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행운™ 님의 서재입니다.

고려무신 천마되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행운™
작품등록일 :
2024.01.04 18:39
최근연재일 :
2024.02.26 07:00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5,299
추천수 :
228
글자수 :
297,915

작성
24.01.16 07:00
조회
364
추천
8
글자
12쪽

6-2

DUMMY

반면, 아골타는 당황했다. 적 신보군 500여 명은 대기하고 있고, 척준경만 절벽을 기어오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도 화살을 모두 쳐내며 빠른 속도로.


"척준경...... 역시 죽으려고 작정했구나. 사묘아리, 쉬지 않고 살을 날려라. 내가 가장 먼저 달려가 놈의 목을 벨터이니."


"존명."


사묘아리는 계속 수신호를 했고, 궁수들은 척준경을 향해 쉬지 않고 살을 날렸다.


-쉬이이이익-


거의 절벽의 끝에 도달한 상황. 바람을 가르는 소리. 척준경은 한 손으로 검을 휘두르며, 다른 한 손으로 바위를 붙잡고 마지막 지점을 빠르게 통과한다.


실로 초인적인 자. 노리고 쏴도 단 한 대도 맞지 않는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장군님! 아아아아!-


화살이 아슬아슬하게 척준경을 비껴갈 때마다, 신보군은 자신들도 모르게 안도를 한다.


왕 부장도 마찬가지였다.


"아. 척장군님...... 아...... 형님. 진짜."


병력손실을 줄이기 위해, 적장 아골타를 잡은 후 공격. 보통은 말이 안 되는 작전.


그러나,


척준경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작전을 몇 번이나 성공시켰다. 설마 하는 마음이 물드는 순간, 절벽 윗부분, 삐져나온 소나무 아래에 척준경이 도착했다.


이제 이곳만 지나면 아골타와 대면. 그때,


"준비하라!"


맹안 사묘아리가 미리 지정해 둔 지점. 그는 수신호를 했다.


-쉬이이이익!-


그러자 산발적으로 쏘던 화살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전이 부슬비라면 지금은 소나기. 사람이라면 버틸 수 없으리라.


[마스터. 방탄력을 더 올리겠습니다.]


"온몸이 아픈데. 치유는?"


[이미 치유 중입니다. 마스터.]


아무리 나라도 한 손으로 절벽을 오르며, 다른 한 손으로 칼을 휘둘러 쳐내는 것. 그 자체 만으로도 체력 소모가 크다.


쉽지 않은 일이다. 허나, 실시간으로 회복되고 있다. 내 몸에 있는 나노머신, 해태 덕분에.


"쏴라! 반드시 떨궈라!"


완안부 병사들의 화살들의 명중률이 올라간다. 그러나 역시, 내 몸에 박히는 화살은 없었다.


"이놈들 목을 내놓아라!"


나는 고함치며, 절벽 위에 도달했다.


-서걱!-


위에서 돌을 떨구려 하고, 칼을 휘두르려는 여진족 병사 둘, 셋을 베고 가까스로 올라섰다.


-와아아아아!-


그 모습을 아래쪽에서 지켜보고 있던 신보군이 고함을 지른다.


"기어코 왔는가."


내 앞에 아골타가 반고부를 들고 서 있었다.


"쉽지 않겠군."


"여기까지 올라온...... 네 녀석을 칭찬하마. 오늘일, 내가 퍼뜨릴 것이다. 그런 너의 목을 떨어뜨린 내 영웅담으로."


"하아. 설계가 대단하네."


나도 모르게 한숨 쉬며 말했다.


"난 네 목을 가져가기로 아버지께 약속했으니, 오늘 여기서 죽거라! 이 아골타의 명성에 기여함을 기뻐하며."


아골타는 반고부를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흉흉한 기세, 마력의 공명.


-차앙!-


나도 해태를 들어 막았으나, 검에 균열이 갔다. 단 한방에. 잠시 멈칫하는 순간, 뱀처럼 두 개의 창이 휘감아 들어온다.


"이런......"


균열 간 검을 들어 다시 가까스로 쳐냈다.


"노렸는데 그걸 피하다니...... 역시 세상은 헛된 명성을 전하는 법이 없군."


두 개의 창을 든 사내가 나를 노려본다.


"네가 사묘아리구나. 우리를 번번이 물리치던 선봉장."


맹안 사묘아리. 긴 머리를 뒤로 아무렇게나 묶은 것이 인상 깊었다.


"고려 따위를 물리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 자랑할 거리도 못된다."


무심히 말하면서 창을 세운다. 그도 네임드다. 여진족의 장수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용장이자, 고려의 척준경, 송나라의 한세충과 비견되는 명장.


"하아. 그래 다 덤벼봐라."


나는 해태를 고쳐 잡으며 말했다. 단 한방에 균열이라니. 그대로 받으면 안 된다. 흘려야 한다.


-부웅-


날카로운 도끼의 궤적. 칼로 막는 것은 피했다. 죽일 생각은 없지만, 팔 하나는 괜찮겠지.


"곡산검법. 제1절. 단."


