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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 님의 서재입니다.

고려무신 천마되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행운™
작품등록일 :
2024.01.04 18:39
최근연재일 :
2024.02.26 07:00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5,297
추천수 :
228
글자수 :
297,915

작성
24.01.17 07:00
조회
353
추천
7
글자
10쪽

7-1

DUMMY

[마스터. 회복이 끝났습니다. 정신을 잃으신 동안, 신체 컨디션 회복과 함께 비타민 C 합성을 했습니다.]


'비타민c까지?'


예전에 피곤하면 먹던 영양제를 자동으로 합성한다니. 아직 익숙하지 않다.


[항산화, 활성산소 제거 및 피부건강 회복등에 도움이 됩니다.]


그건 알아. 이거 제약회사 지분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갔나 보군. 어쨌든 만족한다. 생채기 하나 없으니. 거기다 깨알같이 피부회복까지.


"꽤 깊은 곳까지 떨어졌나 보군."


나는 나노머신, 해태 덕분에 살았지만, 아골타나 사묘아리는? 여진족 병사들은? 살았어도 중상일 듯싶다.


역사가 바뀌는 것인가.


돌무더기들은 자잘하게 박살 나있고, 먼 곳에서 희미하게 불빛이 보인다.


습한 공기가 폐를 가득 채우고, 뚝, 뚝, 간간히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여기는?'


[동굴 안입니다. 불빛이 있는 곳에서 '마력'이 느껴집니다.]


어둡지만 물체 식별은 가능한 정도. 머지않은 곳에 내 검, 해태가 있었다. 나는 몸을 일으켜 검을 집고 불빛으로 나아갔다.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주변이 점차 밝아진다.


그때, 울림이 들린다. 솜털이 서고, 식은땀이 흐른다. 동굴을 가득 채우는 소리.


-크와와와와왕!-


사방을 울리는 호랑이의 포효. 어디선가 들리는 비명소리.


-으아아악! 도망가!-


-살려줘!-


그제야 잊고 있던 사실이 떠올랐다. 신수, 백호. 여진족들이 모시는 산군.


"그렇다면, 여기가......"


산군의 동굴.


[마스터. 신수가 감지되었습니다. 관련하여 마력에 대한 참고사항을 보고 드리겠습니다.]


"뭔데?"


[마력은 일종의 블랙박스입니다.]


'블랙박스? 자동차 블랙박스 말이야?'


[유사합니다. 일종의 저장공간이지요.]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지.


"그래서?"


[마력은 주인의 생활습관, 언어, 기술, 심지어 맥박까지 모든 걸 기록하고 저장합니다.]


"설명은 됐고, 결론만."


[마력이 있는 생물의 마력은 '추출'하여 마스터께 귀속시킬 수 있습니다.]


마력을 추출하여, 내 마력을 늘린다고?


"뭐. 진짜? 방법은?"


[죽기 전이나, 아니면 죽은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 삶에 대한 의지를 버렸지만, 마력은 남아있는 상태. 그때, 명령하신다면 '추출' 후 '귀속'시켜드리겠습니다. 가능하다면 말입니다.]


"성공확률은?"


[상태에 따라 다르나, 거부 의지가 강하지 않은 이상 76.5퍼센트 이상입니다. 그렇게 되면 상대의 마력을 가져와, 사용할 수 있는 마력의 총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그거 좋은 방법이구나. 쉽게 강해질 수 있다는 말이지."


[더하여, 마력 스테로이드, 마력 비타민 C, 마력 밀크시슬 등등, 제가 언급드린 기능은 이제 패시브로 전환되어, 마스터의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한도 내에서 계속 합성을 할 것입니다. ]


그러니까, 알아서 한다는 말인가. 한 번 알려준 기능은, 알아서 사용되고 있으니, 싫다면 말하라는 것이군. 내가 만들었지만, 훌륭하다. 엄청 편하지 않는가.


"그래. 뭐, 내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것이라면, 알. 아. 서. 해라. 해태야."


[만약, 신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더 필요하면 사용하 실 수 있지만, 신체에 분명 부작용이 있을 것이니 추천드리지는 않습니다.]


