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행운™ 님의 서재입니다.

고려무신 천마되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행운™
작품등록일 :
2024.01.04 18:39
최근연재일 :
2024.02.26 07:00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5,483
추천수 :
228
글자수 :
297,915

작성
24.01.12 19:00
조회
468
추천
6
글자
12쪽

4-1

DUMMY

본대와 떨어진 산속. 숲이 울창하다.


"척장군님!"


내 막사는 가장 외진 곳에 있었고, 왕 부장과 신보군 1진도 윤관 대원수의 명에 따라 이곳으로 옮겼다.


"말씀하신 대로 저희 신보군 1진, 장군님 막사 주변으로 주둔지를 옮겼습니다."


"고맙다."


"그리고 언제든 출정할 수 있도록 대비태세도 갖췄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지야."


척준경은 평소 자신에게 왕부장이라 불렀는데, 오늘은 이상하다.


"평소처럼 그냥 직책을 불러주십시오. 그게 좀 더 듣기 좋습니다."


"싫은데. 왕자지."


모습이 척준경이다. 그에 대한 지식도 있다. 아무도 내가 척성동 박사라 생각 못 하리라. 그렇다면, 굳이 타인에게 맞출 필요가 있는가.


변덕이라 생각될 것을. 내 의지대로 편한 대로 한다.


"......"


왕 부장이 나를 살짝 불만스럽게 바라본다.


"꼰티 내냐?"


"아...... 닙니다."


연구소에서 제자들이 가끔 짓던 표정. 익숙하다.


"내 앞에서 그딴 표정 짓지 마. 알겠지?"


나는 부드럽게 말했는 데, 왕자지는 몹시 긴장한 표정이었다.


"진짜 꼰티 아닙니다. 그냥 얼굴이 가려워서 찌푸린 겁니다. 아 진짜."


"알았어. 왕 부장. 낼 완안부의 족장을 잡으러 가자고."


내가 왕부장이라 하니, 얼굴이 바로 풀어졌다. 단순한 사람.


"그런데 정말 생포 작전입니까? 암살이 아니고?"


왕 부장은 처음에 암살인 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500명이다. 적은 오만 명 정도.


굳이 총병력으로 따지지 않아도, 막사 주변 핵심 병력만 1만이 넘을 것이다.


그런데 적을 수장을 생포? 암살도 힘들다.


우리 별무반 십만 명이 총출동해야 가능한 작전. 지형지물의 익숙함 등을 고려했을 때.


그런데 500명? 게다가, 완안부 핵리발은 괴력의 거구이다. 그자를 생포한다고? 적진 한 복판에서?


불가능하다. 아무리 척장군이라도 신은 아니니.


"응. 생포해서 우리의 압도적 무력을 보여주고, 요구사항을 관철시켜야지."


"작전이 있으십니까? 저희 신보군 1진은 500밖에 안됩니다. 적 숫자는 아시다시피 적어도......"


"나에겐 숫자는 의미 없으니, 걱정 말고 들어가서 잠이나 자. 자지야...... 내가 신묘한 작전을 짜서 알려주마."


왕 부장은 고개를 저었다.


"알겠습니다."


"아. 잠깐, 나는 평소 어땠나?"


그래도 척장군에 대한 객관적인 모습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내가 그 틀에 맞추지 않더라도 알 고 있어 나쁠 것은 없으니.


"예?"


"평소에 내 모습은 어땠냐고 물었다."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한참을 생각하던 왕 부장이 입을 열었다.


"음...... 장군님은 언제나 믿는 것을 위해 모든 걸 바치시는 분이지요. 믿음직스러운 사람입니다."


그러면서 나에게 어색하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솔직히 말해. 아부나 아첨은 빼고."


"진짜 솔직히 말씀드린 건데요."


"아. 그런 추상적인 말 말고, 나보다 강한 자는 본 적 있나."


"장군님보다 강한 사람이요?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가능할 거 같지도 않고요."


왕 부장은 고개를 저었다. 진심이었다.


"그래? 그렇단말이지......"


내가 척준경의 몸에 들어왔을 때, 그는 분명 죽어 있었다. 고려제일검 척준경. 감히, 대적할 자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럴진대,


결과는 패배. 그것도 압도적으로. 무예로는 정점에 도달했다 생각했거늘...... 겉으로는 이자겸을 막은 후, 왕에게 버림받은 것으로 보이겠지만, 실체는 다르다.


"천마를 아는가?"


척 준경 장군의 기억에서 보았다. 백련교 때문이다. 분명, 천마가 있다. 현대시대에 강림하여, 신이 된 자. 바로 그 자가 있다.


"예?"


정말 모르는 눈치.


"아니다. 왕 부장 자라."