나는 해태에 마력을 둘렀다. 전투불능으로 만든다.


그럴진대,


"반고부. 지축흔들기!"


간과했다. 신물급 무기의 힘을.


-콰앙!-


강력한 마력이 출동해, 그 여파가 생각보다 커졌다.


-우.르.르.르.르.-


빈 틈을 놓치지 않고 찔러들어오는 사묘아리의 창. 가까스로 몸을 돌려 피하며 다시 해태를 휘둘렀다.


그러자 이번엔 아골타의 반고부가 들어온다.


[마스터. 퇴각을 권장합니다. 동선을 예측한 결과 5분 이내 마스터의 죽음이 예상됩니다.]


정신없이 막고, 찌르는 와중에 해태가 속삭인다. 미친듯한 기세. 마치, 폭풍과도 같은 싸움. 감히, 아무도 끼어들지 못하는 상황.


여진족들도 고려군들도 없다.


나와 아골타, 사묘아리만 있을 뿐. 하지만 이미 승기는 기울었다. 비릿한 피내음이 콧속을 자극하고, 해태를 쥔 손은 떨린다. 마력은 이미 바닥. 이대로는 죽는다.


이 육체가 척준경이 아니었다면, 나는 이미 즉사했으리라.


'이길 방안은.'


[마력 스테로이드를 최대한 주입하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노머신 해태에는 세계적인 제약회사 한반도의 기술도 많이 들어갔다. 치유나 강화 부분에서.


'부작용은?'


[부작용은......]


더 이상 들을 수가 없다. 사묘아리의 창이 종이 한 장 차이로 찔러들어오고, 아골타의 반고부가 날아오기에. 몸이 움직이는 데로 피한다. 이미 이성보다는 본능의 영역.


"빨리 주입해!"


부작용 걱정할 때가 아니다. 스테로이드? 설마 여성형 유방이나 고자가 되는 건 아니겠지. 죽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마력스테로이드를 일시 주입하겠습니다. 2분간 모든 근력 및 지구력, 마력이 일시 상승합니다.]


"하아......"


입에서 푸른 입김이 나온다. 이제 보인다. 사묘아리의 창이. 튕겨 낼 수 있다. 아골타의 반고부를.


"곡산검법. 제2절. 척!"


부작용이 뭐든. 이미 사용했다. 끝내야 한다.


"사묘아리 피해라!"


내 마력이 담긴 해태의 검이 빠르게 쇄도하고, 당황한 사묘아리 앞을 아골타가 막아섰다.


-콰. 콰. 콰. 쾅!-


반고부와 해태의 정면충돌. 약해졌던 지면이 흔들린다.


다시 뱀처럼 들어오는 사묘아리의 창. 내 눈에는 슬로모션으로 보인다.


내었던 칼을 거둬 창 하나를 쳐내고, 나머지 하나는 맨 손으로 잡아당겼다.


"어......어!"


나에게 끌려오는 사묘아리에게 그대로 턱을 날렸다. 주춤거리는 사이, 다시 반고부가 날아온다. 그대로 몸을 숙여 피하고, 아골타에게 달려들어 옆구리를 베었다.


죽일 생각은 없었다.


그때, 두 개의 창이 양 쪽으로 쇄도하고, 아골타가 피 흘리며 반고부를 내리친다.


[30초 후, 약물의 효능이 다합니다. 부작용으로 2분간 리바운딩 또는 전투불능이 예상됩니다.]


'리바운딩? 전투불능?'


[약물을 쓰기 전 상태로 돌아가는 현상입니다. 상황에 따라 전신마비 증상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과도하게 마력을 끌어씀에 대한 반작용입니다.]


한마디로 마력이 거의 소모된 상태. 아직은 안된다. 아골타의 반고부나, 사묘아리의 창, 둘 다 피할 순 없다.


창을 맞는다. 살길 바라야지. 몸을 돌려, 반고부를 맞을 준비를 했다.


사묘아리의 창은 그런 내 생각을 비웃듯, 급소를 노리고 휘감아 들어온다. 생각보다 날카롭다. 이건...... 죽는다.


허나,


이미 칼을 돌리긴 늦었다. 그때, 5개의 칼날이 날아와 사묘아리의 창을 쳐낸다. 왕 부장의 비도술.


"척 장군님!"


자지다! 자지야. 그의 목소리가 들린다. 생명의 은인이다. 나는 미소 지으며 마력을 내질렀다.


"곡산검법. 제3절. 파훼!"


내 마지막 발악이 담긴 해태와 아골타의 반고부가 부딪힌다. 마력이 공명하며 지면이 흔들린다. 심상치 않다.


"모두 도망가!"


아골타의 절규. 지면이 박살 나며 절벽이 무너진다. 내 몸도 허공에 뜨는 가 싶더니, 아래도 떨어진다.


[마스터. 충격완화 배리어를 작동하겠습니다. 마력 방탄력을 최대한 전개해도 되겠습니까?]


"그래에에에에에!"


나는 절벽아래로 떨어지며 소리쳤다. 아마도 바위들이 내 위로 떨어지는 것을 '원거리 공격'이라 인식한 모양.


