 사묘아리는 자신이 죽을 줄 알면서, 내 몸에 화첨창을 뽑았다.


희생. 애초에 그는 살기를 바라지 않았다.


"사묘아리!"


아골타가 달려온다. 나는 손을 들어 그를 못 오게 한 후, 사묘아리를 잡았다.


[치료를 시작합니다.]


푸른 입자가 넘어가는 것이 보인다.


"내 친구......"


아골타는 절망했다. 사묘아리는 결코, 살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럴진대,


기적이다. 사묘아리의 온몸에 새살이 돋고, 혈색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조금 전까지 완전히 죽은 자.


완전히 새카맣게 탄 숯덩이였던 그의 몸이......


"응. 설마?"


"으으으윽......"


신음소리. 살아났다. 이건, 기적이었다.


[생존확률. 78.3퍼센트. 치료가 완료되었습니다. 넘어갔던 나노머신은 소멸될 것이고, 마스터 몸 안에서 부족해진 나노머신은 회복될 것입니다.]


-털썩-


사묘아리는 창을 꼭 쥔 채, 쓰러졌다.


"형님! 사묘아리는?"


"괜찮을 거다. 아마도."


"어떻게 이럴 수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는 내가 해야지."


진심이었다. 그가 아니었으면 아무리 해태가 있다한들 화첨창에 숯덩이가 되었으리라.


혼절한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마력흡수가 가능합니다. 하시겠습니까?]


'마력 흡수? 도단인가?'


[그렇습니다.]


'해 줘.'


[시작하겠습니다.]


-웅. 웅. 웅. 웅.-


푸른빛이 도단의 시체를 휘감는다. 조금 후, 내 마력량이 늘었다.


지휘관을 잃은, 포할부 병사들은, 앞다투어 항복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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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12 24.01.24 251 3 11쪽
20 11 24.01.23 263 4 13쪽
19 10 24.01.22 281 5 11쪽
18 9 +1 24.01.21 307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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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8-1 24.01.19 345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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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6-2 24.01.16 369 8 12쪽
12 6-1 24.01.15 390 7 12쪽
11 5 24.01.14 413 7 12쪽
10 4-2 24.01.13 403 7 11쪽
9 4-1 24.01.12 469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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