그래 안다고 하더라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좀 더 강해져야 한다. 좀 더 '해태'를 잘 다뤄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100전 100패이다.


"싱겁습니다. 그럼 작전 정리되면 바로 알려주십시오."


왕 부장은 가려다가 생각났다는 듯 돌아보며,


"아...... 그리고, 아시다시피 '왕자지'라는 이름은 제가 별로 안 좋아합니다. 꼰티가 아니라 어감이...... 뭐 계속 부르시겠다면 불만은 없습니다만."


아무래도 정말 맘에 안 들은 모양이다.


"어. 알았어."


나는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그럼. 명령을 기다리겠습니다. 장군."


왕 부장은 고개를 꾸벅하고 막사를 나갔다. 그의 발자국 소리가 멀어지고 풀벌레 소리가 들린다. 나는 아무렇게나 마련된 침구에 걸터앉았다.


"자. 이제 나노머신을 알아볼까."


나는 심호흡을 하고, 나노머신의 시동 어를 말했다.


"해태."


내가 말하자마자, 귓가에 음성이 들린다.


[나노머신 해태. 마스터. 명령을.]


"너는 누구인가."


[저는 척성동 박사님이, 한국과학기술연구소와 제약회사 한반도의 도움을 받아 만든 나노머신입니다.]


"척성동동 박사님이라는 사람은 누구인가?"


짐짓 나에 대해 물었다.


[척 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로 나노머신 해태의 개발자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심장이 뛰었다. 과연 해태는 나를 누구로 인식할 것인가.


[척준경 장군입니다.]


실망스러운 답변. 하지만 다음은 나를 놀라게 했다.


[겉모습은 그렇습니다만, 본질은 척성동 박사님입니다.]


기분이 이상했다. 내가 어떻게 척준경 장군의 몸 안에 들어왔으며, 또 여기로 왔는지는 차치하고, 이 세상에 더 이상 나는 없다 생각했는데,


기뻤다. 내 존재를 알 고 있는 것이 있으니. 비록 인간은 아니지만. 해태에게 물어보자.


"나는 어떻게 살아 난거지? 나는 어떻게 척준경 장군의 몸에 들어왔으며, 왜 여기로 오게 된 거야?"


입이 간질 했던 질문을 쏟아냈다. 척준경 장군은 죽었고, 나는...... 죽었었나? 나노머신 번개는 내 앞에서 소멸하지 않았던가. 두 번째 회귀? 그것은 무엇인가?


[죄송합니다. 마스터. 지금 제 레벨에선 정확히 설명드리기 어렵습니다. 알 수 없는 메커니즘과 우연이 겹쳐 만든 현상입니다.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좋은 질문에 최적의 답을 찾았다. 라는 것입니다. 즉, 마스터님의 소망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내 소망이라......"


역시, 해태라도 모든 걸 아는 건 아니다. 잠깐, 레벨이라고?


"혹시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가?"


[그렇습니다. 저는 마력에 반응합니다. 마스터께서 강한 마력을 얻으신다면 저 또한 더 강해지고, 더 많은 걸 빠르게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마스터의 궁금증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군. 있을지도 모른다라...... 머신주제에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 두는 군."


[원래 100퍼센트는 없습니다. 이레귤러와 우연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법. 그것 또한 자연법칙입니다.]


"그래...... 하나만 더. 내가 척준경 장군의 몸에 들어오면서, 그의 과거로 회귀했는 데, 그건 네 능력인가. 분명 '긴급 회귀'라고 했던 것 같은데. 게다가 두 번째라고? 그럼 첫 번째 회귀는 언제 한 거지?"


[죄송합니다. 지금 제 레벨에선 답변이 어렵습니다. 마스터.]


허탈한 답변.


"또 막혔군."


[실망시켜 드려 죄송합니다. 레벨을 업그레이드해주십시오.]


"업그레이드 방법은? 최대한 구체적으로."


[여러 방법이 있으나, 첫째 마력을 사용한 업그레이드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그만. 나중에 업그레이드가 가능할 때 알려줘."


[알겠습니다. 마스터.]


생각이 바뀌었다.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최대한 이 상황에 빠르게 적응하고 이용해야 한다. 업그레이드는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


어떤 일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보다 부딪혀야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지금 아무리 머릿속에 넣어봐야 혼란스럽다.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일단, 천마를 찾아 없애자. '신'이 되기 전에. 그것이 아마 내가 이곳에 온 이유일 것이다.


"이 시대에는 마력을 사용하는 자들이 많은가?"


[분석한 바, 박사님이 계셨던 현대시대보다는 많은 숫자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마력을 이용하여 동물을 다루는 자들도 있습니다. 저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동물을 다뤄?"