언제나 최적화된 상태로 내 몸에 적용되고 있다는 말이군. 좋아. 어쩐지, 컨디션이 이상하게 좋더라.


"그래 알았다."


그때, 멀리서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지며,


"크와와와왕!"


백호의 포효가 다시 들린다. 심장이 빨리 뛰고, 맥박이 빨라진다.


'내가 저걸 이길 수 있을까?"


[마력수치의 단순비교로 보아, 이길 확률 23퍼센트 이하입니다. 그러나 이긴다면 저 마력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고맙다. 자신감이 막 붙는다.'


어차피 강해져야 한다. 편하게 강해지는 법을 나는 알지 못한다. 언제나 목숨을 걸었으니.


"23퍼센트라...... 충분히 높구먼!"


나는 백호의 포효가 들린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퍼석-


뼈가 밟힌다. 거대한 공터. 아골타가 피를 흘리며 반고부를 들고 있었고, 두 명의 병사가 칼을 빼고 무엇을 주시하고 있다.


그들의 시선을 따라가니, 거대한 백호가 있었다.


내 키의 두 배. 푸른 눈에, 새하얀 가죽. 검은 줄무늬.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당하는 느낌.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른다.


처음에 인식이 쉽지 않았던 건, 백호가, 꼼짝도 않고 아골타를 보고 있었던 덕분.


"아골타!"


아골타 역시, 미동도 없다. 내 쪽으로 시선조차 돌리지 못한다. 한 눈 팔면 죽음이니. 자세히 보니, 백호 발밑에는 죽은 병사 서넛이 깔려 있었다.


주변이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 진한 피비린내가 콧속을 자극한다.


한 편의 지옥도. 팔, 다리가 아무렇게나 날아간 병사들, 공포심에 넋을 잃고 고개 숙인 병사들.


-크르르르르르-


그들을 그리 만든, 원초적 공포가 이제는 나를 노려본다.


[백호의 포효. 마력지배가 감지되었습니다. 유형, 공포심. 마스터의 행동에 제약을 줍니다. 이상상태 치유실시. 회복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유형의 공포심은 자동으로 회복시키겠습니다.]


이유를 알았다. 아골타와 병사들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 공포심을 심어, 움직일 수가 없는 상태.


-스슥-


백호는 나에게 직접 다가오다가,


-퍽!-


걸리적거리던 병사를 앞발로 쳐서 쓰러뜨렸다. 끔찍한 소리와 함께 목이 돌아가 버린다.


"크흐흑......"


그제야, 죽기 전에야 억눌린 신음 소리를 낸다. 압도적 공포감.


백호는 다시 어슬렁, 어슬렁. 그리고,


-콰직!-


우리 사이의 다른 병사 목을 물어 흔들다 던졌다. 유희. 그놈은 사람을 장난감으로 생각했다.


백호는 다시금 나를 힐끔 보더니, 방향을 바꿔, 이번엔 아골타에게 어슬렁거리며 다가갔다.


나도 공포심에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 알고 있는 모양. 죽이는 건 마음이었다. 마치, 뷔페에서 음식을 고르듯.


"으으윽......"


아골타는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움직이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백호의 푸른 입이 바로 앞에.


-쩌어억!-


그대로 머리통을 씹으려는 순간,


-휘이익!-


두 개의 창이 백호를 노리고 휘감겨 들어온다. 만신창이가 된, 사묘아리가 몸을 던져 아골타를 구하려는 모양.


허나,


두 개의 창은 백호의 가죽을 뚫지 못하고 부서져 버리고, 앞발이 사묘아리의 머리통을 부수려는 데, 이번엔 아골타가 반고부를 들어 가까스로 막는다.


-챙!-


발톱과 반고부의 날이 부딪혀 불꽃을 낸다.


"으으윽......"


둘은 입에서 피를 흘린다. 공포심을 이기기 위해, 혀를 깨물어, 고통으로 잊은 모양.


"흐읍......"


만신창이가 된, 그들의 몸은 점차 둔해지고,


백호는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고양이처럼 그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어이. 해태. 저걸, 이길 가능성이 몇 퍼센트라고?'


검을 쥔 손에 땀이 흐른다.