-파지지지치지직!-


내 몸 주위에 푸른빛이 감돌며, 바위들을 부순다.


-콰앙!-


땅에 떨어졌으나, 푹신한 느낌. 하늘을 올려보았다. 바위들이 시야에 가득 찬다.


-쿵. 쿵. 쿵. 쿵. 쿵-


무수한 돌무더기와 함께, 내가 떨어졌던 땅조차 한 번 더 꺼져버렸다. 흐릿한 시야에 여진족 병력들과 아골타, 사묘아리가 속절없이 추락하는 모습이 보였다.


...

왕 부장은 식은땀이 흘렀다. 척준경과 아골타, 사묘아리의 전투를 보다가 위기의 순간,


비도술로 개입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그들이 싸우던 곳이 무너졌다. 근처 있던 여진족 병력 일부와 함께 땅으로 추락했고, 그 땅은 한 번 더 무너진 상태.


마치 산사태가 휩쓸고 지난 간 듯 보인다. 그 광경을 멀리서 보고 있던 왕 부장은 이를 꽉 깨물었다. 신보군들이 소리친다.


"부장님. 척장군님을 구하러 가야 합니다!"


하지만, 같이 매몰된 여진족을 제외하고 수백의 여진족이 아골타를 구하러 달려든 상황.


난전이 예상된다. 난전 후, 아마도 패배. 두 배 이상의 병력.


"이대로 후퇴한다."


왕 부장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왕부장님!"


"멍청한 것들! 아직도 모르겠나. 척장군님이 이런 무모한 작전을 한 것은 두 가지 이유야. 하나, 작전이 유출되지 않았으면 적이 신성시하는 터부를 이용하여 성공시켰을 것이고, "


왕 부장은 잠시 숨을 고른 후,


"둘째, 만약 작전이 유출되었다면 죽음으로써 세작의 존재를 알려, 우리 수천의 병사 목숨을 구하시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작전은 유출되었고, 세작이 있다는 것이야. 척준경 장군은 그걸 죽음으로서 알린 것이고. 실시간으로 작전이 유출되고 있는 데, 어찌 이길 수 있단 말인가?"


"......"


"이미, 작전은 실패다. 여기서 우리마저 죽는 다면 장군님 죽음이 물거품이야. 전원 후퇴하라!"


"하지만......"


"이는 장군의 뜻이야. 더 이상은 항명으로 다스리겠다!"


왕 부장의 말에 신보군 500명은 서둘러 철수했다.


'척 부장님. 세력을 키우고 있을 테니, 반드시 살아 돌아오시길......"


그는 어제 출정 전, 막사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척장군님...... 아니, 형님! 그게 무슨 소립니까?"


"내 죽음으로 세작을 알릴 것이야. 크게는 오연총 부원수, 적어도 그쪽 사람일 거야."


"그럼 굳이 죽을 이유가?"


"그 정도는 되어야 윤관 대원수께서 움직이실 거야."


"허. 이해가 안 됩니다."


"솔직히 말하면 죽을 거지만, 죽진 않을 거야. 꼭 돌아간다.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아마, 힘든 일이 많을 것인데, 반드시 부를 테니, 기다리거라."


"그건 또 무슨 소리. 어찌 죽었는데 살아오신 다는 겁니까?"


"그냥 쫌 믿어. 이 자지야!"


"알 수 없는 말씀을 계속하시는군요..... 그럼 제가 할 일을 알려주십시오."


왕 부장이 고개를 흔들며 말한다.


"세력을 키워두거라. 내가 언제든 이용할 수 있도록."


"이번에도...... 믿겠습니다. 형님. 아니, 척장군님."


"그래. 왕 부장."


믿는 수밖에 없다. 늘, 그래왔듯이. 그는, 기적을 만드는 자이니.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고려무신 천마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4 15 24.01.27 199 3 12쪽
23 14 24.01.26 237 4 16쪽
22 13 24.01.25 242 3 12쪽
21 12 24.01.24 248 3 11쪽
20 11 24.01.23 260 4 13쪽
19 10 24.01.22 277 5 11쪽
18 9 +1 24.01.21 303 5 12쪽
17 8-2 24.01.20 309 4 13쪽
16 8-1 24.01.19 342 4 13쪽
15 7-2 24.01.18 334 6 10쪽
14 7-1 24.01.17 354 7 10쪽
» 6-2 24.01.16 365 8 12쪽
12 6-1 24.01.15 385 7 12쪽
11 5 24.01.14 410 7 12쪽
10 4-2 24.01.13 400 7 11쪽
9 4-1 24.01.12 462 6 12쪽
8 3 24.01.11 509 7 11쪽
7 2 24.01.10 595 7 15쪽
6 1 24.01.09 712 8 15쪽
5 프롤로그.5 24.01.08 704 10 11쪽
4 프롤로그.4 24.01.07 776 8 9쪽
3 프롤로그.3 +1 24.01.06 984 9 15쪽
2 프롤로그.2 24.01.05 1,252 10 13쪽
1 프롤로그.1 24.01.04 1,512 20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