[예. 마스터. 동물이 지니고 있는 마력을 취하는 것입니다. 토템사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토템사. 나노머신의 설명에 의하면 마력을 이용해 동물을 다루는 자를 토템사라 한다고 한다. 거기에는 세 가지 등급이 있다.


일반 동물을 다루는 보통 토템사. 각 산의 주인인 산군을 다루는 산군급 토템사. 신화급 짐승인 신수들을 다루는 신수급 토템사.


일반 토템사만 하더라도 전쟁에서 고급 전력으로 쓰이고, 산군급 토템사만 되더라도 한 부족은 멸할 수 있으며,


만약, 신수급 토템사가 된다면 한 국가를 멸할 수 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길한 신수인 4 신수. 청룡, 백호, 주작, 현무. 흉한 신수인 4 흉수. 혼돈, 궁기, 도올, 도철.


여기까지가 나노머신의 설명.


"내 기억에서...... 그러니까 척준경의 기억에서 추출해 낸 건가."


[그렇습니다. 마스터께서는 척준경 장군의 육체와 척성동 박사님의 코드를 가지고 계시기에, 두 분의 모든 것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코드라. 영혼을 말하는 것인가.


[단지, 기억이 안 나실 수는 있지만, 저는 모든 걸 확인했습니다. 필요한 정보가 있으시면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고맙군. 그럼 이제 네 능력에 대해 알려줘."


나도 어쨌든 나노머신은 처음이다. 정확한 능력과 용법을 알아야 한다.


[마스터 께서 제 이름 '해태'를 부르시고 지시하시면 됩니다. 능력은 신체 강화, 치유, 분석, 시뮬레이션, 카피, 신체 수복, 제약, 약물 합성, 체내 에너지 생성......]


"그래. 알았다. 거기까지."


끝도 없이 늘어놓는다.


[추가적으로 마스터에게 이익이 크거나, 혹은, 치명적인 피해가 예상될 상황에서는 허락 없이 개입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일단 내 신체를 회복시켜줘 봐."


[신체능력 최적화 실시합니다. 연골 치료. 무릎 치료. 허리 통증 치료. 오금근, 넓적다리근 염증 치료. 치아 수복. 시력 회복...... 10퍼센트. 20퍼센트. 30퍼센트.]


"뭐야."


몸이 간질간질하다.


[마스터. 움직이면 회복이 더딥니다. 4시간 정도 깊은 수면이면, 모든 신체능력이 최적화됩니다. 수면에 드시겠습니까?]


"그래."


호흡이 느려진다. 손 발에 힘이 없다. 나는 걸터앉았던 침상에 누워 눈을 감았다.


풀벌레 소리들이 자장가 처럼들린다. 기운이 빠진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전원이 꺼졌다. 어둠.


어둠 속에서 나는 보았다. 천마가 내 나라를 유린하는 것을. 꿈인가. 그러기엔 너무 생생하다.


사람들은 자줏빛 불에 타며 죽어가고, 나무들은 재가 되어 사라지며, 모든 것이 증발한다. 내가 알던 내 나라는 이제 어디에도 없으니.


천마강림. 이 모든 것이 한순간에 일어났다. 짐을 적대한 어리석은 백성들은 내일 뜨는 해를 보지 못할 것이며 그 자손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니, 내가 그리하기로 정하였노라.


귓가에 울리는 그의 목소리. 내 아내와 아들도 죽었고,

그리고, 내 나라도 멸망했다.


정말로 끔찍한 기분. 다시 어둠이 나를 감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고려무신 천마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4 15 24.01.27 201 3 12쪽
23 14 24.01.26 241 4 16쪽
22 13 24.01.25 247 3 12쪽
21 12 24.01.24 251 3 11쪽
20 11 24.01.23 263 4 13쪽
19 10 24.01.22 281 5 11쪽
18 9 +1 24.01.21 307 5 12쪽
17 8-2 24.01.20 315 4 13쪽
16 8-1 24.01.19 345 4 13쪽
15 7-2 24.01.18 337 6 10쪽
14 7-1 24.01.17 358 7 10쪽
13 6-2 24.01.16 369 8 12쪽
12 6-1 24.01.15 390 7 12쪽
11 5 24.01.14 413 7 12쪽
10 4-2 24.01.13 403 7 11쪽
» 4-1 24.01.12 469 6 12쪽
8 3 24.01.11 515 7 11쪽
7 2 24.01.10 599 7 15쪽
6 1 24.01.09 719 8 15쪽
5 프롤로그.5 24.01.08 709 10 11쪽
4 프롤로그.4 24.01.07 782 8 9쪽
3 프롤로그.3 +1 24.01.06 990 9 15쪽
2 프롤로그.2 24.01.05 1,264 10 13쪽
1 프롤로그.1 24.01.04 1,524 20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