[17.6퍼센트입니다.]


'아까는 23퍼센트라며?'


[백호의 마력수치가 올라감에 따라 승률이 달라졌습니다.]


'뭐. 그딴 게......반칙 아니냐.'


됐다. 숫자 따위. 어차피 그런 걸 따지면, 내가 지금 척준경 육체를 가지고 여기 있는 게, 제일 말이 안 되지.


-쩌엉-


반고부가 백호의 앞발에 날아갔다. 둘은 무방비.


"곡산검법. 제2절. 척!"


일단, 모든 마력을 끌어모아 검을 찔렀다. 불시의 일격. 백호의 옆구리에 그대로 꽂혔다. 그러는 가 싶더니,


바로 나에게 달려들었다. 꽤 먼 거리였는데, 한 달음에. 마력은 이미 바닥. 어쩔 수 없이 약을 빨아야지.


'해태! 마력 스테로이드, 최대치!'


[현재 육체 상태로 최대 1분 가능합니다. 합성을 시작하겠습니다.]


앞 발과 이빨공격. 하나하나가 치명상. 막기에 급급하다. 약기운에 움직임은 보이나, 이기기는 힘든 상태.


-퍽-


어깨를 살짝 내주며 그대로 목을 찔렀다. 고통에 얼굴이 일그러진다. 박살 나지 않은 것이 다행.


솟구치는 피. 내 피와 놈의 피가 뒤엉킨다. 놈이 주춤거린다.


"곡산검법. 제2절. 척!"


-어흐흐흥!-


내 마력의 전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는다.


-콰.콰. 콰. 콰. 쾅!-


마력의 폭풍에 휩쓸려 백호는 구석에 처박혔다.


-우르르르릉-


동굴이 약간 부서져내려 돌과 먼지가 쌓인다.


[마스터의 마력의 98프로를 사용하였습니다. 다시 재충전까지 5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원래, 마력을 모두 쓰면 탈진한다.


그럴진대, 몸에 아직 힘이 돌고 5분이면 재충전이라니. 대단하다.


그러나, 지금 5분이면 죽기에는 충분한 시간. 아니, 한 번이 아니라, 다섯 번은 죽기에 충분하다.


-크와와와와왕-


어둠 속에서 푸른 두 눈이 번뜩인다.


[백호의 포효. 공포심이 잠식합니다. 강제해제를 완료했습니다.]


아골타를 보니, 잠깐 움직이다가 다시 멈췄다. 다시 공포에 잠식된 모양.


순간,


백호가 다시 쇄도한다. 나는 검을 들고 막았다.


-끼끼끼끼끼킹-


검날과 놈의 이빨이 부딪혀 소리가 난다. 검에 금이갔다. 밀린다. 그놈 앞니에 물린 채, 그대로 계속 밀려 구석까지.


-쾅!-


동굴 벽에 등이 닿았고, 나노머신이 나선다.


[마스터의 신체보호를 위해, 방탄력을 최대로 전개합니다.]


-파지지지치지직-


"크어엉!"


갑작스러운 전류. 백호는 덕분에 뒤로 물러났고, 공포심에서 풀려난 아골타의 목소리가 들렸다.


"척준경. 이걸 써라!"


-쾅!-


내 앞에 던져진 도끼 반고부.


-크와와왕!-


다시, 달려드는 백호. 생각할 겨를도 없이 도끼 손잡이를 잡고 마력을 집어넣었다.


'마력 스테로이드 다시 한번! 빨리!'


[1분. 후에는 최소 6시간 동안 마력사용이 제한됩니다.]


상관없다. 지금 쓰러뜨리지 못하면 죽는다.


"곡산검법. 제3절"


[마력을 모두 사용합니다, 신물. 반고부의 마력과 연동되어 곱절의 파괴력이 예상됩니다.]


반고부를 쥔 손이 아리도록, 꽉 잡았다. 온 몸의 근육은 부풀고, 혈관이 두꺼워진다. 백호가 다시 한 번 크게 포효한다.


-크와와와왕!-


온 몸의 체중을 실어서, 미간을 향해 크게 휘둘렀다.


"파훼!"


마력이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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